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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마케팅/월간 마케팅

[월간마케팅]뉴메릭 마케팅(Numeric Marketing)

뉴메릭 마케팅

 

나라 마다 각기 다른 언어를 사용하지만 만국 공통적인 상징체계가 있다. 바로 숫자이다. 숫자는 정확한 수치를 통해 명확함과 신뢰성을 줄 수도 있고 상징적인 의미를 전달해 사람의 심리를 자극할 수 있다. 또한 전달력이 빠르고 함축적인 의미를 담을 수 있기 때문에 때로는 언어가 줄 수 있는 효과 이상을 가져다 주기도 한다.

최근 인터넷 방송을 포맷으로 한 예능 프로에서 인기를 구가하고 있는 일명 백주부라고 불리는 요리연구가 백종원. 그가 내놓은 음식점 프랜차이즈만 하더라도 30개에 다다른다. 그런데 그 중 몇몇은 뒤에 0410라는 의문의 숫자가 붙어 있다. 이는 사람들의 호기심을 자극하기에 충분했으며 프랜차이즈간 통일성을 주는 효과를 부여했다. 또한 전국민이 잘 알고 있는 ‘20세의 건강한 치아를 80세까지라는 구호의 2080치약은 숫자를 통해 소비자들에게 확실히 브랜드를 인식시켰다. 이들은 공통적으로 숫자를 이용하여 성공을 거두었다. 뿐만 아니라 배스킨라빈스 31, 여명 808, 자이리톨 333, 빼빼로 데이 등 숫자를 이용한 마케팅 사례는 주변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이처럼 숫자를 이용하여 브랜드나 상품의 인지도를 높이는 마케팅 기법을 뉴메릭(Numeric) 마케팅 혹은 숫자마케팅이라고 부른다. 뉴메릭마케팅에서 숫자가 지니는 효과에 따라 크게 3가지로 나누어 질 수 있는데 제품의 속성의 가진 속성을 직접적으로 의미하는 것, 제품의 확장을 의미해 통일성을 부여하는 것, 제품의 속성과는 직접적인 연관은 없지만 제품과 관련한 무언가를 상징하는 것이 그것이다. 첫 번째 분류의 예로는 위에서 제시한 31가지 맛을 고를 수 있는 배스킨라빈스 31, 숙취해소를 위해 808번의 실험을 거듭했던 여명 808, 지방함량에 따라 다른 숫자를 표시한 매일우유가 그 예이다. 두 번째 분류는 주로 아우디, 기아, SM 등 자동차업계에서 제품의 시리즈 확장을 의미할 때 주로 쓰인다. 그리고 마지막 분류는 코카콜라에서 출시한 청소년 음료이며 남성과 여성의 이상적인 키를 상징하는 “187168”, “2080” 치약, 빼빼로 모양에서 착안한 빼빼로 데이가 그 예이다.

ICT기술이 발달함에 따라 다양한 정보에 대한 편리한 접근성을 넘어서서 이제는 많은 소비자들이 수 많은 양의 정보에 오히려 피로를 느끼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뉴메릭마케팅은 소비자에게 제품의 이미지와 특징을 효율적으로 인식시킬 수 있기 때문에 최근에 더욱 주목을 받고 있다.



성공사례


 1998, IMF로 소비심리가 위축됨에 따라 치약 시장에서 고가의 미백치약상품이 쇠퇴함에 따라 중저가 단위의 치약에 대한 고객들의 needs가 증가하는 상황이 되었다. 이에 따라 애경의 덴탈클리닉은 ‘20개의 건강한 치아를 80세까지라는 브랜드 슬로건을 내세워 1998122080치약을 출시했다. 애경은 일본에서 열린 세계치과학회가 연구 주제로 다룬 “80세까지 20개의 치아를 보존하자8020운동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국내에서 처음으로 숫자로 된 제품을 출시하였다고 한다. 치약은 기능적 효능 면에서는 실질적으로 큰 차이를 내기가 어렵다고 판단했고 다른 측면에서 우월하고 차별화된 가치제안을 하기 위한 방법으로 숫자 마케팅을 사용했다는 것이다. 20세의 건강한 치아를 80세까지 지킨다는 의미를 제품명과 슬로건에 사용하여 차별화를 꾀하였고 2080칫솔, 2080구강청정제 등 관련 제품으로 브랜드를 확장하였다. 그 후 대한구강보건협회와 공동으로 28일을 치아의 날로 선정해 치아건강 캠페인을 펼치기도 하면서 가격은 저렴하면서 다른 패밀리형 치약보다 성능이 우수한 제품으로 성공적으로 자리매김 하였다.

 

2080치약은 98년 출시 이래 99년 히트 상품 선정, 2002, 2003, 2004년 마케팅 대상 베스트 명품상을 수상하며 LG 생활건강의 페리오가 주도해오던 국내 치약 시장에서 새로운 강자로 뛰어올라 최단기간 점유율 1위를 차지했다. 아직까지도 2080 숫자를 사용한 다양한 제품출시를 지속하면서 중저가 치약으로서 입지를 굳건히 지키고 있는 2080치약은 숫자로 제품의 특성을 잘 표현한 대표적인 숫자마케팅의 성공사례라고 볼 수 있다.

 



특히 숫자마케팅은 최근 식품업계에서 숫자를 사용해 영양성분과 성분을 제품명으로 내세우는 방법으로 소비자에게 주목 받고 있다. 매일유업은 저지방 우유라인을 세분화하여 제품을 출시했다. 무지방(0%), 저지방(1%,2%), 일반우유(4%)라는 지방함량을 제품 전면에 내세워 효과적으로 소비자들의 이해를 높이려는 것인데, 소비자는 숫자를 통해 원하는 지방 함량을 쉽게 보고 고를 수 있다. 또한 동원 F&B는 파스타 소스 신제품인 파스타를 만들자4종을 출시하면서 제품에 들어간 재료 수를 이름에 내세웠다. ‘7가지 신선한 야채 토마토 파스타 소스’, ‘5가지 고소한 치즈 토마토 파스타 소스등의 제품명을 사용해 소비자들의 호기심을 자극할 뿐만 아니라 제품에 대한 신뢰성을 높이는 효과를 얻고 있다. 이같이 숫자는 글보다 기억하기 쉽고 소비자들로부터 그 숫자가 가지는 의미에 대해 호기심을 자극하는 데에 효과적이다. 숫자 하나이지만 제품의 특성을 함축하여 소비자에게 효과적으로 전달하는 숫자마케팅의 성공 사례들에 대해 살펴보았다.



실패사례

숫자를 통해 소비자에게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보다 효과적으로 각인시킨 성공적 사례도 존재하지만, 반대로 그렇지 못한 사례도 존재한다.

첫 번째 실패사례는 2003년 코카콜라에서 출시한 ‘187168’이라는 제품이다. 이 제품은 청소년을 위한 성장기 음료로, 각각 남학생과 여학생의 이상적인 키를 이어 붙여 6자리의 숫자를 제품명으로 취했다. 음료 출시 초기에는 브랜드 명이 소비자의 호기심을 불러일으켰지만, 이 여섯 자리의 숫자를 어디에서 몇 개씩 끊어 읽어야 하는지, 그리고 이 여섯 자리 숫자의 의미가 무엇인지가 소비자에게 직관적으로 소통되지 못하였다. 실제로, 2005년 한국마케팅연구원 보고서에 따르면, 뉴메릭 마케팅이 효과를 내기 위하여는 네 자리 이하의 숫자를 취하는 것이 좋다고 한다. 

이러한 점을 미루어 볼 때, 코카콜라의 ‘187168’은 기억하기에 효과적이지 못한 숫자의 길이로 인해 시장에서 실패하고 말았다. 숫자의 길이와 더불어 실패를 야기한 또 한가지 요인은, 코카콜라에서 해당 음료를 출시할 때에 요구르트의 주 소비층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다는 점이다. 요구르트의 타겟은 성장기 청소년이었지만, 사실상 요구르트를 직저 구매하는 층은 이들 자녀를 둔 주부층이다. 주부층에게 6자리로 이어붙은 이 것은 암호와 같이 느껴졌을 것이고 이는 선뜻 구매로 이어지는 데에 장애물이 되었을 것이다. 이러한 두 가지 요인으로 인해 코카콜라는 숫자 마케팅에 실패한 사례라고 할 수 있겠다.

두 번째 사례는 LG에서 출시한 ‘1124’ 김치냉장고이다. 당시 LG에서는 기존에 김장독이라는 이름으로 판매하던 김치냉장고의 명칭을 ‘1124’로 변경하였다. 이는 112개월 4계절 내내 신선한 김치의 맛을 유지해준다는 의미를 담은 것이었다. 하지만 당시 ‘24’라는 숫자명칭은 보편적으로 이삿짐 센터에서 많이 활용하던 것이었다. 따라서 소비자는 ‘1124’를 보고 김치와 관련된 연상을 하지 못하였고, 숫자를 통해 의미를 전달하고자 했던 목적을 달성하지 못한 채 다시 김장독이라는 명칭으로 돌아가게 되었다. 이러한 LG의 숫자마케팅 실패사례는 결국, 기업의 입장에서 어떤 의미를 전달하고 싶은가 보다는 소비자가 숫자를 보고 어떠한 의미를 제일 먼저 연상하는가가 숫자 마케팅을 하는 데에 있어 중요함을 시사한다.



뉴메릭 마케팅의 장점 및 주의점

뉴메릭 마케팅은 숫자로 상품의 특성과 장점을 나타내어 소비자들로 하여금 쉽게 인식하게 하는 마케팅 전략이다. 따라서 뉴메릭 마케팅의 가장 대표되는 특징은 숫자를 통해 상품의 이미지와 정보를 직관적이고 효과적으로 소비자들에게 전달할 수 있다는 점이다. 상품의 특성을 나타내는 긴 수식어구 보다 한눈에 들어오는 숫자를 통해 상품의 이미지를 전달함으로써 소비자들은 상품의 특성을 쉽게 인식하고 또 오래 각인할 수 있게 된다. 또한 최근 들어 너무 많은 상품들과 이에 따른 정보들이 시장으로 쏟아져 나오고 있다. 이러한 정보 과잉 상태에서 소비자들에게 기억되는 상품들은 한정되어 있어 소비자들에게 쉽게 인식되지 못한다. 기억에 남지 못하는 상품들은 판매로 이어지기 어렵다. 하지만 숫자로 쉽고 명확하게 기억되는 상품은 소비자들의 인식 속에 남아 있고 다른 상품들보다 쉽게 매출로 이어지게 된다. 동시에 뉴메릭 마케팅은 소비자들의 호기심을 자극하며 소비자의 시선을 끌게 된다. 소비자들이 시장에서 눈에 띄는 숫자를 발견하게 되면 숫자의 의미를 생각해보게 되고, 스스로 상품의 장점과 정보에 깊게 접근하게 되기 때문이다.

뉴메릭 마케팅은 소비자에게 제품에 대한 신뢰감을 주며 브랜드 이미지를 향상 시킬 수 있다.숫자는 문자보다 객관적인 수치로 의미가 명확한 특성을 지니고 있어 이성적이고 논리적인 소비의 기준이 된다. , 이성적이고 논리적인 소비의 기준인 품질, 특성, 효능 등에 객관적 가치를 부여할 수 있어 소비자에게 신뢰감을 주게 된다. 결과적으로, 소비자에게 숫자라는 구체적인 수치를 제시함으로써 상품에 대한 신뢰도를 높이게 되며 향상된 신뢰도를 통해 브랜드 가치도 높일 수 있게 된다.

이렇게 수많은 장점을 가지고 있는 뉴메릭 마케팅이기에 많은 회사들이 뉴메릭 마케팅을 시행하고 있다. 그렇기에 이러한 경쟁이 치열한 뉴메릭 마케팅 시장에서 차별성을 잘 나타내지 못하는 숫자를 사용하게 된다면 오히려 눈에 띄지 못하고 실패로 돌아가게 될 것이다. 또한 소비자들이 잘 알지 못하는 정보에 뉴메릭 마케팅을 사용하면 효과가 없을 가능성이 높다. 예를 들어, 잘 알려지지 않은 식품첨가물이나 공인인증기관에 숫자를 사용하게 되면 소비자는 상품이 전달하려는 정보를 이해하지 못하게 된다. 따라서 뉴메릭 마케팅을 시행하려 할 때 이 2가지 주의점을 잘 상기하여야 할 것이다.



결론

이렇게 뉴메릭 마케팅은 언어를 대체하는 숫자라는 직관적인 수단을 사용하여 그것에 숨겨 진 의미를 통해 소비자의 구매심리를 자극해 왔다. 과거 9,900원 등의 가격에만 사용되었던 숫자는 제품의 네이밍에 사용되어 현재의 뉴메릭 마케팅의 형태가 되었고, 더 독창적인 숫자를 제품명에 활용하기 위한 노력이 계속되고 있다.

뉴메릭 마케팅은 여러 장점을 가진다. 숫자 하나에 정보를 함축하여 빠르고 효과적인 이미지 전달이 가능하기 때문에 제품공급 과잉 시대에 제품을 쉽게 각인시키고, 호기심을 유발시켜 구매로 이어지게 한다. 또한, 10여년 전 풀무원 들기름을 섞어 바삭바삭 고소하게 튀겨낸 김과 같은 긴 제품명이 유행이었던 시기의 제품명과 비교했을 때, 숫자는 문자가 주는 언어의 모호성에 비해 제품의 품질, 특성 등의 객관적 가치를 부여할 수 있다.

뉴메릭 마케팅이 활성화 되면서, 우리 주변에서도 쉽게 성공사례를 접할 수 있다. 앞서 살펴본 2080치약과, 메일유업 우유 등이 숫자를 제품 전면에 내세워 쉽고 제품과 브랜드를 소비자들에게 쉽게 각인시켰다. 하지만 숫자를 제품명에 활용한다고 해서 모두 성공적인 마케팅이 되는 것이 아니다. 앞서 살펴본 두 가지 사례와 같이 뉴메릭 마케팅을 시도하였다가 실패한 사례도 있다.

이러한 뉴메릭 마케팅은 숫자의 직관적인 특성으로 인한 각인효과가 크다는 점에 힘입어 지속적으로 발전할 것이다. 앞서 살펴본 뉴메릭 마케팅의 장점을 활용하여, 새로운 제품의 이름을 정할 때 숫자 네이밍은 적극적으로 고려될 것이다. SNS을 기반으로 한 빠르고 즉각적인 바이럴과 확산속도는 숫자를 활용한 직관적인 제품명이 구매자에게 쉽게 기억되기 쉬운 환경을 제공할 것이다. 제품을 바라보는 눈이 점점 까다로워 지는 최근 소비 트렌드 속에서 객관적인 수치라는 인식을 줄 수 있는 숫자를 제품명에 활용함으로써 제품의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 거의 모든 제품의 성분과 원료에 숫자가 포함된다는 점에서, 숫자의 다양한 조합과 기발한 의미를 담은 제품명을 내세운 뉴메릭 마케팅은 더욱 활발히 이루어질 것이다.

하지만 앞서 살펴본 실패 사례에서와 같이, 소비자의 특성을 고려하지 않은 뉴메릭 마케팅과, 명확한 의미를 담지 못하는 숫자를 내세운 제품명은 소비자에게 혼란만 가져온다. 그러한 의미에서 기업은 실제 제품의 소비 타겟과, 제품의 네이밍이 소구할 수 있는 타겟을 명확히 구분해야 할 것이다. 무엇보다도 유의해야 할 점은, 단순히 숫자만 사용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제품의 이름에 독창적이면서도 명확한 의미를 담을 수 있는 숫자를 활용해야 할 것이다. 또한 숫자에 그 의미, 즉 스토리가 있어야 소비자에게 인식이 쉽다.

뉴메릭 마케팅은 상대적으로 활용하기 쉽고 효과도 좋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숫자가 아니다. 소비자의 호기심을 자극하는 상품명도 중요하지만 가장 기본적인 출발점은 소비자가 원하는 상품이다. 따라서 기억하기 쉽고 독창적인 숫자를 상품명에 사용한다고 해도 마케팅 컨셉에 알맞는 상품군과 그 품질이 수반되었을 때, 비로소 뉴메릭 마케팅이 단순한 호기심으로 그치지 않는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참고출처

네이버 지식백과, 시사상식사전, 박문각

The Korean Journal of Advertising, vol 23, 알파뉴메릭 브랜드네임의 유형이 브랜드태도에 미치는 영향: 의미적 유창성을 중심으로, 이지은, 2012

브릿지경제, 숫자를 알면 제품 특성이 보인다식품업계 '뉴메릭 마케팅' 열전, 박효주,
2015. 6.1

이코노미 조선, ‘소비자 심리 움직이는 숫자의 비밀’, 201409, 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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