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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rketing Review/2009년

[티저광고] 이건 대체 무슨 광고야???



 명품드라마 아내의 유혹에서 도망자 신세가 된 교빈이 꾀죄죄한 모습으로 쓰레기통 속에서 나오고, 다른 사람들 밥 먹는 모습을 침 꼴깍 삼키며, 후줄근한 담요를 두르고 울상을 짓는다. ‘라라라~’라는 가사가 반복되는 동정심을 잔뜩 불러 일으키는 배경음악이 깔리고 집 나가면 개고생이다이라는 문구가 TV 오른쪽에 뜬다. 이 광고에는 상품에 대한 노출이나 언급이 전혀 없다. 그저 광고 카피와 브랜드 명인 ‘QOOK’만이 전부다. 이 정체불명의 개고생’ CF는 방영되자마자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끌었고 궁금증을 유발시켰다. 실시간 인터넷 검색어 1위를 차지하는 등 큰 반응이 일었고 단숨에 가장 물오른’ CF로 등극(?)했다. 그리고 최근, 이 광고가 곧 발표된 KT의 새 유선 통합 브랜드 ‘QOOK’의 티저 광고로 밝혀졌다.



                                                                                        (사진출처: 노컷뉴스, 서울신문)


티저 광고[teaser advertising]란 처음에는 주요한 부분을 감추어 두고 점차 전체 모습을 명확히 해가는 광고를 말한다. 티저(Teaser)란 본래 '남자를 애타게 하는 여자', '괴롭히는 사람'이라는 뜻으로, 처음에는 상품명이나 광고주를 알아볼 수 있는 메세지를 피하고 회를 거듭하면서 서서히 그 상품명이나 광고주 명을 밝혀나가든가, 또는 어느 시점에서 그 베일을 일시에 벗기든가 하는 광고 방법이다.

(출처: 네이버 경제용어 사전)

 








 


최초의 티저 광고 ‘Camel is coming!’

 최초의 티저 광고는 담배회사인 Camel 1913년 시행한 일간지 광고라고 한다. Camel은 처음 일주일간은 백지로, 다음 일주일간은 사막 배경화면에 점으로 시작해서 점점 점을 키우다가 마지막에는 낙타가 나타나는 광고를 게재했다. 그 다음 주에는 회사의 이름을 Camel의 스펠링을 한자씩 실었고 또 그 다음 주에는 낙타들이 온다!’, ‘내일이면 이 도시의 낙타가 아시아와 아프리카를 합친 것보다 더 많아집니다라는 문구를 실어 궁금증을 불러 일으켰다, 드디어 마지막 날에 Camel 로고가 삽입된 사막 배경에 낙타가 있는 담배갑을 선보이며 담배회사 광고임을 알렸고 이 광고는 공전의 히트를 기록했다.

 












한국의 티저 광고 광고를 유명하게 만든 광고

 우리나라의 최초의 티저 광고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하다. 1903년 횡성신문에 의도적으로 뒤집어 실은 시계 광고라는 이야기(이 경우에는 앞서 언급한 Camel 보다 시기가 10년이 빠르다), 1960년대 캉캉걸 3~4명이 헝가리안 랩소디에 맞춰 춤을 추면서 캉캉이 뭔지 아세요?’ 라고 물어보던 국제스타킹(캉캉스타킹)의 광고라는 이야기도 있다. 어떤 것이 먼저 인지는 둘째 치고서라고 우리나라에서도 티저 광고가 꽤 오랜 전에 시작했고 현재까지도 인기 있는 광고 방법 중 하나라는 점이다. 그렇다는 한국에서 티저 광고의 개념이 점차 확산된 때는 언제쯤일까?

한국에서 티저 광고를 가장 유명하게(?) 만든 광고가 있다면 이동통신 광고 TTL이다. 당신 TTL은 제품이나 상품을 비밀에 부치는 것에도 모자라 TTL브랜드명과 모델의 신원까지 철저하게 숨기는 신비주의 전략을 택했다. 예쁘지만 말이 없고 무표정한 소녀와 난해한 CF장면들은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면서 그 광고 봤어?” “그 모델 누구야?” “근데 그거 도대체 무슨 광고야?” 라는 식의 궁금증을 유발시켰고 브랜드를 알리는 데 지대한 공헌을 했다. TTL 광고는 10~20대에게 폭발적인 반응을 얻으면서 당시 무명이었던 메인 모델 임은경을 일약 스타로 만들었고 젊고 새로운 당시 SK 이미지를 만드는데 큰 역할을 했다.

 

                                                 (사진 출처:http://blog.naver.com/redyoo60, http://blog.naver.com/vitaminlala)

 

 

 






 

 

 

티저 광고도 진화한다.


일명 양떼 동영상을 본 적 있는가? 웨일즈 지역의 목동들이 수많은 양떼를 몰며 대형 양이 언덕을 누비는 이
2분 44초 길이의 동영상은 대낮에는 언덕을 걷는 모습을 밤에는 양의 등에 LED를 달아 어두운 언덕에서 모나리자 초상화를 형상화 한 모습이나 비디오 게임의 한 장면을 연상시키는 화면, 폭죽이 터지는 장면들도 이루어졌다 바-스터드(Baa-Studs 양의 남자들이란 뜻)'라는 팀이 제작한 이 동영상은 유투브에서만 약 380만 건의 조회수를 기록하며 국내외 네티즌에게 큰 관심을 불러 일으켰다. 이 동영상은 최근 삼성전자의 LED TV의 홍보로 알려졌다.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광고라도 생각하지도 못할 이 홍보 동영상은 티저 광고의 주된 역할인 ‘소비자 놀리기’를 가장 잘 실천한 사례일 것이다.  



                                             (LED 를 등에 단 양들이 양 형상을 만들고 있다)

               양떼 동영상 보러가기-> 노컷뉴스 http://www.cbs.co.kr/Nocut/Show.asp?IDX=1108680



그 동안 광고가 사용해왔던 전통적인 컨텐츠를 벗어나 다양하게 그 분야를 넓힘으로써 생각하지 못했던 다양한 방법의 티저 광고들은 속속 생겨나면서 2차원적인 형태를 벗어나 퍼포먼스를 가미한 3차원적 광고로 진화하기 시작했다. 2004년 오리온의 고소미는 지하철에서 키스 퍼포먼스를 행했다. 지하철에 매너 이 떠드는 두 청년, 이들의 입을 다물게 하라고 외치는 중년남성, 그리고 진한 키스 신으로 청년의 입을 다물게 하는 키스 녀를 배치해 깜짝 퍼포먼스를 연출한 것이다. 이는 회의 중에 잡담을 하는 남자직원의 입을 ‘찐한’ 키스로 막아버리는 TV CF 패러디 한 것으로 주로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지하철 역에서 일주일간 이뤄졌었다.

이는 인터넷이 발달하고 디지털 카메라 등의 기기 등이 발달함에 따라, 주로 컨텐츠를 소비하던 입장이었던 인터넷 유저들이 이제는 동시에 컨텐츠를 제공하기 시작하면서 가능해 졌다. 퍼포먼스 광고 또한 인터넷 유저들의 이러한 특징을 이용한 것이다.

 










 

티저 광고는 분명 효과적인 광고 기법 중 하나이다. 소비자들의 주위를 끌기에 적합하기 때문에 주로 신제품을 출시하거나 브랜드를 리뉴얼 할 때에 많이 사용된다. 하지만 무엇이든 넘치는 것은 모자라는 것만 못하듯이 광고기간을 너무 오래 끌거나 지나치게 공격적인 광고는 오히려 소비자의 반감을 살 수도 있다. 또 티저 광고와 광고하려는 브랜드(또는 제품이나 서비스) 사이의 연결성이 부족하면 티저 광고와 브랜드가 서로 유리는 경우도 발생한다. 일례로 마이클럽의 선영아 사랑해광고는 티저 광고의 진수로 아직도 회자되지만 마이클럽 브랜드 홍보 자체에는 큰 효과를 보지 못했다. 광고가 아무리 성공적이고 좋아도 제품이나 서비스의 품질이 그에 부합하지 못한다면 속 빈 강정이 되기 십상이다.










(성공한 티저 광고로 이야기되지만 정작 광고 대상이었던 '마이클럽'은 광고에 비해 큰 주목을 받지는 못했다. 사진출처:http://blog.naver.com/moosoo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