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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마케팅/월간 마케팅

[월간 마케팅] 날씨 마케팅

날씨 마케팅

 

Alpha 김태린, 김현승, 신예림

 

‘비가 오는 날엔’, ‘눈의 꽃’, ‘한여름밤의 꿀’. 이 세 노래는 날씨를 소재로 하다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제목과 가사에서 나오는 특유의 분위기는 비나 눈이 오는 날, 혹은 너무 더운 날에 이런 노래를 찾아 듣고 싶게 만든다. 실제로 '비가 오는 날엔'은 발매한지 6년이나 지난 노래이지만 정말 비가 오는 날이면 순위가 요동치고 실시간 검색어에 등록되기도 한다. 소비자들의 수요가 날씨에 영향을 받는 현상은 비단 음원 시장에서만 일어나는 일은 아니다. 비가 오는 날이면 많은 사람들이 공식처럼 떠올리는 부침개와 막걸리는 날씨가 창출해내는 수요이다. 또한, 우리가 당연하게 생각해온 비가 오는 날이면 우산이나 비옷의 매출이 증가하고 자외선차단제나 수영복의 매출이 감소하는 일은 소비자들이 날씨의 영향을 크게 받는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마케터들은 이러한 현상을 십분 활용하여 '날씨 마케팅(Weather-Based Marketing)'을 진행한다. 앞서 제시한 것처럼 1차원적인 판매 촉진을 노리는 마케팅부터 수요 패턴의 분석과 소비자 행동의 예측을 통해 평소와 다른 광고를 노출시키거나 캠페인을 진행하기도 한다. 본 글은 날씨 마케팅의 정의와 사례를 살펴보고 이를 분석하여 앞으로의 날씨 마케팅의 발전 방향을 제시하고자 한다.

 

1. 날씨 마케팅이란?
교환을 통한 인간의 욕구 충족과 관련된 모든 활동을 마케팅이라 할 때 날씨 마케팅 (또는 기상 마케팅)이란 레저∙제조∙유통 등 기상변화에 민감한 매출변화를 나타내는 산업에서 날씨를 고려하여 상품을 기획, 판매하고 있는 기업을 말한다. 즉, 날씨 마케팅이란 날씨와 마케팅을 연관하여 시장 활성화를 도모하는 것으로 날씨를 마케팅에 직접 연계시키는 것이다. 이러한 마케팅 전략은 날씨의 변화에 따른 소비자의 욕구, 감성 등을 자극하여 상품의 구매로까지 이어지도록 돕는다.
기업 입장에서 날씨마케팅은 날씨에 관한 정보를 이용하고 활용하여 예측할 수 있는 날씨에 대한 위험관리 및 생산한 제품, 서비스를 판매하는 것이 주 목적이다. 그런데 날씨가 가지는 불확실성이 매우 높기 때문에, 날씨예측 정보를 의사결정에 이용하기 위해서는 기업 활동에 변수로 작용하는 기상현상들이 무엇인지를 집중적으로 분석하여 그 기상 현상으로 인한 손실과 이익 부분에 대한 정확한 파악이 필요하다. 최근에는 재해 예방 차원에서 활용 돼 온 날씨 정보에 빅데이터 분석기술이 결합되면서 날씨마케팅이 더욱 용이해지고 있다.

 

2. 날씨 마케팅의 사례

1) 유통업계
유통산업은 날씨 변화에 따른 매출 변화의 영향이 가장 크게 나타나는 산업 중 하나이다. 백화점은 비가 오거나 추워지면 고객수가 감소하기 때문에 비가 많이 오는 장마철이나 눈이 많이 내리는 시기는 피해서 세일 행사를 진행한다. 편의점에서는 비가 오는 날에는 따뜻한 음료와 우산 등이 많이 팔리고, 무더운 여름에는 맥주 및 냉 음료의 매출이 급증하는 현상을 보인다. 이와 같이 날씨 상황에 따라 판매량에 많은 변화가 나타나기 때문에 유통업계에서는 날씨 정보가 특히 더 중요하다. 편의점 대표브랜드 CU는 날씨 마케팅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대표적인 유통기업이다. CU는 차세대 판매시점관리시스템(POS)를 구축해 날씨에 따라 진열형태를 변경하여 소비자들의 마음을 움직이고 있다. 매일 오전, 오후 일 2회에 걸쳐 전국 점포에 설치된 POS로 날씨 정보를 전송하여 계절 및 날씨에 맞는 상품 진열을 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비가 오는 날의 경우 미리 우산의 수요를 예측하여 우산 및 우비 등을 매장 전면에 비치하고, 날씨가 추운 겨울의 경우 온장고에 캔 커피 등의 따뜻한 음료와 찐빵 등 겨울 시즌 간식을 비치함을 통해 고객을 유인하고 고객의 만족을 높임과 동시에 매출 극대화하는 것이다. 즉, 날씨와 기온에 따라 당일 매장에 진열되는 상품이 결정되는 것이다. 날씨 마케팅 전략은 매출의 증가 및 손실의 감소로 이어졌다. CU의 경우 날씨의 영향을 많이 받는 도시락과 김밥, 우천상품의 전체 매출이 33% 이상 상승했고, 예측 생산량과 실제 주문량의 차이로 인한 손실은 15% 이상 절감되었다.

 

2) 식음료 업계

식음료 업계 역시 날씨를 마케팅에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곳이다. 기업들은 온라인 홈페이지에 날씨 마케팅을 활용해 소비자의 구매를 유도하고 있다. 풀무원은 온라인 홈페이지에 날씨 정보를 접목시켜 기상 정보에 어울리는 풀무원의 제품을 첫 화면 상단에 보여지도록 했다. 예를 들어 기온이 높고 맑은 날은 시원한 풀무원 순메밀냉면, 기온이 낮고 비가 오는 날은 따뜻한 풀무원 가쓰오 우동이 보여진다. 식음료 업계에서 날씨 마케팅은 프로모션으로도 이어지고 있다. 커피전문점 스타벅스의 경우 비오는 날 카페에 방문하는 고객을 더욱 증가시키기 위해 비오는 날 음료 구매 시 동일음료 한 잔을 무료로 제공하는 프로모션을 진행하고 있다. 그 결과 날씨 음료 쿠폰은 가장 인기 있는 쿠폰 중 하나로 꼽힐 만큼 효과적인 프로모션 수단이 되었다. 코카콜라 역시 날씨를 마케팅에 적절히 활용한 기업이다. 코카콜라 하면 떠오르는 마스코트는 바로 흰 북극곰이다. 톡 쏘는 시원한 맛의 탄산음료인 콜라의 매출이 겨울에는 저조한 것을 극복하고자 겨울에도 어울리는 음료라는 이미지를 만들기 위해 1993년부터 흰 북극곰을 브랜드의 마스코트로 광고해 왔기 때문이다. 실제로 이 전략을 통해 추운 날, 혹은 겨울철에도 여름철과 크게 다르지 않은 매출을 올릴 수 있었다고 한다. 스텔라 아르투아의 경우에는 앞선 사례들보다는 보다 고차원적인 날씨 마케팅을 실시하였다. 전 세계적으로 유명한 벨기에의 맥주 브랜드인 스텔라 아르투아는 영국 런던의 날씨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당월 평균기온보다 2도가 높은 날에 자사의 시드르(과일 와인)의 판매량이 증가한다는 것을 발견했다. 이후 그들은 버스 정류장의 디지털 디스플레이 광고를 적절한 기후 조건(일정 기온 이상)을 만족했을 때에만 노출하고 온도가 낮은 곳이나 비가 오는 곳에는 광고가 게재되지 않았다. 이러한 마케팅 전략을 통하여 스텔라 아르투아는 계속해서 광고를 노출시키는 것에 대비하였을 때 약 50%의 비용 효율성을 달성했다. 또한 이런 캠페인을 실시한 기간동안 전년 대비 65.6%의 매출 증가를 기록하였고, 온라인에서 큰 화제가 되어 15,000파운드(2150만원)의 미디어 가치를 창출했다.

 

3) 테마파크

날씨를 활용하는 다른 산업군으로는 테마파크를 꼽을 수 있다. 국내의 경우 롯데월드와 서울랜드, 킨텍스 원마운트를 날씨마케팅의 사례로 들 수 있다. 테마파크에서는 날씨를 활용한 이벤트, 프로모션들을 주로 많이 하고 있는데, 롯데월드의 경우 비가 오는 날이나 장마철의 경우에는비 오는 날의 놀이공원이라는 컨셉에 맞추어 레인이벤트를 시행한다. 또한 비 오는 날에 실내의 놀이기구, 야외의 석촌호수 산책로를 함께 즐길 수 있도록 무료로 우산을 제공하는 이벤트, 장마철을 맞이해 비 오는 날에는 입장료를 반값으로 할인해 주는 이벤트 등도 시행한다. 티켓 가격할인 이벤트를 통해 비 오는 날에도 성공적으로 방문객을 유치할 수 있었다고 한다. 서울랜드의 경우 ‘singing in the rain’이라는 테마에 맞추어 비 오는 날 방문할 경우 특별 공연을 마련하기도 했다. 프로모션 이벤트 외에 날씨와 계절을 브랜딩에 활용한 사례도 찾을 수 있다. 비교적 최근에 지어진 원마운트의 경우에는 초기 홍보 단계부터날씨와 계절에 상관없이 즐길 수 있는 테마파크라는 이미지를 홍보하였다. 이는 기존의 날씨 마케팅과는 조금 다른 모습이다. 특정 날씨, 한정된 계절에 구애 받지 않고자 테마파크에 날씨, 계절적 이미지를 제거하는 방향으로 날씨 마케팅이 이루어졌기 때문이다. 그 결과 원마운트는 아쿠아리움과 스노우파크, 워터파크를 모두 갖추고 있다는 점을 내세워 어떤 날씨, 어떤 계절에도 즐길 수 있는 새로운 테마파크로 브랜딩하였으며, 실제로 방문객의 수가 계절이나 날씨에 따라 큰 변동폭을 보이지는 않는다고 한다.

 

3. 날씨 마케팅의 발전 방향 및 시사점

날씨 마케팅은 실패하는 경우가 없다는 것이 업계의 정설이다. 그러나 날씨 마케팅 활용 시 소비자들의 특성과 상품에 대한 이해도가 떨어진다면 실패할 수 있다. 코카콜라의 예를 한번 더 들자면, 코카콜라에서는콜라 한 병의 가치는 순간순간 변하기 때문에 이에 맞게 가격을 책정해 판매하겠다는 점을 내세워, 콜라의 가격을 그 날의 날씨와 기온에 따라 달리하는 전략도 시도했다. 자판기에 기온을 감지하는 센서를 설치하여 콜라의 매출이 높은 더운 날에는 표준가격보다 높은 가격, 추운 날이나 겨울에는 표준가격보다 낮은 가격을 설정해 현재 온도에 맞게 콜라 가격이 조절되도록 하는 것이다. 그러나 이 마케팅 전략은 소비자들에게 큰 호응을 얻지 못했다. 소비자의 행동을 결정하는 요소 중 날씨에 지나치게 치중한 나머지 자판기 콜라에 소비자들의 지불용의 가격, 똑같은 콜라를 매번 다른 가격에 구매해야 한다는 데에서 오는 당혹스러움 등을 미처 고려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또한 날씨 마케팅은 최근 괄목할만한 발전을 이루지 못하고 있다. 비가 오는 날에 우산을 더 잘 보이는 곳에 배치하고 겨울이면 편의점에 호빵 기계가 나타나는 것은 더 이상 차별점이 될 수 없기 떄문이다. 필립 코틀러는 그의 저서 <마켓 4.0>에서 정보통신기술의 발달과 4차 산업혁명의 도래 이후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융합하라는 과제를 던졌다. 이에 무수히 많은 마케팅 전략들이 온-오프라인의 연결성을 확대하고 강화하기 위하여 노력하고 있지만 날씨 마케팅은 아직 시장의 흐름에 편승하지 못하고 있다.

따라서 날씨 마케팅에는 보다 고차원적인 접근이 필요하다. 사계절이 뚜렷하고 연교차와 일교차가 큰 만큼 지금보다 더 다양한 방식으로 활용될 여지가 충분히 있어 보인다. 계절별 상징적인 아이템인 벚꽃, 바다, 단풍, 눈 등을 활용할 수도 있고 최근 기승을 부렸던 미세먼지와 황사 등도 마케팅의 소재가 될 수 있다. 눈이 오면 따라서 눈이 내리는 카카오톡의 대화창처럼 날씨와 자연 현상이 온라인 상에서 광고 배너, UI, 디자인 등에 영향을 미친다면 소비자들의 호기심을 이끌어낼 뿐만 아니라 매출에도 긍정적인 반응을 이끌어 낼 수 있다. 게다가 날씨는 특정한 사람들에게만 소구될 수 있는 가치가 아니라 모든 연령층과 집단에게 영향을 미친다. 비가 오는 것에 대한 선호도는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비의 영향을 일체 받지 않는 사람은 없다. 이처럼 다양한 장점과 활용 방안을 가진 날씨 마케팅, 앞으로 어떻게 활용되고 발전될지 기대된다.

 

 

출처

장영욱, 데이터마이닝 기법을 통한 호텔산업에서의 날씨마케팅 활성화 방안에 관한 연구, 세종대학교 대학원 석사학위논문, 2011

안광훈, 장장이, 김동식, 기업의 날씨마케팅 활용방안프랜차이즈 등 주요 업종별 사례를 중심으로, 한국프랜차이즈경영학회 2009년 추계 학술발표 논문집, 2009. 12, 79-95

김태환, ‘날씨정보가 돈이다날씨경영부각’, 온케이웨더, 2011.11.24

임수민, ‘풀무원, ‘날씨 마케팅도입한 모바일 홈페이지 오픈’, 뉴스타운, 2012.09.03

정석만, ‘스타벅스투썸플레이스할리스커피 ‘2017 다이어리大해부’, 아시아투데이, 2016.11.12

반기성 (2011). 워렌 버핏이 날씨시장으로 간 까닭은. 플래닛미디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