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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rketing Review/2012년

에코 마케팅(ECO, GREEN MARKETING)

얼마 전 소셜테이너 이효리가 출연하는 리얼리티 프로그램 ‘Golden 21’에서 이효리가 직접 매고 나온 에코백이 사람들의 큰 관심을 받고 있다. 친환경캠페인으로 시작된 에코백은 최근 색다른 패션 아이템으로 스타일리쉬한 연예인 뿐 아니라 패셔니스타에게도 좋은 반응을 얻으며 이효리, 박시연, 이보영, 정려원 등이 직접 디자인 작업에 참여한 에코백이 탄생하기도 했다. 바야흐로 ‘에코’ 라는 개념이 사람들의 일상생활에 깊숙이 침투하기 시작했다. ‘에코’는 하나의 새로운 트렌드가 되고 있다.

에코 마케팅(또는 그린 마케팅)은 친환경적인 발상에 기초를 둔 마케팅 방법이다. 이제까지 기업이 새로운 상품개발과 판매 노하우의 개발을 통해 마케팅 활동을 진행했다면 에코 마케팅은 현대의 환경문제를 고려하고 상품의 생산에서 회수, 폐기까지를 합해 마케팅하려는 것이 큰 특징이다. 많은 사람들이 사회적 문제에 관심을 갖게 되면서 ‘에코 슈머’도 등장하게 됐다. 에코 슈머는 구입한 상품이 환경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 생각하고 판단하는 소비자를 일컫는다. 환경문제가 점차 가시화되고 문제 해결이 시급해지는 만큼 앞으로 이러한 에코슈머들의 수와 영향력은 계속해서 증가할 것이다.

가장 먼저 우리는 패션 업계에서 에코 마케팅을 살펴볼 수 있다. 유기농 목화 등의 친환경 소재를 이용해 의류를 제작하는 것 외에도 패션업계에서는‘에코’,‘그린’등으로 명명한 환경 캠페인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국내 의류 브랜드 ‘써스데이 아일랜드’는 유기농 목화로 만든 티셔츠를 선보인 바 있다. 오가닉 코튼이라고도 불리는 유기농 목화는 3년 이상 농약이나 화학 비료를 사용하지 않은 밭에서 재배된 면을 말한다. 오가닉 코튼이 아니더라도 의류업체‘FILA’에서는 재활용섬유인 리젠을 사용해 만‘뉴 라이프 디자인’ 티셔츠를 내놓았다. 리젠은 버려진 원단, 원사, 페트병을 재활용해 만든 친환경 원사로 제조과정에서 에너지 소미와 이산화탄소 방출이 적은 친환경적 섬유이다. 청바지 회사‘리바이스’는 100% ‘유기농 청바지’를 출시했으며 중저가 의류를 생산하는 패스트패션(fast fashion) 업체인 자라, H&M 은 ‘프리미엄 유기농 섬유’를 사용한 제품을 선보이기도 했다.

에코 바람은 뷰티업계에도 불고 있다. 아모레퍼시픽의 발아 식물 화장품 브랜드 ‘프리메라’는 4월 22일 지구의 날을 맞아 다채로운 이벤트를 벌인다. 먼저, 1만원 이상 구매 고객 모두를 대상으로 19일부터 29일까지 열흘 동안 ‘에코 연필과 연필깎이 세트 증정 이벤트’를 진행한다. 재생지를 활용해 만들어진 포장 박스를 써 환경 보호 철학을 담았다. 또한 무합성 발효화장품 브랜드 미애부는 22일 지구의 날을 맞아 21일 서울 청계광장 및 광화문 광장 일대에서 오후 2시~6시까지 열리는 2012 녹색생활한마당을 환경부, 서울시, 아름다운 가게와 함께 후원했다.

글로벌 프리미엄 캡슐커피 시장의 선두주자인 네스프레소도 그린 마케팅을 활용했다. 원두의 재배에서부터 한 잔의 커피를 만들어내기까지 네스프레소 사업의 전 과정에서 '친환경'과 '지속가능'이라는 키워드를 핵심 사항으로 고려함으로써, 환경을 파손하지 않으면서도 전 세계 1% 최상급 품질의 원두를 지속적으로 재배할 수 있도록 힘쓰고 있다.

네스프레소는 글로벌 NGO 단체인 '열대 우림 협회'와의 협력을 통해 커피 재배 환경을 자연 생태계와 공존할 수 있게 만들었다. 뿐만 아니라, 커피 재배 농가에 기술적 지원을 제공하여 농부들이 보다 친환경적인 방법으로 커피를 재배할 수 있도록 돕고, 그들에게 시장 가격의 30~40%에 달하는 프리미엄을 제공하는 등 농부들의 수익 개선에도 적극 나섬으로써 자연과 생산자, 기업 및 소비자가 모두 함께 조화롭게 발전해 나갈 수 있는 커피 환경을 만들어가고 있다.

현대자동차는 ‘그린무브’라는 캠페인을 펼치고 있다. ‘그린 무브’는 현대자동차그룹이 막대한 투자와 중장기 계획을 통해 지구환경의 보존 및 복원에 앞장서는 캠페인이다. 현대자동차는 글로벌 환경 프로젝트인 ‘현대그린존’사업을 중국 내몽골에서 지속적으로 전개하는 동시에 울산․전주․아산지역에 ‘생태복원사업’을 펼치고 있으며 저탄소 녹생성장을 위해 ‘친환경차 개발’사업에 주력하는 등 ‘그린무브’실천을 향한 3대 부문 사업을 강력하게 추진하고 있다.

이 외에 금융분야에서도 그린 마케팅이 적용된 사례를 찾을 수 있다. 2011년에 출시된 모아저축은행의 모아에코그린(Eco-Green)정기예금․적금은 고객이 생활 속에서 에너지 절약과 온실가스 감축을 실천하면 예금은 최대 1.1%포인트, 적금은 최대 0.7%포인트까지 금리를 더 받을 수 있는 상품이다. 출시된 이후 고객들에게 큰 호응을 얻으며 7개월 동안 예금 1조 3800억원과 적금 2700억원 등 총 수신 1조 66500억원을 올렸다.

이처럼 에코 마케팅은 다양한 산업군에서 적용되고 있다. 하지만 에코 마케팅이 지구의 날이 있는 4월을 중심으로 단기적으로만 이루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한계가 있다. 사실 올해에 이루어진 그린 마케팅의 경우 대부분이 4월을 중심으로 계획됐었다. 기업의 최대 목표는 이윤 창출이기 때문에 그린 마케팅이 생각보다 이익을 거두지 못할 경우 에코 마케팅이 단기적 프로모션에 그칠 가능성도 적지 않다. 또한 아무리 대중의 환경에 대한 인식이 높아졌다 해도 정확한 수치를 알 수 없다. 따라서 기업들이 에코슈머의 숫자를 과대평가해서 그린 마케팅에 섣불리 투자할 경우 손해를 보게 될 수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린 마케팅은 기업에게 단순히 상품의 판매 증가 뿐만 아니라 동시에 기업에 대한 긍정적인 이미지를 심어준다는 점에서 유용하다. 고객의 입장에서는 자신의 구매활동이 환경을 보호하는 데 도움이 된다는 점에서 상품에 대한 만족과 함께 심리적 만족감까지 덤으로 느낄 수 있다. 게다가 그린 마케팅은 한 순간의 유행이나 트렌드로 지나가는 것이 아닌 인류 생존 및 자연 보호의 측면에서 지속적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크다. 결국 에코 마케팅이 가진 한계점들을 보완한다면 이는 지속적으로 기업과 고객 그리고 사회 전체가 함께 발전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