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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rketing Review/2008년

(스토리텔링 성공사례) 11월 11일, 소비자는 사랑을 꿈꾸고 싶어했다 - 빼빼로-

   이번주 화요일, 11월 11일이었다. 몇 년전만해도 분명히 이날은 평범한 날이었던 걸로 기억하는데, 어느새부터인가 이날은 솔로들의 염장을 지르는 날로 변해버렸다. 11월 11일이 왜 빼빼로 데이가 되버린걸까? 그리고 왜 사랑을 고백하는 날이 되버린걸까. 지금부터 나는 솔로여서 슬픈 맘을 겨우 억누르며 이 글을 시작하려 한다.


-빼빼로 데이의 유래-


   유래로는 여러 가지 설이 있다. 첫 번째는 이대생들이 11월11일 11시 11분 11초에 11개의 빼빼로를 먹는것에서 유래되었다는 설도 있다. 이대생들의 다리가 빼빼로처럼 얇아져서 날씬해보이라는 뜻에서 그랬다고 한다. 두 번째는 어느 지역의 여중생들이 날씬해 지라는 의미에서 빼빼로를 교환한 풍습에서 유래되었다고 한다. 세 번째는 롯데제과의 마케팅적 전략이라고도 한다.


   그런데 사실, 저 셋중에는 과연 무엇이 진실인지 알기는 참 힘들다. 우선 인간이 11초에 11개의 빼빼로를 먹을수 있을지도 의문이겠거니와, 롯데제과에서 마케팅전략을 펼쳤다고 했다면 왜 진작부터 안그랬는지(참고로 빼빼로는 제법 오래된 제품이다), 그리고 어느지역 여중생들은 많고많은 막대스틱모양의 과자중에 왜 하필 빼빼로를 고른것인지 알아낼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저 유래들을 유심히 한번 볼 필요가 있다. 우리는 현재 빼빼로 데이를 저런 의미로 인식하지 않고 있다. 유래는 ‘미의 추구’에서 시작했지만 지금은 ‘사랑고백’이라는 형태로 바뀌어져 있다. 왜 바뀌어 진걸까.


- 11월 11일, 사랑을 고백하는 날?


   우선 빼빼로의 변천사를 알기 앞서, 우리가 주로 쓰는 표현들을 살펴보자. ‘어제 소개팅한애 어떻게 생겼냐?’ 라고 물으면 ‘눈은 몇센티, 코는 몇센티’ 이런식으로 얘기 하지 않는다. ‘김태희 닮았던데?’ ‘완전 폭탄이야’ 이렇게 무언가를 빗대어서 표현한다. 이런식으로 빗대어 표현하는 방법을 ‘메타포(은유 혹은 비유)’라고 하는데, 이러한 전달방식은 많은 양의 정보를 함축적으로 그리고 신속하고 강력하게 전달할수 있다. 그리고 빼빼로는 이러한 메타포를 잘 적용하였기 때문에 사랑고백의 전도사 역할을 자처할 수 있었다.


 빼빼로는 얇고 길다. 모양새에서부터 가늘고 긴점이 숫자 1과 닮아 이를 연상시키기 쉽다. 게다가 이미 발렌타인데이, 화이트데이등으로 특별한 날에 무언가를 주고받는 ‘데이’문화가 형성되어 있었고, 똑같은 숫자가 네 개씩이나 나오는 특별한 날짜는 11월 11일 단 하루밖에 없다. 1이 네 개나 있는 이 특별한날, 빼빼로는 1의 메타포를 가장 강력하게 갖고 있었기에 11월11일에 주고받는데 가장 적합한 제품되었던 것이다. (한마디로 큰 무대는 이미 마련되 있었던 셈이다.)


 그러나, 이것만으로는 부족했다. 처음은 생김새에서 그 의미를 찾았을지 몰라도, 우리가 11월 11일을 빼빼로 '데이' 로 인식하는 순간, ‘데이’라는 것에서 좀 더 다른 의미를 찾기 시작한것이다. 데이의 대부분은 ‘사랑’ 과 관련이 깊다. 그리고 가만 보니 빼빼로 겉에 초코가 묻어있다. 이 두가지(초코, 데이)가 무슨데이와 닮지 않았는가? 바로 발렌타인데이다. 그럼 발렌타인데이는 무슨 날이냐. 초콜렛을 건네며 사랑을 고백하는 날이다. 그리고 빼빼로데이의 주역인 많은 젊은이(여자뿐만 아니라 남자 포함)들이 ‘데이’라는 관념 아래에서 날씬해 지는것보다는 사랑 이야기에 익숙해있었고, 원하고 있었다. 결국 그들은 빼빼로를 날씬함을 바라는 풍습에서 발렌타인데이의 메타포를 그대로 따와 ‘사랑고백의 날’로 바꾸기 시작했다. 소비자 스스로가 빼빼로를 초코렛으로, 그리고 11월 11일을 현대판 ‘발렌타인데이’로 인식하기 시작한 것이다. 그리고 롯데측은 이러한 변화를 감지하여 즉각적인 대응에 나섰다.



빼빼로 데이 = 빼빼로(초코렛이 겉에 묻어있다) -> (무슨뜻) -> 준다

발렌타인 데이 =  초코렛 -> 사랑을 표현 -> 준다

      *   ‘무슨뜻 = 사랑을 표현’


(여기서 왜 다른막대 과자들이 빼빼로를 이기지 못했는지 짐작하게 된다. 그들은 초콜렛이 겉에 묻어있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빼빼로보다 쉽게 메타포 적용이 안되었던 것이다.)


- 빼빼로데이여 영원하라.

  롯데측은 이러한 소비자들의 변화를 잘 주도해 나갔다. 사랑고백과 관련된 빼빼로 스토리(정확히는 발렌타인데이의 메타포)를 유지하기 위해 다양한 광고와 판촉이벤트를 개최한것이다. 이러한 바탕에 힙입어, 2008년에는 GS25 에서만 240만개의 빼빼로가 팔린 기염을 토해냈다. 지난해보다 무려 55.9%나 증가한 것이다. 이정도면 가장 성공한 스토리 텔링사례라고 생각되지 않는가? 멜라민 파동과 경기불황속에서 빼빼로 스토리는 강력한 마케팅 도구가 되어준 것이다.


(롯데의 광고나 판촉 사례들을 통해 간단하게 보겠다. 이미..주위에서 많이 접하실 테니 굳이 자세히 하지 않아도 되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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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빼빼로데이 전, 롯데는 대대적인 광고와 판촉 활동을 벌인다. 광고의 경우 빼빼로를 ‘사랑고백의 메신저 혹은 도구’역할로 등장시킨다. 사진은 큐피드의 화살로 빼빼로를 드는 장나라의 모습. 짱귀엽다....흐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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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는 경쟁제품들과 차별화하기 위해 단순한 큐피드 역할이 아니라 ‘메신저’의 역할까지 포함시켜서 광고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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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편의점에서 판촉활동의 모습. 이런 장면을 목격할때마다, 솔로들의 마음은 아려진다.

 





- 결론


 빼빼로데이의 빼빼로스토리는 제품특징을 중심으로 두가지 메타포를 기반으로한다. 하나는 길다란 모양새와 11월11일을 연관시킨것, 두번째는 발렌타인데이의 ‘사랑고백’ 메타포를 그대로 차용한 것이다. 그리고 롯데는 이렇게 형성된 스토리의 유지와 발전을 위해 적절한 광고와 판촉을 사용하였다. 그리고 성공하였다.
 

 스토리텔링은 소비자들에게 상품의 필요성이 아니라 ‘꿈’을 말해주는 것이 중요하다. 제품은 그에 따른 수단이 되는 것이다. 그래서 다른 엉뚱한 제품이 그 꿈에 대한 수단이 될 위험성도 있다(짝퉁 빼빼로같이). 그러나 꿈과 관련된 자사제품과의 연관성을 강조한 콘텐츠를 제공, 관리한다면 스토리텔링은 빼빼로의 사례에서처럼 강력한 마케팅 수단이 될수 있을 것이다.


-작성자 : 우지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