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 소주보다 더 독한 술이 땡길 때, 진탕 취하고 싶을 때 생각나는 것이 있다.
그건 바로 보드카.
그런데 보드카의 정체는 무엇인가.
보드카는 러시아의 대표적인 증류주로 약 45~50도 사이, 심하면 60도 이상의 알코올 도수까지 갖추고 있는,
한 잔만 마셔도 금세 정신을 잃게 하는 그런 독한 술이다.
소주에는 절대 취하지 않는 사람들도 보드카 앞에선 패하고 마는 케이스를 종종 보았다.
그 중에서도 보드카하면 제일 먼저 생각나는 대표적인 브랜드, 앱솔루트 보드카 (Absolut Vodka).
앱솔루트 블링블링 앱솔루트 컬러
앱솔루트 보드카를 추종하여 은밀한 홍보를 하려는 것은 절대 아니다.
앱솔루트 보드카의 맛, 역사, 기업 소개.. 이런 부분은 제쳐두고
오로지 이 브랜드 제품의 컬러마케팅에 집중하여 설명하겠다.
사실 60도를 넘나드는 높은 알코올 도수에도 불구하고 사진과 같이 가지 각색의 어여쁜 색상으로
패키지를 꾸몄다는 것 자체가 조금 어울리지 않는다는 생각이 들 수 있다.
하지만 이렇게 투명한 재질과 잘 어울리는 알록달록한 색상의 병을 보면 무슨 느낌이 드는가.
상큼한 과일과 곁들여 한 잔 하고픈 욕구가 마구 솟는 것은 나뿐일까.
실제로 앱솔루트 보드카 기업 내에서
컬러를 이용한 적극적인 제품개발과 마케팅이 이뤄지고 있다.
골드 색상으로 화려함이 극에 달하는 앱솔루트 블링블링 (Absolut Bling Bling),
무지개 색을 통째로 입은 앱솔루트 컬러 (Absolute Color) 등 한정판(Limited edition)의 소개도 종종 이뤄지는 것을 보면, 컬러라는 것이 이들에게 있어서는
단순히 색상, 명도, 채도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고 할 수 있겠다.
무색, 무취의 알코올을 튀는 색상으로 감쌌다는 것. 우리 나라의 소주를 생각해보면 이런 생각이 얼마나 진보적이고 창의적인지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알코올이 투명하다고 해서 투명한 병에 재미없는 색깔로 끌씨를 썼다면 앱솔루트 보드카가 이렇게 매력적일 수 있었을까?
그렇다면 우리나라의 대표 소주와 비교해 보자.
여러 브랜드에서 나오는 소주 병은 모두 초록색이다. 생각해보면 어쩜 그렇게도 천편 일률적인지.
물론 소주를 대표하는 Identity로서 이미 '초록색'이 차지하는 부분이 크다고 할지라도
심심한 느낌이 드는 건 사실이다.
위스키는 어떤가? 위스키라고 했을 때 떠오르는 대표적인 브랜드들의 패키지 색상은 모두 브라운 계열의 어두운 색이다.
그렇다면 와인은? 수백가지의 브랜드들을 진열해 놓으면 어느 회사의 몇년산 와인인지 잘 구분할 수 있을까?
그에 반해 앱솔루트 보드카의 여러 색상의 병들은 멀리서 디스플레이 되어 있는 것을 보더라도
한 눈에 딱 알아 차릴 수 있도록 개성이 넘친다.
앱솔루트 보드카가 보여주듯 색(Color)이라는 것 자체가 제품 디자인에 있어, 그리고 공간 디자인에 있어서
큰 의미를 가진다. 물론 예전부터 그랬지만 특히 요즘같이 소비자의 '감성'에 성공적으로 어필하는 것이 중요한 시대에는
예쁘면서도 감정을 자극하는 색상을 적합하게 잘 사용하는 것이 더더욱 중요해 졌다고 할 수 있다.
투명한 알코올에 색을 입힌 앱솔루트 보드카.
컬러마케팅의 중요성을 일깨워주는 좋은 사례인 듯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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