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gmentation과 새로운 기준
여러분이 생각하시는 마케팅은 무엇인가요? 제가 생각하는 마케팅은 STP 에서 시작합니다. 다들 아시다시피 STP란 시장을 나누고(segmentation), 그 중 특정 집단을 목표하며(targeting), 그들에게 제품이나 브랜드를 바로 전달하는(positioning) 과정을 의미하는데요. 저는 그 중 segmentation 이야 말로 가장 마케팅다운 접근이라고 생각합니다. 시장에는 무수히 다양한 고객들이 존재하기 때문에 서로 다른 고객들을 구분하고, 비슷한 고객들은 서로 묶는 이 작업이야 말로 효율적인 마케팅 전략을 구사하기 위한 첫걸음이기 때문입니다. 효율적인 segmentation을 위해서는 다양한 기준들이 이용됩니다. 가령, 나이, 성별, 교육수준, 직업 등아 그 좋은 예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 중 가장 기본적이고 효율적으로 이용되는 기준은 바로 “성별”입니다. 고객의 서로 다름을 이야기하는데 있어서 성별만큼 쉽고 간편하게, 그리고 강력하게 고객들을 구분 짓는 기준은 많지 않기 때문입니다.
이제껏 “성별”을 기준으로 이루어진 segmentation의 기저에는 사람들은 성별에 따라 서로 다른 특성을 가지고 있다는 생각이 깔려있습니다. 때문에 성별에 따라 서로 다른 전략이 필요하다고 여겨지는 것이 일반적인 통념이었습니다. 가령, 남성들이 주요 고객인 스포츠 음료의 경우, 운동선수들이 운동을 한 후 음료를 마시는 이미지가 많이 이용되었으며, 여성용 상품인 생리대의 경우 여성 모델이 나와서 제품을 소개하는 것이 당연시 여겨졌습니다. 주요 이용 고객에게 제품의 특성과 이미지를 제대로 전달하기 위해서는 타겟 고객과 유사한 모델이 등장해야하기 때문이죠.
그러나 마케팅이 점점 발달함에 따라 다양한 기준으로 시장을 바라보는 시각들이 등장했습니다. 기존 Market share에서 벗어나 소비자들의 마음속에 브랜드가 자리 잡고 있는 크기를 가늠하는 Mind share라든가 소비자들의 life style을 바탕으로 시장을 분류하는 행태들이 그렇습니다. 그리고 이런 변화와 함께 기존 생물학적 성이 아닌 새로운 성역할이 등장하여 새로운 기준으로서 등장했습니다. 패션이나 헤어스타일을 가꾸는 것에 관심을 가지며, 내면의 여성성을 긍정적으로 즐기는 현대 남성을 뜻하는 2-30대 남성을 뜻하는 메트로 섹슈얼, 남성적 기질인 거침과 여성의 부드러움을 갖춘 남성을 일컫는 위버섹슈얼, 그리고 자신의 외모를 꾸미는데 시간과 돈을 거의 투자하지 않는 레트로 섹슈얼의 개념이 바로 그렇습니다. 이처럼 남성이라는 생물학적 성에 근간한 segmentation이 아닌 새로운 성역할 발견을 통해서 마케터들은 좀 더 세분화되고 적절한 전략의 구사가 가능하게 된 것입니다. 기존 마초적 이미지의 남자 모델이 아닌 소위 말하는 꽃미남 스타일인 안정환과 김재원을 모델로 꾸미는 남자의 모습을 강조한 ‘꽃보다 남자’의 광고는 이런 변화를 반영했던 예라고 할 수 있습니다.
크로스 섹슈얼 마케팅의 등장
그러나 요새는 이에 더 나아가 아예 기존의 성역할을 파괴하는 식의 크로스 섹슈얼 마케팅이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사실, 크로스 섹슈얼이라는 개념은 처음에는 여성의 의류나 악세서리 등으로 여성적인 것을 지향하는 남성을 뜻했지만 최근에는 성역할 교체나 성역할을 뛰어넘는 조금 더 폭넓은 의미로 쓰이고 있습니다. 즉, 남성의 제품을 여성이 판매하거나 여성의 제품을 남성이 판매하는 방식이 크로스 섹슈얼 마케팅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남성제품을 여성이 판매
1)질레트
박지성 선수를 비롯해 데이비드 베컴, 티에리 앙리 등 세계적인 남성 스포츠 스타들만 모델로 기용하는 것으로 유명한 한국 P&G의 면도기 브랜드 질레트는 지난해 사상 처음으로 여성모델을 발탁했습니다. 바로 유인나와 김사랑입니다. 이는 질레트의 면도기가 유인나 면도기, 김사랑 면도기라고 불릴 정도로 남성고객들에게 폭발적인 반응을 이끌어낸 바 있습니다. 이는 남성의 면도와 피부에 관심이 많은 여성들이 늘어나고, 남성들에게 면도와 피부의 중요성을 전달하기 위한 전략의 일환으로 보입니다.
회사 관계자에 따르면 "브랜드 주 타깃층인 24~35세 남성들의 관심을 끌 수 있는 모델로 유인나와 김사랑을 택했다"며 "매출 신장률을 밝힐 순 없지만 여성 모델을 쓰고 나서 매출에도 효과가 있었다"고 합니다.
2) 정장
2009년에는 한채영과 한지민이 남성의류모델로 나서서 눈길을 끈 적이 있습니다. 한채영은 신사정장 브랜드 로가디스의 메인 모델로, 한지민 역시 신사정장 브랜드 마에스트로의 모델로 발탁된 바 있습니다. 두 사람은 신사 정장 모델로 나서 각각의 매력을 발산하며 남성소비자의 호기심을 자극했으며. 특히 한채영은 이 광고를 통해 남성정장을 입은 채 8등신의 늘씬한 각선미를 과시해 화제가 되었습니다.
여성제품을 남성이 판매
1) 비비안
- 속옷브랜드 비비안은 메이저 업체 최초로 남성모델을 기용해 큰 주목을 받았습니다. 상품의 이름은 ‘프리볼륨’이지만 모델 이름을 따서 일명 ‘소지섭브라’로 불리고 있습니다. 소지섭이 등장한 달력은 한 달여 만에 1000장이 나가 추가로 1만장을 제작하기로 하였으며, “내가 널 지켜줄게” “내 여자는 vivien” 이라는 광고 카피로 여심의 마음을 흔들었습니다.
왜 크로스 섹슈얼 마케팅인가?
그렇다면 크로스 섹슈얼 마케팅은 어떤 효과가 있을까요? 우선 크로스 섹슈얼 마케팅은 기존의 익숙한 것들을 뛰어넘어 소비자들의 눈길을 사로잡는 측면이 있습니다. 익숙한 것을 낯설고 새롭게 보여주는 것은 차별화된 마케팅을 위한 중요 요소라고 할 수 있습니다. 또한 주 구매자와 비슷한 모델이 아닌 관심있어하는 대상, 즉 타겟과 반대되는 성을 모델로 삼은 점은 모델에 대한 관심을 제품에 대한 관심으로 유입시키는 효과가 있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이처럼 크로스 섹슈얼 마케팅은 기존 마케팅과는 다른 방법으로 제품에 대한 고객들의 초기 인지도 및 선호도를 향상시키는 효과가 있는 것입니다.
크로스 섹슈얼 마케팅이 가야할 방향
그러나 단순히 제품 주요 타겟 소비자들과 반대되는 성별의 모델을 기용하는 것만이 크로스 섹슈얼 마케팅의 전부라고 오해해서는 안되겠습니다. 가령, 메이크 업 샵에서 여성 메이크업 아티스트가 아닌 잘 생기고, 실력있는 남성 메이크업 아티스트를 고려한다든가, 미용실에서 남성 고객들에게 여성 미용사가 서비스 해주는 것등 역시 광고 이외 영역의 크로스 섹슈얼 마케팅 사례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또한 효율적인 크로스 섹슈얼 마케팅을 위해서는 제품 특성을 심도있게 고려하고, 타겟 고객들의 취향과 모델의 fit을 고려하는 동시에 그 모델이 효과적으로 제품의 가치를 소비자들에게 전달할 수 있을지를 고민해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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