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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rketing Review/2009년

[브랜드 재포지셔닝] 재포지셔닝의 고전, 아스피린


 우리나라 사람들은 머리가 아프면 치통과 생리통까지 해결되는 '게x린'이나 '펜x'을 찾곤 한다. 그러나 세계적으로 봤을때에는 대부분 아스피린을 찾고 있다. 그런데 이 아스피린에도 마케팅과 관련해서 한가지 재미있는 이야기가 있다. 바로 브랜드 재포지셔닝에 관한 이야기 이다.

 아스피린?

 1897년, 바이엘 사의 화학자인 펠리스 호프만은 버드나무 껍질 추출 액기스로부터 아스피린의 주성분을 추출하였는데, 사실은 진통제를 개발할 목적으로 제조 되었다고 한다. 그러나 다른 통증에도 놀라운 효과를 보이자 1899년, 바이엘 사는 '아스피린'이라는 정식 명칭으로 제품을 출시하게 되었다.

 아스피린은 출시하자마자 세계적으로 유명한 제품이 되었다. 그당시 광고 슬로건이 "아스피린은 모든 고통을 정복합니다"라는 광고 슬로건이었다고 하니, 그당시 위세가 어느정도였는지 대략 짐작을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던 어느날, 1940, 아스피린이 라이증후군이라는 어린이 질환과의 연관성이 집중부각되면서 경쟁사였던 타이레놀이 즉각 공격에 나섰다.

"아스피린을 복용해서는 안되는 수백만명을 위해서.."로 시작한 이 광고는 복통, 궤양, 천식, 알르레기, 빈혈증등과의 연관성을 상기시켰다. 그리고 난후 마지막에 "다행히 여기 타이레놀이 있습니다" 라는 멘트로 마무리 하였다.

 물론 이와 관련되어 아스피린은 즉각적인 반격에 나섰다. 그러나 이러한 행동은 오히려 화를 자초하고 말았다. 기존의 소비자의 머릿속에는 진통제는 아스피린 뿐이었는데, 이러한 사건의 진행후 '아스피린 vs 타이레놀'이라는 구도로 바뀌게 된 것이다.

                                            (100살이 훨신 넘은 할아버지 약에게는 사연이 많다)

내가 바뀌어야 하니, 너가 바뀌어야 하니?

 브랜드의 재포지셔닝은 상황의 변화와 그에 따른 필요에 의해 발생된다. 이중 위의 예와 관련해서 자신을 재포지셔닝 하지 않고 '남을 재포지셔닝' 시켜 효과를 얻는 방법을 살펴보자(사례를 통해서 대략적으로)

 위에서 언급한 아스피린과 타이레놀의 예에서 타이레놀은 단순히 아스피린을 공격했음에도 불구하고 재포지셔닝 효과를 구축했다. 이러한 사례는 구강청정제인 리스테린(Listerine)과 스코프(Scope)의 사례에서도 잘 나타난다. 기존 구강청정제 시장의 선두주자였던 리스테린은 그 향이 대단히 독특하여 사람들이 입에 넣기 꺼려했다. 그러자 리스테린은 자신을 "당신이 싫어하는 맛, 하루 두차례!"라는 광고로 독특한 향을 인정하면서 이것이 오히려 몸에 좋다는 식의 뉘앙스로 다가갔다. 그리고 성공하였다. 그러자 도전자 입장에 있던 스코프는 이러한 리스테린을 '약의 숨결(Medicine breath)'로 재포지셔닝 시켜버렸다. 이 광고는 대단한 성공을 거두었고 결국 리스테인은 스코프에게 시장의 일정부분을 빼앗기고 말았다.

 그러나 이와 같이 남을 재포지셔닝 시키는 전략이 항상 성공하는 것은 아니다. 상도덕적인 문제, 관심거리가 되지 않을 수도 있고 심할경우 경쟁사의 브랜드 이미지만 강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몇년전 로또 열풍이 불고 있을때 스포츠 복권인 '토토'가 등장하였다. 그리고 이와 관련된 비교 광고로 '너 또 하니?' 하는식의 비교 광고로 로또에 대한 낮은 확률을 공격했다. 그러나 결과는 어떠했을까. 토토의 야심찬 공격은 로또의 광풍에 별다른 효익을 얻지 못하였다. 제품사용 단순성이라든지, 경로의존성등을 설명하지 않아도, 사람들은 이렇게 생각하지 않았을까?

'그렇게 선전하는데도 로또보다 여론에서 별다른 반응이 안보이는걸 보면 별거 아니었나봐.'


                                                                     (응...또 할껀데..?)


아스피린의 반전

 다시 아스피린 얘기로 돌아와서, 아스피린은 타이레놀과의 경쟁에서 힘을 잃기 시작하자 새로운 방법을 모색하기에 이른다. 연구 도중 아스피린이 심혈관 질환 예방에 효과가 있다는 것이 발견되자 이를 적극적으로 홍보하기 시작한 것이다. 그리고 기존에 공격당했던 이미지에서 벗어나 '심혈관질환을 예방하는 기적의 약'으로 재포지셔닝 시켰다. 이러한 재포지셔닝은 성공을 거두었고, 이를 통해 브랜드 확장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게 되었다. 공격을 당했음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자신을 재 포지셔닝 시켜 이를 성공적으로 마무리 한 것이다.


참고자료 : 
1. 일반의약품 브랜드 재활성화를 위한 브랜드 확장 전략에 관한 연구, 김옥진, 홍익대학교 산업미술대학원, 2008
2. 포지셔닝, 잭트라우트,알리스지음, 안진환 옮김. 을유문화사,20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