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인생의 주인공은 나야 나, FORME족을 잡아라
KEYSTONE 서영은, 이은지, 채운슬
혼족, 욜로족, 코스파족 등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새로운 트렌드가 생겨나고 있다. 이와 같은 트렌드는 단순 취향을 넘어, 전 연령층의 소비 트렌드를 이끄는 하나의 유행 요소로 자리잡고 있다. 포미족 또한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나타난 새로운 트렌드 중 하나로, 2030을 중심으로 빠르게 퍼져 나가고 있다. 이에 따라 패션, 가구, 서비스 업계도 포미족의 수요에 맞춰 다양한 상품을 내놓고 있다. 포미(FOR ME)란 건강(For health), 싱글족(One), 여가(Recreation), 편의(More convenient), 고가(Expensive)의 알파벳 앞글자를 따서 만든 신조어로, 자신이 가치를 두는 제품은 다소 비싸더라도 과감히 투자하는 소비 행태를 일컫는 말이다. 즉, 포미족은 개인별로 가치를 두는 제품에 과감한 투자를 아끼지 않는 사람들을 일컫는다.
최근 불경기로 인해 가성비를 중시하는 가성비족이 소비를 주도하고 있지만 자신만을 위해 아낌없이 투자하는 ‘포미(FOR ME)족’ 역시 소비업계의 블루칩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25-39세 가구의 소비 지출 비중은 64.5%로 절반이 넘으며, 이 중 대부분이 건강, 여행, 자기개발, 레저, 취미 등에 지출을 더 늘리고 싶다고 답했다. 이러한 소비 트렌드는 40~50대 소비자계층에도 뚜렷이 나타났다. ‘평소 누구를 위한 소비를 주로 하는 편인가’ 라는 질문에 40~50대 응답자의 43%가 ‘본인’이라고 답했고, ‘자녀’(37%)와 ‘부모님’(5%)이 뒤를 이었다. 기존에 자녀나 부모 부양으로 정작 자신에 대한 투자는 소극적이었던 40대와 50대의 가치관이 변한 셈이다.
남성헌 G마켓 마케팅실 실장은 “자신을 위해서 쓰는 금액을 아까워하지 않고 마음껏 투자하는 소비 패턴이 특정 세대만의 현상이 아닌 전 세대의 삶의 방식으로 자리잡고 있는 것”이라며 “단순한 과소비가 아닌 가치 있는 삶을 위한 투자 개념으로 받아들여지고 있어 앞으로 관련 시장이 더욱 커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포미족의 특징은 ‘가치 소비’에 있다. 과거 고가 제품의 소비 성향이 남에게 과시하기 위한 이른바 ‘보여주기’ 경향이 강했다면 포미족에게서 나타나는 가치 소비 트렌드는 개인적이며 자기만족적인 성향이 강하다. 경기 침체의 영향으로 소비자들의 지갑이 얇아지면서 소비 심리가 위축되고 있는 가운데 포미족은 소비업계의 블루칩으로 주목받고 있다. 이 중 패션, 뷰티, 서비스, 가구, 여행, 건강 업계는 포미족을 사로잡기 위한 적극적인 마케팅으로 눈길을 끌고 있다.
남들과 다른 나만의 개성, 포미족의 D.I.Y
나를 위한 소비를 중시하는 포미족은 패션과 뷰티 제품에 크게 투자하고 있다. G마켓에서 최근 일주일간(2017년5월31일~6월6일) 고객 936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나를 위한 소비’에 대한 설문에서 최근 스스로를 위해 구입한 품목 중 가장 비싼 금액을 지불한 것을 묻는 항목에 ‘의류 및 패션 잡화(32%)’라는 응답이 가장 많았고 ‘화장품 등 뷰티 제품’이라는 응답도 11%를 차지했다. 이런 추세에 발빠르게 대처하기 위해 패션과 뷰티 업계는 포미족을 겨냥한 제품을 선보이고 있으며 특히 남들과는 다른 나만의 개성 표현과 나에게 꼭 맞는 제품에 큰 가치를 두는 포미족을 잡기 위해 DIY(Do It Yourself)가 가능한 패션•뷰티 제품이 다양하게 출시되고 있다.
프랑스 패션 브랜드 루이까또즈는 지난 2017년 3월 소비자가 손수 가방을 제작할 수 있는 DIY 제품인 펩백(Fab Bag)을 새롭게 출시했다. 펩백 (‘조합하다’를 뜻하는 ‘FAB: Fabrication’)은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이 소비자가 직접 가방의 컬러와 단추를 선택하고 조합할 수 있다.
이탈리아 패션 브랜드 구찌는 고객이 자신의 취향대로 가방 구성을 선택할 수 있는 고객 맞춤형 서비스를 지난해인 2016년 론칭했다. 이 서비스를 통해 고객이 가죽 종류와 컬러, 자수, 모노그램 이니셜 등을 자유롭게 배치할 수 있다. 구찌는 고객 맞춤형 서비스를 인기 제품인 디오니소스백을 시작으로 의류나 슈즈 등에도 점차 적용할 예정이다.
Figure1 구찌 DIY 디오니소스백
포미족을 사로잡는 이와 같은 DIY서비스는 패션 업계 뿐만 아니라 화장품 및 뷰티 업계에서도 인기를 끌고 있다. 화장품 브랜드 에뛰드하우스는 원하는 색깔과 디자인을 직접 선택해 자신만의 립스틱을 만들 수 있는 립스틱 제품을 최근 출시한 바 있으며 이니스프리에서 출시한 ‘마이팔레트’는 7가지 유형과 140가지의 색상 중 자신이 원하는 것만 골라 자신만의 메이크업 팔레트를 완성하는 서비스이다.
나를 위해 고급스럽게, 호텔 서비스
호텔은 주로 관광객을 위한 숙박 시설로 인식되어 왔다. 그러나 나를 위한 일상의 작은 사치를 중요시하는 포미족의 등장으로 특급호텔들은 점차 작은 사치를 위한 공간으로 탈바꿈하고 있다. 즉, 특급호텔에 묵지 않더라도 자신이 좋아하는 음식 또는 취미 만큼은 더 많은 돈을 투자하여 고급스럽게 즐기려는 이들이 다양한 목적으로 호텔을 찾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트렌드는 포미족의 자기만족적 성향과 ‘작은 사치’의 소비 경향을 잘 보여주고 있다.
포시즌스 호텔은 특급호텔 최초로 호텔 내에 네일바를 론칭하여 직장인 여성 포미족을 겨냥하고 있으며 남성 포미족을 위한 남성 전용 바버샵도 론칭하였다. 이와 같은 서비스는 높은 가격에도 불구하고 인기를 얻으며 고객이 매월 20%씩 증가하고 있다. 그 이유는 서비스를 받는 동안 고객 맞춤형 식음료 및 음악을 제공하는 등 고객이 자신을 위한 소비를 더욱 가치 있게 느끼도록 하기 때문이다.
한편 최근 호텔 업계는 우아하게 ‘스몰 럭셔리’를 즐길 수 있는 다양한 디저트와 요리를 선보이고 있다. 일례로 특급호텔에서 즐기는 디저트 뷔페가 20~30대 사이에서 크게 인기를 끌고 있으며 1인당 가격이 4만~6만원에 달하지만 일부 호텔의 경우 예약률이 80%에 이를 정도이다. 이와 같은 인기에 힘입어 호텔 업계는 차별화된 콘셉트의 디저트 뷔페를 앞다투어 선보이고 있다. 서울 힐튼 호텔의 경우 업계 최초로 망고 뷔페를 선보였으며 인터컨티넨탈은 ‘트로피컬 프로모션’, 쉐라톤은 ‘스윗 서머 딜라이트’ 등의 주제로 포미족의 작지만 고급스러운 소비를 자극하고 있다.
Figure2 힐튼호텔 망고뷔페
나를 위해 떠나는 여행의 대표주자 ‘포미족’
설문 결과 올들어 10명 중 9명은 자신만을 위한 소비를 즐겼다고 한다. 나를 위한 소비를 하면서 가장 ‘통 크게’ 지갑을 여는 품목은 패션이었으며, 앞으로 지출을 늘리고 싶은 분야는 32%로 여행이 1위를 차지하였다. 이는 자신이 가치를 두고 있는 제품을 적극적으로 소비하는 ‘포미족’이 늘어난 영향으로 풀이된다.
이러한 영향으로 여행 업계에서는 혼자 여행하고 모바일로 여행 정보를 검색하며 여행에 돈과 시간을 아낌없이 투자하는 여행 스타일이 트렌드로 자리잡고 있다. 1인 가구가 증가하면서 현재의 행복과 자기 만족을 중시하는 라이프 스타일의 대세로 등장한 ‘포미족’은 이러한 여행 트랜드의 중심에 자리하고 있다. 틀에 박힌 여행이 아닌 나만의 스타일에 맞춰 직접 여행을 설계하고 SNS(Social Network Service)를 통해 사람들과 소통하기를 즐기는 포미족이 여행의 새로운 패턴을 이끌고 있는 것이다.
포미족의 대표주자는 바로 ‘혼행족’ 즉, 나만을 위한 여행을 즐기는 이들이다. 하나투어에 따르면 지난해 패키지 상품을 이용한 혼행족은 25만9000여명으로 2012년 6만 2000여명 수준이던 5년 전보다 네 배 이상 증가하였다. 또한 모바일에 익숙한 젊은 층 ‘혼행족’들의 여행이 증가하면서 이들의 라이프 스타일에 맞춰 여행 패턴도 변화하여 2012년에서 2016년까지 모바일을 통한 여행의 매출이 연평균 59% 성장했다.
최근에는 젊은 층뿐만 아니라 ‘노노(No-老)족’, 60대 포미족의 여행도 증가하고 있다. 2015년 한 케이블 방송에서 노년 배우들을 주인공으로 한 해외 여행기 프로그램이 인기를 얻으면서 60~80대 노노족도 여행 소비시장의 큰 손으로 떠올랐다. 노노족은 비록 나이는 들었지만 젊은이 못지않은 열정으로 활동적인 삶을 추구하는 사람들을 일컫는다. 과거의 60대와는 달리 건강을 유지하며 젊은 시절에 모은 돈을 여행에 소비하는 60대 노노족들은 이제는 여행 업계의 새로운 소비층으로서 지구촌 곳곳을 보다 활발히 누비고 있다.
여행 업계에서는 배낭여행(자유일정)을 선호하는 젊은 층을 위해 일정은 자유롭지만 기본적인 처리를 도와주는 단체 유럽 배낭여행과 같은 상품을, 여유와 안전을 중시하는 노노족을 위해 10명 미만의 소규모 단체 상품을 내놓으면서 다양한 연령층의 포미족들을 겨냥하고 있다.
자신의 건강에 투자하는 젊은 층 ‘포미족’
오랜 기간 40~50대의 전유물이었던 건강 식품은 최근 웰빙 열풍을 타고 주 소비 연령층이 5060이 아닌 2030으로 이동하였다. 온라인쇼핑사이트 G마켓 조사에 따르면 2015년 1월부터 3월까지 렌틸콩, 각종 건강즙, 보양식, 홍삼 등 몸에 좋은 건강 식품을 구매한 주 연령층이 2030세대(55%)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트렌드에 민감한 젊은 층들이 자신에게 아낌없이 투자하는 ‘포미족’의 등장과 ‘건강을 중시하는 라이프스타일’ 열풍에 적극 참여하면서 건강을 중시하는 문화가 하나의 유행처럼 정착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식품업계에서는 건강에 좋은 성분을 포함하면서도 젊은 층의 취향을 고려한 다양한 건강식품을 출시하고 있다.
자기 관리를 위한 제품에는 구매를 망설이지 않는 ‘포미족’은 자신의 행복을 위해 ‘건강’과 ‘피로회복’등 일상 속 자기관리를 위한 제품에 많은 관심을 보인다.
실제 최근 3개월간 건강보조식품을 구매하는 연령대의 구성비의 경우 30대가 28.6%로 연령대 중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현상은 스스로 건강을 챙기는 경향이 증가하고, 본인을 위한 소비에는 망설임이 없으며, 쉽고 간편하게 섭취할 수 있는 다양한 상품들이 출시 되면서 라고 풀이되고 있다.
건강보조식품 외에도 바쁘고 지친 젊은 층에게 제격인 ‘안마기’, ’안마의자’를 찾는 사람들도 증가하였다. 자신을 위한 ‘헬스 케어’에 아낌이 없이 지출하는 젊은 층의 라이프 스타일과 ‘스몰 럭셔리’ 소비 트렌드 출현이 맞물린 것으로 보인다. 이는 시장 변화와 함께 건강, 휴식을 중요시하는 사회적 분위기가 형성이 되었고 특히 과중한 업무 등으로 만성피로와 스트레스에 노출된 젊은 직장인들이 안마의자를 통해 휴식과 건강을 지켜가는 현상으로 파악된다.
또한 현재의 건강 뿐만 아니라 미래의 건강을 대비하여 질병보장 보험을 가입하는 젊은 포미족이 증가하고 있다. 현대라이프생명에 의하면 ‘현대라이프 ZERO’ 상품의 가입자 중 20~30대의 비율이 60%로 높게 나타났다고 밝혔다. 2015년 보험소비자 설문조사에 따르면 생명보험 종목별 개인 보험 가입률은 질병보장 보험이 70.2%로 가장 높았다. 2014년 대비 0.6%가 늘었고 특히 2030대의 가입률이 각각 1.8%, 1.5% 상승했는데 이는 포미족의 대부분인 젊은 층을 중심으로 이러한 트렌드가 나타난 것으로 보인다.
전통적으로 생명보험은 가족이 가입의 기본 구성 단위였으며 대부분 가장이 혹시 모를 사고에 대비해 가족을 위해 준비해야 하는 책임이자 의무로 인식되었다. 그러나 최근 가족을 위한 희생보다 나 자신에 대한 투자를 중요시 하는 경향이 커지면서, 생명보험도 현재의 삶을 건강하게 누릴 수 있도록 나를 보호해 주는 수단으로 그 역할이 변화하고 있다.
매출을 올리는 포미족 마케팅
여러 업체가 포미족 겨냥 마케팅으로 매출을 올리고 있는 와중에 가장 눈에 띄는 곳 중의 하나는 ‘대형마트’이다. 롯데마트는 포미족 공략을 위해 작년부터 전단 표지에 풋케어 및 네일 관련 상품을 처음으로 올리고 있다. 그전에는 수박, 삽겹살 등 식품 위주였으나 해당 미용 상품 수요가 늘어난 것을 반영한 것이다. 롯데마트에 따르면 작년 1월~5월까지 '풋케어용품' 매출은 전년 같은 기간보다 6배 이상 늘었고, '네일용품' 매출도 5배 가까이 증가했다. 마트 측은 풋케어샵, 네일샵 등을 이용해본 포미족들이 '셀프 케어'상품을 본격적으로 구매하기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실제 롯데마트에서는 같은 기간 작은 사치 용품으로 분류되는 디퓨저와 향초 매출도 각각 124%, 91% 늘었다. 또 스포츠 용품 중에서는 유독 헬스용품 매출만 17.9% 늘었는데 이는 자기 관리에도 열중하는 포미족의 소비 성향이 반영된 것이라고 마트측은 분석했다.
포미족의 향후 전망
이처럼 포미족의 입맛을 사로잡기 위한 기업들의 다양한 노력은 앞으로 얼마나 지속되어야 할까? 전문가들의 전망에 따르면 이러한 노력은 꽤나 오래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저성장, 이혼 및 여성의 경제활동 증가, 고령화 등을 이유로 국내 1인가구가 35%에 육박하게 된 가운데 가족을 위한 소비가 아니라 ‘나를 위한 소비’는 더욱 증가할 것이라 예상되고 있다.
출처
에너지 경제, 유통업계, 포미족을 잡아라,2017.04.05
네이버 지식백과, 포미족 [For Me 族] (트렌드 지식사전, 2013. 8. 5., 인물과사상사)
이데일리, ‘“나를 위해 100만원쯤이야”...‘포미족’에 패션·여행상품 관심’, 2017.06.09
연합뉴스, ‘지구에 하나 뿐'…가구, 화장품, 명품으로 손수제작 제품 확산’, 2017.03.14
이데일리, ‘내가 만든 명품 가방..포미족 위한 DIY 시대’, 2017.03.25
연합뉴스, ‘특급호텔들, '포미족' 위한 작은 사치 공간 변신’, 2016.03.29
아주경제, ‘호텔 미식에 부는 변화의 바람...‘1인 가구’ ‘가치소비’ 트렌드 적용’, 2017.04.14
디트NEWS24, 식품업계 2030 젊은 층 공략 키워드는 F·U·N, 2015.5.13
Cnb NEWS, 현대라이프생명 “미래불안 2030포미족, 군더더기 없는 ZERO 상품 가입 늘어”, 2016.4.25
중앙일보, [라이프 트렌드] 어디가 좋을까 어떻게 즐길까 앱에게 물어봐, 2017.7.11
위클리 오늘, 1인 가구 ‘포미족, 새로운 헬스케어 소비자 층으로 부상’, 2017.2.21
매일일보, 신세계 센텀시티 “자신의 건강에 투자하는 젊은 고객 ‘포미족’ 늘어”, 2017.4.18
한국경제, [여행의 향기] 혼자 훌쩍 떠난다...요즘은 ‘포미족’이 대세, 2017.4.23
헤럴드경제, [여행트렌드③] ‘노노(No-老)족’ 60대 포미족, 해외여행 급증
한경business, 1인 가구 소비만 ‘나홀로 성장’… 120조원 시장을 잡아라, 2016.11.1
파이낸셜뉴스.'포미족' 증가에 풋케어, 네일용품 매출 쑥".2015.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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