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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rketing Review/2013년

미술관에서 뛰쳐나온 큐레이터에 주목하라, 소셜 큐레이션 마케팅

미술관에서 뛰쳐나온 큐레이터에 주목하라, 소셜 큐레이션 마케팅

 

소셜 큐레이션이란?

가치 있는 작품을 선별하고 전시를 기획하는 미술관/박물관 큐레이터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큐레이션의 영역이 넓어지고 있다. 인간이 수집하는 대상에 질적 판단을 추가해서 가치를 높이는 활동’, ‘이미 존재하는 막대한 정보를 분류하고 유용한 정보를 골라내어 수집 및 배포하는 행위등으로 큐레이션의 영역이 확장 및 재정의되면서, 큐레이터 자격증이 없이도 누구나 큐레이터가 될 수 있는 시대가 열린 것이다.

이렇게 큐레이션의 범위가 넓어진 데에는 소셜 큐레이션의 발전이 크게 기여하였다. 소셜 큐레이션이란, 온라인 소셜 플랫폼 기반의 큐레이션 서비스를 이용하여 사용자들이 컨텐츠/데이터를 선별 및 배포, 공유하는 행위를 말한다. 최근에는 큐레이션 쇼핑, 큐레이션 커머스 등 다양한 형태로 소셜 큐레이션이 상업 활동에 응용되고 있을 뿐 아니라, 큐레이션 미디어를 마케팅 활동에 활용하는 기업들도 증가하는 추세이다.

 

소셜 큐레이션 미디어에 주목해야 할 이유

사실 큐레이션 활동의 범위가 넓어진 것은 새삼스러운 일이 아니다. ‘블로그개인 홈페이지를 통해 개인이 중요하다고 생각되는 정보를 선별하고 재구성하여 배포하는 것도 넓게 보아 소셜 큐레이션에 포함되는데, 이는 오래 전부터 등장했던 정보 공유 활동의 일환인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가 소셜 큐레이션 미디어와 소셜 큐레이터들의 활동에 주목해야 할 이유는 무엇일까?

가장 큰 이유는 정보유통의 채널이 다양해지면서 사물에 대한 합의된 사회적 가치를 부여하던 매스미디어의 중요성이 감소한 반면, 이로 인해 발생한 가치 기준의 공백을 소셜네트워크 상의 신뢰할 만한 지인들의 관점을 통해 보충하려는 이용자들의 니즈는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에 따라 기업 주도 마케팅의 영향력은 감소하고, ‘지인 추천에 의해 영향받는 소비자의 수가 점차 증가하고 있다.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개인 맞춤형’, ‘큐레이팅된정보에 대한 소비자의 니즈가 증가하는 상황에서, 소셜 큐레이션 미디어는 기업과 소비자 사이의 중간 매개적 역할을 할 수 있는 플랫폼으로 부상하게 된 것이다.

해외 및 국내 소셜 큐레이션 미디어의 종류

이러한 소셜 큐레이션 미디어는 제공되는 정보의 종류에 따라 다양한 형태로 발전하였다. 이미지 기반으로 제공되는 미디어가 선구자격이라 할 수 있는데, 대표적 사례는 핀터레스트이다. ‘pin’‘interest’의 합성어로 된 재미있는 이름을 가진 핀터레스트, 오프라인상 관계가 온라인상 관계로 이어지는 페이스북, 싸이월드와 같은 소셜미디어와 달리 관심사중심으로 온라인상의 관계가 재편되는 형태를 띠고 있다. 다양한 이미지를 사용자의 관심사에 따라 수집 및 분류하여 본인의 안목을 사용해 선별/전시할 수 있는 장점과, 다른 사용자의 이미지 보드에서 손쉽게 원하는 이미지를 하는 방식으로 수집할 수 있는 간단한 사용자 인터페이스로 인해 각광받은 바 있다. 핀터레스트는 성공적으로 미국, 유럽 사회에 안착하며 기업 브랜드 마케팅 수단으로도 활발히 활용되었다. 이를 벤치마킹하여 국내에서도 인터레스트미라는 이름의 이미지 중심 큐레이션 미디어가 등장하였지만, 사용자 수의 증가율이 핀터레스트의 성장세에는 미치지 못하고 있다. 이외에도, 플립보드, 스토리파이, 뉴스닷미와 같은 매거진 형태의 뉴스 큐레이션과 미미박스, 베이비오박스와 같은 큐레이션 커머스 형태로 진화한 쇼핑 큐레이션 미디어가 있다.

 

소셜 큐레이션을 활용한 마케팅 사례

핀터레스트의 사용자 급증 이후로, 기업 입장에서도 다양한 방식으로 소셜 큐레이션 미디어를 활용하기 시작하면서 큐레이션 미디어는 마케팅의 새로운 플랫폼으로 대두하였다. 다양한 종류의 큐레이션 미디어가 존재함에도 불구하고 성공사례로 꼽히는 것은 주로 핀터레스트를 이용한, 특히 해외 기업의 마케팅 사례들이다. 이는 큐레이션 미디어 중 사용자 수와 정보량이 가장 많은 것이 핀터레스트이며, 국내에서는 아직 큐레이션 미디어에 대한 사용자의 인식이 확립되지 않았기 때문인 것으로 여겨진다. 큐레이션 미디어라는 플랫폼을 잘 활용한 대표 사례와 함께, 큐레이션 미디어를 마케팅에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방안들을 살펴보겠다.

-       제품군의 특성을 부각시켜라

유기농 식품 전문업체인 whole foods market의 핀터레스트 계정에는 건강한 저녁식사와 같은 보드가 개설되어 있어, 유기농 저녁식사 아이디어를 고화질 사진으로 감상할 수 있다. 제품군의 특성을 잘 부각시키며 소비자들의 구매욕구도 불러일으킬 수 있는 브랜딩 전략이라 할 수 있다.

 

-       이미지 중심의 플랫폼을 뛰어넘어라

유니클로에서는 이미지 위주로 컨텐츠가 제공되는 플랫폼의 한계를 뛰어넘는, 재미있는 아이디어가 돋보이는 보드를 만들었다. 여러 개의 이미지를 보드에 순차적으로 게시하여, 마우스 스크롤을 내리면 마치 이미지가 아닌 영상을 보는 것처럼 느껴지게 한 것이다. 틀에서 벗어난 재미난 방식을 통해 소비자의 이목을 끄는 데 성공한 마케팅 전략이다.

-       참여를 유도하라

 

단순히 이미지를 게시하거나 이목을 끄는 것만으로는 소비자 인식을 전환시키고 구매를 유도하는 데 한계가 있을 수 있다. 자동차 브랜드 푸조에서 실시한 소비자 참여형 프로모션 이벤트는 이러한 한계점을 극복한 사례이다. 자동차 모델의 퍼즐을 완성하도록 보드를 꾸미게 하는 것이 이벤트 참여 방식이었는데, 핀터레스트의 사용자 인터페이스를 백분 활용한 재미난 아이디어가 돋보인다.

 

 

-       Heavy User를 활용하라

팔로워의 수가 많은 Heavy User, 즉 인터넷상에서 오피니언 리더 역할을 하는 소셜 큐레이터들을 활용하는 방법도 있다. 미국 혼다는 ‘Pintermission’이라는 프로모션 이벤트를 고안하였는데, Heavy User 몇 명을 선정하여 일정 금액을 지원해준 뒤 그 돈으로 보내는 하루를 이미지로 담는 Mission을 수행하는 내용이다. 참여자들이 pintermission에 대한 계획을 손글씨로 그리게 하여 감성적으로 시각화하였고, 팔로워에게 흥미로운 이미지가 노출되어 파급력이 극대화된 성공적 이벤트로 평가된다.

 

시사점 & 유의할 점

큐레이션 미디어는 정보 과잉 시대에개인 맞춤형정보를 제공한다는 차별점을 갖고 있으며, 전문가/전문가에 준하는 개인이 선별한 컨텐츠가 공유되는 플랫폼이기에 신뢰성 또한 높다. 이것이 개인의 관심사 공유에서 그치지 않고 관련 제품의 구매로 이어짐으로써, 브랜드 마케팅 차원으로 핀터레스트에 가입하는 기업도 증가하는 추세이다. 하지만핀터레스트의 미흡한 국내 확산과 인터레스트미서비스의 상대적 약세에서 볼 수 있듯, 기본적으로 소셜 미디어 플랫폼은 아무리 컨텐츠나 서비스가 좋아도 다수가 사용하지 않으면 무용지물이다. 취향 중심으로 재편된 핀터레스트와 같은 플랫폼이 우리나라에서 상대적 약세를 보이는 이유는 유럽 및 영미권 국가에 비해 집단의식이 강한 국민성 때문이라고 생각된다. 개인주의보다 기본적으로 집단주의가 우세하여, 우리나라 사람들은 관심사 공유또한 생판 모르는 사람들이 아닌 내가 아는 사람에게 하고 싶다는 욕구를 상대적으로 강하게 느낀다. 따라서 오프라인의 인맥을 끌어오지 못하는 핀터레스트에 큰 흥미를 갖지 못하는 것이다. 따라서, 큐레이션 미디어를 활용한 마케팅 전략 수립의 선결과제는 우리나라 사람들의 온라인 행동 양상을 면밀히 관찰하고, 플랫폼을 우리나라에 맞는 소셜 큐레이션 미디어로 현지화하는 일일 것이다. 온라인 플랫폼이 변화하는 트렌드를 면밀히 읽어내는 능력 또한 마케팅 전략 수립에 있어 반드시 갖춰야 할 능력이다. 진정한 마케팅꾼이라면 핀터레스트와 같은 새로운 온라인 플랫폼을 현지화하는 동시에 이를 마케팅에 활용하는 방안을 고민해볼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