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니멀라이프 트렌드와 미니멀리즘 마케팅
VIB 김도희
무소유의 삶이라는 말을 한 번쯤 들어본 적이 있을 것이다. 미니멀리즘은 무소유까지는 아니더라도 소유를 최소화하려는 흐름을 뜻한다. ‘최소한’이라는 뜻의 minimal과 사조를 칭할 때 붙는 접미사 -ism이 합쳐져서 생긴 미니멀리즘은 단순화를 넘어서, 최소한의 기능만 두고, 소유를 최소화하며 본질에 충실한 것을 표방한다. 제 2차 세계대전 이후 물질의 과잉에 대한 반성으로 시작된 미니멀리즘은 최근 선혜림 저 <처음 시작하는 미니멀 라이프>의 책을 선두로 또 한 번 트렌드를 형성하고 있다.
요즘 ‘뜨고 있는’ 미니멀리즘
미니멀리즘이 트렌드로 대두하게 된 배경으로는 최근 우리나라의 경제 불황을 들 수 있다. 매일경제에 따르면 국민 10명 중 6명은 현재 우리나라 경제가 불황이라고 보고 있다. 또한, 통계청에 따르면 우리나라 1인 가구가 현재 가장 높은 비율(전체 가구의 27.2%)을 차지하는 가구 형태이며 520만 명을넘어서면서 가격 대비 성능, 이른바 ‘가성비’에 초점을 둔 소비가 하나의 흐름이 되었다. 이러한 가운데 20~30대들은 소유보다는 경험에 초점을 두는 경향을 보여서 이들을 중심으로 미니멀리즘, 미니멀 라이프가 번져 나가고 있다.
미니멀리즘으로 사랑 받은 사례
미니멀리즘의 핵심인 본질에 충실한 제품으로 입소문을 탄 브랜드로는 샤오미가 있다. 샤오미는 대륙의 실수라고 불리며 최소한의 필수적인 기능만 두어 미니멀리즘을 극대화한 제품들로 우리나라 소비자들의 사랑을 받았다. 샤오미 보조 배터리의 경우 디자인이 매우 심플하며 출시 당시 타사의 제품에 비해 압도적으로 큰 배터리 용량만으로 승부를 보았고, 체중계 역시 디자인이 매우 심플하며 체중을 재는 본질에 충실한 제품을 내놓아 선풍적인 인기를 얻을 수 있었다.
샤오미의 보조 배터리
국내의 미니멀리즘 사례로는 이마트의 노브랜드를 들 수 있다. 이마트는 자체 PB상품을 노브랜드라는 하나의 브랜드로 런칭하여 무서운 기세로 제품군의 범위를 확장해 나가고 있다. 현재 이마트 노브랜드의 제품은 총 482개로 제품의 범위는 식품에서부터 위생용품, 화장품, 기저귀, 자동차 소모품, 주방용품 등에 이르고 있다. 이마트 노브랜드 제품 중에는 소위 ‘품절 대란’을 일으킨 제품들도 다수 존재한다. 이에 부응하듯이 이마트는 실적이 부진한 용인시 기흥구 보라동의 이마트 에브리데이 점포를 노브랜드 제품으로만 이루어진 ‘노브랜드 점포’로 바꾸는 등 노브랜드를 적극적으로 밀고 있다. 노브랜드 제품들은 핵심이 아닌 부가적인 기능을 제거한 대신, 낮은 가격으로 판매되고 있다. 제품의 외형 또한 노란색 바탕에 검은 글씨로 포장을 단순화하였으며 핵심 정보만 포장지에 기재하였다.
전자제품과 가전제품 또한 미니멀리즘의 디자인을 적용하여 매출이 많이 증가하기도 하였다. LG 노트북 그램의 경우 심플한 디자인으로 여성 소비자들에게 호평을 받으며 2015년 기준 LG전자 전체 울트라북 판매량을 2014년에 비해 53.9%나 증가시켰다고 평가받고 있다. 미니멀리즘 디자인은 초 프리미엄 라인에도 적용되고 있다. 미니멀리즘 디자인을 구현하여 극찬을 받은 LG 시그니처 올레드 TV는 iF 디자인상, 레드닷 디자인상, IDEA와 함께 글로벌 4대 디자인상으로 꼽히는 일본 최고 권위의 ‘굿 디자인상 2016’에서 Best 100에 선정되었다.
미니멀리즘은 비단 제품뿐만 아니라 우리나라의 예식 문화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미니멀리즘의 트렌드를 좇아 웨딩과 돌잔치를 간소화하는 부부들이 늘고 있다. 큰 호텔에서 화려하게 진행하였던 예전의 흐름과는 달리 요즘은 작은 식당에서 가족 몇 명만 불러 간단하게 치르는 형식이 유행이다. 실제로 한 유아용품 업체에서 생후 12개월 미만, 생후 12개월 이상 36개월 미만 아이를 둔 엄마 312명을 대상으로 ‘스몰 돌잔치’와 ‘스몰 웨딩’에 대한 설문 결과에서 ‘의미 있어 보여 기회가 되면 해보고 싶다’(43%), ‘매우 관심이 많고 사회 전반으로 퍼지면 좋겠다’(37%) 등과 같은 긍정적인 반응이 대다수를 차지했다. 이러한 흐름에 맞추어 소규모 돌잔치 전문 레스토랑이 생겨났으며, 스몰 웨딩과 스몰 돌잔치에 관련된 패키지가 인기를 끌고 있다.
미니멀리즘 마케팅의 전망
앞으로 이 트렌드를 반영하여 인기를 끌 수 있는 분야로는 또 어떤 분야가 있을까? 1인 가구가 증가하면서 뜨고있는 소형 가전제품이 미니멀리즘을 업고 크게 부상할 것이라고 예측해본다. 본질적인 기능만 탑재되어 있고, 디자인이 단순하면서 가격 또한 저렴한 소형가전제품 업계가 미니멀리즘의 트렌드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또한 미니멀리즘이 본질소유를 최소화한다는 것에서 출발한 주의이기 때문에 공유 경제와도 연관 지을 수 있다. 따라서 셰어하우스와 카 셰어링 역시 미니멀리즘과 관련된 새로이 뜨는 분야가 되리라 예측해볼 수 있다. 공유 경제란 쉽게 말해 "나눠쓰기"란 뜻으로 자동차, 빈방, 책 등 활용도가 떨어지는 물건이나 부동산을 다른 사람들과 함께 공유함으로써 자원 활용을 극대화하는 경제 활동이다. 특히 소유보다는 경험에 초점을 두는 20,30세대를 타깃으로 하여 ‘셰어링’이 미니멀리즘과 함께 접목되는 시장이 조만간 큰 인기를 얻게 될 것으로 보인다.
소유를 최소화하고 본질로 돌아가자는 미니멀리즘. 각종 정보와 제품들로 넘쳐나는 이 세상을 단순하게 살아가고자 하는 사람들의 움직임을 반영한 마케팅이 중요한 트렌드로 떠오르기 시작했다. 어떤 새로운 형태의 마케팅이 등장할지 기대가 된다.
출처
한국스포츠경제, “적을수록 좋다”는 미니멀리즘 마케팅, 2016.10.04
해럴드경제, G9도 '모바일 중심'으로 간다 … ‘미니멀리즘’ 사이트 개편, 2016.10.24
매일경제, `픽미세대` `욜로 라이프`에 주목하라…`트렌드 코리아 2017` 출간, 2016.11.01
서울경제, 생기 찾은 이마트…비결은 '혁신', 2016.11.10
시사오늘, 이마트 '노브랜드', 입소문만으로 대박…비결은 '가성비', 2016.10.28
국민일보, 이마트, 피코크 노브랜드 성공 경험 화장품 PB(자체브랜드) 론칭으로 이어간다, 2016.07.31
동아일보, 이마트 가격 거품 뺀 ‘노브랜드’ 돌풍, 2016.07.06
매일경제, 국민 10명중 6명 "現 경제상황은 불황", 2016.10.20
금강일보, 미니멀리즘 추구하는 트렌드… “돌잔치도 소규모 선호해”, 2016.07.05
서울경제, "선은 단순하게… 사용은 편하게… 미니멀리즘이 LG 디자인의 핵심이죠", 2015.10.30
연합뉴스, LG 시그니처 올레드 TV 등 '굿 디자인상' 대거 수상, 2016.09.29
패션비즈, 아이 둔 여성 소비자 87%, "스몰 웨딩, 스몰 돌잔치 선호", 2016.07.04
아시아뉴스통신, 대구 원더풀키친, 미니멀리즘 돌잔치 돌상차림 이벤트 진행, 2016.10.31
한경 경제용어사전, ‘공유경제’
오퍼스 16기 김도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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