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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rketing Review/2015년

디지로그 마케팅(Digilog Marketing)

감성과 기술이 융합하다 : 디지로그 마케팅(Digilog Marketing)




1. 서론 : ‘디지로그(Digilog)’의 등장




 현대사회는 ‘디지털 사회’로 빠르게 전환되고 있다. 단기간에 기술의 발전이 가속화되면서 과거에는 상상하지도 못했던 기술과 기계들이 어느새 우리 삶에 깊숙하게 자리하고 있다. 사전적 의미의 디지털은 0과 1이라는 각각의 이진수를 나타내는 ‘비트’로 모든 정보를 담아 내는 것을 일컫는다. 때문에 디지털에는 형체가 없고 오직 기호화된 정보만이 있다. 이와 대비되어 아날로그는 구체적인 형체를 가지고서 정보가 전달되는 것을 말한다. 신문, 잡지, 책, 서류, 바늘 시계 등이 그것이다. 오늘날 우리의 모든 삶이 디지털화 되어 있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현대는 디지털과 아날로그가 뒤섞여있는 과도기적 상태라고 볼 수 있다. 이렇게 아날로그에서 디지털로 이행하는 과도기적인 맥락 속에 ‘디지로그(digilog)’라는 새로운 개념이 등장했다. 디지로그’는 디지털(digital)과 아날로그(analog)의 합성어로 아날로그 사회에서 디지털 사회로 전환하는 과도기 자체 또는 디지털 기술과 아날로그 정서가 융합하는 첨단기술을 의미하는 말이다. 디지로그 기술은 컴퓨터를 비롯한 다양한 전자기기에 접목되고 있으며 또한 다양한 서비스와 함께 효과적인 마케팅 전략으로 각광받고 있다. 그렇다면 디지로그 기술이 마케팅 분야에서 어떻게 활용되고 소비자들에게 다가가는지 알아보도록 하겠다. 



2. 디지로그 마케팅의 정의와 개념


  디지로그 마케팅은 디지털 제품이나 디지털 기술을 사용한 서비스가 향수, 추억, 정, 그리움과 같은 아날로그적 정서에 대한 욕구를 반영하는 마케팅을 말한다. 아날로그적 정서를 자극하는 마케팅이기 때문에 ‘펀 마케팅’, ‘웜 마케팅’과 함께 감성 마케팅의 한 패턴으로 볼 수 있다. 시간이 갈수록 정보기술(IT) 기업들간 기술수준이 비슷해지면서 기술 그 자체로는 더 이상 소비자들에게 차별화되기 어려워졌기 때문에 기업들은 소비자의 감성에 호소할 요소를 고민했고, 아날로그가 융합의 대상으로 정해지게 되었다. 이에 따라 디지로그 마케팅은 디지털 제품 또는 서비스를 아날로그 정서로 보완함으로써 새로운 차원의 영역을 공략하고 사회와 문화, 산업에 큰 흐름을 형성하고 있다. 21세기 현대인들은 진보된 과학 기술의 영향 속에 최첨단 디지털의 시대를 살고 있지만 여전히 ‘감성’을 가진 존재로서 추억과 향수, 그리움 등 아날로그적 정서에 대한 욕구를 가지고 있다. 디지로그 마케팅은 이 점에 착안하여 좋은 디지털은 감성적이고 인간적인 것이어야 한다는 인식아래 소비자들에게 다가간다. 


3. 디지로그 마케팅의 사례 


1) 디지로그 제품 ①: ‘후지필름’의 즉석 카메라, ‘인스탁스 미니’와 ‘이어앨범’ 




 디지로그의 개념을 가장 잘 소화할 수 있는 제품중의 하나가 바로 카메라다. 기술의 발전으로 최첨단의 촬영 기능과 고해상도를 갖춘 디지털카메라와 스마트폰이 출시되어 주류를 이루게 되면서 초기 필름을 직접 인화해서 종이 사진을 만들어내는 아날로그 카메라는 점점 사라지게 되었다. 디지털 시대로 전환하면서 종이사진은 사람들의 아날로그적 감성이 되었다. 


2013년 출시된 후지필름의 프리미엄 즉석카메라 ‘인스탁스 미니 90’

이러한 상황에서 후지필름의 ‘인스탁스 미니’ 시리즈‘는 아날로그 감성을 자극한 즉석 카메라의 성공을 잘 보여주는 사례라고 할 수 있다. 지난 2008년 폴라로이드사가 시장에서 철수한 이후 유일하게 즉석 카메라를 만들고 있는 후지필름의 ‘인스탁스 미니’ 시리즈는 지난해까지 국내에서 총 200만대가 팔렸다. 즉석 카메라의 특징은 사진을 찍는 순간 바로 사진이 나온다는 점이다. 컴퓨터에 디지털화되어 저장된 이미지 파일보다 ‘종이 사진’의 가치를 강조한다.



사진파일을 정리, 앨범으로 만들어 주는 후지필름의 ‘이어앨범’


 즉석카메라의 인기에 힘입어 통신, 가전, 프린터 회사에서도 스마트폰이나 디지털 카메라로 촬영한 사진파일을 즉석에서 인화할 수 있는 ‘포토 프린터가 출시되기 시작했다. 후지필름은 이러한 포토 프린팅의 기술과 함께 인공지능을 활용한 인화 서비스, ‘이어 앨범(Year album)’을 제공한다. 이어 앨범은 고객의 각종 사진파일을 첨단 사진분석기술을 통해 정리한 뒤, 앨범으로 만들어 주는 것으로 과거 필름 사진을 찍었던 추억들을 떠올리게 하여 아날로그 감성을 자극하는 서비스 제품이다. 


 


디지로그 제품 ②: ‘갤럭시 노트’와 ‘스마트폰 수화기’  



삼성전자 갤럭시 노트 1

 또한 2011년 10월 삼성전자에서 출시되어 지금까지 큰 사랑을 받고 있는 ‘갤럭시 노트’ 시리즈도 디지로그 마케팅의 성공적인 사례라고 볼 수 있다. 스마트폰과 태블릿 PC가 결합된 갤럭시 노트는 본체에 S펜(S Pen)이 내장되어 있는데 사용자들은 이를 통해 단순한 터치뿐만 아니라 터치스크린에 직접 펜으로 그림을 그리거나 글씨를 쓸 수 있다. 노트에 필기구를 사용하여 적는 아날로그적 느낌을 살려 디지털 기기에 감성을 구현한 것이다. 또한 후에 출시되었던 갤럭시 노트3의 뒷면 커버는 바느질을 해놓은 것 같은 느낌의 스티치(stitch) 디자인과 가죽 느낌의 재질을 사용해 아날로그적 감성을 풍기게 했고 유화 느낌을 주는 기본 잠금화면 역시 같은 분위기를 풍겨 소비자들에게 좋은 반응을 이끌어 내었다. 






클래식한 느낌의 스마트폰 수화기

 또한 옛날 다이얼 전화기에 사용되던 수화기를 재현한 ‘스마트폰 수화기’도 출시되어 사람들의 이목을 끌었던 적이 있다. 스마트폰 수화기는 최첨단 스마트폰에 오래된 다이얼 전화기에서 사용했던 수화기를 연결해 아날로그의 감각과 새로운 재미를 준 제품으로, 아날로그 감성을 좋아하는 소비자들을 겨냥한 디지로그 마케팅 아이템으로서 적합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레트로 디자인을 가진 이 수화기는 해외에서도 큰 인기를 끈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옛날 수화기를 통해 감성을 자극하는 것뿐만 아니라 통화 시 위생을 높이고 전자파 노출을 줄이는 부가적인 장점에서도 소비자의 만족을 끌어낼 수 있었다. 



2) 디지로그 서비스 : SK텔레콤 ‘100년의 편지’, 카페베네 ‘러브맘 프러포즈’, 아이노블의 ‘센티’ 앱



 디지로그 마케팅은 제품 자체뿐만 아니라 서비스에서도 나타날 수 있다. 특히 과거 손 편지를 주고 받으며 서로의 진심과 사랑을 확인하던 아날로그적 정서를 PC나 스마트폰의 기술을 활용해 영상과 메시지로 느끼게 할 수 있는 디지로그 서비스들이 출시되었다. 

 2014년 SK텔레콤이 출시한 ‘100년의 편지’ 서비스는 바로 이 같은 디지로그 서비스의 대표적인 예라고 할 수 있다. 이 서비스는 현재의 감정을 미래로 배달하는 ‘모바일 편지’라는 개념을 바탕으로 최대 30년 후까지 동영상, 음성, 사진 등의 방식으로 메시지를 전달한다. 특히 방송인 샘 해밍턴이 100년의 편지 어플리케이션을 이용해 호주에 계신 어머니께 고마움의 영상편지를 보내는 것이 페이스북에 공개되면서 서비스 출시 후 SNS를 통해 빠르게 확산되며 인기를 모았다. 또한 SK텔레콤은 결혼, 출산, 입사, 생일 등의 인생의 소중한 순간의 감동적 이야기를 담은 광고 캠페인을 펼쳐 주목받았다. 선풍적인 인기에 힘입어 100년의 출시 어플리케이션 출시 한 달 만에 설치자의 63%가 실제로 편지를 보냈고 이용자의 91%가 앱 평가에서 최고 점수를 주었다고 한다. 



이화여자고등학교에서 처음으로 진행되었던 ‘러브맘 프로포즈 이벤트(2014.09.22)

 이와 비슷하게 카페베네에서는 자녀가 부모님께 사랑의 메시지를 전하는 ‘러브맘 프로포즈’ 캠페인을 실시했다. 이 캠페인은 14년 9월 22일 시작하여 약 500여 명의 학 생이 참여했는데 수능을 50여일 남겨둔 고3 수험생들뿐 아니라 중, 고등학생 그리고 대학생까지 다양한 연령대가 참여해 그동안 부모님께 표현하지 못했던 감사의 마음을 영상으로 전했다. 학생들이 영상편지를 촬영하면, 카페베네가 사랑의 메신저로서 부모님께 직접 영상편지를 겨울 신메뉴 기프티콘과 함께 전달하는 방식이다. 


 또한 스타트업 기업인 ‘아이노블’이 개발한 어플리케

이션 ‘센티’는 익명 SNS로서 친구나 지인에게 털어놓을 수 없었던 고민이나 걱정거리를 공유할 수 있도록 한다. 앱 이용자가 편지나 쪽지의 형식으로 자신의 고민거리나 걱정을 공개하면 익명의 다른 사용자들이 답변을 달아주는 방식이다. 답변들은 글을 올린 게시자만 확인할 수 있으며 여러 기분을 나타내는 이모티콘, 감정에 따라 바꿀 수 있는 배경색이 특징이다. 센티는 서비스 시작 두 달 만에 누적 가입자 3000여 명을 확보했다. 센티를 이용하는 사람들은 모르는 사람임에도 불구하고 진심 어린 응원을 받고 정서적 위안을 얻을 수 있어 만족해하는 반응을 보였다. 이처럼 첨단 디지털 서비스를 활용해 사람들의 정서적 가치를 전달하는 디지로그 서비스들은 점점 삭막해지고 무미건조해지는 현대인들의 감성을 잘 적셔주는 역할을 하고 있다. 


 


4. 디지로그 마케팅의 약점과 CRM 전략

  

 첨단 디지털 기술과 따뜻한 아날로그 감성을 결합한 디지로그 마케팅은 이렇게 다양한 제품과 서비스로 사람들의 이목을 관심을 끌고 있지만 이는 장기적인 것보다는 이슈성의 단기적인 성공만을 가져올 수 있다는 약점이 있다. 때문에 디지로그 마케팅 전략이 장기적인 관점에서 성공적으로 수립되려면 그것을 위한 전략이 필요한데 이에 적합한 개념이 ‘CRM’이다. CRM은 ‘Customer Relationship Management’의 약자로 ‘고객관계관리’ 전략을 의미한다. 기존 단발적인 마케팅 전술들과는 달리 CRM전략은 고객과의 지속적인 관계를 유지하면서 ‘한 번 고객은 평생고객’이 되도록 하는 목표를 설정한다. 고객과의 관계가 소통을 동반하고 이러한 소통은 디지털적 기술보다는 아날로그적인 감성이 더 큰 영향을 미친다는 점에서 CRM은 디지로그 마케팅과 잘 어울리는 전략이라고 할 수 있다. 최첨단의 디지털 기술을 통해 소비자들에게 제품의 기능을 만족시키고, CRM을 통해 그들의 아날로그적 감성을 불러일으킴으로써 더할 나위 없는 시너지 효과를 창출하는 것이다. 또한 디지로그 마케팅은 불특정 다수의 고객보다는 디지털 시대에서 아날로그적 향수를 그리워하는 ‘특정 고객’들을 유인하는 것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다고 볼 수 있는데, 이러한 부분도 CRM과 잘 연결된다. CRM은 고객의 구매패턴과 취향 등을 분석한 데이터베이스를 기초로 고객을 세부적으로 분류하고 이에 따라 고객 개개인의 행동을 예측하는 것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이를 통해 아날로그적 정서에 높은 가치를 두는 소비자 집단을 파악하고 그들에게 디지로그 마케팅을 실행함에 있어서 비용을 줄이고 마케팅 효율성을 높이는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 


5. 디지로그 마케팅의 전망


 앞서 이야기했듯이 기술이 끊임없이 발전하고 산업이 성숙할수록 제품의 기능과 성능 면에서는 기업간 격차를 벌이기가 어려워진다. 때문에 기술보다는 소비자의 실질적인 니즈와 인간적인 감성이 제품의 소비에 더 큰 영향을 미치게 된다. 이런 점에서 디지로그의 경향은 앞으로도 심화될 것이며 기업들에게는 제품 자체에 인간적인 감성을 녹여내야 하는 사안이 매우 중요해 질 것이다. 지난 10년간 디지털산업의 혁신적인 기술 성장과 확장이 기업들에게 주요한 경쟁력이었다면 앞으로는 인간의 감성과 인간적 가치, 욕구들이 첨단 첨단 디지털 기술과 얼마나 잘 융합되어 있는지가 성패를 가르는 경쟁력이 될 것이다. 또한 디지로그를 선호하고 주로 소비하는 소비자층은 1980~90년대에 청춘을 보냈던 아날로그 감성을 가진 세대로서 현재는 경제활동의 주축이 되는 3040세대이다. 경기 불황과 양극화의 심화 등으로 힘든 삶에서 위로 받고 싶은 이들 세대의 욕구가 과거의 추억들을 소비하면서 얻어지는 즐거움과 편안함을 통해 해소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리고 이러한 소비의 주역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계속해서 바뀐다는 점에서 추억이라는 감성을 자극할 수 있는 디지로그 마케팅은 지속될 것이며 계속해서 다른 형태로도 발전해 나갈 것이다.  





<출처>

1. 네이버 지식백과사전 ‘아날로그와 디지털’ 참조

2. 네이버 지식백과사전 ‘디지로그’, ‘디지로그 마케팅’ 참조

3. “2006년 마케팅은 디지로그”, 서경호 기자, 중앙일보, 2006.07.09

4. “사진을 종이로 뽑고, LED TV 채널 손으로 돌리고 … 디지로그 바람”, 손해용 기자, 중앙일보, 2015. 02. 10

5. “<마케팅&애드>‘디지로그 감성’으로 소비자와 소통”, 박영훈 기자, 헤럴드경제, 2011. 12. 08

6. “최첨단 디지털 기능과 따뜻한 감성이 공존하는 디지로그 제품”, 와이엇의 로그파일 블로그, 2013. 10. 10 

http://logfile.tistory.com/1394#.VkIWBdLhBko

7. “[SNS 세상은 지금] 융합의 시대 ‘디지로그’ 마케팅 눈길”, 추동훈 기자, 매일경제 MBN, 2014. 10. 31 

http://news.mk.co.kr/newsRead.php?no=1376185&year=2014

8. “카페베네, 고3대상 ‘러브맘 프로포즈’ 이벤트 진행, 호텔&레스토랑 기자, 2014.09.23

http://www.hotelrestaurant.co.kr/news/article.html?no=206 

9. 네이버 지식백과사전 ‘CRM’ 참조

10. “CRM은 디지로그 마케팅의 핵심”, 권혁민, Fashion Insight, 2006.11.17

11. “특집 Ⅲ | 첨단과 복고의 상호보완 - 디지로그(Digilog)디지로그의 미래 전망”, 권기덕

12. “[특별기획 ④ 끝] '레트로' 입은 전자기기·광고…복고는 왜 뜨거운가”, 신수지 기자, 데일리 한국, 2015. 09. 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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