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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마케팅/월간 마케팅

[월간마케팅]“지금 아니면 못 사요~!!” : 한정판 마케팅(Limited Marketing)의 매력


2015년 청양(靑羊)의 해를 맞아 식음료업계를 비롯한 각종 유통업계에서 양을 소재로 한 한정판 마케팅을 활발히 펼치고 있다. 커피전문점 스타벅스에서는 새해 첫날 출시한 3만여 개 한정 청양 머그컵과 텀블러가 3시간 만에 전량 판매되었다. 특히 스타벅스의 청양 시리즈 가운데 가장 인기가 높았던 33,000원짜리 청양 트로이 텀블러는 인터넷 중고 거래 사이트에서 정가보다도 높은 45,000원에 거래되고 있을 정도로 한정판 출시품에 대한 인기가 높다. 청양 머그컵 출시에 뒤이어 2주일 후부터 판매를 시작한 ‘2015 스타벅스 럭키백역시 큰 인기를 끌었다. 럭키백은 49,000원의 가격에 15,000세트 한정판으로 기획된 상품인데, 인터넷 검색어 1위를 차지함은 물론, 1인당 1개씩 구매량에도 불구하고, 한정판으로 기획된 세트 모두가 판매되었다. 새해에 앞서 크리스마스 즈음에는 코카콜라가 겨울 한정판 마케팅을 실시하기도 했다. 캔 오프너나 라벨 뒤에 ‘WIN’이라는 문구가 나온 소비자에게 코카콜라의 마스코트인 미니 스포츠 폴라베어 인형 3종 세트 30,000개를 한정적으로 증정하는 행사를 진행한 것이다. 이 인형들은 판매상품이 아닌 증정품임에도 불구하고 인터넷 사이트에서는 18,000원에서 25,000원의 가격으로 거래되고 있다.


이러한 유통업계의 한정판 마케팅은 연초나 크리스마스, 발렌타인데이 등 특정기간에 가장 활발하게 진행된다. 기념일이 있는 특정한 기간에는 새 제품을 선보여 소비자 반응을 살피기에도 좋고, 한정수량임을 내세우면 시장에서의 주목도도 높일 수 있기에 일석이조 전략이다. 이것이 바로 많은 기업들이 특정적인 기간에 한정적으로 구입할 수 있는 제품의 특성을 활용하고, 제품의 희소성에 대한 부분을 강조하는 마케팅을 활발하게 진행하는 이유이다. 하지만 기존 제품의 겉모습만 바꾸고 광고만 요란하게 하거나 한정품을 수만 개를 만들어 한정판의 의미를 무색하게 만드는 경우도 있어 한정판 마케팅은 상품 가치를 억지로 높이려는 기업의 꼼수라는 비판을 받기도 한다. 본문에서는 한정제품에 대한 소비자들의 높은 구매욕구를 겨냥한 한정판 마케팅에 대해 자세하게 다루고자 한다. 한정판 마케팅의 개념, 비슷하지만 분명한 차이점을 보이는 시간 마케팅과의 차이, 대표적인 성공과 실패 사례에 대해서도 분석해 볼 것이다.

 

한정판 마케팅의 개념


한정판 마케팅(Limited Marketing)’이란 한정된 수량과 판매기간을 내세우며 특별하게 제작하여 판매하여 희소성을 강조함으로써 소비자들의 구매욕구를 자극하는 마케팅 기법이다. 전통적으로 고가의 양주, 자동차, 패션 브랜드 등 특수한 분야에서 극소수의 사람들을 대상으로 만들어져 실행되어 왔지만, 최근에는 식음료 업계뿐만 아니라 전 산업으로 확산되고 있다. 단순한 소비를 넘어 나만의 제품을 소유하기를 원하는 개성 강한 소비자들의 요구와 브랜드 홍보 및 매출 증대를 원하는 판매자들의 요구가 서로 맞아 떨어지면서 다양한 한정판 제품이 쏟아져 나오게 된 것이다.


시간 마케팅과의 비교


        한정판 마케팅과 시간 마케팅은 희소성 메시지를 이용한다는 점에서 공통점을 가진다. 이 희소성 메시지는 크게 특정 제품의 수량이 제한적임을 나타내는 수량 희소성메시지와 특정 제품의 구매 가능 시간이 제한적임을 나타내는 시간 희소성메시지로 나뉜다.[1] 여기에서 두 마케팅 방식의 차이가 발생한다.


시간 마케팅(Time Marketing) 하에서 시간적 압박을 받는 소비자들은 결정이나 판단을 함에 있어 충분하고 다양한 사고를 하지 못하게 된다. 그럼으로써 소비자들은 제품의 가치를 더욱 높게 평가하게 되는 경향을 보인다. ‘타임세일은 이러한 시간 마케팅의 전형적이고도 고전적인 예라고 볼 수 있는데 대형마트에서 폐점 무렵 반찬 등을 더욱 저렴한 가격에 파는 것 등이 있다.


오늘날에는 온라인 유통이 활성화됨에 따라 차별화를 위한 시간전략을 많이 사용하고 있다. 온라인의 특성상 시간과 공간의 제약이 적기 때문에 어떤 타이밍에 접속하는가에 따른 시간전략을 펼치는 것이다. 요즈음에는 단순히 시간과 구매 수량만 제한하는 것에서 한 발자국 더 나아가 특정 구매자격이 있는 구매자들에게만 특정 시간에 특정 수량을 제공하는 등의 복합적 한정판 마케팅도 이루어지고 있다.

 

한정판 마케팅의 성공 사례


      희소성을 내세워 소비자의 구매 심리를 자극하는 한정판 마케팅은 고객들의 관심을 끌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브랜드 충성도를 자극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매력적이다. 한정판 마케팅은 일시적인 매출호조를 얻는 것 이상으로 출시 제품에 대한 높은 주목으로 인한 브랜드 홍보, 브랜드 이미지 제고라는 마케팅 효과 또한 누릴 수 있다. 실제로 한정판 마케팅의 상당 부분은 수익성 제고보다는 브랜드 인지도나 브랜드 가치 제고가 목적인 경우가 많다.[2]



      브랜드 인지도와 브랜드 가치 제고 측면에서 모나미의 한정판 마케팅은 대표적인 성공 사례라고 할 수 있다. 모나미는 지난 해, 출시 50주년을 기념하여 모나미 153 리미티드 1.0 블랙제품을 1만 개 한정 판매했다. 모나미 153 한정판 모델은 황동으로 된 몸체에 니켈과 크롬 도금을 했다. 또한 '모나미 153'이라는 로고가 레이저 프린팅 돼 있으며, 리필 심과 잉크는 독일산 제품을 사용했다는 점이 기존 제품과의 다른 점 이었다. 가격은 2만원으로, 기존 가격인 200~300원의 100배에 달하는 가격에 판매되었다.[3]


      이렇게 출시되기도 전에 많은 화제를 모은 모나미 한정판 제품은 판매 개시 후 온라인 물량 1천여 개가 바로 조기 매진되며 그 인기를 증명했다. 그리고 출시 한달 후, 중고거래 전문 커뮤니티에서 모나미 153 볼펜 한정판의 판매 가격이 대략 5~10만원 선에 형성되며 또 한번 이목을 집중시켰다.

  

      모나미는 한정판 마케팅을 통해 그저 값싼 볼펜이라는 인식을 넘어서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데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처럼 적절한 수준의 한정판 마케팅 활용은 기업이 새로운 가치를 창출해 낼 수 있도록 한다. 그리고 기업이 창출한 새로운 가치가 결국 브랜드 이미지와 브랜드 가치를 제고하게 되는 것이다.

 

한정판 마케팅의 실패 사례 : 차별화된 명품 이미지 부재


현대차가 2011 5월 국내 시장에 출시한 제네시스 프라다는 이탈리아 명품업체 프라다와 2년간 공동으로 개발한 대형세단이다. 현대차의 제네시스 프라다는 이 모델을 국내 시장에 1200대 팔겠다는 목표를 세웠지만 2011 11월까지 판매량이 300여대에 그쳐 사실상 실패한 기획으로 평가 받고 있다. 제네시스 프라다의 실패 원인으로 가장 많이 꼽히는 것은 대중적인 브랜드 이미지였다. 국내 시장에서 현대차의 시장점유율은 45%로 국내 소비자에게는 대중적인 차의 이미지가 더 강해 명품 브랜드 이미지를 구축하지 못한 것이다. 한 이탈리아 명품업체의 임원은 명품이라는 것은 단순히 제품이 럭셔리하고 비싼 것이 아니라 브랜드 자체의 역사와 전통을 가지고 있어야 하는데 현대차는 그렇지 못하다고 강조했다. 만약 현대차가 아닌 ‘메르세데스벤츠 프라다’나 제네시스가 아닌 ‘BMW7 프라다’였으면 상황은 달랐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한, 한정판 제품의 희소가치 결여도 원인으로 꼽혔다. 한정판 마케팅의 개념에서 볼 수 있듯이 “희소성”이라는 요소는 이 마케팅에서 필수적인데, 제네시스 프라다는 양적인 희소성(차량 판매 대수 제한)을 달성했지만 질적인 희소성(소비자가 주관적으로 느끼는 가치)은 달성하지 못했다. 모 대학 산업디자인학과 교수는 사람들이 명품을 사는 이유는 자기만족도 있겠지만 대부분 자신의 가치를 명품을 통해 표출하려는 욕구가 크다고 언급했다. 제네시스 프라다의 경우 외관이나 스타일 등의 디자인과 기능적인 면에서 기존 제네시스와 큰 차이가 없어 질적인 희소성을 달성하지 못하였다. 이로 인해, 제네시스 프라다의 희소가치가 결여되어 소비자가 매력을 느끼지 못하게 되고, 판매 부진으로 이어진 것으로 평가되었다.[4]


한정판마케팅 실패 사례: 소극적인 홍보



        에이서는 2012런던올림픽의 마케팅 전략으로 중국 올림픽위원회와 합작하여 중국 수영대표팀의 후원 및 런던올림픽을 위해 특별 한정판 25천대의 특별 한정판 컴퓨터와 서버를 제공하기로 결정하였다. 하지만 코카콜라, 삼성 등 메인 스폰서들의 광고가 경기 내내 집중적으로 노출된 반면 에이서의 광고는 소극적이라고 평가되었고, 결과적으로 큰 이윤을 내지 못했다. 이를 통해, 한정판 마케팅의 실패라는 불명예까지 안게 되었다. 이 회사는 2011년의 손실을 만회하기 위해 2012년 전사차원의 비용절감이 이루어졌다. 에이서의 경우 2012년 이루어진 전사차원의 비용절감 때문에 한정판 마케팅에 필요한 예산이 부족한 상태에서 홍보가 이루어졌다. 이로 인해 적극적 홍보를 한 에이서의 경우 한정판 마케팅에 필요한 예산이 부족한 상태에서 홍보가 이루어졌고, 적극적 홍보를 한 다른 기업들에 비해 인지도 면에서 차이가 났다. 이는 판매 부진에 직접적으로 연결되어 한정판 마케팅의 실패로 이어지게 되었다.[5]

 

결론


        지금까지의 논의를 종합해보면 한정판 마케팅은 분명 매력적이다. 고객의 관심을 끌기 쉽고, 나아가 브랜드 홍보 효과까지 기대할 수 있다. 그러나 최근 수많은 브랜드들이 앞다투어 한정판 제품을 선보이고 있고, 앞서 살펴봤듯이 그 모두가 성공을 거두는 것은 아니다. 최근 희소성 메시지에 노출 경험이 많은 소비자가 늘어나면서 더 이상 무조건적인 한정판 마케팅의 희소성 소구 효과가 높다고 보기 어렵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6] 그렇다면 한정판 마케팅을 성공으로 이끌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먼저 희소성 메시지에 대한 영향력을 기준으로 소비자를 분류할 필요가 있다. ‘3자 효과에 따르면 소비자 민감성이 희소성 메시지의 효과를 매개한다.[7] 이 때의 소비자 민감성은 개인이 사회적 상황에 의해 영향을 받는 정도[8]인 자기 감시성이라고도 하는데, 자기 감시성은 소비자들이 가지는 다른 개인적인 성향에 비해 광고 메시지 유형에 따른 광고 효과를 이해하고 예측하는 데 적절한 판단 기준으로 평가되고 있다.[9] 자기 감시성이 높은 사람들은 남에게 보여지는 자신의 이미지를 중요하게 생각하기 때문에 제품의 구매 시 기능이나 성능을 중요하게 여기기보다, 제품의 외양이나 그것을 사용함으로써 획득되거나 자신에게 전이될 수 있는 이미지를 중요시한다. 그러나 자기 감시성이 낮은 사람들의 경우 자신의 인상이나 이미지를 상대적으로 덜 민감하게 고려하기 때문에 제품 구매 시 이미지보다 질에 관심이 많다.[10]


      자기 감시성이 높은 경우 낮은 경우에 비해 희소성 메시지의 영향력이 높기 때문에, 앞서 제시했듯 양질의 희소가치를 제공하고 적절한 홍보를 한다면 높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반면 자기 감시성이 낮은 집단의 경우 희소성 메시지에 대해 부정적으로 평가하는 상호작용 효과가 있어서 위험하다.[11] 부정적 평가의 원인으로 가장 많이 꼽히는 것은 마케터의 조작적 의도의 감지이다. 희소성에 대한 인지적인 추론 과정에서 마케터의 조작적인 의도가 감지될 경우, 소비자들로 하여금 부정적인 생각을 가지게 할 수 있다는 것(Yeo&Park, 2009)이다. 이 경우 한정판이라는 메시지가 마케터들의 상업적 의도가 두드러지지 않는 방법으로 제공되어야 한다.

연구에 따르면 소비자는 부정적 기분일 때 마케터의 의도에 반감을 가지고, 긍정적 기분일 때 조작 의도에 관계없이 높은 브랜드 태도와 구매 의도를 나타낸다.[12] 한정판 마케팅의 대부분이 크리스마스나 새해 등 사람들이 공유하는 이벤트가 있을 때 이루어지는 이유이다. 또한 브랜드 명성이 낮을 때보다 높을 때 조작 의도에 둔감한데, 이는 에이서의 홍보 부족이 치명적이었던 이유라고도 볼 수 있다.


      종합하면 한정판 마케팅은 자기 감시성이 높은 소비자에게, 긍정적인 기분일 때, 브랜드 명성이 높은 제품을 대상으로 행할 때 큰 효과를 나타낸다. 이에 덧붙여 상업적 의도를 최대한 표면에 드러내지 않은 채 광고하는 제품의 희소성이 어디서 비롯되는지, 그리고 왜 소비자들이 이 제품을 구매해야 하는지에 대한 당위성을 함께 제공한다면 한정판 마케팅의 매력을 마음껏 누릴 수 있을 것이다.









OPUS YONSEI 12기 조가영, 최동준, 김소영, 김가영, 조윤희 


<참조>

모나미 153 한정판 조기품절, 인기의 비결은 무엇?, 스포츠동아, 2014-01-23

모나미 153 한정판, 50주년 기념해 황동 니켈 크롬 도금..홈피 접속 폭주, 한국경제, 2014-01-23

 



[1] 희소성 메시지의 광고 효과 한정판과 시간 압박을 중심으로, 최은영 외 2, 한국광고홍보학회 광고연구, 2011, Vol.89, p.177

[2] 국제신문, 2만원짜리 모나미 153한정판 온라인 쇼핑몰 마비뭐가 다른가?, 디지털뉴스부, 2014.1.23

[3] 경인일보, ‘모나미 153 한정판조기 매진 홈페이지 폭주’…오프라인 판매처는?, 디지털뉴스부, 2014.1.23

[4] 조선비즈, 전문가가 말하는 "제네시스 프라다가 실패한 이유", 박성우 기자, 2011. 12. 16

[5] 두두차이나, ‘에이서(Acer), 마케팅에 실패한 PC제국의 몰락, 이용길, 2012. 08. 26

[6] 희소성 메시지 유형과 동일시 욕구의 충족성이 구매의도에 미치는 효과. 김재휘, 백명진. 광고학연구. Vol25. 7-32. 2014.03.18

[7] 케이블 TV홈쇼핑 프로그램에서 지각된 위험과 희소성 메시지가 이용경험이 다른 소비자의 반응에 미치는 영향에 관한 연구. 이규완, 구자은. 한국언론정보학보. Vol.32, 209-245, 2006.2

[8] Snyder, M. (1974). Self-monitoring of expressive behavior. Journal of Personality and Social Psychology, 30, 526–37.

[10] Snyder, M. & DeBono, K.G. (1985) Appeals to image and claims about quality: Understanding the psychology of advertising. Journal of Personality and Social Psychology, 49, 586–97.

[11] 희소성 메시지의 광고 효과 한정판과 시간 압박을 중심으로, 최은영         2, 한국광고홍보학회 광고연구, 2011, Vol.89, p.177

[12] 기분, 브랜드 명성, 조작 의도 현저성에 따른 설득지식모델. 김현주. 20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