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케팅 리서치] 마케팅과 문화인류학의 만남 - Ethnography를 중심으로

 현재 신제품 마케팅을 수강하는 학회원들은 제목을 보고 아 무슨 내용이겠구나. 하고 짐작이 올겁니다. 반면 마케팅에 관심이 덜 한 사람은 도대체 마케팅과 문화인류학이 무슨 관계가 있을까 하고 의문을 가질 수도 있구요. 하지만 '문화인류학'이라는 용어가 새로울 뿐인지 실제 마케팅 조사 기법에는 이 문화인류학에 기초한 것들이 많이 있습니다. 밑에 한 모 양이 잘 설명해준 것처럼 마케팅의 정성적 조사 기법 중 상당수(ZMET, Laddering, FGI의 발전 형태인 FGD 등 / 전부 다라고 단언할 수 있는지는 짧은 지식탓에 확실치가 않습니다;;;)가 문화인류학 조사 기법에서 발전한 것들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하나도 놓칠 수 없다.

그렇죠. 잘 들여봐야 합니다.

 마케팅, 정확히는 마케팅 리서치에서 문화인류학 연구 방법의 활용이 어떻게 이루어지는 지 살펴보기 위해 핵심적인 개념이 있습니다. 바로, 'Ethnography' 우리말로 민족지, 민속지, 혹은 문화기술지 등으로 다양하게 번역되어 사용되고 있는데요, 인류학에서의 개념은 현지 조사를 바탕으로 다양한 민족의 사회 조직 혹은 생활 양식 전반에 관한 내용을 체계적으로 기술한 자료를 뜻합니다. 원주민의 삶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그들의 공동체 내에서 라포(Rapport)를 형성하며 함께 살 비비며 살아가야 한다는 거지요.

허구로 Ethnography를 지어낼 수 있을까?

 

이 Ehnography를 마케팅 리서치에 적용시키면 자연스러운 환경에서 소비자들을 관찰하고 상호 작용을 하면서 인간의 행동, 신념 및 선호를 자세하고 깊이 있게 관찰하는 조사 방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것으로 그치지 않고 보다 핵심적으로 접근하려면 '참여한다'라는 개념이 추가되어야 할 것 같은데요. 즉 '동행구매 참여관찰' 이라든가 '가정방문 참여관찰' 등 보다 적극적으로 그들의 생활 패턴을 읽어내려는 시도가 필요하다고 생각됩니다.

어느 매장 순으로 도는지.

지불 수단은 무엇인지.

이제 어느 정도 Ethnography에 대해 이해가 되셨겠죠?

그럼 지금부터 실제로 Ethnography 방법을 이용한 마케팅 조사 사례를 보여드릴게요.

우선 P&G 얘기입니다. P&G는 특이하게도 직원이 소비자들과 일정 기간 동안 같이 생활하도록 하는 'Living it'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고 하는데요. 고객의 집에 찾아가 생활 패턴을 참여 관찰하고 쇼핑도 함께 다니며 제품에 대한 의견을 나눈다고 합니다. 그 결과물로 지난 2004년에 멕시코 가정을 관찰 결과 1) 멕시코인들이 경제 사정으로 옷을 여러 벌 구입하지 못하기 때문에 세탁을 중요시 여기지만 동시에 2) 실제로 세탁 시 소모되는 물을 많이 아까워한다는 사실을 발견하게 됩니다. 이에 P&G는 세탁 시 여러 번 헹구지 않아도 돼 불필요한 물의 사용을 최소화한 섬유 유연제를 출시하게 되고 대히트를 쳤다고 합니다.

우리 제품으로 물 아끼세요.

다음은 인텔의 중국 시장 진출 사례입니다. 인텔은 제품 주기에서 신제품 도입이 필요하다 여겨질 때 가능한 시장을 예측한다음 마켓 리서쳐들을 보낸다고 하네요. 그렇게 해서 중국 각 가정을 방문한 인텔은 중국 부모가 자녀 교육에 대해 지대한 관심을 보이는 것을 발견하게 됩니다. 하긴 부모가 자녀 교육에 관심이 있는 건 세계 어디서나 마찬가지겠죠. 하지만 인텔은 여기서 더 나아가 중국의 부모들이 자신의 아이들이 컴퓨터에 보내는 시간을 단속하고 싶지만 부모들에게 컴퓨터는 너무나 다루기 힘들다는 사실도 깨닫게 됩니다. 여기에 착안한 인텔은 중국 시장을 겨냥해 열쇠로 잠글 수 있는 컴퓨터를 개발, 출시하여 엄청난 호응을 얻었다고 하네요.

부모님의 마음은 이런걸까요..?

구글에서 marketing과 ethnography를 함께 검색하면 수백만 건의 자료가 나오는 것으로 보아 이제 정말 무시할 수 없는 흐름인 것 같네요. 이미 몇몇 국내 기업도 아이디어를 도입하여 활용하고 있다는 ethnography. 마케팅 리서치에 앞으로 계속 어떤 변화를 가져올 지 기대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