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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rketing Review/2013년

진화하는 CSR

진화하는 CSR(Corporate Social Responsibility)

 

기업의 사회 공헌(Corporate Social Responsibility, CSR) 활동이 점차 가치지향적으로 변화하고 있다. 과거에는 단순히 기업의 긍정적인 이미지를 위해 연말기부나 봉사활동이 이루어졌다면, 현재는 이를 넘어서서 사회의 문제를 해결하는 주체로 기업이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소비자들은 이러한 기업의 CSR 활동에 주목하고 기업이 추구하는 사회적 가치에 관심을 갖고 있으며 중요한 구매 기준으로 작용되기도 한다. 이와 관련하여 Michael Porter는 공유가치경영(Creating Shared Value, CSV)라는 개념을 통해 기업은 수익을 창출함과 동시에 환경보호, 빈부격차 해소 등 사회적 이익을 창출하는 혁신적인 활동을 해야 함을 주장하였다. CRS 중에서도 소비자가 함께 참여할 수 있는 CSV의 개념이 등장하면서 사회적 책임에 대한 의식의 전환과 실천이 기업들에게 새로운 과제로 주어지고 있으며 새로운 기회를 창출하는 분야로 떠오르고 있는 것이다.

 

우리 사회의 소비자는 윤리적이고 착한 기업을 좋아한다. 최근 제일기획이 실시한 기업 CSR에 대한 소비자 인식 조사 결과, '사회적 공헌을 하는 기업의 이미지가 좋게 느껴진다'는 응답자가 전체 조사대상의 86.5%에 달했고, 비윤리적인 기업 제품을 구매하지 않으려 노력한다'고 답한 사람은 71.2%로 나타났다. 이러한 경향에 발 빠르게 대응한 일부 기업들은 제품을 통한 공익 활동을 넘어 제품 자체를 공익적으로 생산하거나 기업 개념 자체를 공익적으로 바꾸어 소비자의 관심을 끌고 있다. Pepsi "Could a soda really make the world a better place?(청량음료가 세상을 더 좋게 할 수 있을까?"라는 질문을 제시하여 환경, 문화, 교육,식품 등에 관한 개선책을 공모하는 프로모션을 진행하였다. 공모된 아이디어는 투표를 통해 선정한 후, 그 실행을 위한 예산을 지원하도록 하였다. 이러한 Pepsi의 프로모션은 닐슨 미디어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슈퍼볼에 광고를 붙이지 않아도 가장 많이 회자된 브랜드' 중 하나로 선정되었으며 응답자 37% 이상이 이 갬페인을 인지하고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CSV 활동이 단순한 기업의 이미지 제고에 그치지 않고 실제로 기업의 성과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패션산업에서도 새로운 패러다임의 CSR 활동이 전개되고 있다. 최근 들어 H&M, ZARA, Forever 21 등의 SPA 브랜드가 성행하면서 쉽게 입고 버리는 Fast Fashion이 여러 사회 문제를 유발하고 있다. 소비자들의 수요에 빠르게 대응하기 위한 Fast Fashion의 생산시스템은 저개발 국가의 저임금 생산에 의존도를 높일 뿐만 아니라, 생산되는 의류제품이 증가하는 만큼 버려지는 제품의 양이 증가하고 있다는 점에서 환경적, 사회적 CSR 활동이 시급한 실정이 된 것이다.

 

Patagonia는 고품질의 아웃도어 브랜드이다. 하지만 Patagonia는 다른 아웃도어 브랜드와 달리,  제품의 기능성을 강조하여 소비자들이 주머니를 공략하지 않으며 특별한 판촉 활동을 벌이지도 않는다. 대신, Patagonia는 환경 친화적인 CSR활동에 적극 참여하며 브랜드 이미지를 굳히고 있다.  환경친화적인 소재(유기농 면, 재생 및 재활용 가능한 폴리에스테르 등)를 사용해 인체에 가장 편한 아웃도어 의류를 출시하고 있으며 2007년부터 제품 디자인에서 원자재 조달, 생산, 출하 등 모든 과정을 투명하게 공개하는 'The Footprint Chronicles Project'를 통해 브랜드 제품이 사회와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소비자가 직접 보고 판단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 직원들의 사회봉사도 적극 지지하고 있는데,  'Environmental Internship Program'을 통해 직원들에게 최장 2개월의 유급휴가를 주어 환경단체를 위해 봉사할 수 있게 지원해주고 있다. 심지어 고객에게 소비를 줄이자는 캠페인을 공식적으로 벌이고 있는 최초의 기업이기도 하다. 제품을 사기에 앞서 내가 원하는 제품이 아닌, 진정으로 필요한 제품인지 생각할 것을 소비자들에게 요구하는 것이다. 하지만 역설적에게도 Patagonia의 매출은 매년 증가하고 있는데, 이는 소비자들이 기능성 아웃도어 제품 을 살 기회가 있다면, 지구에 좋은 제품을 만들고 있는 Patagonia를 선택하기 때문이다.

 

 

Patagonia의 전략을 살펴보면, 더 소비할 것을 요구하는 기존의 마케팅과 상당히 다르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어쩌면 소비를 자제시킨다는 점에서 마케팅이 아닐지도 모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Patagonia는 수익 창출은 물론 친환경적인 경영을 지속함으로써 소비자들과 함께 사회적 가치를 실현하고 있다. 모든 기업이 탐낼만한 '좋은 기업'이라는 이미지도  갖게 되었다. 이처럼 Patagonia 2 마리 토끼를 다 잡은, 굉장히 이상적인 사례라고 할 수 있지만 모든 기업이 CSR 활동을 우선순위에 두기는 힘들다. 보다 현실적이면서도 창조적인 나눔을 실천하기 위한 기업들의 노력은 계속되고 있으며 그 파급력이 점차 증가하고 있다는 점에서 효과적인 마케팅 전략으로 활용될 가능성이 크다. 그렇다면 CSR 활동이 성공적인 마케팅의 일환이 되기 위해서는 어떠한 조건이 필요할지에 대해 알아보아야 할 것이다.

 

첫 째, 사회 공헌 활동은 기업의 이미지와 어느 정도의 관련성을 공유해야 하며 둘째, 다른 마케팅 전략과 마찬가지로 일관성을 유지해야 한다. , 기업이 속한 산업 군의 특성을 살려 CSR활동을 할 때,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끌 수 있고 오랜 기간 기억에 남는 것이다. 세계적인 럭셔리 브랜드 그룹 LVMH의 경우, "예술로 세상을 바꾼다"는 일관된 목표 아래 매년 CSR Report를 배포하고 있다. 그들은 예술을 통한 사회 공헌 활동으로 대부분 CSR을 전개하고 있는데, 미술관 건립 추진, 영 아티스트 장학금, 세계문화유산 복원 작업 후원 등이 이에 해당한다. 정통 럭셔리 브랜드의 헤리티지, 예술성을 그대로 사회 공헌 활동에 반영하고 활용함으로써 CSR활동이 브랜드 이미지와 자연스럽게 연결되고 그 행위가 정당함을 설득한다. 셋째, 사람들이 무지한 사회적 문제를 알릴 수 있을 때, 그리고 기업이 이 문제를 해결하는데 도움이 된다고 소비자들을 설득할 수 있을 때 CSR 활동의 파급력은 커진다. 신발 산업에 속한 TOMS의 경우, 신발 한 켤레를 구입하면 한 켤레를 기부하는 'One for One' 이라는 스토리를 이용하여 성공한 브랜드이다. TOMS의 창립자는 아르헨티나를 여행하던 중 맨발로 돌아다니는 아이들이 파상풍 및 여러 질병에 걸려 사망하는 것을 보고 이와 같은 사회공헌을 시작하였는데, 이러한 구체적인 스토리는 브랜드의 사회 공헌이 단순한 기부가 아닌 생존을 위한 문제 개선으로 행해질 수 있음을 내포하기도 한다.

 

 

 

 

결론적으로, 기업의 사회 공헌 활동은 단순히 기업의 이미지를 제고시키는 것을 넘어서서, 고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창의적인 영역으로 발돋움하였다. 특히, 기업과 소비자가 함께 사회적 가치를 공유하고 실현할 수 있을 때, 그 영향력은 엄청나다고 할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기업은 사회 공헌 활동을 수익 창출을 위한 마케팅의 한 방법으로 치부할 것이 아니라, 지속 가능한 경영을 가능하게 해주는 창의적인 혜안으로 이해할 필요가 있다. CSR을 우산으로 치면 비는 이해관계자들의 다양한 요구, 우산의 크기는 기업의 역량, 우산살은 CSR 각 분야인 윤리,환경,인권,노동, 안전 등에 비유할 수 있을 것이다. 마케팅은 이 때 ""의 특성과 요구를 파악하여 우산의 크기에 맞는, 우산살을 강화할 수 있는 지렛대 역할을 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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