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개막하는 프로야구 포스트시즌을 앞두고 한국야구위원회(KBO)는 행복한 고민에 빠졌다고 한다. 한껏 달아오른 야구 붐을 이용해 프로야구 마케팅을 펼치려는 기업들의 문의가 폭주하는 가운데 이들을 원만하게 ‘교통정리’ 해야 하기 때문이다.
프로야구의 타이틀 스폰서는 온라인 게임 ‘마구마구’를 서비스하는 CJ인터넷이다. 여기에 포스트시즌을 앞두고 서브 스폰서로 참여하려는 기업들의 문의가 빗발치고 있다고 한다. 모두 억대의 현금이나 현물을 협찬하는 방식이다. 올해는 터키항공이 매 경기 2인 유럽 왕복 항공권을 내놓겠다고 KBO에 제안해 왔고 ‘프로야구 홈런통장’을 출시하기도 했던 씨티은행 역시 MVP 등에 자사의 이름을 노출시키는 대가로 억대의 돈을 내걸었다. 또한 G마켓은 포스트시즌의 티켓 판매를 독점으로 대행하면서 수억 원을 KBO에 지불하기로 했으며 최근 국내에 상륙한 한 수입차업체도 서브 스폰서로 참여하겠다는 제안을 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스폰서 전쟁은 국내 야구뿐만이 아니다. 우리는 이미 2008베이징 올림픽, 그리고 2010남아공 월드컵에서 현대자동차, 코카콜라 등의 수많은 기업들이 스폰서마케팅을 펼친 것을 보았다. 또한 올해 10월이면 국내에서 열릴 F1그랑프리에서도 우리는 LG를 비롯, 여러 기업들의 쟁쟁한 스폰서 마케팅을 보게 될 것이다.
그렇다. 이렇듯 스폰서십을 통한 노출은 이미 마케팅의 새로운 트랜드로 자리잡고 있는 것이다.
스폰서마케팅.
정보통신 분야의 급격한 발달로 하이 테크놀로지를 매개로 한 기업들이 증가하고 있는 추세에서 IT기업들의 강세와 기술 중심의 혁신적 기업이미지 강화는 앞으로 더욱 가속화될 전망이다. 이러한 시점에서 과학기술은 어디까지 진보할 것인가 하는 의문이 생길 정도로 지금 이 순간마저도 현대 테크놀로지는 빠르게 발전해가고 있다. 급속도로 변해가는 기업 환경 속에서 기업은 자신들의 생존과 직결되는 두 가지 핵심적 요소에 역량을 집중하기 시작했다. 바로 ‘하이테크’와 ‘기업이미지’이다. 그러나 테크놀로지는 점차 평준화되기 시작하였고, 기술적 차별화는 더 이상 제품구매에 결정적 역할을 할 수 없게 되었다. 이에 기업들은 다른 중요한 무언가를 함께 판매하는 것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기 시작했는데 그것이 바로 기업이미지를 판매하는 전략이다.
기업이미지의 중요성이 부각되면서 기업이미지는 곧 브랜드 자산으로 인식되기 시작하였다. 최근, 인터브랜드에서 조사한 브랜드 자산가치가 높은 세계 100대 기업에는 Microsoft(2위), IBM(3위), Intel(5위), Nokia(8위), 삼성(21위) 등 기술 중심 기업들이 대거 상위를 차지하였다. 기업의 자산가치로서 브랜드의 역할에 대한 각종 연구결과들을 덧붙이지 않더라도 현대 기업들이 기업이미지에 집중할 수 밖에 없는 현실임에는 분명하다.
이러한 기업이미지는 기업이 대중들과 다양한 채널을 통해 주고받은 메시지가 누적되면서 형성되는데 기업들은 이러한 기업이미지 구축을 위해 1970년대부터 광고를 핵심마케팅전략으로 내세우기 시작했다.
그러나 광고는 오랜 기간의 일관된 컨셉과 지속적인 미디어 노출이 필요하며 막대한 규모의 비용이 소요되는 단점이 있었다. 더욱이 최근 각종 미디어의 종류와 양이 증가하고 시장이 세분화되면서 기업이미지만을 목적으로 하는 광고는 소비자의 수용력 범위를 벗어났다고 봐야 할 것이다. 이제 새로운 마케팅 전략이 필요하게 된 것이다.
이에 따라 1990년대 이후 광고와 프로모션 등에 이어 스폰서십이 새로이 각광받기 시작하였다. 사실, 스포츠마케팅, 커뮤니티마케팅, 사회공헌마케팅, 이벤트마케팅, 문화마케팅 등 우리가 인식하지 못하고 있던 많은 마케팅 방법들이 이미 스폰서십의 개념을 포함한 채로 진행되어져 왔고 기업들은 차츰 스폰서십이 기업이미지 제고에 월등히 효과적이라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스포츠, 문화예술, 커뮤니티 등 영역별로 분화된 스폰서십은 기업들이 원하던 고객별 타겟팅에 용이할뿐만 아니라 특히 문화예술에 대한 현대소비자들의 욕구가 나날이 증가하고 있기 때문에 그 가치는 더욱 높아질 수 밖에 없었다. 스폰서십 대행사로 세계적인 명성을 갖고 있는 IEG의 최신 자료를 살펴보면 스폰서십은 2000년대 이후 다른 분야에 비해 2배 이상의 성장을 보이고 있으며, 전체 마케팅 비용의 8% 이상을 스폰서십에 투자하는 기업의 수도 늘어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올바른 스폰서마케팅.
이처럼 기업과 스포츠, 문화이벤트 등이 결합된 스폰서마케팅은 성공했을 경우 그 기대효과가 상당하다. 스폰서마케팅이 효율적인 커뮤니케이션 통로 제공, 타깃 고객에 대한 접근의 용이성 등의 장점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스폰서십 시장의 성장과 영역 확대는 분명 기업들에게 새로운 기회를 제공해 주고 있다.
하지만 아직까지 국내 기업의 스폰서십 활동이 CEO의 취향, 단순 이미지 제고를 위한 전술적인 차원 등에 의해 이뤄진다는 점은 문제로 남아있다. 물론 일부 기업들이 전세계를 대상으로 활발한 스폰서십 활동을 펼치고 있지만 이들마저도 명확한 전략, 스폰서십에 대한 체계적 평가 없이 주먹구구식으로 대응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따라 기업 내부적으로는 불필요한 투자, 과도한 투자, 효과에 대한 분석 미흡, 마케팅과의 연계 미흡 등의 문제가 나타나고 있다. 이러한 문제점들을 해결하기 위한 방안으로 아래에 스폰서십 마케팅의 효과 극대화를 위해 기업이 어떠한 점을 유의해야 하는지 설명해놓았다.
명확한 목표가 설정되어 있어야 한다.
스폰서십은 기업의 장기적 목표를 수행하기 위한 하나의 수단이므로 그 목적에 맞게 이용되어져야 한다. 예를 들어 이미지 제고이면 브랜드 인지도 상승, 고객 충성도 확보를 위해서, 매출상승이면 시장점유율 상승, 신규 고객 창출을 위해서, 주요 고객 응대를 통한 원 투 원 마케팅 등 기업의 목표와 목적에 맞게 쓰여져야 한다.
스폰서십 선택의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
자사 브랜드 전략과의 정합성, 이벤트 자체의 매력도를 동시에 감안해서 해야 한다. 이벤트의 주요 고객이 자사의 타깃 고객과 일치하느냐, 그리고 참여자 수가 얼마이며 미디어의 주목을 어느 정도 받을 수 있는냐 등을 고려해 점검해봐야 한다. 예를 들어 코닥(Kodak)은 스폰서십을 결정하기 전에 반드시 이벤트 개최자와 함께 코닥의 온라인 커뮤니케이션, 고객 정보, 실현 가능한 이익, 미디어 이용 등을 의논해 효과를 증대시킬 방법을 찾아 투자하고 있다.
마케팅 효과 극대화를 위한 협상이 있어야 한다.
일부 이벤트성 대회를 제외하고는 스폰서십 협상의 주도권을 기업이 가지는 환경으로 변모하고 있다. 투자에 거품을 걷어내고 동일한 투자비용으로 더 많은 활동이 가능하도록 이벤트 개최자와 협상을 잘 진행해야 한다. 스폰서십 내용을 세밀히 살펴보면 충분히 비용을 줄이거나 마케팅을 더욱 활성화시킬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기업들이 이를 면밀히 검토하지 않아 그렇지 못한 경우가 파다하기 때문이다.
통합적인 커뮤니케이션 전략을 끌어내야 한다.
스폰서십을 획득했다고 끝나는 것이 아니다. 고객과의 실질적인 의사소통 수단을 준비해야 하며 이들 수단을 통합하는 커뮤니케이션의 관리가 중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메시지의 일관성과 소비자의 수용태도가 중요하다. 스폰서십을 통해 기업이 전달하는 메시지의 일관된 모습과 소비자들이 이러한 메시지를 잘 이해할 수 있도록 수용력을 돋울 수 있는 방안이 필요하다.
스폰서십 성과를 측정해야 한다.
대다수 기업들은 스폰서십에 대해 성과 측정을 하지 않는다. 설령, 할지라도 대충하는 식이다. 기업의 입장에서 본다면 기업은 어떠한 경우든 투자 대비 이익을 내야 한다. 단순히 스폰서 권리를 획득하는 것보다 그 이후 마케팅에 쓰이는 비용이 3배 이상 더 많다고 한 점을 미뤄보아 스폰서십 성과 측정이 매우 중요할 것이다.
최근 기업들은 사회공헌 활동에 대한 관심 증가로 문화예술, 자원봉사 등의 이벤트들이 급속도로 증가하고 있으며 대기업뿐만 아니라 중소기업에까지 확대되고 있는 현상은 무척 긍정적이다. 이제 현대의 소비자들은 같은 제품이면 사회공헌기업의 제품을 사는 등 착한 이미지를 원하며 이를 바탕으로 기업을 독려하고 있다. 급속도로 성장한 국내 스폰서십 산업은 무조건적인 방식이 아닌 절차의 투명성, 효과측정, 기업별 성향에 맞는 프로그램 개발 등을 통해 더욱 효과적이고 기업과 소비자 모두에게 이익이 되는 형태로 발전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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