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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rketing Review/2010년

[여성마케팅] 불경기 속 호황, 여성을 노려라!

 



 영화 '섹스 앤 더 시티2'를 본 사람이라면 영화 속 그녀들이 사용하는 제품이 세대교체를 했단 사실을 눈치챘을 것이다.  그녀들의 하이힐이 마놀로에서 루부탱으로 바뀌는 차원을 넘어서 캐리와 친구들이 썼던 애플 컴퓨터가 산뜻한 디자인을 선보여 새로운 패션 액세서리로 등극한 휴렛팩커드(HP) 노트북으로 바뀌었다. 루부탱의 빨간 구두 밑창을 거부할만한 여자들과 HP의 '디지털 클러치' 노트북을 보고 가슴 뛰지 않을 여자들이 어디 있을까?!..
특히 HP의 노트북은 외관은 세련된 메이크업 케이스 같고, 키보드의 감촉은 피아노 건반과 같이 부드러운 느낌을 준다. 이 제품은 선망의 대상이 된 다른 패션 아이템과 마찬가지로 부르는 게 값이다. 기본사양만 갖춘 넷북 컴퓨터의 가격이 599달러인 것을 보면 '디지털 클러치'의 가격수준과 그 수익률은 미적 감각이 떨어지는 동급 다른 컴퓨터에 비해 훨씬 더 높을 것이다.
 이처럼 여성의 마음을 사로잡아 불경기를 이겨내고 성공을 거두려는 기업은 휴렛팩커드만이 아니다. 금융위기가 발생하기 전에도 전세계 여성들의 경제력은 증가 추세에 있었고, 불경기에 접어든 지금 또한 마찬가지이다. 이는 남성들이 금융 서비스 혹은 제조업에 종사하면서 불경기로 큰 타격을 받아 실직한 반면 여성 창업이 늘어난 점에서 알 수가 있다. 더욱이 근래들어 남성과 여성의 소득 격차는 계속 줄어들고 있다. 앞으로 여성들의 평균 소득이 남성의 평균 소득수준을 넘지말라는 법은 없다. 그럼에도 많은 기업들은 방만한 생각으로 여심공략에 나서지 않고 있다. 식품이나 의류 등 여성 소비자가 다수를 이루는 산업은 핵심 고객군 공략에서 그리 나쁘지 않은 성과를 거두었지만 자동차, 여행, 의료보험 등 다수 산업에선 여성이 절반 이상의 구매를 담당함에도 상품 개발과 마케팅에서 여성을 여전히 부차적 존재로 취급한다.

이는 '선도기업의 경영진 대다수가 중년 이상의 남성이기 때문'이라 여성의 경제력 신장을 재조명한 책인 "Influence"의 저자 매디 다익월드가 말했다.
 그러나 변화는 기술산업에서 먼저 시작되었다. 빠른 기술발전으로 고부가가치 상품의 시장가치가 떨어져 일반 상품화하는 기간이 짧아지면서 가전제품의 수익률도 수년째 하락 추세를 보이고 있다. 이는 업계 전체의 골칫거리이다.
하지만 조금만 생각을 바꾸어보면, 여성들은 제품의 감성적이고 미적인 측면이 뛰어나면 가격이 높더라도 구매를 한다. 애플의 엄청난 성공을 보스턴컨설팅그룹(BCG)에서는 애플의 제품이 아름답기 때문에 비싸도 잘 팔린다고 분석했다. 모든 제품의 카테고리에서 여성들이 가장 선호하는 브랜드인 애플은 기술 부문에서 수익을 내는 유일한 기업이라고 BCG 공동경영자 마이클 실버스타인은 말했다. 이러한 이유는 앞서 언급한 미적 측면때문이다.

HP는 최근 여성용 제품의 특징을 모든 제품에 적용하기 시작했다. 여기서 여성용 제품의 특징이란 섬세한 마감 장식, 보다 감각적인 디자인, 고품질의 조명 등을 말한다. 그리고 닌텐도 Will 또한 피트니스 관련 게임을 내놓아 중년 여성층에 인기를 얻고 있으며 명품 브랜드점에서는 여성고객을 겨냥해 일대일 고객만족 서비스를 도입해 여심 공략에 나섰다.
 이러한 상황을 금융 서비스 산업에서는 주목해야 할 것이다. 금융 서비스야말로 여성의 불만이 가장 높은 분야 중 하나인데, 여성의 70% 이상이 은퇴 자금을 저축해 두었으며 그녀들의 주택 구매율이 높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될 것이다. 더욱이 여성은 남성보다 위험회피 성향이 크며 부동산 매입이나 은퇴 계획, 주식 투자를 개별적으로 생각하기 보다는 함께 연결해서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이렇듯 남녀의 투자 사고방식이 완전히 다름에도 불구하고 여성을 겨냥한 마케팅 전략을 내세운 은행은 거의 없다. 위와 같은 현상 속에서 여성 신뢰를 얻는 식료품 기업인 UK테스코가 금융과 자동차보험으로 사업영역을 넓힌 사실은 그리 놀랄 일이 아니다.
 여전히 우리 사회에 뿌리박힌 가부장적 사고로 여성을 괄시하고 있는 산업군에서는 어서 빨리 헤묵은 사고에서 벗어나 새로운 시각으로 접근해야 할 것이다. 불경기에 상관없이 '비싸도 팔리는' 여성시장을 공략하는 기업들은 하루가 다르게 늘어나고 있다.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다. 여성의 미적, 감성적 측면을 자극하는 새로운 제품과 서비스를 내세워 불경기 속 호황을 톡톡히 누릴 수 있어야 할 것이다.    기업들은 열어야 한다!  그녀들의 지갑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