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Marketing Review/2012년

스타의 "진짜" 패션?, 공항 패션

인터넷 포털 사이트에서 ‘공항 패션’이라고 검색하면 아이돌에서부터 연기자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스타들의 공항 패션 사진이 뜬다. 사진 옆에는 어김없이 ‘공항 패션 아이템 완판녀 XXX, '공항 패션 종결자‘ 등의 수식어와 함께 스타들이 착용한 옷, 가방의 브랜드가 노출된다. 실제로 스타들의 공항 패션 사진이 인터넷에 올라옴과 동시에 그 아이템들은 날개 돋친 듯이 팔리게 된다.

 

 

 

 

 

 

 

 

 

 

 

 

 

사진에서 박한별이 입고 있는 옷은 본인이 직접 운영하는 쇼핑몰에서 판매하는 옷이며 가방은 J 브랜드의 제품이다. 실제로 이 가방을 홍보하는 대행사 측은 박한별 사진이 노출되면서 약 5일 만에 판매가 30% 늘었다고 밝혔다. 온라인 쇼핑몰에서도 ‘박한별 공항 착용’이란 설명과 함께 판매되고 있다.

 

 

이렇게 입출국 때 자사의 의상을 입거나 가방을 메는 것으로 협찬 계약을 맺는 공항 패션 자체가 하나의 마케팅 수단이 되고 있다. 협찬을 통한 PPL(Product Placement, 간접광고)의 일종이라고 할 수 있다. 아이템의 범위는 가방에서부터 시계, 신발 심지어 여권 케이스까지 다양해, 최근에는 부위별로 각각 다른 브랜드들과 계약을 맺는 스타들도 늘어나고 있다.

 

 

? 공항패션인가?

스타의 ‘진짜’ 패션이라는 믿음, 기업에겐 효율적인 홍보 수단

스타들의 공항 패션이 주목 받는 가장 큰 이유는 TV 속이나 무대 위가 아닌 일상생활 속 스타의 ‘진짜’ 모습을 볼 수 있을 것이라는 소비자들의 생각 때문이다. 비행기를 탈 때는 장시간 실내에 있어야 하기 때문에 진한 화장을 피하고 최대한 편한 옷차림을 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렇기 때문에 공항에서 입는 옷은 그 사람이 평상시에 즐겨 입는 옷이고, 진짜 취향을 드러내준다고 생각되기 마련이다. 패션홍보대행사 인트렌드 측은 “요즘에는 광고가 아닌 듯 자연스럽게 노출되는 것을 브랜드나 소비자 모두 선호하는 추세”라고 말했다. 또한 우리나라에서는 스타를 동경하고, 모방하고자 하는 욕구가 특히 큰데, 무대나 TV에서 스타들이 입는 화려한 옷들보다 일반인이 소화하기 쉽다는 점 역시 공항 패션의 인기 요인 중 하나라고 할 수 있다.

최근 몇 년 사이에 스타들의 공항 패션에 대한 관심이 커진 것은 많은 아이돌 가수들이 등장하기도 하였고, 한류열풍으로 인한 이들의 공항 출입이 잦아졌기 때문이다. 소녀시대가 이번에는 어떤 가방을 들었는지, 빅뱅이 맨 백팩이 어느 브랜드인지는 네티즌들의 항상 뜨거운 관심의 대상이다.

 

 

 

소녀시대의 입국 소식을 알리는 기사에는 각각의 멤버들이 착용한 의류와 가방의 브랜드가 상세하게 설명되어 있다.

 

 

 

 

또한, 기업의 입장에서는 적은 비용으로 큰 홍보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강력한 홍보 수단이다. 유명 연예인의 경우에는 제품과 함께 수수료를 받게 되는데, 이는 수억 원씩 드는 드라마나 영화 PPL에 비해 훨씬 적을뿐더러 인터넷 상에서의 파급력은 오히려 더 크다고 할 수 있다.

기업들은 드라마나 영화 PPL에 드는 비용보다 훨씬 적은 비용으로 홍보 효과를 기대할 수 있고, 스타들은 유명 브랜드의 제품과 함께 생각지 못한 부수입까지 챙길 수 있다. 공항 패션 협찬이 점점 늘어나는 이유이다.

 

하지만 부정적인 측면도 없지 않다. 아무리 협찬을 받았다고 해도 과연 저렇게 입고 비행기에 타고 있을 수 있을까싶을 정도로 불편해 보이는 의상들을 보면 협찬인가?’라는 생각이 먼저 떠오르곤 한다. 이렇게 점점 사람들이 공항 패션=협찬 이라는 생각을 가지게 되면 오히려 역효과를 끼칠 수 도 있다.

 

 

 

 

 

화제가 된 윤은혜의 공항 패션

이쁘고 세련됐지만

가방, 여권케이스, 코트, 트렁크까지 모두 M사의 제품이라고.

 

 

 

 

 

또한 공항 패션이 인기를 끌면서, 최근 트위터를 비롯한 SNS에 연예인들이 올리는 사진에조차 협찬이 들어간다는 얘기가 들리고 있다. 스타의 개인적인 공간에서의 모습이라고 믿었던 것들조차 계획되고 연출된다는 사실이 씁쓸한 것은 비단 스타의 팬들만이 아닐 것이다. 애초에 스타의 자연스러운’, ‘진짜패션을 보고자 하는 대중의 심리로부터 시작된 공항 패션에 대한 관심이 지금의 연출된모습을 만들었다고도 할 수 있으니 아이러니한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