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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rketing Review/2009년

다이소는 천원샵이 아니다?




천원 균일가에 별별 생활 용품을 구할 수 있는 다이소. 싱글족이나 자취생이라면 한번 쯤 이용해 본 경험이 있을 것 같아요. 다이소의 저가 마케팅에 대해 생각하기 전에 몇가지 재미있는 fact를 정리해봅니다.

Fact 1. 다이소 물건이 모두 천 원은 아니다.
다이소에는 천 원짜리 물건만 있는 건 아닙니다. 500원에서 5000원 사이 가격대 상품들이 있고, 실제로 천 원짜리 상품은 전체의 50% 이상을 차지합니다. 목재, 철 등 원재료 가격이 비싼 인테리어 소품의 경우 5000원 정도 가격에 판매되고 있습니다.

Fact 2. 전 국민이 다이소 물건 세개 쯤은 있다?
다이소 지난해 매출은 2300억원. 평균 판매가 1500원을 기준으로 총 판매수량을 환산해보면 연간 1억5300만개가 팔려나간 셈이고 국민 한 사람당 다이소 제품을 한 해 평균 3.18개는 샀다고 할 수 있습니다. 물론 단순화 시킨 이야기지만 다이소가 유통업계에 미치는 영향이 결코 작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Fact 3. 다이소 상품 수 4만여 개.
면봉, 건전지, 식료품 등 오만가지 다양한 생활용품이 대형마트도 아닌 하나의 매장에 진열되어 있는 모습을 보고 놀란 사람도 있을 겁니다. 다이소에는 4만 여점의 상품이 판매되고 있고 매년 4천 개 이상의 신상품이 출시된다고 하니 그럴 만도 하네요. 그런데도 일본 원조 다이소는 9만 여점을 취급한다고 하니 앞으로 한국 다이소 상품 수도 앞으로 더 늘어날 것으로 보입니다.

Fact 4. 주머니가 두터운 고객도 찾는다.
다이소는 97년 1호점을 연 이래 올해 9월에 500호 대치점을 열었습니다. 대치동에서 과연 천원짜리 상품이 팔릴까라는 의문이 들지만 오픈한 지 10일 만에 하루 매출 1000만원을 달성했다고 하니 소비자들은 주머니 사정에 상관없이 품질도 괜찮고 저렴한 상품을 선호하나봅니다.

다이소 이전에도 소위 말하는 '천냥 샵'이 있었지만 제품 품질이 만족스럽지 못 해서 싼 게 비지떡이라는 인식이 남아 있었습니다. 그러나 다이소는 전세계 각국에서 강력한 바잉파워를 무기로 저가에 원재료를 수입하고 획기적인 유통시스템, 낮은 마진을 통해 싸고 좋은 품질의 제품을 판매하는데 성공했습니다. 공급업체와 사전에 거래 가격을 고정 계약한 덕분에 작년 하반기 최악의 경제상황에서도 천원에서 오천원 사이에서 그대로 가격을 유지할 수 있었고 꽁꽁 얼은 소비자의 열어 톡톡히 매출을 올릴 수 있었습니다.



다이소의 강점은 저가, 품질, 그리고 상품의 다양성에 있습니다. 확실히 필기도구, 가구소품, 화장품까지 다양한 제품군과 상품을 구비하고 있어 구경하며 싼 맛에 고르는 재미가 쏠쏠하기는 합니다. 그러나 반면에 다이소의 이미지가 조잡스러운 느낌을 주고 상품 진열이나 재고 관리가 복잡해지는 단점을 무시할 수 없을 것입니다. 하나하나 살펴보고 제대로 건지면 싸고 괜찮은 제품을 건질 수 있지만 '다이소' 전체적으로 본다면 여전히 싼게 비지떡이고 조악하다는 이미지를 떨치기에는 부족한 듯 싶네요.


일본 원조 다이소의 강력한 라이벌은?
우리나라 천원샵 업계는 다이소가 장악하고 있다고 봐도 될 겁니다. 한국 다이소의 원조인 일본 다이소도 일본 내 점포 규모나 매출에서 보면 100엔샵 업계의 선도주자임은 확실하지만 최근 몇 년 간 매출이 보합세를 보이면서 한계에 도달하지 않았나 싶스니다. 그런데 2위업체인 seria는 5년 연속으로 매출신장률 1위를 차지하면서 성장해왔습니다.

- 주요 100엔 숍 3사의 점포수 현황

업체명

점포수(2008년 기준)

다이소

약3,000개

세리아

약900개

캔두

약800개

자료원 : 일경 MJ 소매업 조사보고서 참조




한국 다이소의 두배 이상의 상품을 진열하다보니 일본 다이소 역시 '여러가지 상품을 구경하고 선택하는 즐거움'을 줄 수 있는 수준을 넘어서 복잡한 100엔샵의 느낌을 풍길 수 밖에 없는 것 같습니다. 매장에 들어가서 눈으로 상품을 보고 구매결정을 하는 데 3초도 걸리지 않는다고 하죠. 특히 저가의 저관여상품일수록 빠른 구매의사결정이나 충동구매 경향이 커지기 나름이고요. 매장 안에 수 만가지의 상품이 복잡하게 진열되어 있으면 정보의 과부하랄까 상품이 한 눈에 들어오기도 힘들뿐더러 단지 싼 물건이 많이 있다는 생각만 들겠지요.

그런데 세리아는 이런 '다이소 way=100엔샵 way'의 법칙을 깨고 성공한 사례라고 할 수 있습니다.

- 상품 수를 대폭 줄이고(다이소 9만 점, 캔두 3만5천 점, 세리아 2만 점)
- 넓은 통로와 동선을 확보, 느낌 있는 매장 음악과 조명으로 고급스러운 분위기 조성
- 독특한 POS 시스템(판매시점정보관리)을 구축해서 1인당 인기상품을 분석해서 집중판매하는 등

의 방법을 통해 세리아만의 '고급스러운 느낌의 100엔샵'이라는 포지션을 구축할 수 있었습니다. 100엔샵 업계 안에서의 경쟁도 심화될 뿐 아니라 할인마트가 계속해서 가격을 내려 업계 외 경쟁자로 위협을 가하는 상황에서 살아남기 위해 세리아만의 차별화 전략이 필요했던 것이었죠.

일본 다이소가 100엔샵 시장의 성숙기에서 쇠퇴기에 맞부딫쳐 있다면 아직 한국 다이소와 천원샵 업계는 성장에서 성숙으로 넘어가는 단계라고 할 수 있을까요. product life cylcle에서 한 단계 앞에 있는 시장에서의 경쟁구도와 스토리를 염두에 두어야 할 듯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