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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마케팅/월간 마케팅

[월간마케팅] 윤리마케팅



이미 브랜 쇼, 알렌 산드로 듀러레인 감독의 영화 <Branded>에는 마케팅과 브랜드에 대한 다소 무거운 메시지가 담겨있다. 영화의 간략한 내용은 다음과 같다. 주인공인 미샤는 어렸을 때 번개에 맞은 이후 특별한 삶을 살 것이라는 예언을 듣게 된다. 마케팅에 천부적인 재능을 가진 그는 수 년이 흘러 광고계의 천재로 거듭나게 된다. 그리고 이런 재능을 바탕으로 별다른 윤리의식 없이, 광고계에서 잘나가는 광고인으로서 호화로운 삶을 누리며 살아간다. 그런데 어느 순간 다른 사람들은 보지 못하는, 브랜드의 이미지를 보여주는 괴생물체 환영을 보는 능력이 발현 되게 된다. 이후 그는 옳지 못한 마케팅은 사람들의 판단능력마저도 상실케 하는 폐해를 가져올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고 윤리의식을 상실한 부도덕한 기업들의 마케팅에 맞서 싸우게 된다.

영화에서, ‘우리는 아직도 레닌이 만든 세계에서 살고 있어라는 대사는 단연 가장 인상 깊었던 대사 중 하나였다. 지금 우리가 브랜드, 기업의 마케팅에 의해 무차별적으로 현혹되게 된 상황은 레닌이 공산주의를 마케팅 했던 것과 다르지 않다는 것이다. 이처럼 영화의 내용은 다소 과장된 방식으로 부도덕한 기업의 행태를 풍자하고 있지만 영화가 던지는 메시지는 브랜드 그리고 마케팅과는 뗄레야 뗄 수 없는 일상을 살아가고 있는 현대인들이, 그리고 마케터가 꼭 한 번쯤은 돌이켜 생각해볼 만한 주제가 아닌가 생각해 본다.

새로운 욕망을 만들어 내어 소비자를 끊임없이 만족하지 못하게 만들고 과소비와 물질주의 풍조를 확산시킨다는 마케팅에 대한 비판은 꾸준히 제기되어 왔다. 이를 당연한 비판적 시각쯤으로 생각하고 기업의 윤리적 경영을 가볍게 여긴 채 성장에만 치중했던 기업이 결국 실패하는 사례가 발생하면서 윤리경영은 경영학에서 화두로 주목 받게 되었다. 이처럼 기업의 윤리 경영이 단순히 어떤 화두로서 주목을 받았던 과거와는 또 달리, 21세기 현재는 윤리적인 경영이 기업의 생존을 위한 필수조건이며 세계경영의 흐름이라는 시각 또한 존재한다. 다시 태어난 노블리스 오블리주로 불리는 CSR(Corporate Social Responsibility, 기업의 이윤을 사회에 환원하는 활동) 역시 이러한 기업의 윤리 경영의 한 부분이라고 할 수 있다.

마케팅은 소비자에게 최대의 만족을 주고 생산자의 생산목적을 가장 효율적으로 달성시키는 방법에 의하여 재화와 용역을 생산자로부터 소비자에게 유통시키는 일체의 기업활동으로 정의된다. 이 글에서는 마케팅이 해서는 안 되는 것은 무엇이고, 과연 기업은 얼마나 윤리적이어야 하며 또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까에 대해 살펴보고자 한다. 이를 위해 먼저 마케팅 4P 관점에서 윤리경영에 대해 살펴본 후 기업의 비윤리적, 윤리적 경영의 예시를 통해 구체화 하는 방법으로 전개해 나가도록 하겠다.

 

리마케팅이란 기업이 법적 기준과 사회적 통념에 맞는 윤리 기준에 따라 마케팅 활동을 수행하고, 최종 고객과 관련 이해 당사자들을 만족시켜 수익을 창출하는 마케팅 이라고 할 수 있다.” (조성도, 전남대학교 경영대 교수) 어느 한 논문의 연구결과에 따르면, 윤리경영은 기업의 성과의 측정지표인 ROA(Return on Asset, 자산 대비 수익률)가 증가하는 방향으로 영향을 끼친다고 한다. (한진환 교수, 충청대학 경영회계학부) 윤리적 마케팅도 윤리경영에 한 부분이기 때문에 이러한 연구 결과를 근거로, 윤리적 마케팅이 기업에게 중요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기업의 측면뿐만 아니라, 윤리적 마케팅은 소비자에게 기업의 신뢰를 심어줌으로써 좋은 영향을 끼친다. 반대로, 비윤리적 마케팅을 실시할 경우에는 소비자는 그 기업에 대한 불신, 구매거부(보이콧)를 보이며 장기적으로 보면 기업의 흥망성쇠에 영향을 주게 된다. 이렇게 중요한 윤리적 마케팅에 대해 앞으로 이야기 해보고자 하는데, 제품, 유통, 가격, 판매촉진을 포함하는 개념인 4P(Product, Place, Price, Promotion, 마케팅 믹스라고도 부름)관점에서 풀어보고자 한다.

먼저 위의 4P요소중 소비자의 욕구를 충족 시켜주는 가장 기본적이고 중요한 수단인 제품에 관한 윤리적 마케팅에 대해 말해보고자 한다. 제품에 관한 윤리 중 가장 중요한 것은 안정성으로 제품에 따른 위험 요소와 주의사항, 그리고 제품 성분들이 포장에 명시되어 있어야 한다. 그리고 제품이 약속된 성능을 잘 발휘해서 소비자의 욕구를 충족시켜 주어야 하는 의무가 있다. 그렇지 않고 기대에 미치지 못하면 기업의 이미지는 실추될 것이다. 또한 구매 후 책임을 지기 위해서 수리, 보상 혹은 환불 정책도 제품관련 윤리적 마케팅에 포함된다. 제품 전략과 관련한 비윤리적 마케팅 문제는, 계획적인 제품 진부화 전략인데 일부러 제품의 질을 좋지 않게 생산해서 잦은 구매를 유도하는 것이다. 이에 대한 문제점은 과소비 조장과 자원의 낭비 등의 문제가 있다. 이외에 다른 문제는 가격은 그대로 유지하되 양을 줄여서 실질적인 가격이 인상되는 것이 있다.

  다음으로 판매촉진 전략 중 하나인 광고는 윤리적 마케팅을 얘기할 때 가장 중요한 부분이다. 광고의 비윤리적 마케팅의 형태는 허위광고나 과대광고가 있다. 이러한 광고를 통해서 단기적으로는 많은 고객을 끌어들여서 매출이 오를 수 있겠지만, 장기적으로 보았을 때 소비자들의 사전기대와의 차이로 인해 해당 제품과 기업에 대해 실망하게 된다. 이렇게 한번 신뢰를 잃은 후에, 소비자들을 다시 고객으로 만들기는 어렵기 때문에 기업의 이윤에도 안 좋은 영향을 끼친다. 이러한 허위, 과장 광고는 기업의 이윤뿐만 아니라 법적인 문제를 일으킬 수도 있다. 공정 거래법의 제23조 제1항 제6호에 따르면 광고의 내용의 허위이거나 과장일 경우 불공정 거래행위에 해당한다고 나와있다. 따라서 진실된 정보를 제공하는 광고를 통해 소비자에게 다가가는 것이 옳다고 할 수 있다. 광고 외에도 판매촉진 전략을 진행할 때, 나눠준다는 사은품을 약속대로 주지 않거나 가격을 소비자에게 떠넘기는 등의 행동으로 소비자를 기만하여 구매를 유도하는 전략도 비윤리적 마케팅 행위라고 할 수 있다.

제조업자가 중간상에게 강매를 요구하는 행위가 비윤리적 유통전략마케팅에 속한다. 뿐만 아니라, 불성실한 유통기한 표시나 유통기한이 지난 음식을 방치하는 것도 비윤리적 마케팅에 속한다. 유통기한은 우리가 먹는 농산물과 가공품 그리고 의약품에 굉장히 중요한데, 변질되면 소비자의 건강에 큰 해를 끼치고 심하면 사망에도 이를 수 있다. 제대로 유통기한이 표기되지 않으면, 구매처에서 이를 판별하기 어려워 폐기를 미쳐 못하고 소비자가 이를 모르고 구매할 수 있기 때문에 유통기한 표기를 해야 한다. 따라서 소비자의 편익과 안전성을 위해서 유통기한 표기를 하되, 소비자와 유통업자들이 식별하기 쉽도록 통일된 표기방식으로 보기 쉬운 위치에 복잡하지 않게 표기해야 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가격정책과 관련된 윤리적 마케팅은 기업간의 공정한 경쟁을 위해서 가격정책에 관한 윤리를 말한다. 구체적으로 동종 업계간의 담합이나 경쟁업체를 시장에서 몰아내기 위해 가격을 내리는 약탈적 가격전략을 취하지 않는 등이 해당된다. 가격부분은 다른 마케팅 믹스와는 달리 법적으로 강한 재제를 받고 있는 부분이다. 다음으로는 법적으로 제재를 받지는 않지만, 비윤리적 가격정책마케팅에 대해 설명하고자 한다. 이에 해당하는 예는 제품의 설치, 서비스, 배달 등의 가격을 공시하지 않고 낮은 가격으로 소비자를 유인한 후 높은 가격을 부담하게 하는 것 이라던지, 특별한 원가 차이도 없는 같은 제품을 다른 가격으로 판매하는 것들이 있다. (이문규 교수, 연세대학교 경영학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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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 언급한 것과 같이 윤리마케팅은 판매촉진, 공정성, 정직성, 가격경쟁, 광고 등의 다양한 관점을 포괄하고 있다. 2000년대 초 회계부정으로 인해 파산한 엔론사태 등 기업이 눈 앞의 이익을 위해 사회적 신뢰를 저버리는 사건이 연달아 터져나오면서 국내외적으로 윤리적인 경영에 대한 관심이 더욱 커지게 되었지만 여전히 사적 이득을 위해 비윤리적, 비양심적 마케팅은 계속되고 있다.

실제 사적 이득을 위해 비윤리적, 비양심적 실시한 사례를 통해 이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면, 우선 남양유업의 프렌치카페 카페믹스를 들 수 있다. 2010년 이전까지 커피믹스 시장은 동서식품 “맥심”의 독주였다. 하지만 2010년 남양유업의 프렌치카페 카페믹스가 출시된 초기부터 보수적인 커피믹스 시장에 엄청난 반향을 불러일으키면서 시장을 잠식하기 시작하더니 2012년 프렌치카페 카페믹스는 점유율 12%를 달성하면서 동서식품 맥심을 위협하는 막강한 라이벌로 떠올랐다. 2010년 처음 남양유업 프렌치카페 카페믹스가 시장진입을 할 때 사용했던 마케팅 전략은 “사회적 불안감 조성법”이라 할 수 있다.

<!--[if !vml]-->프렌치카페 카페믹스는 2010년 시장진입 당시, “인체에 좋지 않은 카제인나트륨을 첨가하지 않았다”며 “대신 무지방 우유를 넣었다”고 대대적으로 홍보했다. 그리고 그것이 사회적으로 대단한 이슈가 되었다, 하지만 실제로 카제인나트륨은 유해성분이 아니다. 식품의약품안전청은 "우유의 단백질 성분인 카제인과 나트륨을 합성해 만들어진 물질의 하루 섭취 허용량을 제한하지 않는다"고 여러 차례 발표한 바 있으며 미국 식약청인 FDA에서도 안전하다고 인정하는 물질로 지정돼 있다. 따라서 카제인나트륨 무첨가 광고 실시 당시 식약청은 남양유업의 광고가 오해의 소지가 있다고 인정해 '타사 비상 또는 비방으로 의심되는 광고'로 식품위생법 위반이라는 견해를 냈다. 식약청의 판단에 따라 남양유업의 카제인나트륨 관련 광고는 약 100일 만에 중단이 결정했고 100만에 카제인나트륨 관련광고는 볼 수 없게 되었지만 100일간의 광고 효과는 엄청났고 그 결과 남양유업 프렌치카페 카페믹스는 안정적인 시장진입을 할 수 있었다. 당시 남양유업은 “책임 있는 식품기업으로서 지속적으로 식품첨가물 대신 천연원료를 사용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여왔다. 이러한 노력의 결과로 카제인나트륨을 사용하지 않은 '프렌치카페 카페믹스'를 출시하게 됐다”며 기업가의 책임감에 대해서 말하였지만 이것은 실제와 달랐다. 남양유업은 프렌치카페 카페믹스를 출시하면서 식품첨가물 카제인나트륨의 안정성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였지만 실제로 남양유업의 다른 식품 상품들에 카제인나트륨이 들어가면서 위의 발언의 진정성에 의문을 제기 받게 되었다.

남양유업이 출시한 9세 이하의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한 성장기 영양제 ‘키플러스’에는 카제인나트륨이 첨가되어있었다. 현재 출시되는 상품에 대해서는 카제인나트륨이 빠져있지만 2011년까지 만들어진 상품에는 카제인나트륨이 첨가되어 있었고 그로써 남양유업 스스로도 카제인나트륨의 안정성에 의문을 제기한 것은 기업가적 책임감 때문이 아닌 신상품의 성공적인 시장진입을 위한 사회적 불안감 조성의 노이즈마케팅에 불과했다는 것을 보여줬다.

 


편 모든 기업이 비윤리적 마케팅을 행하는 것은 아니다. 지금부터는 윤리마케팅에 대한 다양한 기업성공사례에 대해 알아보고자 한다.


  1982, 미국 시카고에서 타이레놀을 복용한 7명이 사망한 사건으로 해열진통제의 최강자였던 타이레놀의 시장점유율이 7%까지 추락했다. 타이레놀의 제조사인 존슨앤존슨의 CEO 제임스 버크는 이 사태에 대해 즉각 사과하고 2 4천만 달러를 들여 시중의 타이레놀을 모두 수거해 폐기하는 조치를 취했다. 이후 경찰조사를 통해 누군가가 약국에서서 타이레놀에 독성 물질을 주입한 후 다시 반품했던 것으로 밝혀졌으며 존슨앤존슨은 혐의가 없는 것으로 결론이 났다. 신속한조치와 투명한 정보공개로 대응한 존슨앤존슨은 소비자들의 신뢰를 회복할 수 있었고 지금까지도 지속가능한 기업으로 자리잡고 있다. 마케팅 윤리의 이야기에서 빼놓을 수 없는 대표사례가 되어버린 유명한 존슨앤존슨의 성공사례이다.



존슨앤존슨과 마찬가지로 기업위기를 전화위복의 기회로 삼아 참된 윤리경영을 실천하고 성공적으로 극복한 또 다른 대표적 기업으로 나이키(NIKE)를 꼽을 수 있다. 본사가 디자인과 마케팅만을 맡고 생산은 임금이 낮은 해외로 아웃소싱하는 혁신적인 비즈니스 모델로 유명한 나이키는 창의적인 기업 문화와 더불어 젊은이들이 가장 선호하는 직장 가운데 하나로 꼽히기도 했었다. 하지만 지난 90년대 초, CBS의 ‘ 시간당 임금 19센트’ 보도와 미국 잡지 <라이프>에 게재된 어린이 노동을 비판하는 글 등으로 인해 나이키는 한 순간에 제3세계의 열악한 근로조건과 아동노동 착취의 주범으로 지목되었다. 그 영향으로 나이키의 주가는 34% 하락하고 분기 매출은 54%가 감소되었으며, 경영악화로 직원 1,600명이 해고되는 등 극심한 타격을 입게 되었다. 이에 대해 나이키는 사회책임전문가인 마리아 에이텔을 영입하여 시장, 사회와의 화해를 위해 노력했다. 3세계 임금을 22%인상하는 등 협력업체의 노동환경을 개선하고, 다국적 기업의 사회 책임을 향상시키려는 UN Global Impact에 적극적으로 참여했으며, 노동이나 인권 관련 시민단체 활동을 적극적으로 지원했다. 이러한 근본적인 변화를 위한 노력을 통해 나이키는 ‘후진국 노동력 착취기업’이라는 이미지를 탈피하고 사회공헌기업으로 이미지를 쇄신하며 점점 시장의 신뢰를 되찾아 갔다. 그 후 2001년 주가가 다시 상승세를 타기 시작하여, 브랜드 가치 190억 달러로 2014년 포브스에서 선정한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기업’ 스포츠업계 1위에 오르며 현재에도 성장을 동반한 지속적인 수익을 창출하고 있다.

 

업이 이와 같은 사회공헌활동에 관심을 갖고 이를 마케팅에 접목시키는 것은 제품판매와 더불어 소비자에게 기업에 대한 긍정적 이미지를 심어줌으로써 판매이익 이상의 기업가치를 축적해 갈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의 CJ제일제당 미네워터도 최근 이러한 마케팅윤리를 실천하고있다. 2012년 ‘세계 물의 날’을 시작으로 미네워터 바코드롭’캠페인을 실시하고 있다. 생수병에 물방울 모양의 바코드를 추가해, 계산할 때 이 물방울 모양의 바코드를 함께 찍으면 아프리카 아이들에게 100원이 기부되도록 하는 시스템이다. 소비자가 이 기부금 100원을 내면, 제조사인 CJ제일제당이 100, 유통사인 보광훼미리마트가 100원을 추가하여 기부하게 된다. , 소비자가 생수 1병을 구매하므로써 총 300원의 기부금이 모아져 300명의 아프리카 아이들에게 물을 나눠줄 수 있게 되는 것이다.  ‘미네워터 바코드롭’캠페인 이후 다른 생수에 비해 가격이 더 비싸졌는데도 불구하고 이 생수의 전년대비 매출은 3.5배나 증가했다. , 소비자들이 조금 더 비싼 금액을 주더라도 윤리적 제품을 더 선호한다는 성향에 맞춰 기업의 활동에 공익성을 더함으로써 윤리적 마케팅을 실천하고 있다.

 

 

이와 같은 성공사례들은 장기적인 관점에서 고객의 신뢰를 바탕으로 노력하여 높은 성과를 올리는 결과를 낳았다. , 오늘날 기업의 가치가 단순한 투입한 자본, 시간, 노동력과 비례하여 나타나지 않음을 알 수 있다. 기업을 둘러싼 이해당사자들의 요구가 다양화 되고, 구체적으로 나타나면서 이윤추구를 넘어선 사회적 책임이 요구되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기업들은 윤리마케팅을 유행에 따른 매출을 올리기 위한 마케팅도구로 인식하기 보다는 장기적인 안목을 가지고 전사적인 시스템 구축과 기업문화 형성에 노력하려는 자세가 필요할 것이다.

 

금까지 윤리마케팅과 관련된 다양한 사례를 통해 윤리마케팅이 우리 생활에 어떻게 다가오고 있는지를 알아봤다. 존슨앤존슨이나 나이키와 남양유업이 갖는 시사점은 무엇일까? 이를 알아보기 위해 처음에 언급했던 윤리마케팅의 정의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자. 기업이 법적 기준과 사회적 통념에 맞는 윤리 기준에 따라 마케팅 활동을 수행하고, 최종 고객과 관련 이해 당사자들을 만족시켜 수익을 창출하는 마케팅이 바로 윤리마케팅이다. 이를 다시 하나하나 나눠서 생각해보자. 먼저 기업은 법적으로, 그리고 사회적으로 통용될 수 있는 수준에 따라 마케팅을 수행해야 한다. 이 말은 아주 당연한 것이다. 하지만 이 당연한 것이, 실제 사회에서는 지켜지기 어려운 경우가 빈번하다. 나이키의 경우를 보면, 부당한 노동력 착취로 큰 위기를 맞는다. 한편 남양유업의 사례를 보면 카제인나트륨이라는 화학물질을 이용해 사회적으로 불안감을 조성하고 시장에서 우위를 차지했지만, 알고 보니 자신들도 사회적으로 불안한 물질을 사용한 이력이 드러났다. 여기까지만 생각해보면 나이키나 남양유업이나 비윤리적인 행위를 한 것은 마찬가지이므로 윤리마케팅에 실패했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윤리마케팅의 정의 뒷부분이다. 최종 고객과 관련 이해 당사자들을 만족시켜 수익을 창출해야 한다. 이미 저질러버린 비윤리적 행위는 경제학에서의 매몰비용과 같다고 생각하는 편이 이해에 도움이 될 지도 모른다. 혹은 이미 엎질러진 물이라고 생각하면 더 쉽다. 비윤리적 행위는 이미 일어나버린 일이다. 물론, 애초에 의도적으로 혹은 부주의하게 물을 엎지르지 않는 게 가장 중요하다. 하지만 이미 엎질러진 물이라면, 그 엎질러진 행위를 어떻게 잘 닦아내고 그 위에 예쁜 카펫을 덮어서 마무리하느냐에 달려있다. 현명한 기업이라면, 우리 기업에 실망한, 혹은 화가 나버린 고객과 이해 당사자들을 어떻게 해서든 다시 한번 우리 기업을 돌아보게 해 이윤을 창출해야 한다. 나이키와 남양유업은 바로 이 지점에서 큰 차이를 갖는다. 나이키는 자신들이 저지른 과오를 만회하기 위해 사회책임전문가를 고용했고, 협력업체의 노동환경을 조절하는 직접적인 해결책을 강구하였으며, 노동이나 인권단체를 적극적으로 후원하는 등의 이미지를 강구했다. 그 결과, 나이키는 물을 엎지르기 전보다 오히려 더 높은 지위에 서게 되었다. 반면 남양유업은 어떠했나 살펴보자. 카제인나트륨을 전면 내세운 광고가 허위광고인 사실이 밝혀지고 그와 더불어 다양한 사건들(예컨대 물량 밀어내기)이 발발하면서 끝없는 나락으로 떨어졌다. 벼랑 끝에 선 남양은 회장을 내세워 국민에게 사과를 했고, 곧바로 아무일 없었다는 듯 공격적인 할인판매에 들어갔다. 자신들이 엎지른 물에 대한 책임은 일언반구도 없었다.

 

 

자본주의가 심화되면서 동시에 물질만능주의가 심해지고 있다. 그리고 자본주의에서 태어난 기업은 누구보다도 물질을 추구하는 집단임은 틀림없다. 하지만 동시에 기업이 사회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막대해지는 만큼, 기업만의 관점이 아닌 사회적인 관점에서 생각해야 할 문제들도 많아졌다. 기업의 윤리적 행위는 바로 이러한 관점에서 시작된 것이다. 기업이 미치는 영향의 범위를 단순히 타겟 마켓 내부로 한정 짓지 않고, 범사회적인 관점에서 생각하는 자세를 가질 때 비로소 윤리적인 기업행위가 가능하며 윤리적인 마케팅이 가능해질 것이다. 그리고 그러한 기업만이 궁극적으로 사회 안에서 자신의 위치를 견고히 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