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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rketing Review/2009년

[럭셔리마케팅]명품과 휴대폰의 만남

최근 프라다폰2가 곧 출시된다는 소식을 접하니 새삼 프라다폰1이 떠오릅니다. 모두들 2007년 화제를 모으며
등장했던 '프라다폰'을 기억할 것입니다. LG전자가 프라다와 함께 손잡고 공동개발한 프라다폰은 고급스런
가죽케이스와 프라다 로고가 박힌 미니멀한 디자인, 그리고 터치스크린방식을 사용하며 세간의 관심을 집중시켰습니다.

프라다폰은 마케팅 방식도 남달랐는데요, 일명 '신비주의 명품마케팅'을 고수하여 신제품발표회는 물론
TV광고도 일절하지 않았고 오직 신문이나 고급잡지같은 인쇄매체를 통해서만 광고를 하였습니다.
또한 판매망이나 진열방식에도 신경을 써서 프라다 직영매장의 경우 혁신적인 이미지를 갖춘 20여개 매장과
주요 백화점 300여곳으로 프라다폰 판매점을 한정했습니다. 이동통신 대리점의 경우 다른 핸드폰들처럼
일렬로 진열하는 것이 아니라 투명한 상자안에 넣어 진열하도록 해 고급스럽고 특별한 느낌을 강조하도록
했습니다. 당시 저는 대리점 유리문사이로 보이는 프라다폰의 진열모습을 보며 '헐~ 명품이라 이건가;;'라고
생각하며 지나쳤던 기억이 납니다. 그땐 핸드폰구입의사가 없었을 때라 직접 들어가서 구경하진 않아 미처
몰랐지만, 프라다폰을 투명한 상자 안에 넣은 이유는 단지 시각적인 효과 뿐만 아니라 쉽게 만지지 못하게
함으로써 궁금증과 구매의욕을 높이게 하기 위해서라고 합니다. 



국내에선 이정도였으나 먼저 출시됬던 유럽, 홍콩 등 해외에서의 판매방식은 더욱 까다로웠습니다.
전시,판매,광고등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만들어 배포하였고 이미지와 모형은 프라다에서 자체제작한 것만
사용할 수 있었습니다. 또한 휴대폰은 검은색/흰색/회색 바탕 위에서만 전시가 가능했고 PRADA Phone
by LG라는 문구 외에는 사용할 수 없었으며 가격표는 제품크기의 10%를 넘을 수 없었습니다. 여기서 끝이
아니라 각 매장은 프라다폰은 전시한 후 내부인테리어 및 건물외부모습과 신청서를 LG전자에 제출해
승인을 받아야 했다고 하니 휴대폰 치고는 꽤나 엄격한 조건인 것 같습니다. 

프라다폰탄생 비하인드스토리를 들어보면 LG전자가 프라다와 손잡기까지는 쉽지 않았다고 합니다. 
이미 프라다는 내노라하는 3~4개의 휴대폰업체들을 문전박대한 상태였기때문에 그들의 마음을 돌릴 설득이 필요했고
단순한 외관디자인 제휴만이 아니라 전체적인 과정에 함께 협력하며 프라다가 요구하는 감성공학을 
실현해야했습니다. 그래도 LG전자가 프라다와 굳이 손을 잡고 제품을 개발하려 했던 이유는 아무래도 프라다의
명품이미지를 빌려오고자 함이겠지요.
프라다폰을 앞세워 프라다가 가지는 고급스런 이미지를 LG전자 핸드폰자체에 투영시키며 한단계 나아가고자
한 것이죠. 실제로 프라다폰 출시 초기에 '수익성도 중요하지만, 현재 프라다폰이 화제가 되고
언론에 자주 노출되고 있는 상황이 고무적이다'라는 요지의 인터뷰를 본 기억이 납니다. 프라다폰이 관심을
받을 수록 이 고급폰을 제작한 LG전자의 브랜드이미지 또한 고급화될 수 있는것이겠지요.

사실 프라다폰 이전에도 핸드폰과 이종업계 명품과의 제휴는 시도되왔고 현재는 그 범위가 전자제품 전반으로
더 넓어지고 다양하게 시도되고 있습니다. 그런데 브랜드이미지 강화에 그쳤던 기존 명품폰과는 달리
프라다폰은 수익성과 브랜드이미지 강화라는 두마리의 토끼를 잡았다는 평가를 받는 편이기도 합니다. 
이쯤에서 다른 '명품 폰'들을 구경해볼까요. 

모토로라와 돌체앤가바나가 합작해 출시한 핸드폰

삼성전자와 베르사체가 공동으로 디자인한 핸드폰

디올이 디자인하고 프랑스의 모드랩스가 생산한 휴대폰



이 중 디올폰은 가격이 한화로 무려 약 800만원 정도라고 하니 헉소리가 절로 나옵니다.

5월로 출시가 미뤄진 프라다폰2의 모습입니다. 프라다폰1의 간결하고 우아한 디자인을 유지하면서도
3인치 터치스크린과 슬라이드 타입의 쿼티(QWERTY) 자판을 장착해 문자메시지, 문서 편집 시 사용 편의성을 더했습니다.
특히 특이한 점은 블루투스 기반의 손목시계형 '프라다 링크'라는 새로운 개념의 휴대폰엑세사리를 도입해서
차별화된 명품의 가치를 높이고 있단 점입니다. '핸드폰과 명품시계의 만남'이라는 뉘앙스의 제목으로 기사가
꽤 나오고 있던데 전 처음에 이미지컷을 보고 프라다폰을 사면 명품시계를 덤으로 준다는 줄 알고 깜짝 놀랐답니다.
아무튼 이번에도 프라다 폰이 성공할 수있을 지, 프라다폰1에선 심심치 않게 문제되었던 잔고장문제는 해결되었는지 그리고
어떤 진열방식을 사용할 지도 궁금합니다. 이번에는 금박 상자 안에라도 넣어서 전시할까요? ㅎ 기대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