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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rketing Review/2010년

이미지, 스토리 텔링 그리고 넥센의 스토리 가능성


초창기의 광고는 정말 단순했습니다. 단순히 제품이나 서비스에 대한 정보와 특징을 나열하는 정도의 광고였을 뿐 그이상 그이하도 아니였습니다. 왜냐하면 그정도만 하더라도 그들의 상품이 잘 팔렸기 때문이지요. 하지만 경제가 발전하고 경쟁이 심화되면서 기업들은 난관에 봉착하게 되었습니다. 기존의 소비자를 고려하지 않았던 상품 중심의 광고가 부족하다는 것을 알아차렸기 때문입니다. 비슷비슷한 성능과 외향, 대중화된 서비스를 제공하게 되면서 기업들은 그 이상의 것을 광고를 통해서 제공해야 될 필요성을 갖게 되었고 이제 소비자에 집중하게 되었습니다.

, 소비자들이 어떻게 그들의 제품과 브랜드를 인식하는지 또는 어떠한 방향으로 인지하게 만들 것인지에 대해서 골똘히 생각하게 된 것입니다. 따라서 소비자들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파악하는데 집중하였고 거기에 그들의 상품과 서비스를 이미지화 하여 소구시키는데 집중하였습니다.


 

 

 

 여기 초창기와 현대의 전형적인 광고 포스터 두개가 있습니다. 둘의 차이를 정말 명확하게 보여주는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과거의 것은 딱 봐도 무엇을 위한 광고인지 알겠지만 아래쪽의 이미지화 된 광고는 언뜻 보기엔 이해가 잘 가지 않아 잠시 생각할 시간을 필요로 합니다. 아마 오른쪽 위의 글이 없다면 평생 모를 수 도 있을 것 같습니다. 설명을 하자면 하마를 삼킨 개구리의 모습으로 소니 USB를 광고하는 것인데 성능에 관한 설명은 하나도 없고 사진 한장으로 모든 것을 표현 하였습니다.

 

 그 뒤로 정말 많은 광고 기법들이 나타나고 유행을 타고 광고 시장을 선도하였습니다. 그들의 제품을 포장하고 전달하는 기법들에서 이제는 단지 장소, 기회 또는 계기만 제공하고 소비자들 스스로 그 이미지를 만들어 가도록 하는 방법까지 말입니다. 하지만 기업들은 다시 한 번 문제점에 봉착하게 되었습니다. 각종 광고 기법들은 마치 감기와 같아서 한 번 효과를 본 후에는 소비자들이 면역력이 생겨 버려서 점점 무감각해지기 때문입니다. 기업들은 점점 더 자극적이고 신선한 것들을 찾게 되었고 몇 몇 전문가들은 그것도 곧 한계점에 도달 할 것이라 예상하고 있습니다. 마치 해가 지날수록 점점 더 잔인해 지고 선정적이 되어 가는 영화처럼 말입니다.

 
















(최초의 공포영화 칼리가리박사의 밀실과 현대의 호러물의 비교 정말 차이가 나죠?)

 

그래서 스토리 텔링이 그동안 쌓인 먼지를 털어 내고 다시 각광을 받고 있는 것 같습니다. 바로 대중들의 마음을 끌어 올 수 있는 근본적인 대안으로 말입니다. 왜나하면 스토리 텔링이 가지고 있는 힘 때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빠르게 변화하는 세상속에서 이성적인 정보와 수치보다는 감성으로 포장한 스토리가 쉽게 관심을 끌 수 있고 그것을 오래 기억시킬 수 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근본적인 힘은 바로 사람들이, 대중들이 이야기를 항상 듣고 싶어한다는 점 때문입니다. 마치 매번 보는 신파극에 눈물을 흘리는 것과 같은 이치로 말입니다.

 

스토리텔링은 어찌보면 정말 진부한 개념입니다. 정말 오래전부터 널리 알려져 있을 뿐만 아니라 이미 널리 사용되고 있고 성공사례들이 수두룩 하게 있기 때문입니다. 인테넷 검색 한번이면 그 성공사례과 스토리까지 알 수 있습니다. 하지만 여기서 중요한 것은 스토리라는 것이 낡고 너덜너덜한 개념이라는 것이 아니라 바로 근본이라는 것입니다. 천차만별의 광고 기법들과 정교한 소셜미디어 툴들은 아무리 뛰어나더라도 스토리를 꾸미는 포장지는 될 수 있을 뿐 그것을 대체할 수는 없는 한계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렇기에 이야기가 중요한 것입니다.

 

그래서 나름대로 생각을 이어가는 김에 이야기 거리가 될만한 소재를 가지고 있는 곳이 없나 고민해 보았는데 문득 떠오른 것이 넥센 히어로즈. 저도 한때에는 야구에 관심이 있었습니다. 넥센의 전전 구단인 현대 유니콘즈 시절에 말입니다. 현대 유니콘즈가 사라지면서 멀어졌다가 우연한 기회에 그 후신인 넥센 히어로즈에 관심을 갖게 되었는데 현대 시절과는 다르게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우선 넥센 이야기를 더 하기 전에 혹시 공군 에이스라는 팀을 이야기해 보고 싶습니다. 공군 에이스. 이름에서부터 어떤 팀인지 짐작이 가시죠? E-스포츠계의 상무정도 되는 팀이라고 생각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예전과는 다르게 E-스포츠도 스포츠의 종목으로 인정받는 환경이 조성되어서 많은 분들이 알고 있을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제가 왜 이런 이야기를 꺼냈느냐하면 이 E-스포츠 팀인 공군 에이스도 불과 몇 년전에 넥센과 어찌보면 비슷한 위기를 겪었고 그 위기를 넘어서는데 스토리 텔링이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위의 그림은 공군이 해체의 기로에 서 있을 때 제작하였던 포스터 중의 하나입니다. 포스터 외에도 케이블에서만 방송되었던 감동적인 홍보영상을 기억하시는 분들도 계실 거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저 시기에 공교롭게도 공군 현역병으로 복무 중이었기 때문에 조금 더 남들보다 많은 소식을 들을 수 있었는데 제가 기억하는 바 상황은 좋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그 시기의 한가운데 포스터와 홍보영상이 제작되었습니다. 내용은 공군 에이스 팀에 대한 사회적 의의나 기능에 대한 것이 아니라 이야기였습니다. 공군 에이스가 E스포츠에서 가지는 의의를 이야기로 풀어내었고 그것이 현역 선수들의 마지막 열정을 불태우는 장소라는 이미지와 선수들 개개인의 이야기가 잘 결합되어 스타크래프트라는 게임에 관심이 없던 사람들에게 영향을 주고 공감대를 형성시켜 주었습니다. 많은 사람들은 그들이 마지막으로 불태우는 열정을 보고싶어 하였고 결국 여론을 호전시키는데 도움이 되었습니다. 종전에는 팀이 존속할 수 있도록 하는데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공교롭게도 넥센 히어로즈가 당시 공군 에이스와 비슷한 요소들을 여럿 공유하고 있습니다. 팀해체의 위기, 어려운 환경, 리그내에서의 순위 그리고 그와 무관한 선수들의 노력과 열정 등등이 말입니다. 하지만 차이점이 있다면 넥센은 공군과 달리 이러한 이야기 소재들을 활용하려는 것 같이 보이지 않는 다는 것이고 이점이 제일 아쉬운 점 입니다. 마케팅에 관심이 있는 사람으로서, 전신 현대 유니콘즈의 팬으로서 히어로즈가 이러한 소재들을 사용하여 다시 비상하는데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바램을 밝히며 글을 마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