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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rketing Review/2016년

만우절 마케팅

만우절 마케팅

15기 L.Less 배장환


만우절이란

양을 치는 소년이 있었다. 어느 날 그 소년은 너무 심심한 나머지 “늑대가 나타났다!”라는 거짓말을 하면서 소란을 일으킨다. 소년의 거짓말에 속은 어른들은, 정말 늑대가 나타났을 때 소년의 말을 믿어주지 않았고 결국 소년은 자신의 양을 모두 잃고 말았다. 

우리 모두는 어렸을 때부터 거짓말은 나쁜 것이라는 교육을 수도 없이 받아왔으며, 거짓말을 한 사람이 비난의 대상이 되는 것은 너무나도 흔한 현상이었다. 하지만 그러한 거짓말이 너그럽게 허용되는 날이 딱 하루 있는데, 그날이 바로 만우절(萬愚節)이다.



만우절의 기원에 관해서는 여러 가지 설이 있으나 프랑스에서 유래되었다는 설이 일반적이다. 옛날의 신년은 현행 달력으로 3월 25일부터 시작되었는데 그 날부터 4월 1일까지 춘분제가 행해졌고, 마지막 날에는 선물을 교환하는 풍습이 있었다. 그런데 1564년 프랑스의 샤를 9세가 새로운 역법을 채택하여 새해의 첫날을 1월 1일로 고쳤으나 그것이 말단에까지는 미치지 못하였다. 때문에 사람들은 4월 1일을 신년제의 마지막 날로 생각하고 그날 선물을 교환하거나 신년 잔치 흉내를 장난스럽게 내기도 했는데, 이것이 만우절의 시초가 되어 유럽 각국으로 퍼진 것으로 보인다. 이외에도 불교의 야유절(揶揄節)과 관련한 동양 기원설이나 예수 그리스도와 관련한 고사 등 다양한 설이 있지만, 오늘날 만우절이 주변 사람들에게 가벼운 장난이나 농담으로 웃음을 주는 날로 전세계인에게 인식되고 있는 것만큼은 확실하다.


만우절 마케팅이란

몇 년 전만 해도 이처럼 주변 사람들과 가볍게 장난치는 날에 불과했던 만우절이지만, 이제는 수많은 기업들이 이날만을 기다렸다는 듯이 기발하고 재미있는 만우절 마케팅을 쏟아내고 있다. 사실 대부분은 당장의 매출에 그다지 도움이 되지 않는다. 그럼에도 기업들이 일부러 시간과 돈과 인력을 들여가며 이런 장난스런 마케팅 이벤트를 기획하는 이유가 뭘까?

만우절 마케팅은 만우절의 특별한 의미를 이용하여 소비자에게 웃음을 선사하면서 이슈화를 통해 자사를 홍보하는 전략을 의미한다. 특정 기념일의 의미를 이용한다는 점에서 ‘데이 마케팅(Day Marketing)’의 성격을 가지고 있고, 사람들에게 즐거움을 준다는 점에서 ‘펀 마케팅(Fun Marketing)’의 성격도 가지고 있으며, 다양한 채널을 통해 이슈화를 시킴으로써 홍보 효과를 얻는다는 점에서 ‘바이럴 마케팅(Viral Marketing)’의 성격도 동시에 가지고 있다. 이처럼 다양한 전략적 효과가 있는 만우절 마케팅을 최근에 있었던 다양한 사례를 통해 자세히 살펴보고자 한다.


만우절 마케팅 성공 사례와 효과


국내에서의 만우절 마케팅은 SNS를 통해 이루어지는 경우가 가장 많은데 그 대표적인 사례로 G마켓과 11번가의 사례를 살펴보고자 한다. 국내 온라인 쇼핑몰 시장에서 라이벌 관계에 있는 G마켓과 11번가는 올해 4월 1일 자정께 각각의 페이스북 페이지에 한 장의 사진을 게재했다.


G마켓과 11번가가 연애 중이라는 사진을 올린 것이다. 두 사이트는 이에 그치지 않고 서로의 페이스북 게시물에 댓글을 남기기도 했다. G마켓은 “11번가 너 약하지. 나랑 사랑의 서약♥”이라고 하였고, 이에 11번가는 “하. 나는 이렇게 질척대는 사람 별로. 내 마음의 별로♥”라고 응답해 네티즌들에 큰 웃음을 안겼다. 해당 게시물은 G마켓 페이스북 페이지 기준으로 좋아요 2.2만개, 댓글 1,923개, 공유 236회 등을 기록하며 엄청난 바이럴 효과를 발생시켰다. 사실, 같은 산업군에서 라이벌 관계에 있는 두 브랜드가 어떠한 콜라보레이션을 진행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굉장히 드문 일이다. 하지만 만우절을 맞이하여 진행한 기발하고 재미있는 마케팅을 통해 소비자들에게 웃음을 선사하였다. 또한 동시에 자사 브랜드 이미지를 소비자들이 친근하게 느낄 수 있도록 하는데 큰 기여를 하였다고 할 수 있다. 행위자체는 단순하였지만 그 효과는 엄청났던 것이다.


 만우절 마케팅은 기업들이 염두에 두고 있는 가상의 제품을 출시하면서 소비자들의 반응을 살피고, 그에 따라 실제 전략에도 활용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수도 있다. 해외에서는 올해도 버거킹, BMW, 렉서스 등 많은 기업들이 만우절 마케팅에 참여하였는데, 그 중 가장 열심히 장난을 치는 기업인 구글의 2014년 사례를 살펴보고자 한다. 지난 2014년 4월 1일 구글에서는 구글 맵을 이용한 포켓몬 챌린지라는 영상 하나를 공개했다. 이 영상은 iOS와 안드로이드 기반으로 새롭게 출시될 구글 맵에서 전세계를 배경으로 포켓몬 챌린지가 가능하다는 내용을 담고 있었는데, 


실제 게임 화면을 그대로 옮겨놓은 것 같은 높은 퀄리티의 영상을 통해 많은 사람들이 이것이 실제 출시될 게임이라고 믿게 만들었다. 물론 이것이 만우절 장난에 불과 했다는 것을 곧 모든 사람이 알게 되었지만 이 영상은 전세계의 많은 포켓몬 팬들을 설레게 만들었다. 그로부터 1년 반이 지난 2015년 9월 10일, 닌텐도는 신사업 전략 발표회에서 증강현실을 이용한 포켓몬 게임인 지난 2014년 구글의 영상과 유사했으며, 이 영상 또한 발표된 지 이틀 만에 200만 조회수를 넘기며 많은 네티즌들의 관심을 받았다. 재미있는 사실은, '포켓몬 고'의 제작사 'NIANTIC'이 구글 어스 공동 제작자인 John Hanke에 의해 설립된 구글의 유닛회사였다는 것이다. 구글의 만우절 장난이 현실이 되어 나타난 것이다. 2016년 4월 현재는 서비스 정상화를 위해 다양한 국가에서 베타 테스트가 실시 중에 있으며, 전세계 팬들이 출시일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다. 애초에 이러한 의도를 가지고 만우절 마케팅을 기획했는지에 대해서는 구글이 언급한 바 없으나, 구글의 혁신성과 창의성에 비춰볼 때 해당 사건이 우연히 발생했다고는 보기 힘들다고 여겨진다.'포켓몬 고'를 발표했다. 트레일러 영상이 구글과 비슷한 사례가 국내에서도 있었다. 


팔도에서 지난 2015년 4월 1일에 실시한 만우절 마케팅이 바로 그것이다. 많은 소비자들이 비빔면을 끓일 때 한 개는 적고 두 개는 많아 종종 고민에 빠지곤 하는데, 이러한 소비자 마음을 읽은 팔도가 한 개 반 분량의 제품을 출시한다며 기존 제품보다 조금 두꺼워진 포장의 제품 이미지를 공개한 것이다. 유통업체인 홈플러스 페이스북 계정도 “언제까지 입고 가능할까요?”라는 댓글을 다는가 하면, 누리꾼들도 “사랑합니다”, “대박” 등의 열띤 호응을 보였다. 이는 곧 만우절 장난으로 밝혀졌지만 2016년 3월 팔도는 양은 20% 늘리고 가격은 그대로인 1.2개짜리 제품을 1000만개 한정판으로 진짜 출시했다.


만우절 마케팅의 소비자 반응을 토대로 사내 직원, 소비자 방문 조사 등을 실시하여 한 끼 식사로 가장 적당한 양인 1.2개짜리 제품을 만들어 낸 것이다. 이로 인해 팔도는 3월에 매출 신장이 이뤄졌으며, 한정판 재고가 모두 소진될 것으로 예상되어 추가 생산을 검토할 정도로 마케팅 효과를 톡톡히 누리고 있다.





오늘날 대부분의 만우절 마케팅은 온라인을 통해 이루어지고 있지만, 온라인뿐만 아니라 오프라인 이벤트도 함께 활용하는 기업들이 있다. 


그 대표적인 사례로 올해 탐앤탐스가 했던 만우절 마케팅을 살펴보고자 한다. 탐앤탐스는 온라인과 오프라인에서 ‘뻥쳐라, 커피가 공짜!’라는 타이틀의 만우절 이벤트를 펼쳤다. 오프라인 이벤트로는 탐스커버리 건대점에서 오후 4시부터 6시까지 ‘거짓말 탐지기’ 이벤트를 진행했다. 거짓말탐지기에 손을 대고 “제가 송혜교 보다 예쁘지 말입니다”와 같이 누구나 알 수 있는 거짓말을 외친 후, 진실로 판명되면 다양하고 풍성한 혜택을 제공한 것이다. 또한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에서도 친구를 소환한 후 탐앤탐스에서 출시되었으면 하는 제품이나 거짓말과 함께 #탐탐만우절, #뻥쳐라커피가공짜 해시태그를 남기면 응모가 완료되는 식의 이벤트를 펼쳤다. 채널A에서 방송된 뉴스 영상을 통해 만우절 오프라인 이벤트에 참여한 소비자들의 반응이 긍정적이었다는 것을 살펴 볼 수 있었으며, 온라인에서도 해시태그 등을 활용함으로써 만우절 마케팅으로 인하여 많은 바이럴 효과를 양산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만우절 마케팅 실패 사례와 주의점



 만우절에 웃자고 한 거짓말에 상대방이 진짜로 속는 바람에 사과를 해야만 했던 경험은 누구나 한번쯤은 있을 것이다. 이와 마찬가지로, 만우절 마케팅도 항상 성공적이었던 것만은 아니다. 대표적인 실패 사례는 구글이 올해 4월 1일 G메일을 통해 했던 만우절 장난이다. 구글은 이날 지메일 웹 인터페이스에 보통의 '보내기' 버튼 외에 또 하나의 전송 버튼을 달았는데, '마이크 드롭(Mic Drop)'이라고 불리는 이 버튼을 통해 이메일을 보내면 수신자들에게 코믹한 그림 화면이 전송됐다. 이는 일루미네이션 엔터테인먼트가 제작해 작년에 개봉한 애니메이션 '미니언즈(Minions)'에 나오는 장면에서 힌트를 얻은 장난이었다. 이 버튼 말고 정상으로 이메일을 전송하는 보내기 버튼도 있었으나, 지메일 사용자 중 많은 수가 마이크 드롭 버튼이 장난이라는 점을 모르고 이메일을 보내는 바람에 제대로 답장을 받지 못하는 불편함을 겪었다. 구글은 사용자들의 항의가 잇따르자 "올해는 우리가 우리 장난에 넘어간 듯합니다. 버그 탓에 마이크 드롭 기능이 본의 아니게 웃음보다 두통을 더 많이 일으켰습니다"라며 이 기능을 삭제하고 사과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전 세계에서 가장 널리 이용되는 e메일 서비스를 운용하는 기업이라면 만우절 농담으로 그 동작을 변경한 것이라도 최대한 주의를 기울여야 했다”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만우절이 거짓말도 너그럽게 넘어가주는 날이라는 특수성이 있기 때문에 만우절 마케팅은 굉장히 다양한 긍정적인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하지만 이처럼 재미를 추구하는 것에 너무 집중을 한 나머지 의도치 않게 사람들에게 불편함을 야기한다면, 만우절 마케팅은 안 하느니만 못한 최악의 마케팅 전략으로 전락할 수도 있다. 만우절 마케팅을 활용하고자 하는 기업들은 이를 반드시 명심해야 하며, 특히 사회적으로 영향력이 큰 기업일수록 더 조심해서 사용해야 하는 마케팅 전략이 바로 만우절 마케팅이라고 할 수 있다.


결론

 자신들만의 고유한 마케팅 전략과 방향이 있는 기업들도, 매년 4월 1일만큼은 전혀 다른 방식으로 소비자들에게 자사의 브랜드를 어필한다. 그리고 소비자들은 그것을 너무나도 너그럽고 자연스럽게 받아들인다. 앞서 사례를 통해 살펴보았듯이, 만우절 마케팅을 통해 기업들이 얻을 수 있는 것은 굉장히 많다. 창의적인 마케팅은 친숙함이나 솔직함과 같은 긍정적인 기업 이미지 제고에 도움이 되며, 염두에 두고 있는 제품을 가상으로 미리 출시하여 반응을 살필 수 있는 프리테스트(pretest) 기회가 되기도 한다. 또한 오프라인 이벤트를 통해 소비자들과의 친밀한 유대감을 형성하는 한편, 온∙오프라인 채널에서의 많은 바이럴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이는 세계적인 기업 구글이 장난(prank)을 기획하는 부서를 따로 두는 이유이기도 하다. 비록 의도치 않게 사람들에게 불편함을 야기했던 실패 사례들도 있었지만, 조금만 더 신중함을 기한다면 만우절 마케팅은 기대 이상의 많은 긍정적인 효과를 일으킬 수 있는 전략이다. 많은 기업들이 매년 더욱 기발하고 창의적인 아이디어로 우리를 즐겁게 만들고 있다. 벌써 내년 만우절의 다양한 마케팅들이 기대가 된다.


출처

- [네이버 지식백과] 만우절 [April Fool's Day, 萬愚節] (두산백과)

http://terms.naver.com/entry.nhn?docId=1125466&cid=40942&categoryId=32175

- 4월 1일 만우절, G마켓-11번가 페이스북 이색 콜라보 ‘폭소’…사이트 연애하나?

http://www.etoday.co.kr/news/section/newsview.php?idxno=1311489

- <구글은 어떻게 일하는가> 구글의 만우절 농담이 현실로?

http://post.naver.com/viewer/postView.nhn?volumeNo=3927031&memberNo=2367855&vType=VERTICAL

- 만우절 농담이 현실화…팔도 ‘1.2 비빔면’ 나와

http://www.the-pr.co.kr/news/articleView.html?idxno=14335

- ‘약빤’ 만우절 마케팅의 숨겨진 이야기

http://www.the-pr.co.kr/news/articleView.html?idxno=14487

- 만우절 농담이 현실화…팔도 ‘1.2 비빔면’ 나와

http://www.enewstoday.co.kr/news/articleView.html?idxno=510428

- 탐앤탐스, 거짓말탐지기 이벤트 진행

http://www.enewstoday.co.kr/news/articleView.html?idxno=510428

- “거짓말하면 선물 드려요”…식품업계, 만우절 이벤트 풍성

http://heraldk.com/2016/03/31/%EA%B1%B0%EC%A7%93%EB%A7%90%ED%95%98%EB%A9%B4-%EC%84%A0%EB%AC%BC-%EB%93%9C%EB%A0%A4%EC%9A%94%EC%8B%9D%ED%92%88%EC%97%85%EA%B3%84-%EB%A7%8C%EC%9A%B0%EC%A0%88-%EC%9D%B4/

- 구글, 'G메일'만우절 기능넣었다 '사과'

http://www.zdnet.co.kr/news/news_view.asp?artice_id=20160404081222&lo=z37

- 구글 지메일에 만우절 장난…사용자 불편 사과

http://www.yonhapnews.co.kr/bulletin/2016/04/02/0200000000AKR20160402011900091.HTML?40a00840

- 만우절 장난에 총력 기울인 해외 기업들

http://biz.newdaily.co.kr/news/article.html?no=10100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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