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월간 마케팅/월간 마케팅

[월간마케팅]컬러마케팅(Color Marketing)

색으로 소비자들을 유혹하라, 컬러마케팅

L.less



“2016년의 컬러는 로즈 쿼츠와 세레니티입니다.”



 

매년 ‘올해의 컬러’를 발표하는 것으로 잘 알려진 팬톤(PANTONE)사는 2016년 연초에 ‘로즈 쿼츠’와 ‘세레니티’ 두 가지 색상을 올해의 컬러로 선정했다. 이 두 색상은 빠르게 변화하는 환경 속에서 스트레스를 받으며 살아가는 현대인에게 심신을 안정시키고 부드러운 감성을 강조할 수 있어 매력적으로 각인되었다. 로즈 쿼츠와 세레니티는 SNS를 통해 사람들에게 퍼져나가며 회자되었고, 사람들은 올해의 컬러로 손톱에 매니큐어를 칠하며 자신을 꾸미는 등 두 가지 색에 많은 관심을 보였다.

사람들은 왜 이토록 올해의 컬러에 관심을 기울인 걸까? 학자들은 오래전부터, 색상이 사람들에게 미치는 심리 현상을 분석하고자 노력해왔다. 각 색상은 그 자체의 고유한 파장과 진동수를 가지고 있어 일종의 에너지로 작용하며, 인체에 신호를 보내면서 편안함, 따뜻함, 식욕 등을 느끼도록 자극한다. 이와 같이 색상이 생리적이거나 심리적인 측면에서 사람들에게 결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이를 기업들이 적극적으로 활용한 컬러마케팅이 현대 마케팅의 한 부분으로 대두되었다.


컬러마케팅의 정의와 역사


컬러마케팅이란 제품 선택 과정에 있어 가장 중요한 변수를 ‘색’으로 설정하여, 상품의 구매력을 높이는 마케팅 기법이다. 즉, 색상을 이용하여 판매를 극대화하려는 판매 전략인 것이다. 기업들의 제조 기술이 상향 평준화되면서 기술적인 속성만으로는 소비자들에게 차별적인 소구점(Appeal point)을 찾기가 힘들어졌고, 이에 따라 기업들은 디자인과 같이 감성적인 측면을 통해 소비자들에게 효과적으로 다가가기 위해 노력하게 되었다. 디자인 중에서도 특히 색이 제품 선택을 결정하게 하는 매력적인 요소가 되었으며, 사람들은 색채에 대해서 감성적인 반응을 보여 구매 충동과 직결될 수 있다는 것이 이 마케팅의 기본 원리이다.

기업에서 컬러마케팅을 처음 적극적으로 활용한 상품은 1920년 미국 파커(Parker)의 빨간색 만년필로, 컬러마케팅은 오랜 역사와 활용도를 자랑한다. 1920년의 만년필은 남성이 선호하는 검은색과 갈색이 전부였지만, 파커가 당시로써는 파격적인 빨간색을 만년필에 과감하게 도입하면서 여심을 사로잡고자 했다. 단순하게 제품의 색상을 바꾼 마케팅 전략이, 파커가 여성용 만년필 시장을 석권하며 큰 인기를 누릴 수 있도록 만들어주었다.

한국의 경우 1980년대에 컬러텔레비전이 처음 보급되기 시작하면서, 색채에 대한 정보가 생활 곳곳에 전달되어 시각 문화가 형성되었다. 이에 따라 색의 중요성이 급속히 높아지면서, 이를 인지한 한국 기업들 역시 컬러마케팅을 활용하기 시작했다.


컬러에 따른 이미지


기업들은 컬러마케팅에 다양한 색을 활용하고 있으며, 소비자들이 각각의 색상에 어떤 이미지를 느끼며 어떤 색상을 선호하는지에 대해 꾸준하게 연구하고 있다. 다음은 여러 색들이 일반적으로 갖고 있는 이미지를 연구한 결과이다.

빨간색은 신선한 이미지로, 입맛을 돋우고 식욕을 높이는 역할을 한다. 이에 따라 빨간색은 주로 음식점의 간판이나 전단 등에 활용된다.

파란색은 신뢰감과 안정감을 주는 색으로, 기업들의 로고에 자주 쓰인다. 또한, 시원한 느낌을 주는 색이기 때문에 여름 상품이나 스포츠음료, 빙과류의 포장에도 활용된다.

검은색은 차분한 느낌을 주는 색으로, 고급 마케팅을 위해 쓰이곤 한다. 명품점이나 귀금속 전문점, 고급 음식점 등에서 검은색을 통해 깔끔하고 차분한 인상을 주려고 하는 것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흰색은 순수하고 깨끗한 이미지로, 오래전부터 백의민족이라는 명칭을 가지고 있던 우리나라 사람들이 선호하는 색이기도 하다. 옷을 만드는 의류 업체에서 흰색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곤 한다.

노란색은 밝고 따뜻한 느낌으로, 주로 어린이를 대상으로 한 상품에 쓰인다. 유치원생의 원복이 대부분 노란색인 것의 이유를 여기서 찾아볼 수 있다.

초록색은 자연의 맑고 순수한 이미지를 준다. 그래서 항상 신선한 제품을 판매해야 하는 슈퍼마켓의 과일, 채소 판매대나 건강 관련 제품에 초록색을 주로 사용한다.


컬러마케팅의 활용 사례


(1) 코카콜라


잡코리아 좋은 일 연구소가 대학생과 구직자 남녀 1,011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빨간색’ 하면 떠오르는 브랜드로 ‘코카콜라’를 꼽은 응답자는 73.3%로 압도적이었다. 코카콜라는 컬러마케팅을 가장 효과적으로 사용한 브랜드로서, 색상을 통해 확립한 브랜드 정체성이 코카콜라를 세계 최고의 음료 브랜드로 만들었다고도 할 수 있다.

코카콜라가 처음부터 빨간색을 내세웠던 것은 아니다. 첫 출시 당시 1886~1890년의 코카콜라는 빨간색이 아닌 검은색을 사용했다. 현재 우리에게 잘 각인된 코카콜라의 빨간색은 1890년 후반부에 이르러서야 사용되기 시작했으며, 이는 1차 세계 대전 이후 더욱 정형화되어 50년이 넘게 변함없이 사용되었다. 그 후 1970년에 다이내믹 컨투어 로고 디자인(Dynamic Contour Logo Design)이 소개되면서, 조금 더 밝은 빨간색으로 변화하여 현재 코카콜라의 브랜드 아이덴티티(Brand Identity)를 구성하는 색으로 정착하게 되었다.

코카콜라는 잘 알려진 빨간색 로고뿐만 아니라 병, 캔, 자판기, 제품 운송 차량 등 모든 과정에 


통일된 색상을 활용하여 브랜드 이미지를 구축했으며, 빨간색과 이미지가 연결되는 산타클로스를 광고에 등장시켜 코카콜라의 아이덴티티를 더욱 굳건히 다졌다. 또한 프로모션에도 빨간색을 적극적으로 활용했는데, 밸런타인데이 시즌에 진행된 이벤트가 그 대표적인 사례이다. 해당 프로모션 영상 속에서, 코카콜라는 브랜드 아이덴티티와 잘 어울리는 빨간색 풍선에 콜라를 매달아, 하늘로 날려 보낸다. 밸런타인데이를 맞아 행복한 연인들 앞에 풍선에 매달린 콜라 캔이 떨어지고, 예상치 못한 깜짝 선물에 즐거워하는 연인들의 모습이 영상 속에 담긴다. 밸런타인데이에는 초콜릿이라는 공식을 정면 돌파한 프로모션 영상, 그리고 그 영상 속 빨간색 풍선의 이미지는 사람들에게 진한 여운과 감동을 남길 수 있었다.

이처럼 빨간색을 활용한 코카콜라의 일관된 컬러마케팅은, 많은 사람들에게 콜라-빨간색-‘코카콜라’를 연상하도록 만든 효과를 가져왔다.


(2) 국내 뷰티 업계


국내 뷰티 업계에서도 개성 있는 색상을 통해 소비자의 마음을 사로잡는 컬러마케팅이 적극적으로 활용되었다. 뉴트로지나는 클렌징 제품을 새롭게 출시하면서 ‘컬러풀 라이프의 시작’이라는 제품 컨셉을 잡고, 이를 강조하기 위해 마라톤 축제인 ‘컬러 미 라드 서울’과의 콜라보레이션을 진행했다. ‘컬러 미 라드 서울’은 형형색색의 컬러 파우더, 컬러 폭탄, 젤드롭 등을 맞으며 달리는 이색 마라톤 행사로, 뉴트로지나의 컬러풀하고 역동적인 신제품 컨셉과 잘 어울리는 곳이었다. 행사 당일 뉴트로지나는 세안 부스 ‘딥 클린 존’을 마련하여, 주요 타겟인 20대 소비자들이 신제품을 체험해보도록 함으로써 큰 호응을 얻었다.



또한 코리아나 화장품은 컬러마케팅으로 많은 인기를 얻었던 엔시아를 새롭게 론칭했다. 엔시아는 ‘바르는 비타민 화장품’이라는 이색적인 컨셉을 가지고, 오렌지색, 초록색 등으로 비타민 C와 B를 상징화한 제품을 만들어냈다. 해당 제품은 ‘오렌지색 엔시아’, ‘초록색 엔시아’ 등으로 소비자들에게 효과적으로 각인되어 20~30대에게 인기를 끌었으며, 특히 오렌지색 제품의 경우 출시 4개월 만에 매출 100억 원을 돌파하는 큰 성과를 내기도 했다.


(3) 컬러마케팅의 실패사례: 하인즈의 녹색 케첩


그러나 컬러마케팅이 항상 성공적인 것은 아니다. 컬러와 제품의 연결고리가 부적절할 경우, 컬러마케팅은 오히려 부정적인 결과를 불러일으키기도 한다.



10여 년 전, 세계에서 1위 케첩 회사 하인즈는 초록색 케첩을 만들었다. 케첩의 원재료는 토마토이므로 일반적으로 케첩은 빨간색이지만, 그 고정관념을 깨고 혁신적인 제품을 개발해보고자 한 시도에서 만들어진 결과물이었다. 그러나 소비자들의 반응은 냉담했다. 케첩을 녹색으로 만들겠다는 시도 자체는 참신했으나, 일반적인 소비자들에게 녹색은 상한 음식의 느낌을 주었기 때문이다. 실제로 주부들은 평소 인식과 이질적인 색으로 된 음식을 보았을 때, ‘이상하다’, ‘속이 거북하다’ 등의 거부 반응을 보였다고 한다.

이처럼 상품과 색상의 연상을 이어줄 수 있는 연결고리가 불분명하고, 소비자들의 고정관념과 어긋나면서 이를 타파하기 어려운 경우, 컬러마케팅은 효과적으로 소구되지 못한다.


컬러마케팅의 장점과 유의점


컬러마케팅은 제품의 효과적인 차별화를 돕는다. 과거에는 기술적 성능과 같은 상품 본연의 특성이 구매 선택에 큰 영향을 끼쳤으나, 현재는 기술의 상향 평준화로 인해 제품 자체의 특성만으로는 차별화가 쉽지 않아졌다. 이에 따라 기업들은 이미지와 감성으로 상품에 추가적인 가치를 부여하여 차별화를 시도하게 되었으며, 소비자들의 직관과 심리를 자극하는 것이 그들을 사로잡는 데 효율적임을 발견하였다. 컬러마케팅은 이러한 감성마케팅의 일종으로서 훌륭한 마케팅 전략으로 자리 잡았고, 기능적 속성이 아닌 이미지를 파는 현대에 색상은 ‘이미지를 대변하는 수단’이 되어 상품의 차별화를 돕는 역할을 하게 되었다.

또한 컬러는 다른 오감 요소보다도 상품을 더욱 뚜렷하게 인지할 수 있도록 해준다. 코엑스가 20~30대 직장인 221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전체 응답자의 92.6%가 제품 구매 시 오감 중 ‘시각적인 요소’를 가장 중시한다고 응답하여 압도적인 비율을 나타냈다. 그뿐만 아니라 그중 84.7%는 시각적인 요소 중에서도 ‘컬러’가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고 응답하여, 컬러가 제품의 효과적인 각인을 돕는 주요 요소임을 확인 가능했다. 인간의 지각 세계는 어문적이기보다는 시각적이며, 대부분의 소비자는 상품명이나 기업명, 상품의 형태보다는 색상과 그림을 더 쉽게 기억한다. 따라서 강력한 색상은 소비자들의 주의를 집중시켜 상품을 인식하게 하며, 소비자는 색상을 통해 해당 상품에 대한 이미지를 형성하게 된다.

그러나 앞에서 살펴본 하인즈의 녹색 케첩 사례와 같이, 모든 컬러마케팅이 성공적일 수는 없다. 각 컬러가 지닌 의미와 상품의 특성이 잘 연결되지 않거나, 컬러가 소비자들에게 미치는 심리적 영향을 파악하지 못한다면 효과적인 컬러마케팅 전략을 펼칠 수 없다. 따라서 기업들은 각 컬러가 지닌 의미를 심층적으로 파악하고 소비자들에게 미치는 심리 작용을 연구해야 하며, 컬러에 대한 사회 트렌드를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를 통해 기업에서 강조하고자 하는 상품의 특성과 잘 어울리며 소비자들이 선호할 만한 컬러를 선택하여, 소비자에게 소구될 수 있는 컬러마케팅 전략을 시행한다면 좋은 성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컬러마케팅의 전망


날이 갈수록 제품의 기술적 개발과 더불어 디자인적이고 감성적인 측면이 강조되고 있으며, 소비를 통해 자신의 정체성을 구성하는 현대 소비자들에게 ‘자신을 드러낼 수 있는’ 감성과 이미지가 부여된 상품은 매력적으로 소구될 수 있다. 이러한 소비자들에게 판매 가능한 이미지를 형성하는 핵심 속성인 ‘컬러’는 그 중요성을 인정 받고있는 상황이며, 이에 따라 컬러마케팅은 앞으로도 활발하게 이용되리라 예측할 수 있다.

그뿐만 아니라 기술적 수준에서 상품 간에 차이를 두기 힘든 현 상황에서, 컬러는 효과적인 차별화 요소로 활용된다. 실제로도 현재 유통 업계, 뷰티 업계, 주류 업계, 패션계 등 다양한 업계에서 컬러마케팅을 적극적으로 활용하여 차별화를 시도하고 있으며, 앞으로도 계속해서 주요한 마케팅 전략으로 활용될 것이라는 전망을 읽을 수 있다.




14기 오세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