롤리타렘피카?
달콤하고 여성스러운 향기와 몽환적인 이미지로 사랑을 받고 있는 아모레퍼시픽의 향수 브랜드. 수입 향수가 대세인 국내 향수 시장에서 에스쁘와와 함께 국산 향수의 입지를 지키고 있는 몇 안되는 스테디 셀러이지만 정작 롤리타렘피카가 국산 브랜드임을 아는 사람들은 많지 않습니다. 롤리타렘피카는 텃세 심한 프랑스 화장품 시장에서 한국 브랜드가 성공한 첫 사례입니다. 롤리타렘피카가 즉, 아모레퍼시픽의 해외(프랑스, 유럽)진출의 실패, 성공의 행보를 보여준다고 할 수 있습니다. 참고로 하버드 비지니스 케이스로도 사용될 정도로 해외에서도 유명한 이야기가 되었네요.
여성스럽고 동화처럼 몽환적인 컨셉. 이 사과모양 버틀의 향수를 남자들도 한 번쯤은 본 기억 있을 듯!
프랑스진출의 꿈, 연이은 좌절
태평양이 유럽시장의 스탠다드라 할 수 있는 프랑스에 '순(SOON)'이란 토종 브랜드로 첫 진출 한 것은 1988년. 'made in Korea'를 유지하면서 대리점을 통해 판매했지만 아무도 이름도 들어보지 못한 후진국의 화장품을 들여다보지도 않았습니다.(88년이면 서울올림픽이 개최돼서 이제 막 한국이 전쟁 후유증을 딛고 일어나기 시작하는 발전도상국으로 알려질까 말까한 시기네요...) 결국 95년 '순' 판매를 중단합니다.
'순'의 실패 경험으로 얻은 교훈 하나. 바로 'made in Korea'의 이미지를 탈피하는 것이 급선무라고 생각한 태평양은 현지 공장을 인수, 법인을 세워 '리리코스(Lirikos)'란 자체브랜드를 'made in France' 브랜드로 출시했습니다. 그러나 프랑스산(産) 브랜드로 이미지 변신을 하기는 했지만 현지 시장에 대한 이해 부족, 한국 경영진 중심으로 이루어지는 의사 결정권 등의 문제로 리리코스 역시 성공적일 수 없었습니다.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 현지화가 포인트!
두 번의 실패 끝에 태평양은 성공의 열쇄가 단지 이미지 변화가 아닌 '프랑스이미지 + 철저한 현지화'에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됩니다.
1. 한국의 기초케어 부문의 기술력을 살려 기초라인 공략을 하려고 했지만 프랑스 소비자의 피부 특성을 생각했을 때 현지 브랜드보다 경쟁력이 떨어질 수 밖에 없다.
2. 프랑스 화장품시장은 향수나 색조화장품이 주력을 이룬다.
3. 프랑스 법인에서 한국인에 의해 대부분의 의사결정이 이루어 짐으로써 내부 마찰과 갈등이 일어나고 대외적으로도 'made in France'의 효과가 반감된다. 등등
이와 같은 점에서 태평양은 기초라인이 아닌 향수로 과감히 노선을 바꾸고, 프랑스 여성 디자이너인 Lolita Lempicka의 이름을 건 새로운 향수를 출시했습니다. 유니섹슈얼 대세 속에서도 페미닌으로의 회기를 원하는 틈새시장을 공략, 직원들도 현지인을 채용, 시장의 트랜드, 소비자에 대한 철저한 이해를 통한 현지화가 성공으로 이어졌습니다. 그 결과 06년에는 새로운 라인 'L'을 출시, 현지 매출도 꾸준히 성장해서 2~3%의 점유율을 기록하며 향수 시장 4위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매출 1,2위인 '앤젤', '샤넬No.5 m/s 3~4%)
끝이 좋으면 다 좋다? 아직 끝이 아니기에...
아모레퍼시픽은 롤리타렘피카를 첨병으로 프랑스, 유럽시장 확장을 시도, 글로벌 10위 브랜드로의 도약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한국 브랜드가 세계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고 성장하는 것은 매우 자랑스러운 일인 한편, 조금 아쉬운 점이 있다면 그 성공의 핵심이 '한국이라는 이미지 탈피'에 있다는 점입니다.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아시아 화장품 브랜드 '시세이도(Shiseido)'의 경우를 보면 'made in Japan=>Premium, sophisticated의 이미지를 잘 유지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실제로 롤리타렘피카는 시세이도의 향수라인 '이세이 미야케', '장 폴 고티에' 등의 현지화 전략을 벤치마킹한 것인데, 특히 '이세이 미야케'의 경우는 세계적인 일본인 디자이너의 이름을 향수 브랜드로 착용함으로써 일본적이면서도 세련된 이미지를 유럽에 알린 사례입니다. 롤리타렘피카의 경우는 어떨까요. 세련된 프랑스 이미지로 현지화에 성공했지만 롤리타렘피카=>아모레퍼시픽=>세렴됨, 프리미엄=> Korea라는 연결고리가 아직 미약한 현실입니다. (참고로 시세이도=資生堂은 우리나라에서 보면 '자생당'! 발음이 아무리 세련되어 보여도 현지언어로 하면 촌스럽거나 어색한건 일본브랜드나 우리나라브랜드나 마찬가지인 것 같아요!ㅎ)
아모레퍼시픽의 '라네즈'의 경우 중국시장에서 'made in Korea'가 프리미엄의 이미지로 받아들여져 성장하고 있는 사례이긴 합니다. 그러나 어디까지나 중국시장에서의 이야기이고 세계시장으로 시야를 넓혔을 때, 한국의 이미지는 문화 주도국에서 아직 멀기만 합니다. 롤리타렘피카의 프랑스에서의 성공이 끝이 아니기에, 아모레퍼시픽이 향후 이것을 시작으로 Korean Beauty의 이미지를 세계에 알리는 데에도 한 몫 해주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삼성, LG가 휴대폰, 가전으로 made in Korea=>IT 강국이란 이미지를 굳힌 것처럼 Amore Pacific=>made in Korea=> ?? 라는 한국만의 美라는 기준을 세계에 정착시키는 것도 가능하지 않을까요?
작성자: 김선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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