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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rketing Review/2017년

벚꽃을 판다, 벚꽃 마케팅

 

벚꽃을 판다, 벚꽃 마케팅

 

V.I.B. 이태운

 

벚꽃이 가장 먼저 피는 곳

 

아직 쌀쌀함이 가시지 않은 3. 벌써 벚꽃이 만개한 곳이 있다. 바로 유통업계다. 이맘때면 유통가는 이른바 벚꽃 전쟁에 돌입한다. 수많은 업체가 벚꽃을 테마로 한 제품을 쏟아내기 시작하며 소비자를 유혹한다. 계절 마케팅의 새로운 강자, ‘벚꽃 마케팅이 시작된 것이다.

 

오감으로 벚꽃을

 

원래 벚꽃을 즐기는 방법은 오감 중 주로 시각에 한정되어 있었다. ‘벚꽃 구경’, ‘벚꽃 놀이등으로 대표되는 종래의 벚꽃 체험 방식은 길을 거닐며 눈으로 구경하는 것이 전부였다. 하지만 몇 해 전부터 버스커 버스커의 벚꽃 엔딩이 청각을 만족시키며 온 국민을 사로잡은 것을 시작으로, 벚꽃 마케팅은 남은 3가지 감각으로도 벚꽃을 느낄 수 있도록 영역을 확장했다. 이젠 오감으로 벚꽃의 향연을 느낄 수 있는 것이다.

 

벚꽃 마케팅

 

식품업계는 업계 특성상 시각과 미각, 후각에 초점을 둔다. 벚꽃 마케팅이 가장 활성화된 곳도 이곳인데, 특히 주류시장에서는 벚꽃을 활용하지 않은 상품을 찾는 것이 힘들 정도다. 하이트진로는 벚꽃을 배경으로 한 아이유와 송중기 포스터를 선보였다. 또한, 참이슬은 컨셉에 맞게 뚜껑 디자인을 바꾼 벚꽃 두꺼비 왕관에디션도 출시했다. 기린 맥주의 국내 유통사이기 한 하이트진로는 봄에 한정하여 한국과 일본에서 벚꽃 스페셜 에디션을 내놓기도 했다. 이에 질세라 오비맥주는 호가든 체리, 롯데아사히는 클리어아사히 벚꽃축제를 각각 출시하며 경쟁에 진입했다. 이처럼 주류업계는 디자인부터 맛까지 가능한 곳이라면 어디든 벚꽃 마케팅을 적용하고 있다.

 

 

 

 

커피 시장 또한 빼놓을 수 없다. 스타벅스는 체리블라썸 라떼’, ‘체리블라썸 그린티 크림 프라푸치노’, 체리블라썸 화이트 초콜릿등의 판매를 시작하며 대형 프랜차이즈 카페의 벚꽃 마케팅을 이끌고 있다. 체리블라썸 시리즈는 주로 벚나무 열매인 체리를 기본으로, 딸기, 벚꽃잎 등 분홍색의 재료와 향을 첨가해 만든 음료다. 스타벅스는 벚꽃을 테마의 머그컵, 텀블러 등의 상품도 함께 판매하고 있으며, 그 중 특히 텀블러는 매진되기도 하는 등 벚꽃 마케팅의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한편 커피빈은 벚꽃 소풍 커피세트를 선보였다. 이는 소비자가 직접 커피를 내려 마시는 드립커피세트다. 커피빈을 이를 통해 벚꽃 마케팅이 테이크아웃 커피에만 한정되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준다.

 

 

 

 

 

이와 더불어 기타 식품에서의 벚꽃 마케팅도 떠오르고 있다. GS25는 벚꽃 향을 첨가한 청량음료인 유어스벚꽃스파클링을 한정 판매하기 시작했고, 심지어 벚꽃향핑크버거를 출시하기로 했다. 이 햄버거는 분홍색 빵과 분홍색 마요네즈, 자색 양파 등을 주재료로 햄버거에 벚꽃 이미지를 부여한 획기적인 시도다. 그뿐만 아니라 일동후디스는 후디스그릭 벚꽃 에디션을 내놓아 이제는 유제품에서까지 벚꽃 마케팅의 흔적을 찾아볼 수 있게 되었다.

 

 

 

생활용품시장에서의 벚꽃 마케팅은 시각과 촉각을 만족시킨다. LG생활건강은 지난해 큰 호응을 받은 이자녹스 벚꽃 에디션을 올해도 판매하기로 결정하였다. 이 제품은 케이스를 벚꽃으로 장식하여 화사하고 우아한 이미지를 강조했다. 또한, 피부에 직접 닿는 화장품인 만큼 올 봄, 피부에 꽃길을 열어줄 사랑스러운 컬렉션이라는 컨셉을 바탕으로 부드럽고 섬세한 분위기를 자아냈다. 아기용 물티슈 전문업체 몽드드는 몽드드 벚꽃 에디션을 출시했다. 몽드드는 이와 함께 벚꽃과 관련한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으며 관계자는 이번 에디션이 어머니들에게 따뜻한 봄을 선물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고 밝혔다. 아울러 몽드드가 아기에게 안심하고 사용할 수 있는 신선하고 안전한 티슈를 BI로 채택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할 때, 벚꽃 마케팅은 꽃의 깨끗함과 순수함을 BI와 연관해 어필할 수 있는 통로 역할을 할 수도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호텔업계 또한 벚꽃 시즌에 맞추어 다양한 패키지 상품을 기획했다. 그랜드 하얏트 서울은 봄날의 오후패키지를 선보였다. 1박과 뷔페 이용이 가능한 패키지로, 벚꽃 가지로 실내를 장식한다. 부산 켄트호텔은 광안리 벚꽃엔딩패키지를 선보였다. 이 패키지는 벚꽃 놀이를 즐길 수 있도록 피크닉 세트를 제공한다. 쉐라톤 그랜드 인천 호텔은 1박 투숙권, 벚꽃 초밥 도시락 등이 포함된 벚꽃 그리고 송도 패키지를 만들어 투숙객 유치에 힘을 쏟고 있다.

 

 

벚꽃은 지지 않는다

 

벚꽃 마케팅이 가지는 장점은 무궁무진하지만 몇 가지만 살펴보자. 우선 소비자의 반응이다. 심리적 저항이론(psychological reactance theory)에 따르면 사람은 어떤 것을 선택할 자유가 제한되어 있으면 그것을 더욱 갈망한다고 한다. 벚꽃이 정확히 이에 해당한다. 벚꽃은 개화 후 길어야 2주간만 모습을 유지한다. 게다가 제대로 즐기려면 벚나무가 수십 수백 그루 모여 있는 소위 벚꽃 명소를 찾아야 하니, 벚꽃 분위기를 느낄 수 있는 시간과 장소는 매우 한정적이다. 따라서 벚꽃과 관련된 상품에 대한 소비자의 반응은 열렬할 수밖에 없다.

 

둘째, 제품 이미지 창출이다. 벚꽃과 상반되거나 무관한 이미지의 제품에 벚꽃 마케팅을 적용한다면 소비자에게 어필할 수 있는 루트가 늘어난다. 소주나 맥주가 대표적이다. , 알코올, 회식이 떠오르는 이러한 제품군에 벚꽃 이미지를 적용해 부드럽고 산뜻한 느낌을 표현할 수 있다. 반대로 기존 이미지를 더욱 부각하는 것도 가능하다. 화장품, 티슈와 같은 생활용품에 벚꽃의 깨끗하고 화사한 특성을 더함으로써 본래 추구하는 이미지를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저비용이다. 벚꽃 마케팅은 주로 기존 제품 디자인에 변화를 주거나, 벚꽃을 연상시키는 재료를 더하는 방식인데, 이는 시간과 비용 면에서 상당히 저렴하다. 새로운 제품과 끝없는 혁신을 이끌어야 하는 일반적인 마케팅 과정보다 상대적으로 손쉬운 접근법이다.

 

팍팍한 삶이지만 흐드러진 벚꽃을 보며 잠시나마 즐기는 낭만과 여유는 단비와 같다. 벚꽃은 올해도, 내년에도 필 것이다. 만개한 벚꽃과 함께 벚꽃 마케팅이 앞으로도 지친 우리의 마음에 작은 위로가 될 수 있기를 바란다.

 

 

이미지 출처:

이데일리, “하이트진로, 봄 마케팅 시동···‘벚꽃 두꺼비 왕관에디션 출시”, 2017.03.09

스타벅스 홈페이지>메뉴

글로벌이코노믹, “[이거 꼭 봐!] GS25, 옥션, 에실로코리아”, 2017.03.27

이자녹스 홈페이지

켄트호텔 by 켄싱턴 홈페이지>오퍼

 

 

 

 

 

 

 

 

 

 

 

 

 

 

 

 

 

 

 

 

 

오퍼스 17기 이태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