본문 바로가기

Marketing Review/2008년

공짜경제 시대와 그 사례들

9월 24일 한겨레에 재미있는 기사가 떴다.
'공짜경제'시대가 열렸다는 상징적인 기사인데, 무료상품이 마케팅 차원의 도구를 넘어 하나의 시장을 형성했다는 내용이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기사내용링크
 
 시간이 되신다면 링크의 기사를 꼭 일독하기를 권한다.
사실 기사내용이 LG경제연구원이 23일 발표한 보고서를 기초로 쓰여있다고는 하지만 핵심개념과 사례를 잘 정리해 놓아 보면서 이해하기에 좋았다.

 그럼 본론으로 들어가서 소위 '경제'로 까지 격상됐다는 공짜마케팅은 어떤식으로 그 영역을
확대하고 있는가?
 위의 사례 중 최근 가장 주목받고 있는 경우는 '사업재 정의형'과 '가치 이전형'이 아닌가 싶다.

 예시에도 나와있듯이 사업재 정의형은 무료 MP3나 CD가 주종을 이루는데 가장 확실한 예가 핸드폰과 함께 발매되는 음반(예를 들어 지난해 집중적으로 광고했던 성시경의 새 음반)을 들 수 있다. 좀 더 미시적으로 이는 수익모델이 더이상 음반 자체가 아닌 스트리밍 음원 시장으로 넘어가며 생긴 기회를 잘 포착했다고 볼 수 있겠다.

 또 하나 눈에 띄는 것이 가치이전형인데, 기존 사업자의 지배기반을 무너뜨리거나 다른 거대시장을 창출하기 위해 무료제품을 이용한 가장 적절한 사례는 바로 안티바이러스 시장의 '알약'이다.
이전부터 무료로 제공되던 알툴즈의 알집, 알씨 등의 프로그램은 원래 수익기반이 기업서비스나 광고였던 것에 반해 알약이 제공하는 무료 백신 서비스는 V3와 노턴의 지배기반을 뒤흔드는 일대 사건이 아닐 수 없기 때문이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이렇게 전혀 무료로 제공될 상품이 아닌데도 무료로 제공되는 상품들은 어떤 기회를 노리고 출시되는 것일까? 그 해답은 '가치이동'의 '타이밍'에 있는것이 아닌가.. 라는 생각이 든다.

 앞서 살펴보았던 휴대폰 mp3 발매와 무료백신 프로그램은 어쩌면 이 가치이동의 타이밍에 적절하게 '무료'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었기 때문에 성공한 것이다. 좀 더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스트리밍 시장으로 수익원이 옮겨가는 시점에 '돈을 내고 받아야 마땅했던(과거형임을 주목하라)' 음악을 무료로 준다니.. 소비자의 인식은 좋을 수 밖에 없다.

 실제로는 마땅히 수익을 창출할 수 없을 것 같은 상품을 무료로 제공하여 부가적은 수익을 올리려는 전략이 소비자의 마음을 움직인 것이다.

 또한 알약의 사례 역시 '사용기간이 만료되었습니다'라는 메세지에 회의감을 느낀 사용자의 심리를 간파한 '타이밍'이 그 원동력이 되었다고 볼 수 있다. 백신 프로그램이 점차 무료로 전환되던 시점에(수익모델이 직접판매가 아닌 번들판매로 전환되던 시점..) 한발 앞서 '무료'라는 효익을 소비자에게 제공함으로서 폭발적인 반응을 이끌어 낼 수 있었던 것이다.

 결국 '무료경제'에서 중요한 것은 아직 소비자의 인식 속에서 유료의 가치로 남아있는, 실제로는 수익을 내지 못할 만한 상품을 얼마나 적절한 '타이밍'에 무료로 제공하느냐.. 가 관건이 아닐까?

 물론 '스폰서'형 처럼 수익원을 바꾸는 방법으로 무료로 제공할 수도 있고 오픈소스형 처럼(이도 따지고 보면 스폰서형의 일종이다) 전혀 다른 의미에서 '무료' 서비스를 제공할 수도 있지만 무료 마케팅을 마케팅의 차원에서 '경제'의 차원으로 격상시킨 것은 '타이밍'이 아닐까 싶다.

 따라서 앞으로는 어떤 타이밍에 어떤 상품을 '무료'의 효익으로 제공하느냐에 소비자의 관심 정도가 좌우될 것이고 이러한 타이밍의 경쟁 속에서 소위 '무료경제'는 더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마케터의 입장에서 강조하고 싶은 것은 어떤것을 '무료'로 제공하든, 궁극적인 목표와 전략의 핵심은 '고객'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 '고객'을 생각하지 않는 무료 전략은 수익원을 바꾼 장사꾼의 그것과 다를바 없기 때문이다.

작성자 : 신건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