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KEA의 이색 체험 마케팅
L.LESS 이다희
거대한 공룡의 등장, IKEA
오픈 한 달 만에 100만 고객 돌파. 지난 2014년 말, IKEA 광명점이 세운 기록이다. 하루에 단 한 명의 고객도 방문하지 않는 경우가 허다하다는 여타의 가구 매장들과 매우 대조되는 기록이다. 사실 IKEA 매장이 오픈하기 전부터 국내 가구 업계는 떠들썩했다. “가구 공룡”이라고 불리는 IKEA의 등장에 국내 가구 업계는 두려움에 떨면서도, 소비자들의 주거 문화에 대한 긍정적 변화를 기대했다. 그만큼 IKEA는 큰 영향력을 가진 거대한 기업이었다.
IKEA의 시작은 스웨덴의 작은 시골마을에서였지만, 지금은 전세계에 약 350개의 매장을 가지고 있으며, 1분에 1400명이 매장을 방문하는 거대한 글로벌 가구 브랜드로 성장했다. IKEA의 이러한 성장의 동력은 가성비, 즉 낮은 가격과 좋은 디자인이다. IKEA는 플랫 패키징과 캐시 앤드 캐리 시스템을 통해 저렴한 가격대를 유지한다. 완성된 가구가 아닌, 분해된 상태로 판매하고, 고객에게 배송 및 조립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음으로써 원가를 절감함과 동시에 고객들의 성취감을 불러일으키는 것이다. 더불어 IKEA는 좋은 디자인을 대중적인 디자인으로 정의하고, 소비자들에게 심플함과 실용적인 디자인으로 다가갔다. 이렇듯 IKEA에서 가성비는 빼놓을 수 없는 성공 요인이다.
가성비를 중요시하는 IKEA의 Brand Identity는 프로모션에서도 드러난다. IKEA는 비용이 많이 드는 TV광고보다는 오프라인 프로모션을 선호한다. 더불어 비용 대비 효과를 극대화한 창의적인 프로모션 사례들이 많다. 여기서는 이러한 IKEA의 ‘별난’ 체험 마케팅에 대해서 알아보고자 한다.
이색 체험 마케팅 Who said bathroom should be just a Loo?
모두들 한번쯤 “간이 화장실”을 보거나, 이용해 본 적이 있을 것이다. 그 이미지가 어떠한가? 보통 지저분하고, 냄새 나는 비위생적인 이미지가 떠오를 것이다. 2012년 밀라노 국제 가구 박람회, 이 곳에도 하나의 간이 화장실이 있었다. 겉모습은 우리가 생각하는 평범한 간이 화장실이다. 그러나 이 화장실의 문을 열고 들어가면 약 20평 남짓의 호텔 욕실과 같은 깔끔하게 인테리어 되어 있는, 화장실(Loo)이 아닌 욕실(bathroom)이 있다. 그리고 욕실 내부는 모두 IKEA 제품들로 인테리어 되어 있다.
이러한 깜짝 이벤트는 바로 IKEA가 ‘밀라노 국제 가구 박람회’에 직접 전시를 하지 않는 대신 진행한 “Who said bathroom should be just a Loo?”라는 프로모션 이었다. 소비자들이 부정적인 이미지의 간이 화장실을 생각하고 들어간 화장실에 깔끔하게 인테리어 된 욕실이 등장하도록 하여 소비자들에게 강렬한 브랜드 이미지를 남길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소비자들은 욕실 안에 있는 IKEA의 제품들을 편하게 구경했고, 체험해 보기도 하였으며, 촬영을 하기도 했다. 이러한 체험 프로모션을 통해 IKEA는 소비자들에게 깔끔하고, 머물고 싶은 공간으로서 긍정적인 브랜드 이미지를 형성할 수 있도록 했다. 특히 가구 전시회에서 직접 가구를 전시하는 것이 아니라 프로모션을 통해 차별화된 브랜드 이미지를 남기고자 했다는 점이 매우 인상적이다.
이색 체험 마케팅 The IKEA Apartment
2012년 1월 9일, Auber역 안에 두 채의 소형 아파트가 생겼다. 그리고 실제로 5명의 남녀가 룸메이트가 되어 6일 동안 아침부터 저녁까지 이 아파트에서 생활했다. 지하철을 이용하는 수많은 사람들이 이 5명의 남녀가 먹고, 자고, 일하고, 운동하는, 다양한 모습을 보게 되었다. 이러한 프로모션을 통해 IKEA는 실제로 IKEA를 이용해보지 않은 소비자들이 IKEA 가구에 대해 간접적으로 체험하도록 하여 IKEA 가구에 대한 강렬한 인상을 남기는 데에 성공했다. 뿐만 아니라 당시 파리는 소형 아파트에 거주하는 소비자들이 크게 늘어나고 있는 상황이었다. 이러한 상황에서 소형 아파트에서 IKEA의 공간 절약형 가구를 사용하는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IKEA를 통해서라면 소형 아파트에서도 편안하게 공간을 활용할 수 있다는 점을 소비자들에게 어필 할 수 있었다.
이색 체험 마케팅 공공장소를 이용한 체험 마케팅
IKEA는 공공장소에서 자신들의 제품을 직접 체험해 볼 수 있도록 하는 일상 속 체험 마케팅을 지속적으로 시행해오고 있다. 이러한 사례로 대중 교통을 이용하는 사람들을 위한 체험 마케팅이 있다. IKEA는 파리의 주요 지하철역의 의자를 IKEA의 쇼파로 바꾸어 지하철을 이용하는 소비자들에게 IKEA 제품을 체험함과 동시에 편안한 휴식을 취할 수 있도록 해주었다. 또한 파리의 12곳의 버스 정류장을 거실 컨셉으로 바꾸고, IKEA의 쇼파를 배치하는 프로모션을 진행하기도 했다. 두 가지 모두 단기적으로 진행한 프로모션이었지만, 소비자들에게 신기하고 재미있는 하루를 선물함으로써 IKEA에 대한 긍정적인 브랜드 이미지를 형성하는 데에 기여할 수 있었다.
하지만 이러한 체험 마케팅은 ‘이색’ 체험 마케팅이라고 하기에는 다소 평범하다. IKEA의 창의성은 2010년 프랑스 30번째 지점 오픈을 기념한 프로모션인 “Climbing Wall”에서 더욱 발휘된다. “Climbing Walll”은 일반 아파트의 구조를 수직으로 옮긴 벽에 IKEA의 가구들을 배치해놓은 벽이며, 이 벽을 공공장소에 설치하고, 참가자들이 직접 이 벽을 등반하는 퍼포먼스를 보였다고 한다. 이러한 프로모션을 통해 IKEA의 가구 디자인을 한 눈에 보여줌과 더불어 내구성이 약하다는 IKEA의 브랜드 이미지를 없앨 수 있었다.
이색 체험 마케팅 환상의 나라, “Man Land!”
지금까지 소개한 사례들이 게릴라 방식으로 이뤄진 것들이었다면, 마지막 사례는 IKEA를 찾아오는 사람들을 상대로 한 조금 다른 방식의 체험 마케팅의 사례이다. 주로 가구와 주방용품 등을 판매하는 브랜드 특성상, IKEA의 고객들은 대부분 여성들이다. 이렇게 여성들이 많이 방문하는 곳에 빠질 수 없는 공간이 있다. 바로 어린이 놀이터! 특히 IKEA 매장은 규모가 크고, 동선이 복잡하게 구성되어 있기 때문에 아이들과 함께 쇼핑하는 것이 부담스러운 주부들을 위해 키 135cm의, 혼자서 화장실 이용이 가능한 어린이들이 입장 가능한 “Small Land”라는 어린이 놀이터가 있다. 하지만 어린이 놀이터는 백화점, 마트, 음식점, 어디서든 쉽게 볼 수 있는, 크게 특별할 것 없는 공간이다. 여기서 소개하고자 하는 공간은 “Small Land”가 아닌 “Man Land”이다.
앞서 말했듯 IKEA의 주요 소비자는 여성들이다. 그런데 IKEA는 왜 남성들을 위한 “Man Land”를 만들었을까? 의아할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IKEA가 “Man Land”를 만든 데에는 분명한 이유가 있다. IKEA는 분명 여성 소비자들을 주요 타겟으로 하지만, 캐시 앤드 캐리 시스템으로 인해 IKEA를 방문하는 여성들은 대부분 자신들의 짐을 들어줄 남성들과 동행한다. 그러나 남성들은 쇼핑을 싫어하는 경우가 많으며, 가구와 주방용품은 더더욱 남성들의 관심사와 거리가 멀다. 그래서 IKEA는 “Man Land”, 우리말로 하자면 “남자 보관소”라는 공간을 만들게 된 것이다. 이곳에는 편안한 쇼파와 각종 오락기, 남성 잡지, 먹거리 등이 구비되어 있으며, 여성들이 남성을 잊고 가지 않도록 30분마다 알림이 제공되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이러한 IKEA의 남자 보관소는 쇼핑을 좋아하지 않는 남성 소비자들을 고려한 이색 마케팅으로, 남성 고객들로 하여금 피곤한 쇼핑에서 벗어날 수 있게 하여 IKEA의 쇼핑 경험에 대해 긍정적인 호응을 얻었으며, 여성 고객들 또한 쇼핑을 방해 받지 않게 되어 만족스럽다는 반응을 보였다고 한다. 뿐만 아니라 IKEA는 남성 고객들로 인해 쇼핑 시간이 줄어드는 것을 방지하게 되어 매출에도 긍정적인 효과를 보게 되었다고 한다.
<광명 Small Land> <시드니 Man Land>
사례의 시사점
지금까지 IKEA가 시행한 이색 체험 마케팅들을 살펴보았다. 앞서 언급했듯이 IKEA는 프로모션의 측면에서도 비용 절감을 실천하고자 한다. 그래서 비용이 많이 드는 TV광고보다는 오프라인 프로모션을 선호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IKEA는 ‘창의적’이고, ‘참신한’ 오프라인 프로모션을 통해서 비용 대비 큰 효과를 얻고 있다. 특히 주목할 만한 점은 이케아의 이색 체험 마케팅은 일상을 기반으로 한다는 점이다. 소비자들의 일상에 침투하여 편견을 깨는 반전의 경험이나, 일상 속 소소한 행복을 선사함으로써 IKEA 브랜드에 대한 소비자들의 ‘Total Customer Experience’를 높이는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Total Customer Experience’는 단기적으로 소비자들의 브랜드 친숙도와 신뢰도를 높여준다. 그리고 장기적으로 소비자들이 긍정적인 브랜드 이미지와 스토리를 형성할 수 있도록 하여, 소비자들의 브랜드 선택 기준이나 구매 등에 영향을 미친다. 지금까지의 IKEA의 이색 체험 마케팅의 사례를 통해 적은 비용으로도 창의적인 아이디어만 있다면, 충분히 소비자들의 ‘Total Customer Experience’를 높이고, 브랜드 스토리를 전달할 수 있다는 점을 실제적으로 살펴볼 수 있었다.
출처 :
http://blog.naver.com/happypanchok/100157525803
https://www.facebook.com/media/set/?set=a.468010541331.258036.27190261331
http://blog.naver.com/gingjae/220148639192
http://blog.naver.com/thepstudio/220547671983
http://twitpic.com/6roiad
15기 이다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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