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나, 미니-미(Mini Me) 열풍

할리우드 스타들의 파파라치 사진 한 장이 세계 패션계에 미치는 영향력은 매우 크다. 그러나, 최근 파파라치의 대상은 할리우드 스타에게만 한정되지 않고 있다. 그들의 자녀들인 일명 ‘할리우드 키즈’가 어떤 옷을 입었는가가 엄청난 관심을 끌고 있다. 할리우드 유명 커플 탐 크루즈와케이트홈즈의 딸인 수리가하이힐과 페라가모소피아백을 들자 네티즌들은 “아이답지 못하다”는 비난을 쏟아냈다. 하지만, 얼마 후 매장에는 수리가 입었던 옷과 가방을 찾는 소비자들의 문의가 빗발쳤다.

 

최근 명품 유아동복 시장 트렌드는 ‘미니 미(Mini Me·작은 나)’가 새로운 키워드로 떠오르고 있다. ‘미니 미(Mini me, 작은 나) 드레싱’이란 아이를 자신의 분신이라고 생각하는 젊은 부모들이 자신의 패션 스타일을 그대로 축소해 아이에게 똑같이 입히는 최근 패션 풍속을 이르는말로, 영화 ‘오스틴 파워’에서 따온 단어 이다.

(사진출처: 닥스키즈)

 

자신이 선호하는 옷 스타일에 자녀의 옷을 맞추는 젊은 부모가 늘면서, 많은 성인 브랜드의 키즈 라인도 확대되고 있다. 기존에는 아이답고 귀여운 옷을 찾았다면, 최근에는 ‘내 옷과 비슷한’ 옷을 입히려는 부모가 늘면서 성인과 아동 상품군을 모두 갖춘 '패밀리 브랜드' 시장이 갈수록 커지는 데 따른 것이다.

 
(사진출처: GUCCI KIDS)

왜 미니-미(Mini Me) 드레싱인가?

최근 패션 업계에 불어온 미니-미 열풍에는 다양한 원인이 있다. 가장 먼저, 맞벌이 부부 사이에 자녀 1명을 둔 한 자녀 가정이 늘면서 아이에 대한 투자를 아끼지 않는 부모들의 성향이 맞물려 ‘VIB(Very Important Baby)가 크게 증가하는 데에 근본적인 원인이 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하나뿐인 자녀에게 좋은 옷을 입히고 싶은 마음과 업계의 고급화 전략이 맞아 떨어진 것이다. 업계에 따르면, 2011년 상반기 명품 아동복 브랜드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4%가량 증가했다. ‘구찌키즈(GUCCI KIDS)’의 경우 하루 매출이 천만 원 이상을 기록했을 정도로 그 열풍이 대단하다. 34만원짜리 턱받이와 90만원 아동 코트가 없어서 못 팔 정도이다.

이러한 열풍에는 또 다른 심리적인 요소가 작용하고 있다. 자녀와 동질감을 느끼고 싶어하는 부모들의 가족애적 요소가 바로 그것이다. 여기에는 대리만족 심리도 숨어있다. 어린 시절 바비인형의 옷을갈아입힐 때 느꼈던 희열과 비슷한 심리인 것이다.

미니-미(Mini Me)시장의 잠재력은?

유통, 패션업계에 따르면 이런 추세는 해외명품은 물론, 글로벌 SPA, 아웃도어 브랜드까지 업계 전반에서 나타나고 있다. 명품 브랜드뿐만 아니라 아웃도어 업계도 키즈라인 강화에 나서고 있고 있는데, 이는 패밀리 캠핑과 같은 활동에 있어서 패밀리룩을 연출하려는 부모들이 증가하고 있는 추세이기 때문이다. 실제 이러한 추세에 맞추어, 캐주얼 브랜드인 코데즈컴바인도키즈 라인을 출범하였으며, H&M과 유니클로도 국내에서 아동복 라인의 판매를 시작한 뒤 지속적으로 판매 매장 수를 늘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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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아동복은 브랜드의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적은 편이고 단기적인 성과를 내기도 어렵다.그러나 눈에 띄는 매출 증가보다는 장기적인 관점에서는 그 잠재력이 매우 크다. 미래에 충성도를 보여줄 잠재적 고객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들이 주니어 브랜드에서부터 구축한 브랜드 충성도나 긍정적인 이미지는, 아동이 성장한 뒤에까지도 그대로 이어져 결국 성인복 시장의 성패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따라서, 해당 브랜드들은 ‘패밀리 브랜드’를 지향함으로써 고객층을 넓힐 수 있는 것이다.

 

유아동복 스타일의 시장세분화가 가속화되면서‘미니-미(Mini Me) 드레싱’이 다양한 제품 라인으로 점차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이러한 패션 열풍을 주도하는 것은 아동이 아니라 성인이라는 점이다. 아이가 아니라 부모가 그 주체이기 때문에, 단순한 일시적 아동복 시장의 트랜드로 넘겨서는 안 된다. 자녀들을축소된 또 다른 ‘작은 나’로 표현하려는 젊은 부모들의 욕구를 잘 읽어낸다면, 그 시장 잠재력은 엄청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