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랜드 네이밍으로 바라본 트랜드
‘입 속 치아와 잇몸을 위하여 잔소리졸을 4배 더 넣은 아이스쿨 스패셜에디션’
필자는 처음 이 제품을 보았을 때 제품 설명서 인줄로만 알았다. 하지만 아니었다.
바로 최근 해태제과 ‘뷰티스타일’의 신제품 껌 이름이었다.
줄서서 기다려먹는 맛있는 생라면(좌)
입 속 치아와 잇몸을 위하여 잔소리졸을 4배 더 넣은 아이스쿨 스패셜에디션(우)
사진출처 http://economy.hankooki.com/lpage/industry/200903/e2009032318363647670.htm
하루가 멀다 하고 탄생하는 신제품들, 이것과 저것을 구별하는 것이 더욱더 힘들어지는 이 시대에 바로 기업들은 브랜드 네이밍을 통해 새로운 돌파구를 구축하고 있다. 브랜드 네이밍을 통한 차별화가 바로 그것이다.
동일하거나 비슷한 상품들이 즐비한 마트의 매대에서 고객들의 손길과 눈길을 한번이라도 더 끌고자 독특한 개성을 가진 이름들로 소비자들에게 다가서는 것이다. 이러한 경향은 꼭 그 제품이 아니더라도 되는, 즉 손쉽게 구매할 수 있고 다양한 대안이 존재하는 저 관여상품에서 더욱 두드러지게 나타나는 추세이다. 이번 지에서는 어떠한 추세로 브랜드 네이밍 전략들이 나타나고 있는지 그 추이를 과자 시장을 통해 한번 살펴보고자 한다.
지금까지 유명했던 과자 이름들을 생각해보자.
새우깡, 양파링, 초코파이 등이 떠오르지 않는가?
이렇게 초기의 과자 브랜드들은 제품이 가진 특성 위주로 간결하고 부르기 쉽게 지어지는 것이 보통이었다. 특히 ‘양파링’, ‘초코송이’ 등 제품이 가진 맛을 직접적으로 표현하거나 제품에 주로 들어가는 원료를 브랜드화 하는 것이 대부분 이었다.
또한 과자를 먹으면서 느낄 수 있는 소리를 이름으로 한 ‘통크’나 ‘태양의 맛 썬칩’ 처럼 섭취시의 이미지를 떠올릴 수 있는 이름들도 있었다.
썬칩 사진출처 네이버뉴스 |
이렇게 기본적이고 단순해서 기억하기 쉬운 이름을 짓는 것은 거의 통념처럼 인식되어왔다.
조금만 어려운 이름이어도 기억되기 어려워 소비자들의 기억에서 사라질 것이라는 생각 때문이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과자 브랜드 네이밍은 새로운 열풍을 맞이하게 된다.
바로 웰빙 well-being 열풍이 그것이다.
따라서 기존의 맛, 가격 외에도 건강과 기능적인 측면이 강조된 상품들로 새롭게 소비자를 찾게 된 과자들은 또다시 네이밍의 측면에서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된다. 즉 기존의 대세를 이루었던 제품중심의 네이밍만으로는 더 이상 소비자들에게 어필할 수 없었던 것. 이러한 시류는 제품의 직접/간접적인 속성을 내세우던 브랜드 네이밍에서 제품만의 느낌, 성격을 대표하면서도 제품의 효익을 알릴 수 있는 개성 있는 브랜드 네이밍으로 나타나게 된다.
롯데제과의 ‘애니타임’의 예를 들어보자. 만약 이전이었다면 ‘자일리톨 사탕’ 정도의 흔한 이름이었을 이 사탕은 ‘애니타임’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남녀노소가 모두 즐기는, 언제 어디서나 즐길 수 있는’ 사탕으로 자리매김했다. 이외에도 ‘상쾌한 목을 위한 껌’, ‘치아에 붙지 않는 껌’ 역시 제품의 특징을 반영하는 독특한 이름으로 소비자의 눈길을 끈 예이다.
롯데제과 애니타임
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sid1=101&oid=011&aid=0000109291
또다른 트랜드의 예를 들어보자.
‘스토리 텔링 마케팅’이라고 들어본 적이 있는지?
이번 호 글 서두에서도 언급했듯 길고 특이한 이름으로 승부하는 브랜드 네이밍 전략이다. 하지만 단순히 길고 특이한 이름에서 멈추는 것은 아니다. 비슷한 원료, 비슷한 특성을 가진 제품들 사이에서 제품에 다양하고 효과적인 스토리를 부여함으로써 고객에게 다른 가치로 어필하는 것이 궁극적인 목적이다. 상식을 뛰어넘는 이러한 제품명 붙이기는 ‘줄 서서 기다려먹는 맛있는 생라면’, ‘신당동 장독대를 뛰쳐나온 떡볶이 총각의 맛있는 프로포즈’같은 재미있고 독특한 이름부터 ‘경북산 사과를 짜내어 만든 순수과즙 99% 캔디’나 ‘매일 상하목장’, ‘어린이와 여성에게 좋은 엽산 2.1배 풍부한 달걀’처럼 청정지역 등의 원산지나 원료 명, 가공방법까지 세세하게 기술하는 이름까지 다양하다. 특히 ‘멜라민 파동’으로 깊어진 소비자들의 불신을 없애고 신뢰도 재고를 꾀하기 위한 기업들의 치열한 전략이라고도 할 수 있다.
경북산 사과를 짜내어 만든 순수과즙 99% 캔디 외 뷰티스타일 제품군
http://blog.naver.com/hhsg1304?Redirect=Log&logNo=110044438487
신당동 장독대를 뛰쳐나온 떡볶이 총각의 맛있는 프로포즈
http://blog.naver.com/PostView.nhn?blogId=cutepig2848&logNo=90029139647&from=search&widgetTypeCall=true
풀무원 어린이와 여성에게 좋은 엽산 2.1배 풍부한 달걀
사진출처 풀무원 제품지도 풀맵
이러한 기업들의 노력은 매출 신장과 인지도 확보의 측면에서 톡톡히 보답을 받고 있다. 해태제과의 경우 출시 첫 한달 매출 30억 원을 달성했을 정도. 톡톡 튀는 이름을 통한 경쟁사와의 차별화는 소비자들에게는 낯설 수도 있는 식 재료나 가공방법을 소비자들에게 쉽게 알림으로써 브랜드 인지도도 확보하고 제품의 가치까지 소비자에게 인식시키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을 수 있는 방법이라는 것이 이들의 설명이다.
이러한 브랜드 네이밍 트랜드가 한때의 열풍이 될지 계속 지속될지는 더 두고 보아야 할 것 이지만 중요한 것은 더 이상 영어로 고급스러워 보이게, 최대한 근사하게 포장하는 것이 브랜드 네이밍이 아니게 된 것임은 분명하다. 더 이상 고객은 브랜드를 이해하려고 골치 아프게 시간을 낭비하지 않는다. 이제는 기업이 고객에게 제품을 전달하는 그 궁극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브랜드 네이밍이 중요하게 된 것이다.
더 이상 기업의 브랜드는 단순한 이름이 아니다. 기업의 브랜드가 곧 기업의 이미지가 되기도 하며, 브랜드 네이밍 자체가 마케팅과 기업의 성패를 좌우하는 사례도 종종 볼 수 있게 되었다. 성공의 시작이자 열쇠 브랜드 네이밍 전쟁의 시대, 앞으로 어떤 기업들이 어떤 브랜드로 소비자의 마음을 사로잡을지 지켜보는 것도 마케팅을 바라보는 한 사람으로서 참 흥미로운 일이 될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Marketing Review > 2009년' 카테고리의 다른 글
[브랜드 네이밍] 브랜드 네이밍의 유형, 그 장단. (2) | 2009.04.03 |
---|---|
Brand spokesperson의 선정---------이영애는 중국 農夫茶광고 사례를 중심으로 (3) | 2009.04.03 |
[브랜드네이밍] ‘생생한 화질이 나오는 TV’는 왜 없을까? (0) | 2009.04.02 |
[브랜드 네임에도 유행이 있다!] (4) | 2009.04.02 |
[Niche마케팅] 좋은 어장엔 혼자 들어가라 (3) | 2009.04.02 |
[ 해외 마케팅 ] 일본시장 공략을 위한 7C 과연? (2) | 2009.04.01 |
[라이벌]현대차가 이기는 법 (6) | 2009.03.30 |
[OSMU 마케팅] 마릴린먼로는 살아있다 (3) | 2009.03.30 |
남양유업 VS 매일유업 (4) | 2009.03.29 |
[라이벌] 닌텐도와 비디오 게임기 시장 - 기본에 충실한 혁신 (4) | 2009.03.2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