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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rketing Review/2010년

인셉션: 소비자의 무의식 속으로

글을 시작하며


  글을 시작함과 동시에 이번에 다룰 내용에 대해 조금은 걱정이 앞섭니다. 현재 시장에서 적용되고 실행되어지는 수많은 실제적인 마케팅 기법과 현상들에 대해 글을 쓰고 싶었는데, 생각을 발전시켜나가는 과정에서 엉뚱한 생각이 제 머리를 비집고 들어와 결국은 그에 대해 제 생각을 풀어쓰게 되었습니다. 소비자와 마케터, 구매 행위와 판매 행위에 대한 추상적인 접근이 독자 분들의 눈에 매우 아마추어적이고 부족한 점이 많아보일 것이라고 생각되는 바, 생산적이고 적절한 피드백을 글쓴이로서 항상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마케팅, 그 본질은 무엇인가


   ‘마케팅’의 사전적 정의는 ‘생산자가 상품 또는 서비스를 소비자에게 유통시키는 것에 관련된 모든 체계적 경영활동’입니다. 다시 말해 판매와 구매 행위가 시장에서 일어날 수 있게끔 만드는 모든 행위가 마케팅의 핵심이라는 것입니다. 사전적 정의는 이렇듯 참으로 단순하지만, 모두들 아시다시피 시장에서의 ‘마케팅’ 활동은 생각만큼 단순하지가 않습니다. 수많은 상품들이 존재하고, 자신의 구매 행위를 통해 최대 만족을 얻으려 다양한 정보를 습득하여 가지고 있는 똑똑한 소비자들이 시장에는 존재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판매자 입장에서는 소비자들을 더 잘 이해하고 그들의 선택을 받기 위해 정말 다양한 활동을 계획하고 실행합니다. 바이럴 마케팅, 여성 마케팅, 키즈 마케팅, 노이즈 마케팅, 블라인드 마케팅 등 소비자가 자신 마음 속 깊이 감쳐둔 욕구를 자극하기 위해 판매자들은 늘 소비자를 연구하고 새로운 마케팅 기법들을 개발하여 사용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마케팅의 본질은 과연 무엇이기에 이처럼 다양한 마케팅 기법들이 필요한 것일까요? 흔히들 마케팅의 본질은 소비자들의 욕구, 즉 니즈(Needs)와 원츠(Wants) 파악과 관리에 있다고 정의되어 있고 그렇게 배우고 있습니다. 저 또한 그것이 잘못되었다고는 전혀 생각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저는 이 부분에 대해 생각을 하다가 소비자의 니즈와 원츠보다 더 깊은 차원에 존재하는 소비자의 심리 상태까지 고려해야만 보다 본질적인 차원의 마케팅 활동이 가능하고, 이를 기반으로 시장에서의 더 큰 성공을 거둘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보았습니다. 단순히 소비자의 욕구는 이미 어딘가에 그 실체가 존재하고 그것을 찾아내어 판매 행위와 연결시켜야 한다고 가정되어버린 상태에서 진행되는 마케팅적 노력은 장기적인 성공을 보장하기에는 분명히 부족한 점이 있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마케터들은 무엇을 더욱 고민해봐야 하는 것일까요? 저는 여기서 영화 ‘인셉션’을 떠올렸습니다. 영화 속의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와 같이, 마케터들 또한 소비자 자신들조차 잘 모르고 있는 소비자의 생각과 의지를 다 바꿔버리는 작업을 위한 노력을 할 수 있지 않을까요?

 


소비자, 그들의 욕구? ... 결핍! 


   누군가 저에게 소비자의 생각과 의지를 다 바꿔버리는 작업이 실제로 가능할 것인지에 대해 묻는다면, 저는 솔직히 ‘그렇다’라고 당당하게 대답하지는 못할 것 같습니다. 하지만, 소비자의 욕구에 대한 조금은 다른 접근이 필요하다는 점은 분명히 강조할 것입니다. 

  
  시장에서 판매 및 구매 행위가 멈추지 않고 일어나는 가장 중요한 원인은 ‘소비’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과거에는 물론 생산이 소비의 발생을 이끈 적도 있지만, 현대 사회에서는 소비가 전제되지 않고서는 물품 및 서비스의 생산과 판매가 존재하기 어려울 것입니다. 독일의 경제학자 다비트 보스하르트는 철학자 데카르트의 유명한 문구를 비틀어 현대 소비사회를 “나는 소비한다, 고로 존재한다.”라고 정의하였습니다. 이는 현대 사회에 살아가는 모든 사람들의 삶을 관통하는 ‘소비주의’에 대한 철학적 고민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이렇듯, 이제는 소비 그 자체에 대한 고찰이 없이는 시장에 대한 깊은 이해가 힘들 것입니다.

  
  그렇다면 소비에 대한 접근이 일반적인 ‘욕구’에 대한 접근과 무엇이 다른 것일까요? 위에서도 간략히 언급하였지만 일반적인 ‘욕구’에 대한 접근은 이미 그 실체가 소비자의 마음 속 어딘가에 존재한다고 가정되어지고 그것을 찾는 방식으로 이루어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소비에 대한 접근은 이와 조금 다릅니다. 여러분의 소비 행위를 한 번 떠올려보십시오. 여러분의 소비 행위의 근원적 이유는 어디에 있습니까?

  
  저는 여러분 의식 깊숙한 곳의 ‘결핍’의 감정이 ‘욕구’를 만들어낸다고 생각합니다. 물질적 결핍은 물론이고, 그로 인해 생기는 감성적인 결핍까지 포함해서 말입니다. 인간은 사회적 동물입니다. 사회 속에서 수많은 다른 사회 구성원들과의 관계 속에서 자신의 의미를 찾으며 살아갑니다. 그렇기 때문에 소비 행위 또한 사회의 틀에서 자유로울 수 없습니다. 소비자들의 소비는 단순한 구매 행위를 넘어서서, 그 과정을 둘러싸고 있는 각종 영향력, 경험, 사회관계 속에서 그 의미가 이해되어져야 합니다. 즉, 자신이 무엇인가 소비함에 따라 사회 속에서 심리적 만족을 얻을 수 있고 또 그래야만 한다고 여기게끔 만드는 ‘감성적, 심리적 결핍’이 바로 ‘구매 욕구’를 불러일으키는 근원적 이유라는 것입니다. 다시 말해, 내가 이 mp3를 사는 행위, 저 옷을 사는 행위는 단순히 ‘mp3’와 ‘옷’을 사기 위함이 아니고, 소비 행위를 통한 사회 속에서의 내 모습의 변화를 고려하는, 충분히 과시적이고 사회적인 행위인 것입니다. 그리고 이는 이 소비 행위가 없었다면 사회 속에서 느꼈을 결핍감에 대한 무의식적 해소 행위인 것입니다.(물론 가끔은 의식적 해소가 일어나기도 합니다.)

  
  ‘스펜트: 섹스, 진화, 그리고 소비주의의 비밀’이라는 책에는 다음과 같은 내용들이 나옵니다.

“오늘날 우리가 상품과 서비스로 자신을 치장하는 목적은 즐거움보다는 남들에게 좋은 인상을 주기 위해서다.”

“우리가 갖고 있는 사회적 영장류의 이 큰 뇌는 한 가지 중대한 사회적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진화했다. 그것은 다른 사람들 눈에 근사해 보이는 것이다.”,

“어떤 종류의 정신병이 소비주의와 가장 비슷할까? ... 적절한 비교는 나르시시즘이라고 생각한다. ... 타인에게 찬양받고자 하는 강한 욕구와 타인에게 공감을 느끼지 못하는 마음이 결합한 것이다.“.


위의 내용들이 인간의 소비 행위가 너무 자신을 과시하기 위한 수단으로만 해석된 것 같이 보이기는 하지만, 그렇다고 쉽게 부정할 수 있는 내용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우리 모두는 사회 속에서 살아가기 때문에 소비의 의미를 소비자 개인만 바라보아서는 그 진정한 의미를 해석할 수 없는 것이 사실이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소비자가 무언가를 갖고 싶다는 욕구를 가지게 되었을 때, 그 욕구는 단순히 개인적인 이유에 기인한 것이 아니고, 소비자로 하여금 그것을 갖고 싶을 수밖에 없게끔 만드는 그 사람 주변의 사회적인 상황에 기인한 것임을 이해해야만 판매자로서 더 큰 시장을 바라보고 그에 맞는 전략을 세울 수 있을 것입니다.



왜 ‘결핍’에 집중하는가


   ‘욕구’와 구별하기도 어려운 ‘결핍’에 집중해야만 하는 이유는 간단합니다. ‘결핍’의 감정은 생산자의 입장에서 얼마든지 창조해낼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소비자들로 하여금 ‘구매 욕구’를 가지게 하는 것보다, 무엇인가에 대해 ‘결핍’의 감정을 느끼게 하는 것이 그 무엇보다 강력한 마케팅 수단이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결핍’의 감정은 소비자 스스로 완전히 인지하지 못한 상태로 존재하다가 어느 순간 소비에 대한 깊은 욕구를 불러일으켜 구매 행위를 이끌게 됩니다. 그렇기 때문에 소비자들의 ‘욕구’만 찾아다니며 그들의 ‘결핍’을 관리하지 못하는 기업은 새로운 시장에 대한 기회를 계속하여 놓칠 수밖에 없습니다.


   최근 전자제품 시장의 트렌드를 주도하고 있는 애플의 경우를 예로 들어보겠습니다. 애플 의 제품은 뛰어난 디자인, 편리하고 세련된 사용자 인터페이스를 바탕으로 전자제품 시장에서 짧은 시간에 엄청난 돌풍을 일으키고 있습니다. 저는 그 원인이 바로 애플이 소비자들로 하여금 무의식에 가까운 ‘결핍’의 감정을 느끼도록 만들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지금의 스마트폰 시장을 생각해 보십시오. 최근에 와서야 삼성전자에서 갤럭시 S라는 야심작을 내놓으면서 아주 조금은 상황이 달라졌지만, 그래도 여전히 스마트 폰의 대명사는 아이폰입니다. 애플은 아이폰을 통해 스마트 폰 열풍을 불게 하였고, 나날이 세지는 열풍 속에서 스마트 폰을 아직 갖지 못한 소비자들은 최신 트렌드의 이해 및 활용 측면에서 ‘감성적 결핍’을 느끼게 되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아이폰이 아닌 스마트 폰을 보유한 소비자들 중에서도 현재 자신의 스마트 폰에 크게 만족을 함과 동시에 아이폰을 갖지 못하였다는 이유로 자신도 인지하지 못하는 스마트 폰 기기에 대한 ‘결핍감’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 분명 상당수 있을 것입니다. 이러한 종류의 무의식적 ‘결핍’은 훗날 선택의 순간에 소비자들로 하여금 애플 제품에 대한 욕구를 만들어낼 것입니다.


   애플의 성공 비법을 궁금해하는 사람들에 스티브 잡스는 이렇게 답합니다.


“그동안 사람들은 기술을 따라잡으려 애썼지만 사실은 반대로 기술이 사람을 찾아와야 합니다. 기술은 기술 자체로 존재하는 게 아니라 사람이 이용하기 쉽고 재미있어야 한다는 사실을 인문학이 깨우쳐주었다.”


소비자들의 욕구를 찾아내 충족시켜주는 것을 넘어서서, 그들 마음속의 ‘욕구’라는 것이 결국 감성적 결핍으로부터 오는 것임을 깨닫고, 그들 마음에 결핍의 감정을 느끼게 만드는 것이 스티브 잡스가 말한 기술이 사람을 찾아와야 한다는 말의 숨겨진 의미는 아닐까 싶습니다. 
 


성공적인 마케팅을 위해서 꼭 필요한 것


   깔끔하게 정돈되지 않은 글을 조금은 길게 썼지만, 제가 하고 싶은 말은 성공적인 마케팅을 위해서는 소비자들이 갖고 있는 보이지 않는 무엇인가에 대한 결핍감을 파악하고 관리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독자 여러분들은 모두들 영화 ‘인셉션’을 보셨습니까? 저는 '인셉션'하면 영화 마지막 부분의 쓰러질 듯 쓰러지지 않고 돌아가는 팽이(토템) 덕분에 골치가 아팠던 기억이 떠오릅니다. 물론 지금 영화의 열린 결말에 대한 고민을 해보자는 것은 아니고, 영화 속에서 인셉션을 행하는 자들과 같은 행동이 마케터들에게 역시 필요하다는 얘기를 다시 한 번 꺼내려 잠시 영화 얘기를 해보았습니다. 


  누군가의 현재의 행위에 변화를 주기 위해 그 사람의 무의식에 깊게 침투하는 영화 속 주인공들처럼, 마케터들 역시 소비자들의 결핍감과 같은 무의식 수준까지 깊이 내려가야만 현대 소비사회 소비자들의 행위를 활용하고 예측할 수 있을 것입니다. 결핍 단계를 벗어나 이미 욕구의 모습으로 형성된 시장 내 수요의 대리만족을 위한 제품(서비스) 판매만으로는 시장의 리더가 될 수 없습니다. 진정한 시장의 리더를 꿈꾼다면, 조금은 어렵겠지만 소비자들의 결핍감을 창조해내고 자극할 수 있어야만 할 것입니다.



* 참고출처

http://blog.naver.com/hajin817?Redirect=Log&logNo=60106809398

http://cafe.naver.com/keerikeerikeerikeeri.cafe?iframe_url=/ArticleRead.nhn%3Farticleid=245

http://kin.naver.com/open100/detail.nhn?d1id=11&dirId=1112&docId=292517&qb=7IaM67mE7KO87J2Y&enc=utf8&section=kin&rank=1&search_sort=0&spq=0&pid=g4Kmwg331xlssZojf6sssv--044493&sid=TIMhwbMJg0wAAEoaGoo

http://kin.naver.com/knowhow/detail.nhn?d1id=2&dirId=2&docId=332642&qb=6rWs66ekIOyLrOumrA==&enc=utf8&section=kin&rank=3&search_sort=0&spq=0&pid=g4KBdv331zZssZ/cd0hssv--288038&sid=TIMhwbMJg0wAAEoaGoo

http://www.cyworld.com/caritasdeo/32870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