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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마케팅/월간 마케팅

[월간마케팅] Touch! Feel! Enjoy! 마케팅 루덴스

 

 지난 2012년부터 아시아 지역에서 계속되고 있는 세계적인 일렉트로닉 음악 페스티벌인 하이네켄 센세이션은 매년 새로운 테마로 우리에게 찾아온다. 이 페스티벌의 드레스 코드는 화이트 이고 많은 셀러브리티들과 세계적 DJ의 참여로 수만 명의 관객들을 움집한다. 센세이션은 화려한 무대, 강렬한 음악, 독특한 드레스 코드로 한국에서는 볼 수 없었던 센세이셔널한 무대를 보여준다는 점, 즐길 거리가 가득하다는 점에서 젊은 층의 인기를 한 몸에 받으며 현장에 있는 관객들과 사람들에게 좋은 평을 받고 있다.

이렇게 큰 페스티벌을 열려면 많은 인력과 자본을 투자해야 하는데 하이네켄은 왜 이런 페스티벌을 개최하게 되었을까? 하이네켄 센세이션은 센세이션 설립자인 Duncan Stutterheim이 교통사고로 사망한 그의 형제 Miles를 추모하기 위해서 시작했고 참여하는 사람들에게 화이트 의상을 입게 함으로써 지금의 화이트 드레스코드가 자리 잡히게 되었다. 또한 하이네켄은 `하이네켄 센세이션`을 단순한 음악 페스티벌이 아닌 자신의 브랜드를 경험하고 브랜드와 커뮤니케이션 할 수 있는 창구라고 생각한다. 하이네켄의 주 고객층인 젊은 층이 브랜드 이미지와 맞는 공간에서 즐거운 경험을 함으로써 문화 경험과 브랜드 경험을 동시에 형성하고 이는 소비자가 브랜드 애호도를 구축하는데 큰 영향력을 행사하게 된다. 하이네켄 센세이션은 고객과 브랜드가 공동경험을 형성하고 고객들이 파티를 즐기면서 브랜드 이미지를 각인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마케팅 루덴스에 포함된다고 본다. 이렇듯 책 속에 나왔던 틀에 박힌 마케팅 방법, 소비자에게 PUSH하는 마케팅 방법이 아닌 소비자가 능동적으로 즐기면서 브랜드와 커뮤니케이션을 하는 전략들이 기업들의 관심을 받고 있다.


1. 마케팅 루덴스의 정의


마케팅 루덴스를 논하기 위해서는 먼저 루덴스가 무엇인지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역사학자 요한 호이징거(Johan Huizinga)는 인간 문화는 놀이에서 발생한다는 것과 함께 유희하는 속성을 지닌 인간을 `호모 루덴스(Homo Ludens)`라고 명명하였다. 그에 따르면 `놀이`에서부터 인간 사회, 경제, 문화의 발전이 이루어졌고 인간은 놀이와 유희거리를 좋아한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Marketing Ludens의 결합으로 이루어진 마케팅 루덴스는 어떤 의미를 가질까? 마케팅 루덴스란 소비자에게 제품을 판매하는 것을 넘어서 새로움과 체험, 재미, 감성, 문화, 교육 등을 제공하여 고객과의 공동 경험을 만들어가는 것을 의미한다. 인간의 본능에서부터 놀이와 학문이 시작했듯이 일과 놀이의 경계가 무너지는 현상이 마케팅에서도 발생하는 것이다. 호모 루덴스(놀이하는 인간)인 고객들은 끝없이 유희를 추구하고 기업들은 호모 루덴스의 흥미를 만족시키는 커뮤니케이션 과정을 통하여 목표를 달성해야 한다.

기존의 체험 마케팅도 소비자에게 체험을 할 수 있게 한다는 점에서 마케팅 루덴스와 혼동될 수 있으나 체험마케팅은 상품을 구입 전에 사용해보고 접해본다는 의미를 크게 갖는다. 반면에 마케팅 루덴스는 소비자가 단순한 체험을 넘어선 능동적인 참여를 통해서 즐거움을 얻고, 공동의 경험을 형성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다르다고 볼 수 있다. 마케팅 루덴스는 소비를 유인하기보다는 소비자가 브랜드 가치와 이미지를 각인할 수 있게 만드는 전략이라고 할 수 있다.


2. 등장배경


과거에는 TV, 신문에서의 광고만으로도 기업은 브랜드 이미지각인이라는 목표를 달성할 수 있었고, 소비자들 역시 광고들에 주목했었다. 하지만 요즈음 TV, 신문은 물론 지하철 곳곳, 인터넷, 어플리케이션에서도 광고를 마주하는 광고의 홍수 속에서 소비자들은 광고에 무뎌지고 오히려 피로를 느끼게 되었다. 기업의 브랜드 커뮤니케이션 활동에 갈수록 무감각해지고 영향을 받지 않는 소비자들로 인해 `콘크리트 소비자(범람하는 기업광고에 점차 무감각해지는 소비자를 의미)`라는 용어도 등장할 정도이다. 또한 과잉 경쟁사회를 살아가는 현대인들은 심리적, 경제적 안락을 위해서 소비와 여가생활과 같이 휴식과 재미를 줄 수 있는 요소들에 대한 투자를 적극적으로 한다. 이러한 소비자들의 태도와 심리를 고려할 때, 기업들이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고 브랜드 가치를 전달하기 위해서는 소비자들이 참여, 경험하여 휴식과 재미를 느끼게 하는 요소를 포함하는 브랜드 커뮤니케이션 활동을 제공해야 한다.

특히, 브랜드 자산 구축의 시작인 브랜드 인지도는 소비자의 장기기억 속에 브랜드를 각인 시키는 것으로, 기업은 소비자와의 커뮤니케이션에서 브랜드 인지도를 중요하게 생각한다. 오렌지 주스와 같은 제품을 구입하는 경우라면, 소비자의 구입상황에서 가장 먼저 소비자의 머리 속에 떠오르는 브랜드가 되는 것이 브랜드 커뮤니케이션의 목적이다. 소비자의 장기기억 속에 기억되기 위해서는 소비자가 브랜드에 대한 어의, 사건, 과정 기억을 형성해야 한다. 이를 용이하게 하는 것이 소비자가 `놀이 하는` 과정 속에서 공동 경험을 형성하게 하는 것이기 때문에, 기업들은 `호모 루덴스`의 특징에 집중하여 `놀 거리`를 제공하여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는 고도의 전략에 주목하는 것이다.


3. 사례


(1) 스프라이트 샤워 이벤트

마케팅 루덴스가 적용된 최근사례로, 코카-콜라사의 스프라이트가 ‘제 2회 신촌 물총축제’에서 ‘스프라이트 샤워’ 소비자 프로모션을 개최한 것을 먼저 살펴보자.

‘스프라이트 샤워’ 프로모션은 스프라이트 디스펜서를 초대형으로 제작해 무더위에 지친 피서객들에게 상쾌한 ‘스프라이트 샤워’ 경험을 제공했던 2013년 해운대 프로모션의 도심 버전이다. 아래 좌측 사진이 이번 신촌 물총축제에서 사용된 스프라이트 디스펜서인데, 마치 상쾌한 스프라이트로 샤워를 하는듯한 느낌을 줘 이색적이다. 이는 트렌디한 소비자들이 무더위를 날려버릴 수 있는 체험 공간으로 많은 주목을 받았다. 스프라이트는 도심 속 짜릿하고 상쾌한 샤워를 선사해줌으로써, 소비자들로 하여금 스프라이트의 청량한 이미지와 쉽게 연계시키도록 하였다.



  이 뿐만 아니라, 스프라이트는 물총축제에 참가하는 소비자들이 도심에서 ‘스프라이트 샤워’를 보다 다채롭게 즐길 수 있도록 물총축제와 연계한 흥미진진한 이벤트들을 선보였다. 다수가 격렬하게 시원함을 즐길 수 있는 팀 대항 ‘스프라이트 물총 배틀’과 하늘에서 떨어지는 스플래시를 경험할 수 있는 ‘빅 스플래시 샘플링 이벤트’ 등을 진행하였다. 스프라이트는 사람들에게 스프라이트 샤워를 비롯한 이색적인 물총축제에 직접 참가해 즐기며 한여름 무더위를 시원하게 날리는 재미있는 추억을 안겨주었다. 그리고 이를 통해 스프라이트의 상쾌하고 시원한 청량감을 고객에게 자연스럽게 전달하는 효과를 거두어낼 수 있었다.

 

(2) BMW 드라이빙 센터

다음 사례로 BMW에서 선보인 세계 최초의 복합 드라이빙 센터를 살펴보자. 드라이빙 센터는 핵심 시설인 드라이빙 트랙과 다양한 자동차 문화 전시 및 체험 공간, 친환경 체육공원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드라이빙 센터를 방문하는 모든 사람들이 새로운 문화를 즐기고 직접 참여해 놀 수 있도록, 트레이닝·경주대회용 공간 그리고 경험·즐거움·친환경을 주제로 한 가족형 문화·체험 공간으로 조성되었다.

  이 드라이빙 센터에 방문하는 사람은 누구나 BMW와 함께 놀 수 있다. 운전면허를 소지했다면 미니(MINI)부터 고성능 모델인 M 시리즈까지 40가지 차종 56대 중 원하는 모델을 선택하여 원하는 트랙을 질주해 볼 수 있다. 평소 타 보고 싶었던 좋아하는 모델을 타고 트랙을 질주해 보아, BMW와의 짜릿한 추억을 만들 수 있다. 또한 현직 레이싱 선수를 포함, BMW 독일 본사에서 교육을 마친 인스트럭터(자동차 운전 교육 전문가)가 안내와 교육을 맡아, 유익하고 안전하게 즐길 수 있다.

  운전면허증이 없는 고객은 M 택시와 주니어 캠퍼스를 체험해 볼 수 있다. M 택시는 인스트럭터가 운전하는 세단으로 고속 주행과 드리프트 등 BMW자동차의 온전한 능력을 확실히 체험해 볼 수 있는 프로그램이다. 고객들은 전문가가 운전하는 자동차를 타고 달려보는 새로운 경험을 하며 스릴감을 맛볼 수 있다. 원한다면 겁에 질린 표정을 조수석 앞 카메라 영상으로 녹화해 주기도 해, 재미있는 사진을 추억으로 남길 수도 있다. 또한 주니어 캠퍼스는 BMW 독일 본사에서 준비해온 교육 자료를 토대로 구성되어 어른들에게도 매우 유익하다.

 

BMW 드라이빙 센터를 통해, 고객들은 다양한 시설과 색다른 프로그램을 바탕으로 BMW브랜드 및 자동차를 경험하며 드라이빙의 즐거움을 느껴볼 수 있다. 고객들이 BMW를 이용하여 새로운 재미와 즐거움을 느끼게 해봄으로써, BMW는 브랜드 가치를 향상시킬 수 있다. 또한 고객들과 더 활발하게 소통하고, 고객들에게 BMW 브랜드에 대한 확신과 신뢰를 심어주는 계기가 될 것이다.

 

4. 마케팅 루덴스 적용 시 고려사항


마케팅 루덴스란 단지 제품을 파는 것이 아니라 체험, 재미, 감성 등을 통해 고객과의 공동 경험을 만들어 가는 것이다. 나아가 고객이 다양한 경로를 통해 브랜드를 경험함으로써 브랜드에 대한 가치를 높여가는 것을 말한다. 단순히 고객에게 제품을 PUSH하는 기존의 방식에서 벗어나, 고객이 놀이를 통해 자연스럽게 제품이나 브랜드를 접하게 하는 색다른 방식이다. 그리고 여기서 가장 중요한 요소는 바로 '놀이이다. 고객이 놀이를 놀이로 경험해야지 상품을 팔기 위한 마케팅 전략으로 인식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고객들은 이미 너무 많은 제품들의 PUSH 마케팅 전략에 질려있다. 기존 광고 방식에 대한 소비자의 거부반응을 고려하였을 때, 이러한 전략마저 마케팅의 한 수단으로 인식이 된다면 더 큰 거부감을 불러올 것이다.

모든 마케팅 전략이 그러하듯 마케팅 루덴스를 사용함에 있어 몇 가지 고려해야 할 점이 존재한다. ①회사의 브랜드 아이덴티티와 일치하는 명확한 마케팅 컨셉트를 잡고 이를 일괄되게 유지해야 한다. 마케팅 루덴스는 놀이를 통해 브랜드 가치를 부각시키는 전략인 만큼 그 컨셉트가 브랜드 아이덴티티와 일치 하여야 한다. 만약 컨셉트와 브랜드 아이덴티티가 일치하지 않는다면, 자칫 잘못하면 소비자들이 브랜드에 대해 기업이 의도한 것과는 다른 이미지를 가질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일괄된 컨셉트를 유지하지 않는다면 소비자들은 기업이 이 브랜드를 통해 본인들에게 전달하고 싶은 것이 무엇인지 혼란이 올 것이다. ②올바른 컨텐츠를 사용해야 한다. 시장 상황과 마케팅 목적에 맞는 최적의 올바른 요소를 사용해야 한다. 브랜드 가치와 컨텐츠가 일치하지 않으면 소비자들은 자신들이 경험하는 놀이와 브랜드를 연관 시킬 수 없다. ③소비자들이 마케팅 루덴스를 통해 최대한의 즐거움을 맛볼 수 있게 해야 한다. 소비자들은 지친 삶을 살아가면서 이를 힐링해줄 재미와 즐거움에 큰 관심을 가지고 있다. 이들이 놀이를 통해 재미와 즐거움이라는 감정을 느낄 수 있다면, 이는 브랜드 가치 향상에 기여할 것이다. 하지만 반대로 이들이 놀이를 통해 재미와 즐거움이라는 감정을 느끼지 못한다면, 실망한 소비자들이 체감하는 브랜드 가치는 오히려 감소할 것이다.


 5. 마케팅 루덴스가 나아갈 방향


이전까지는 제품 중심의 적극적인 홍보나 마케팅 전략과 같은 PUSH 전략이 주였다면, 이제는 브랜드의 이미지나 가치 중심의 마케팅 전략이 주가 되고 있다. 이미 시중에 너무 많은 유사 제품들이 존재하여 제품보다는 고객이 브랜드에 대하여 가지고 있는 이미지나 가치가 구매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기 때문이다. 소비자들은 인터넷이나 SNS를 통해 쉽게 수 많은 정보를 접하며 시간이 지날수록 똑똑해지고 있다. 여러 가지 소스를 통해 제품의 가격을 비교해보고, 타인의 사용 후기를 읽어보는 등 소비자들은 제품을 구매할 때 예전보다 더욱 신중을 기하고 있다. 또한 기존의 마케팅 전략은 소비자들에게 상품 판매의 전략으로밖에 보이지 않는다.

이러한 상황에서 마케팅 루덴스가 주목을 받을 수 있는 이유는 사람들은 재미와 즐거움을 소비하고 싶어하기 때문이다. 유행어가 시간이 지남에 따라 바뀌듯, 사람들이 원하는 즐거움의 형태나 재미의 기준 또한 시간이 지남에 따라 바뀐다. 하이네켄의 센세이션을 현 시대가 아닌 90년대에 시행했다면, 과연 소비자들로부터 지금과 같은 호응을 이끌어 낼 수 있었을까? 따라서 마케팅 루덴스를 보다 잘 활용하려면 마케터는 그 시대 사람들의 즐거움과 재미의 정의에 대해 세심한 주의를 기울여 관찰 할 필요가 있다. 이것이 선행 되었을 때 놀이와 브랜드 커뮤니케이션 활동의 조화는 완벽하게 이루어질 것이다. 소비자들에게 놀이로 친근하게 다가가면서 브랜드 아이덴티티까지 머릿속에 각인시킬 수 있는 마케팅 루덴스의 장점을 활용해 소비자들의 마음을 활짝 여는 것이 이 시대의 소비자들에게 부담을 주지 않고 다가갈 수 있는 마케팅 방법이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