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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rketing Review/2010년

현장에서 사로잡는 노하우 - 소비자의 주의와 환기


 
천천히 둘러보고 싶지만, 매장에 들어서는 순간 “어떤 것 보러 오셨어요?”, “이건 어떠세요?”라며 따라 붙는 판매원의 압박에 못 이겨, 제대로 보지도 못한 채 서둘러 나온 기억, 한번 쯤 있지 않으신가요? 평소 여러 번 둘러보고, 생각한 후에 구매를 결정하는 필자의 경우, 이러한 판매원의 친절 아닌 친절은 하나의 쇼핑 스트레스가 됩니다.  그런가 하면, 때로는 판매원들의 적절한 추천으로, 생각지 못했던 품목에 대해서 만족스러운 구매를 하게 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판매에 있어 판매원의 역할은 그만큼 중요하다고 볼 수 있는데요, 그렇다면 앞서 언급한 두 가지 경우를 비교해 볼 때, 상품에 대한 소비자의 부담 또는 호감을 결정짓는 것은 무엇일까요?

대부분의 사람들은 판매원의 성격 및 판매 능력 차이일 뿐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이와 관련한 또 다른 관점으로 요크스-다드슨의 법칙이라는 것이 있습니다.

환기수준이 낮을 때는 주의가 산만해서 정보처리 능력이 낮고, 환기수준이 높아지면 주의도 점차 집중되어 정보처리능력이 좋아지게 된다.’

여기서의 ‘환기’는 주의나 생각을 기울여 정보를 처리하도록 일깨워 지는 것을 말합니다. 이를 설명하기 위한 간단한 예시 상황이 있습니다.

매장에 들어서는 순간 판매원이 “어떤 것 보러 오셨어요?”, “이건 어떠세요?”라며 이 옷 저 옷을 정신없이 권한다면, 이 때 소비자의 환기수준은 갑자기 높아지게 됩니다. 그렇다고 궁금해서 물어보고 싶은데 판매원이 계속 전화만 하고 관심을 보이지 않는다면 이 때는 환기 수준이 점차 낮아지게 됩니다. 이 두 가지 경우는, 소비자의 환기 수준이 너무 높거나 낮아, 소비자의 구매의욕(정보처리 능력)이 낮아지게 됩니다.

즉, 소비자의 구매를 이끌어내기 위해서는 적절한 환기가 필요한데, 이를 위해서는 고객이 매장에 들어서면 일단 매장을 둘러볼 시간을 주어야 합니다. 고객이 매장을 둘러보고 무엇인가 질문을 하고 싶을 때(즉 환기수준이 높아질 때)를 기다렸다가, 이 후 판매원이 고객 옆으로 다가가 질문에 대한 답을 해주거나, 제품을 설명하는 방식이 보다 효과적이라는 것입니다.

그런 점에서, ZARA, H&M, UNIQLO, GAP, GIODANO, WHO ARE YOU 등의 대형 매장(풀래그십 스토어)에서 이루어지는 쇼핑 형태는 이 이론과 관련하여 판매 촉진에 상당히 효과적이지 않은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자율적인 쇼핑 분위기와 필요할 때 부를 수 있도록 곳곳에 배치된 점원, 부담없이 사용할 수 있는 다수의 피팅룸까지, 소비자가 환기 수준에 따라 쇼핑 만족도를 높일 수 있는 구조를 갖추었다고 보여 집니다.



인터넷 매장이 활성화 되고는 있지만, 여전히 판매원이 직접 고객과 만나 표정을 살펴가면서 자사 상품이나 서비스를 구입하도록 궁극적으로 설득하는 인적 판매의 중요성은 상당히 크다고 볼 수 있습니다. 판매원은 기업의 가장 최전방에 있는 이미지 창출자가 될 수도 있다는 점에서, 기업의 ‘판매원 관리’ 역시도 소홀히 해서는 안 될 중요한 부분일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