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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rketing Review/2009년

[Niche마케팅] 좋은 어장엔 혼자 들어가라



1인 기업과 틈새마케팅

NICHE:남들은 잘 모르는 틈새, 황금어장.

그런데 1인 기업과 틈새시장의 관계를 생각해보면 niche의 의미가 더욱 구체적으로 다가온다. 
-> niche:큰 물에서 놀 사람들은 안 들어오는, 작은 황금어장

대기업들이 진입하기엔 너무 세부 segment인 틈새시장은 더 사업규모가 작은 중소기업에게 적합한 경우가 많다. 그 중에서도 요즘엔 기발한 아이디어를 적은 자본과 넓은 네트워크를 활용하여 좁은 틈새를 파고드는 1인 기업이 늘어가고 있다. 이렇게 혼자서 시작한 틈새사업이 성공한 사례가 어떤 것이 있을까 생각하던 중, 평범한 주부에서 수십억 매출을 내는 회사의 CEO가 된 1인기업가 이야기를 들었다.


주부들을 위한 패션가발, secret woman


여성 부분가발 판매회사인 씨크릿우먼 대표인 김영휴씨는 주부들이 출산이나 스트레스로 생기는 탈모때문에 고민이 많다는 사실을 알고, 자신이 직접 시판 가발을 잘라서 손쉽게 사용할 수 있는 부분가발을 만들었다. 중년 여성들만의 고충을 알아내고, 그들의 입장에서 어떤 니즈가 있을 것인가를 파악할 수 있던 것은 자신 또한 그 틈새시장 안에 있는 수요자 중 한명이었기 때문일 것이다. (중성적인 이름이지만 김영휴씨는 여성CEO이다...) 여성용품 박람회나 백화점 매장에서 직접 시착을 하는 특이한 모습을 보여주며 주부들과 바이어들의 주목을 끌기 시작했고, 2001년 창업 한지 8년 만에 홈쇼핑, 3대 백화점에 패션가발업체로는 처음으로 매장을 갖게 되었다. 매출도 2002년 1억에서 2008년에는 45억원 이상으로 올랐다.


'그녀들만의 비밀'이라는 틈새


씨크릿우먼의 패션가발은 이름 그대로 중년 여성들이 비밀스럽게 마음 속으로만 외치던 욕구를 상품화한 제품들이다. 젊은 사람들은 절대로 이해할 수 있는 아주머니들의 '뽕'머리 (볼륨도 생기고 키가 커지는 효과도 있다ㅎ)를 쉽게 붙였다 땠다 할 수 있는 키높이 헤어부터, 듬성듬성 보이는 원형탈모를 가려줄 수 있는 조각형 가발까지 그 종류가 매우 다양하다. 

보통 탈모는 남성들의 문제로 생각되지만 중년 여성들에게도 이런 말 못할 고민이 많았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전의 가발들은 탈모남성을 위한 제품이거나 아예 패션을 중시하는 젊은 남녀들을 타겟으로 한 것들이었다. 



1인기업의 틈새사업, 어떤 특징이 있나?


- 소비자 이해
많은 1인 틈새사업자들은 소비자의 입장에서 시작한다. 자신이 구매하고 사용하기 때문에 누구보다도 소비자를 잘 이해할 수 있다. 전문 마케터의 지식은 부족할 수 있으나, 철저한 소비자지향적인 관점에서 시작하는 것이야말로 처음 절반은 성공한 마케팅이라 할 수 있지 않을까.

- 간단한 상품, 아이디어
개인이 대, 중소 제조업체처럼 전문 기술을 갖기는 힘들다. 자신이 특별한 아이디어가 있어서 전문가들에게 외주하여 개발에 참여하거나(한경희생활과학의 스팀청소기처림), 처음부터 개인차원에서도 만들기 쉬운 아이템을 갖고 사업을 시작할 수 있다. 씨크릿우먼을 시작하기 전 김영휴씨도 자신이 직접 부분 가발을 만들어서 사용하던 중, 주위 아주머니들에게 호평을 받아서 사업을 생각하게 됐다. 아이템이 간단하니 다른 사업보다 비교적 적은 자본으로 시작할 수 있는 이점도 있다.

- 네트워크
개인사업은 소자본으로 시작하기 때문에 마케팅 비용이 제한될 수 밖에 없다. 따라서 비용대비 강력한 마케팅 수단인 네트워크의 힘이 얼마나 발휘되는가에 따라 성공이 좌우된다. 씨크릿우먼도 시작은 힘들었지만 여성용품 박람회에서 알게된 인맥이 백화점 매장 진출로도 이어졌고, 백화점의 주고객인 주부들의 입소문을 타고 빠른 속도로 퍼져나갔다. 최근에는 여성잡지에도 기사가 실리고 경제신문에도 성공한 개인사업 사례로 알려지면서 더욱 인지도가 높아졌다.

- 소소함
소소함이라는 어감이 왠지 모르게 개인사업을 무시하는 느낌으로 들릴 수 있겠지만, 대, 중소 기업들의 입장에서 진입하기 좁은 시장이라는 의미에서 사용했다. 물론 규모가 큰 기업들도 자본과 기존 사업기반을 바탕으로 진입하면 성공할 수 있겠지만 '굳이' 이렇게 좁은 틈을 들어가려는 것을 큰 전략으로 하진 않을 것이다. 그런데 이 '소소함'이 없어도 살아가는데 큰 지장은 없지만 있으면 그 틈새 주민들에게는 큰 benefit을 준다.


nitch가 red nitch가 되면??

앞서 생각해본 요소들은 틈새사업의 긍정적인 측면이고, 물론 개인사업으로서 risk taking이 크다는 점 등 난점도 많이 있다. 그 중에서도 이 틈새시장에 개인 사업자들이 너도나도 몰려들어서, 원래부터 좁은 어장이 물고기가 숨을 못 쉴 정도로 경쟁이 치열해질 수 있다는 risk를 생각해볼 수 있다.

블루오션 전략에서는 시장이 포화상태가 되어 레드오션이 되면 새로운 블루오션을 찾아내야 한다고 했다. 틈새시장도 일종의 작은 블루오션이라고 할 수 있는데, 경쟁이 심화되어 red niche가 되어버리면 개인 사업자들도 이 틈새를 버리고 새로운 어장을 찾아 떠나야 하는 것일까? 큰 시장의 차원에서는 반드시 신사업이 아니더라도 기존 사업을 다각화하여 블루오션을 만들어 낼 수 있었다. 그러나 틈새시장은 너무나 '세부화'된 자생적 특징때문에 그것을 다시 세부화, 특화하는 것이 큰 시장보다 힘들지 않을까.

당연히 나도 red niche의 결말은 알 수 없다. 아마 내가 직접 1인 틈새사업을 하고 그러한 상황을 맞닥뜨린다면 알아낼 수 있을지도... 그러나 현실적으로 먼 이야이기에, 지금까지 이 글을 읽은 분들 중에서 idea가 있어서 제시해준다면 앞으로 생각해볼 수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