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디슈머(Modisumer)가 식품시장을 바꾼다
‘짜파구리’에 대해 들어보았는가? 짜파구리는 짜파게티와 너구리를 함께 조리한 라면으로, 정식으로 출시된 제품은 아니지만 TV 프로그램 ‘아빠 어디가’에 방영된 이후 큰 인기를 끌었다. 실제로 2013년 4월에는 라면 매출이 너구리 37.4%, 짜파게티 33.2%로 나란히 1,2위를 차지했다. 너구리와 짜파게티의 매출이 동반상승함에 따라 두 제품을 만드는 농심은 앞으로 짜파구리 마케팅을 강화할 계획이라고도 밝혔다. 이러한 짜파구리의 인기는 소비자들이 단순히 음식을 구매하고 소비하는 데에서 나아가, 자신의 방식으로 조리하게 되었다는 것을 보여준다. 이렇게 소비자가 음식을 섞어먹거나 새로운 레시피를 만드는 음식 소비의 새 트렌드를 ‘모디슈머(Modisumer)’ 라고 한다.
1. 모디슈머(Modisumer)란?
모디슈머(Modisumer)란, Modify와 Consumer를 합친 합성어로, 제조 업체에서 알려주는 방식이 아닌 새로운 방식으로 제품을 활용하는 소비자를 의미한다. 새로운 방법을 고안하여 나만의 레시피를 만들어내는 모디슈머의 등장은 ‘골빔면’, ‘짜파구리’ 등의 유행어를 탄생시키며 유통 업계의 단순한 판매를 넘어 새로운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2. 모디슈머(Modisumer)? 프로슈머(Prosumer)?
모디슈머라는 말이 등장하기 이전부터 ‘프로슈머’라는 말도 널리 알려져 있었다. 그렇다면 모디슈머와 프로슈머는 어떤 차이가 있을까? 모디슈머와 프로슈머는 모두 ‘소비자 참여 마케팅’이라는 커다란 범주 안에 들어가는 용어이다. ‘소비자 참여 마케팅’이란, 제품 개발에서부터 유통 등 다양한 단계에 거쳐 소비자를 참여시키는 형태의 마케팅으로, 자연스러운 소비자의 참여를 유도할 수 있어 고객과 소통하고, 이를 통해 브랜드 이미지를 향상시킬 수 있다는 장점을 가진다. 또한, 즉각적으로 소비자의 반응을 알 수 있어 고객의 기호와 니즈를 제품에 반영할 수 있기도 하다. 이러한 소비자 참여 마케팅에는 크게 ‘모디슈머’, ‘프로슈머’, 그리고 ‘퍼블리슈머’의 세 가지로 나누어볼 수 있다. 앞서 언급했듯이 ‘모디슈머’는 기존 제품을 본인의 취향대로 만들어 즐기는 소비자를 의미하고, ‘프로슈머’는 제품의 개발과 생산 과정에 참여하는 적극적 의미의 소비자를 말한다. 마지막으로 다소 생소한 ‘퍼블리슈머’는 홍보한다는 의미의 ‘publicize’와 ‘consumer’가 합쳐진 합성어로, 소비자가 직접 브랜드를 알리고 홍보하는 형태를 말한다. 일반 고객들이 직접 특정 브랜드를 홍보하는 홍보대사 또는 모델이 되어 활동하는 것이 예가 될 수 있다.
3. 모디슈머(Modisumer)의 예시
럭셔리 군대 푸드 ‘스팸 뽀글이’
직접 요리할 여건이나 능력이 안될 때, 빠르고 쉽게 조리할 수 있는 라면을 찾는 사람들이 많다. 최근 tvN 시트콤 '푸른 거탑'에서 럭셔리 군대 푸드로 ‘스팸 뽀글이’가 소개되어 화제를 끌고 있다. 스팸 뽀글이는 일반 라면에 고급스런 풍미와 담백함을 더할 수 있는 고급 캔 햄 '스팸'을 잘라 넣은 초간단 레시피 비법이다. 항상 먹던 일반 라면에 지겨워진 소비자들에게 스팸 뽀글이가 큰 인기를 얻고 있다.
소비자들이 직접 주체가 되어 만들어 낸 스팸 뽀글이는 매출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치며 모디슈머의 힘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예이다. 편의점에서 스팸 매출은 동기 대비 27.6% 늘었고, 봉지 라면 판매도 20.9% 증가했을 정도라고 한다. 심지어 다양한 소셜 커머스 사이트에서는 봉지라면과 스팸이 세트로 구성되어 판매되기도 하였다고 한다.
‘헛개수 칵테일’
음주 후 숙취 해소용으로 이용되던 헛개수 음료는 최근 칵테일바의 레시피로도 인기를 끌고다. 술을 깨는 데 도움이 된다는 심리적인 효과와 헛개수 특유의 깔끔하고 담백한 풍미가 다양한 칵테일용 음료로 안성맞춤이기 때문이라고 한다. 헛개수 칵테일이 유행하자 컨디션 헛개수를 내놓은 CJ제일제당은 서울 홍대 앞 등에서 아예 ‘헛개 트럭 카페’를 운영하며 모디슈머의 레시피로 만든 칵테일을 무료로 나눠주는 마케팅을 펼치기도 하였다. 이는 회사들이 자사제품의 변형 레시피가 유행하게 될 경우 이를 역이용해 마케팅을 펼침으로써 자사 제품을 적극적으로 홍보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이다.
4. 모디슈머(Modisumer)의 영향
모디슈머가 상품 매출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끼치게 되며, 이를 활용해 공동 마케팅을 하거나 레시피를 제품화하는 업체도 늘고 있다.
농심은 안성탕면 출시 30주년을 맞아 ‘안성탕면 레시피 공모전’을 통해 공모전 수상작을 제품 패키지와 광고에 반영하는 마케팅을 실시하기도 하였는데, 총 1만여건의 아이디어가 공모전에 접수될 만큼 참여 열기가 뜨거웠다고 한다.
공모전에서 당선된 레시피는 농심의 새로운 안성탕면 광고에 이색 레시피 소재로 활용되었다. 안성탕면에 우유와 치즈를 넣어 크림 파스타 느낌을 살린 ‘투움바 안성탕면’과 바지락과 부추로 시원하고 깔끔한 맛을 낸 ‘바지락 부추 안성탕면’ 등이 광고를 통해 소개되었다. 농심은 소비자가 제안한 안성탕면 레시피를 광고뿐 아니라 포장지(멀티팩)에도 적용하여 본격적인 판매에 나서기도 하였다. 포장 뒷면 전체를 레시피 소개 공간으로 구성해 재료와 조리법은 물론 레시피를 개발한 실제 수상자의 이름과 캐리커처 등도 담았다. 농심 관계자는 “다양한 레시피를 소비자에게 소개하는 것이 기업의 당연한 활동이 될 만큼 모디슈머 열기가 마케팅 방식마저 변화시키고 있다”고 말하며 소비자가 직접 도전해 볼 수 있는 레시피를 소개해 제품에 대한 호기심을 더욱 확산해 나간다는 전략을 밝혔다. 이렇게 요즈음 소비자들의 요구와 취향에 맞춰 재빠르게 그것을 반영하는 식의 제품 출시와 마케팅이 중요해지고 있다.
5. 섞어 쓰는 ‘화장품 모디슈머’ 열풍
이러한 모디슈머 열풍은 비단 식품업계에만 국한된 유행은 아니다. 화장품 업계에서도 모디슈머 바람이 거세게 불고 있다. 화장품은 특히 기업들이 표준화 된 상품을 내놓기 때문에 컬러나 향기, 질감이 소비자 개인에 완벽히 들어맞지 않는 경우가 많아 모디슈머 트렌드를 수용한 개별맞춤식 화장품에 대한 고객 반응이 빠르게 나타나고 있다.
예를 들어, 파운데이션 화장품의 경우 여러 가지 색상으로 제품이 출시되고 있기는 하지만 소비자 개개인 모두의 피부에 완벽히 들어맞지 않는 경우가 많다. 이 경우 화장품 모디슈머들은 자신의 피부 톤에 맞게 여러 색상의 파운데이션을 섞어 사용하기도 한다. 파운데이션 컬러를 섞어 사용해본 화장품 모디슈머들은 “‘섞어 쓴다’는 것이 처음에는 귀찮지만, 능동적으로 내게 맞는 컬러를 찾아 사용해보니 비싼 것을 구매하는 것보다 나은 것 같다”고 말한다.
또한 립 메이크업 제품도 섞어 발라 새로운 컬러를 만들어낼 수 있다는 마케팅으로 소비자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다. 입술을 물들이는 틴트와 입술에 볼륨을 더하는 글로스를 함께 발랐던 것에서 나아가 두 가지 다른 컬러를 발라 개성 있는 립 컬러를 만들어 내는 것이다.
최근 가장 높은 매출을 올리고 있는 ‘네일’ 역시 능동적인 여성 소비자들이 다양한 컬러를 열 손가락 안에 섞어 발라 ‘예술’에 가까운 네일아트를 연출하고 있다.
한 화장품 브랜드 마케팅 담당자는 “능동적인 소비자의 등장은 화장품 업계에서 반가운 일이다. 이런 소비자들은 한 가지 제품에서 여러 가지 효과를 얻으려 한다. 같은 제품을 사용하더라도 자신은 조금 더 ‘특별하게’ 생각하고 돋보이려는 소비심리가 작용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6. 마무리
기존의 제품을 소비자의 입장에서 재창조하는 소비형태인 모디슈머는 정보의 주권이 소비자에게 이동되면서 소비자들의 정보 전파력이 크게 성장하였다는 점을 보여준다. 이제 모디슈머로 인해 브랜드의 시장 지위나 브랜드 간 협동의 여부까지도 소비자들이 좌지우지하게 되어 소비자가 막강한 권력을 쥐게 되었다. 더 이상 수동적인 소비자에 머무르는데 만족하지 못하게 된 소비자들은 직접 생산 과정에 참여하고, 능동적으로 자신만의 개성을 반영하고 싶은 욕구를 가지게 된 것이다. 이에 따라 ‘모디슈머 열풍’은 이제 식품 시장에서도 소비자들이 단순한 소비행위에 그치지 않고 생산에 참여하고 영향을 주는 주체로 참여한다는데 의의가 있다고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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