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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rketing Review/2014년

TECH + ART ? Descartes? 데카르트 마케팅

TECH + ART ? Descartes?

 

 

<데카르트 마케팅이란?>

 

데카르트 마케팅이라는 용어를 처음 봤을 때 가장 먼저 드는 생각은 무엇일까? 펀마케팅, 바이럴 마케팅 등의 용어보다는 그 뜻을 알아맞추기가 어렵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데카르트 마케팅의 데카르트 Tech+Art의 합성어이다. 보다 정확히 하자면 발음이 테카르트가 되겠지만 과학과 저술활동에서 모두 활발히 활동했던 프랑스의 유명 학자 데카르트처럼 기술감성을 함께 담아내겠다는 취지에서 데카르트로 정착되었다. 데카르트 마케팅은 하이테크 기술을 바탕으로 생산된 상품에 예술적 디자인을 접목시켜 소비자들의 감성에 호소함으로써 상품 및 브랜드 이미지의 상승을 목표로 하는 일종의 감성 마케팅 전략이다. 과거 기술제품의 구매에 있어 성능, 최신 기술이 최우선시 하던 소비자들은 기술의 상향 평준화로 인해 디자인을 결정적 구매 요소로 삼기 시작했고 이러한 경향이 심화되자 기업들은 소비자의 높아진 안목을 만족시키기 위해 세계적인 디자이너, 예술가 등과의 협업을 하기 시작한 것이 데카르트 마케팅의 결과이다. 원래는 IT제품, 자동차 제품 등 차가운상품군에 적용되던 개념이지만 오늘날은 화장품, 식료품, 생활용품 등으로 그 범위를 확장하여 아트 마케팅과 비슷한 맥락에서 데카르트 마케팅이 펼쳐지고 있다.

 

<데카르트 마케팅의 사례>

사실 데카르트 마케팅이라는 용어는 세계적으로 통용되는 개념이 아니다. 2006-7 LG전자를 시작으로 가전제품 디자인에 유명예술가가 참여하는 경향이 생겨나면서 만들어진 신조어이다. 그 이전 시대에서 보다 근본적인 시작을 찾아본다고 하면 콜라보레이션의 역사로 거슬러 올라갈 수 있을 것이다. 1920년대 초현실주의 화가였던 달리가 이탈리아의 디자이너와, 프랑스 디자이너 이브생로랑이 추상주의 화가였던 몬드리안의 작품을 의복으로 재현한 것이 유명 사례다. 여기서는 의류라는 상품군에서 예술적 요소가 적용된 것이라 엄밀한 의미에서 데카르트 마케팅이라고 볼 수는 없지만 상품에 예술가가 참여하였다는 것에 그 의미를 찾을 수 있다 생각한다.

국내 데카르트 마케팅의 대표적인 사례는 LG전자의 ‘Art Dios’ 이다. ‘꽃의 화가로 유명한 하상림의 작품을 냉장고 전면에 옮겨 재현하였고, 냉장고에서 시작된 이러한 시도는 세탁기 등 다른 가전제품군으로도 이어져나갔다. 하상림 화가를 시작으로 좋은 반응을 얻자 김상윤, 함연주 등의 예술가와도 협업을 진행하였다. 이러한 상품들은 기존의 상품보다 10~15% 비쌌으나 전체 판매의 약20%를 차지하며 좋은 성과를 냈다. 냉장고, 김치냉장고, 세탁기 등 여성 소비자들이 구매결정권을 갖고 있는 가전제품에 이러한 전략을 적용시켜 감성과 디자인에 민감한 여성 소비자들의 기호에 잘 맞아 떨어진 것이 성공이유로 판단된다. LG전자는 이뿐만 아니라 마티스, 바스티다, 모네 등 유명화가의 그림을 광고에 사용함을 통해 데카르트 마케팅의 진수를 보여주었다. 전자제품이 주는 딱딱하고 차가운 느낌을 소비자들의 눈에 익은 명화를 통하여 완화시켜 전달함으로써 보다 편안한 인상을 주고 동시에 고급스러운 이미지를 얻을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냉장고, TV, 컴퓨터 등 다양한 제품군을 아울러 이러한 일관적인 데카르트 마케팅을 진행하였기에 LG전자 전사적 차원에서 통합된 브랜드 커뮤니케이션 또한 가능했던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 또한 고 앙드레김 디자이너의 패턴을 하우젠 김치냉장고, 지펠 냉장고, 드럼세탁기에 도입하였다. 2011년 이탈리아 보석 디자이너 마시모주끼와 진행됬던 데카르트 마케팅의 결과물인 ‘삼성 지펠 마시모주끼’는 3개월 만에 1만대가 판매 되었고 이어 10월에 선보인 ‘그랑데스타일 840’도 두 달 만에 판매 1만 대로 좋은 성과를 얻었다.

 

<프라다&데카르트 마케팅>

그렇다면 언제나 데카르트 마케팅은 소비자에 좋은 반응을 얻었을까? 대표적인 실패사례는 현대자동차가 출시했던 제네시스 프라다다. 이탈리아의 세계적 명품 브랜드인 프라다와 현대자동차가 협업하여 출시하였던 상품인 제네시스 프라다는 국내 판매 1200대를 목표로 하여 대대적인 프로모션까지 진행하였으나 여전히 물량이 남아있는 상태다. 실패의 이유는 여러 가지로 분석되었는데 가장 대표적인 이유로는 첫째, 1000만원 가량 기존 제네시스 모델보다 비싸졌으나 동일가격대에서 소비자들은 벤츠, BMW등의 외제 브랜드를 선호 하는 경향을 강하게 보여 가격경쟁력이 떨어졌다는 점과 둘쨰, 현대자동차 브랜드 가치의 부족이었다. 현대자동차는 국내 자동차 시장에서 약 50%의 시장점유율을 보여 대중적인자동차이다. 따라서, 명품의 최대 가치인 희소성과는 동떨어져 있는 것이 소비자의 인식이었다는 것이다. ‘BMW 프라다’, ‘벤츠 프라다였다면 판매량은 달라졌을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하지만 프라다가 국내 IT제품과 진행한 데카르트 마케팅이 성공한 사례가 있다. 바로 LG 프라다폰이다. 사실 LG전자도 국내에서는 높은 시장 점유율을 보이며 희소성과는 멀다. 전자제품 시장에서 LG의 위상이나, 자동차 시장에서 현대자동차의 위상은 별 차이가 없어 보이는 것이 사실이다. 그런데 왜 LG프라다폰은 큰 성공을 거둘 수 있었던 것일까? 우선 눈에 띄는 특별함이 존재하였다. 제네시스 프라다 같은 경우 기존 모델과 외관상의 차이가 두드러지지 않았던 것에 비해 LG프라다폰은 전면에 제조사인 LG로고를 숨기고 프라다 로고만을 배치하여 기존의 제품과 큰 차이를 만들었다. 소비자의 명품 소비 이면에 과시욕이 있음을 잘 파고든 사례라고 볼 수 있다. LG프라다폰은 첫번째 모델이 100만대 이상 판매되었으며 차후에도 여러 버전이 출시 되었다.

 

<앞으로의 데카르트 마케팅>

데카르트 마케팅에 대한 기업의 투자와 소비자의 선호는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이제 IT제품, 전자제품에서 기술력이 전부이던 시대는 끝났다. 디자인을 제1요소로 꼽는 소비자도 나타나고 있으며 더 나아가 디자인을 통해 얻을 수 있는 사회적 이미지, 브랜드 품격 등에도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이제 전략을 계획하고 실행함에 있어서 중요한 것은 어떤 제품에 어떤 예술적 요소를 더할 것인지 선택하는 것이다. 앞선 실패 사례에서 봤듯이 데카르트 마케팅이 언제나 호의적인 반응을 얻었던 것이 아니다. 어떻게 하면 보다 많은 소비자들이 반응할지, 어떻게 긍정적인 호응을 얻을 수 있을지 끊임없이 고민하는 것이 이제 마케터의 과제가 된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상품 및 브랜드에 대한 이해도 높아야 하지만 그에 맞는 예술적 요소를 발견해내는 감각도 필수적이라 생각한다. 현재 대중에게 가장 트렌디한 디자이너가 누구인지, 역사적으로 언제나 사랑받았던 예술가는 누구인지, 특정 소비자군이 선호하는 예술 경향은 무엇인지 등에 대하여 지속적으로 배우고 알아가는 것 또한 중요해진 시점이다.

또 한 가지 주목해야 할 것은 분야의 확장이다. 기존의 데카르트 마케팅이 보다 한정적인 의미에서 전자제품, IT제품과 같이 차가운 기계제품에서 사용되었다고 한다면 이제는 그 분야를 넘어서서 적용되어 아트 마케팅과 혼용되어 사용되어도 전혀 이상할 것이 없어 보인다. 또한 제품 분야뿐만 아니라 브랜드의 위치에도 큰 구애 없이 널리 적용될 것으로 보인다. 기존 데카르트 마케팅이 대기업, 프리미엄 기업의 전유물이었다면 오늘날의 데카르트 마케팅은 프리미엄 브랜드가 아닌 대중을 타겟으로 한 브랜드에서도 활발하게 이용한다. 저가 로드샵 화장품 브랜드의 대표격인 더페이스샵이 팝아티스트 키스해링과, 스킨푸드가 에바알머슨과 협업하여 한정판을 선보인 것이 그 사례이다. 편의점에 가서도 이러한 사례를 찾을 수 있는데, 바로 덴마크 우유의 포장지에서다. 덴마크 우유는 명화 그림을 우유곽에 인쇄하여 다른 제품과 차별성을 두며 천편일률적인 냉장고 속 상품에서 두각을 나타낸다.. 최근의 데카르트 마케팅은 예술이 기술제품의 디자인에 일조하는 것을 넘어 이전과는 다른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형태로 확대되고 있다. LG전자의 갤러리OLED TV는 명화가 담긴 액자처럼 프레임이 디스플레이를 감싼 형태로 만들어져 예술 작품을 떠올리게 하며 갤러리 모드를 선택할 경우 명화가 화면을 가득 채워 인테리어 소품의 역할까지 소화하였다. 이처럼 이제는 누가 더 새로운 분야에, 새로운 방법으로 데카르트 마케팅을 적용시키느냐가 새로운 과제로 떠올랐다. 앞의 사례처럼 제품군, 브랜드에 큰 관계 없이 사용할 수 있는 열려 있는전략이지만 빈번히 사용되는 만큼 경쟁사보다 더 눈에 띄고 기발한 활용이 필요한 시점이라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