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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rketing Review/2010년

그래,우린 아직 2등이다! "2등 마케팅"

  "최고가 아니면 살아남지 못한다”, “1등만을 기억한다” 는 1등 주의는 현대 경영철학의 주류로 자리 잡은 것 같습니다. 듣기에는 끄덕거려집니다만 어디 최고가 되는 것이 그리 쉬운 일입니까? 최고만 살아남고 시장에서 기억해준다면 10개의 기업 중 9개의 기업은 방바닥이나 긁어야 할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최고와 비슷한 노선을 택하거나, 차별화를 두는 방식으로 2등 역시 오랫동안 살아남을 수 있습니다. 이번 리뷰에서는 2등들이 취한 성공적인 “2등 마케팅”에 대해 이야기 해볼까 합니다.

  

2등 마케팅이란 무엇인가?


  ‘2등 마케팅’이란 현재 2등이지만 향후 1등을 넘겠다는 의지를 고객들에게 내비쳐 기업의 좋은 이미지를 부각시키는 방법입니다. 2등이라는 사실을 부끄럽게 생각하여 감추는 것이 아니라 떳떳하게 드러냄으로써 소비자의 감성을 자아내는 마케팅 방식이라 하면 되겠습니다. 고전적인 예로 미국의 렌터카 회사인 AVIS의 1963년 광고 문구를 살펴보겠습니다. “we are number two, so we try harder". 2등임을 밝히고 2등이기에 더 노력한다는 광고를 내보냈습니다. 이 광고는 세계최초로 자신이 2등임을 드러낸 광고였습니다. 단순하지만 솔직한 이 캠페인는 소비자의 마음을 움직였고 직원들의 회사에 대한 의지에 영향을 미쳤습니다. 그 결과 만년 2위였던 AVIS는 당해 연도에 13년간의 적자에서 벗어나 120만달러의 흑자, 그 다음해에는 260만달러의 흑자를 기록하였습니다.

                                             (세계최초의 2등마케팅광고였던 AVIS 캠페인)

  국내의 경우 해외에 비해 사례가 드물지만 2005년 진라면의 광고가 주목을 끕니다. 배우 차승원이 나와 이렇게 말합니다. “진라면이 대한민국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라면은 아닙니다. 그러나 이렇게 맛있으면 언젠가는 1등도 하지 않겠습니까?” 신라면이 주도하는 라면 시장에서 1등이 아님을 밝히고 맛으로 승부하겠다는 자신감을 내비치는 이색적인 광고였습니다. 그 외에 대한생명의 '뜨겁다, 2등은 뜨겁다'라는 광고도 있습니다. 대중에게는 2등 심리가 내재되어 있습니다. 최고가 되기는 어렵지만 2, 3등은 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2등에게 조금 더 응원의 박수를 보내는 것도 사실입니다.


(이렇게 맛있으면 언젠가는 1등이 되지 않겠냐고 묻는 진라면의 광고)


(지금은 2등이다. 그러나...라며 여운을 주는 대한생명 광고)

  ‘2등 마케팅’이 꼭 광고매체에 있는 것은 아닙니다. ‘여자 빅뱅’으로 데뷔한 2NE1, ‘8등신 송혜교’로 뜬 정가희, ‘제2의 김태희’ 등 연예계에도 2등 마케팅이 많이 존재하고 있습니다. 비록 AVIS, 진라면 같이 감성을 파고드는 방식은 아니지만 이 역시 1등이 있음을 인정하고 1등을 이용하여 자신의 상품성을 높이는 방식을 취하고 있습니다.

  2등 입장에서 2등임을 밝히는 것은 자존심 상하고 쉽지 않은 일입니다. 그러나 1등 기업을 그대로 따라가고 벤치마킹함으로써 1등을 추월하는 사례들은 그리 흔하지 않습니다. ‘2등 마케팅’과 같이 역발상을 통해 소비자들의 패러다임을 전환시킬 필요가 있습니다. 그렇지 않는 기업은 영원히 ‘2등’에 머물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