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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rketing Review/2014년

익스펙테이션 마케팅 - 엉뚱함으로 소비자들을 설레게 하라!

익스펙테이션 마케팅

-엉뚱함으로 소비자들을 설레게 하라!

 

           일본의 소비자들은 연초에 기대감을 가득 안고 백화점에 방문한다. 영어로는 Lucky Bag 이라고 부르는, ‘후쿠부쿠로(복주머니)’ 판촉행사가 여러 업체에서 시행되기 때문이다. 이들 업체는 마치 복주머니처럼 속 안에 보이지 않는 용기에 아주 값 싼 물건부터 1억 원에 이르는 비싼 물건에 이르기까지 무작위로 넣고 소비자들에게 판매한다. 물건이 어느 시간에 뽑히든 간에 값비싼 물건이 뽑힐 확률은 동일한데도 이 행사는 소비자들이 하루 전부터 줄을 서서 기다릴 정도로 아주 인기가 높다.

 

 

          

이렇게 어떤 일이 발생할 지 모르는것에 대한 기대심리를 이용한 마케팅은 소비자들에게 아주 매력적이다. 마치 우리가 도박장에 갈 때, ‘나는 이곳에서 나갈 때 백만장자가 되어있을 거야와 같은 상상을 하면서 들어가고, 이런 상상이 매번 도박장에 사람들을 들어오게 만드는 것처럼 사람들은 불확실성(Uncertainty)’에 대한 환상을 무의식 중에 가지고 있다. 위와 같이 어떤 제품이 나에게 올 지 모르는사례는 싱가폴의 애니씽(Anything)이라는 이름의 음료수에서도 볼 수 있다. 이 음료수는 콜라맛, 레몬맛, 약한 레몬맛, 사과맛 등 6가지 맛을 가지고 있는데 겉의 디자인과 맛과는 전혀 연관성이 없고, 소비자들은 어떤 맛을 마시게 될 지 모른다! 이 제품이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음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마치 해리포터시리즈의 호그와트 마법열차에서 파는 개구리모양 사탕(?)의 맛이 어느 것인지 모르고 사며 기대감을 증폭시키는 것처럼 제품에 대한 설렘은 사람들에게 일상의 소소한 자극이 되어준다.

           예기치 못한 제품에 대한 인사이트를 얻어 애플이나 한국의 다양한 업체들도 이런 마케팅을 실시하고 있다. 한편, 제품 이외에도 한국에서도 많이 찾아볼 수 있는 ‘Forever 21’ 매장에서는 장소의 의외성을 선사한다. Forever 21은 거의 6주마다 한번씩은 항상 매장의 진열을 바꾸어 놓는다. 지난 번에 1층은 신사 정장, 2층은 여성 정장 이었다면 이번에는 그 배열을 바꾸어 버리는 것이다. 아마 이 매장에 들어간 소비자들은 Forever 21이 다른 백화점에 입점한 매장들이나 Zara와 같은 매장들처럼 쇼핑하는 소비자들이 심리적으로 편안함을 느낄 수 있는 진열이라고 느끼지는 않았을 것이다. 그렇다면 이런 변화가 실제로 효과가 있을까? 미국 LA에서 한인타운에 처음으로 (LA의 한인타운은 LA의 중심부에 넓게 자리잡고 있다) 진출할 당시, Forever 21은 많은 단점을 안고 있었다. 스페인에서 온 브랜드 Zara나 스웨덴의 H&M처럼 동양인에게 소구할 수 있는 디자인과 핏도 아니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이런 변화무쌍한 Forever 21의 마케팅 기법은 현지 한국인교포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었다.

 

           한편, 같이 소비하는 사람을 예측하지 못하게 하는 마케팅도 이루어지고 있다. 미국의 한국계 데이비드 장이 운영하는 레스토랑 중에 하나인 뉴욕의 모모후쿠 코라는 식당은 가장 예약하기 힘든 레스토랑이다. 식당에 12좌석 밖에 없으며, 심지어 메뉴도 자기 마음대로 정할 수 없다. 일주일 전에 예약이 가능한데, 온라인 예약만 가능하며 (마치 수강신청과도 같다) 한번에 여러 명이 예약할 수 없다. 한 번에 한 사람만 예약할 수 있게 되어 있으며, 예약이 치열하기에(30초면 예약이 끝나버리고 만다) 아는 사람들끼리 앉게 되는 경우는 드물다. 좌석도 랜덤이며 옆에 앉아 같이 먹는 사람들도 랜덤이다. 내가 유명한 연예인과 먹게 될 수도 있고, 어쩌면 옆에 앉은 사람과 운명의 연인이 될 수도 있는 것이다! 이런 이유로 뉴욕의 미식가들이 언젠가 꼭 한번 먹고 싶다는 선망의 장소가 되었다.

          

       이렇게 누구를 만날 지도 모른다는 기대감을 안게 하는 마케팅은 우리나라에서도 최근 이용되고있다. 지난 겨울 (2013 겨울), ‘성시경의 연말 콘서트에서는 솔로들을 위한 이벤트가 마련되었었다. 절대 친구와 같이 신청하지 말 것과 같은 조항을 보면 이도 우연성에 기반한 이벤트임을 알 수 있다. 비록 좌석이 무료로 제공되기 때문에 마케팅적 관점에서 인기가 있었다를 논하기는 어려운 면이 있지만 이런 예들은 분명 우리가 일상 생활에서 즐기고 있는 불확실성임에 분명하다.

            하지만, 이렇게 소비자들의 기대감을 한껏 자극시키는 마케팅이 항상 인기가 있는 것일까? 만약 앞선 사례에서의 모모후쿠 코 레스토랑의 음식 품질이 매우 떨어진다고 가정하자. 그렇다면 이 레스토랑을 단지 사람을 만나는 것에 대한 기대감때문에 가려는 사람들이 몇 명이나 될까? 만족감은 항상 기대감보다 품질이 더 좋을 때에만 높다. 사람들이 한껏 기대를 하는 데에 비해 품질이 좋지 않다면 설사 그 품질이 다른 상점과 비교했을 때 괜찮다고 할 지라도 이미 높아진 기대감 때문에 만족감은 낮아져 버리게 된다. 따라서, 이런 익스펙테이션 마케팅의 가장 중요하고도 가려진 성공비결은 바로 품질이다.

           또한 익스펙테이션 마케팅은 엄청난 비용을 수반하기도 한다. Forever 21과 같은 경우, 자주 매장 진열을 바꾸는 마케팅 방식으로 인력배치 및 충원 등의 비용이 많이 발생하고 있다.

           하지만 소비자의 기대 심리를 이용한 마케팅은 분명히 매력적이며 소비자들에게 여전히 인기가 높다. 우리나라 기업들도 이런 창의적인 방식의 마케팅을 충분히 활용한다면, 특히 새롭게 시작하는 (스타트업) 사업들이 이런 재미있는 마케팅을 이용한다면 우리나라 소비자들은 더욱 더 역동적으로 부응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