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Marketing Review/2010년

[POSITIONING] 잠재 고객의 마인드를 경작하는 마케팅의 씨앗


1.     문제의 시작: 커뮤니케이션 과잉 시대 그리고 수용에 보수적인 사람들

 

커뮤니케이션은 나누다를 의미하는 라틴어 ‘communicare’가 어원이다. 신이 자신의 덕을 인간에게 나누어 준다거나 열이 어떤 물체로부터 다른 물체로 전해지는 따위와 같이 넓은 의미에서는 전도, 전위 등을 뜻하는 말이지만, 근래에는 어떤 사실을 타인에게 전하고 알리는 심리적인 전달의 뜻으로 쓰인다. 우리는 현재 커뮤니케이션 과잉 시대에 살고 있다. 신문, 텔레비전 등의 전통적인 커뮤니케이션 경로뿐 아니라 트위터, 구글 버즈 등의 집단지성으로 대변되는 획기적이고 효과적인 커뮤니케이션 경로가 매 초 발생하는 수많은 정보들을 빠르게 퍼뜨리고 있다. 그렇다면 사람들은 자신에게 배달되는 수 많은 정보들을 모두 고려하여 받아들일까? 아니, 당신은 그렇게 하고 있는가? 그렇지 않다. 커뮤니케이션 과잉 사회에서 일반인이 취하는 유일한 방어 수단은 마인드를 단순화 하는 것이다. 사람들은 자신의 머릿속에 확장된 정보에 맞춰 수용의 범위를 키우려 하지 않는다. 새로운 정보에 대해 즉각적인 긍정의 의사가 있을 경우에만 정보를 대체하려 할 뿐이다.

                                                           우리는 끊임없이 커뮤니케이션을 한다


피가 되고 살이 되는 어머니의 말씀을 잔소리로 생각하며 정말이지 더럽게 말을 안 들었던 필자에게 핑계가 생긴 셈이다. (그렇다고 어머니께 이런 핑계를 댔다가는 또 잔소리가 시작할 것이다. 잔소리를 수용하지 않더라도 그 시간만큼 괴로운 것은 어쩔 수 없는 현실이다.) 필자의 어머니만큼 답답한 주체가 바로 상품을 소비자에게 판매하려는 기업이다. 이와 같은 어려운 상황 에서의 효과적 커뮤니케이션을 위한 해법으로 잭 트라우트와 앨 리스는 저서 포지셔닝(POSITIONING)’을 출판했다. ‘세계 각지에서 2위 그룹에 속해 있는 광고 에이전시들에게 바친다.’는 표어를 시작으로.


2. 포지셔닝(POSITIONING)


1972년 잭 트라우트와 앨 리스가 전문잡지에 포지셔닝 시대라는 시리즈 논문을 게재한 이래 포지셔닝 컨셉은 광고와 판매, 마케팅에 종사하는 사람들 사이에서 확실히 자리잡았다. 마케팅 수업이나 업무를 통해 마케팅 전략을 세워본 사람들은 거시적 환경분석, 3C 미시적 환경분석을 통해 SWOT분석을 한 후 STP, Segmentation, Targeting, Positioning 분석의 메커니즘을 따라가 보았을 것이다. 포지셔닝 개념은 거∙미시 환경분석부터 STP에 이르기까지의 과정을 모두 포함하고 있다. 그러나 포지셔닝 개념이 기존의 생각과 다른 점은 상품의 특질에 어떠한 행동을 취하는 것이 아니라, 구매력이 있는 잠재 고객의 마인드에 어떤 행동을 가하는 것, 즉 잠재 고객의 마인드에 해당 상품의 위치를 잡아주는 것이다. 광고를 통해 기존에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마인드를 바꾸려는 것이 아니라 비어있는 마인드를 찾아 진입을 하는 것이 포지셔닝 개념의 핵심이다. 따라서 광고는 상품 자체에 대한 특징의 설명이나 추상적인 이미지의 전달을 목적으로 하기보다는 니즈를 근간으로 한 고객 마인드의 틈새를 찾아 공략하는 방법을 사용해야 한다. 고객 마인드의 틈새를 찾아 그 특징을 단순화한 메시지로써 강조하여 포지셔닝을 하면 고객이 이미 가지고 있는 마인드에 부수적으로 얽혀 있던 기존의 정보가 조작되고 새로운 정보와의 연결고리가 생겨 기업이나 상품에 대한 메시지가 효과적으로 고객 마인드에 자리잡게 되는 것이다. 그리고 이것은 차별성에 대한 인식을 주고 구매를 유도한다. 어려운가? 다음의 예시를 보라.

 

                                                         비(非)콜라 전략으로 큰 성공을 거둔 세븐업

미국에서 판매되는 청량음료 세 병 가운데 거의 두 병이 콜라다. 그리고 이 콜라시장은 코카콜라와 펩시가 대부분의 점유율을 가지고 있다. 당시 코카콜라와 펩시 외의 다른 청량음료 회사들은 자신들의 상품을 하나의 청량음료 시장 안의 제품으로 보고 그 속에서 맛에 대한 차별성만을 강조하고 있었다. 때문의 그들의 제품은 청량음료시장에서 대부분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는 코카콜라, 펩시와 같은 선상에서 경쟁을 할 수 밖에 없었고 청량음료 시장에서의 고객 마인드 점유율과 시장 점유율에서 두 회사의 점유율을 뺀 극히 작은 시장에서 허덕이고 있었다. 분명히 콜라와 다른 범주의 상품 특성을 가지고 있었지만 고객의 마인드 속에서 차별화를 시키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 때 세븐업이 펼친 전략은 비콜라포지셔닝 전략이었다. 청량음료 시장을 콜라시장과 비콜라 시장으로 세분화 한 후 비 콜라시장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과 인식으로부터 비롯된 마인드를 선점한 것이다. 세븐업의 1968년 비콜라 포지셔닝 전략은 세븐업의 연간 판매 순익을 8,770만 달러에서 1 9,000만 달러까지 상승시켰다. 세븐업의 비콜라아이디어는 상품 속에서 찾아낸 것이 아닌 고객 마인드에서 찾아내 좋은 성과를 얻은 성공적인 포지셔닝 전략의 적용 예로써 지금까지 회자되고 있다.

 

3.     포지셔닝 전략의 효과적인 수행을 위하여

 

포지셔닝의 저자 잭 트라우트와 앨 리스는 효과적인 포지셔닝 전략의 수행을 위해 몇 가지 조언을 하고 있다. 간략하게 언급하자면,


업계 리더의 포지셔닝 전략과 추격자의 포지셔닝 전략은 다르다. 구별해 구사하라.

-이미 업계 리더는 고객의 마인드를 점유하는데 매우 유리한 요소를 갖추고 있다. 추격자의 위치에 있는 회사는 정면으로 맞서지 말고 소비자의 마인드 속에서 리더가 점유하지 못한 틈새를 찾아내야 한다.

소비자의 마인드 속에 틈새가 없다면 경쟁 상대를 재포지셔닝해서 틈새를 만들어라.

상품명을 정할 때 신중에 신중을 거듭하라.

-잘 지은 상품명만으로도 훌륭한 기대효과를 누릴 수 있다.

기존 제품이나 기업 이미지와 연관성이 없는 제품이나 활동을 시작할 때 라인확장의 폐해를 경계하라.

 

잠재 고객의 마인드에서 자기 자신이 어떤 포지션을 점유하고 있는지 판단하고 선점하여 관리하라는 말로 정리할 수 있겠다. 포지셔닝의 끊임없는 변화를 추구할 것! 그리고 지속적으로 잠재 고객의 마인드를 확인할 것! 이 두 가지가 특히 강조되어야 할 것이다.

 

4.     포지셔닝, 그리고 우리의 자세

 

잭 트라우트와 앨 리스의 포지셔닝 개념이 나온 지 벌써 40년이 다 되어간다. 그 동안 빠르고 다양하게 발전한 마케팅 기법, 그리고 전략들이 쏟아져 나왔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그 기반으로 포지셔닝 개념이 자리잡고 있다는 것은 이 포지셔닝 개념의 설득력이 얼마나 크게 발휘되어왔는지를 증명하고 있다. 더 이상 잠재 고객의 마인드에 빈틈이 없어 보이는 지금 이 시대에도 고객 니즈의 세분화를 거쳐 끊임없이 틈새시장이 개발되고 기발한 제품은 그 틈새시장을 세상의 돈을 모두 끌어 모을 것만 같은 막강한 시장성을 갖춘 주류시장으로 변화시키고 있다. ‘포지셔닝곳곳에 보이는 저자들의 자신감(결과론적인 성패 분석이었든 아니든)을 인정하게 되는 것은 포지셔닝 개념의 유의미함이 지속성을 갖추고 있게 때문이다. 다만 마케팅 전략을 수행하는데 있어 포지셔닝의 개념만을 견지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생각한다. 포지셔닝은 끊임 없는 기업, 그리고 제품의 현 위치를 파악하여 전략의 효과를 분명하고 빠르게 나타낼 수 있도록 중심을 잡아주는 역할을 하지만 현대의 변화무쌍한 소비자 심리와 니즈를 모두 읽어낼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효과적이고 세련된 기법이 잠재 고객의 마인드 분석으로부터 도출한 차별성과 이 차별성의 효과적인 교감, 즉 포지셔닝 개념의 이해를 바탕으로 한다면 여전히 강한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는 생각은 변함없다.

 

저자들은 책 후반에 자기 자신과 경력의 포지셔닝 파트를 마련했다. 1년 내에 졸업을 앞둔 필자에게 나의 포지셔닝에 대한 고민과 고민 해결의 방향을 제시해 준 것 같아 저자들의 격려가 느껴지는 듯 했다. 마지막으로 2인자 포지셔닝으로 성공을 거두고 있는 코미디언 박 명수의 사례로 마무리한다.



                                              2인자 포지셔닝으로 성공을 거두고 있는 코미디언 박 명수

2인자는 결코 쉽지 않은 자리입니다. 1인자는 아니지만 나머지 중에선 발군이어야 합니다. 1인자에 대한 적절한 예우를 하면서 견제의 역할도 맡아야 하는 자리입니다. 그저 순서상 서열 2번째여선 자리를 지킬 수 없고 이내 밀려나고 말 것입니다. 그렇다고 1인자 자리를 탐내선 곤란합니다. 스스로를 알고 입지를 다질 줄 알아야 합니다. 그런 점에서 2인자 중에선 비호감을 찾기 힘듭니다. 자리 자체가 호감형으로 만들어주는 효과가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고 보면 박명수는 이를 너무도 잘 실천에 옮겨 2인자 전성시대의 주역으로 떠올랐다가, 이를 너무 쉽게 잊어버린 탓에 비호감이 돼버렸습니다. 자연스럽게 좋은 2인자가 될 수 없었죠. 그러나 박명수는 다시 자리를 찾아왔습니다. 예전보다 더욱 안정감이 느껴지고 있습니다. 2인자로서 해선 안될 일들을 스스로 경험했으니 완벽한 취사 선택이 이뤄졌으리라 생각되네요. 팬들 또한 박명수에게 더욱 많은 사랑을 보내고 있지 않나 싶습니다. -출처: http://isblog.joins.com/kulkuri7/8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