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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rketing Review/2012년

이야기를 팝니다: 스토리텔링 마케팅

스토리를 부여하면 특별한 존재가 된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주기 전에는 그는 다만 하나의 몸짓에 지나지 않았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주었을 때 그는 나에게로 와서 꽃이 되었다.”

어떤 것에 의미를 부여할 때 그것이 특별한 존재가 된다는 의미를 담은 김춘수의 시 의 일부분이다. 요즘 많이 사용되는 스토리텔링 마케팅이 이와 비슷한 맥락에 있다. 같은 상품이라고 할지라도 스토리를 부여하느냐에 따라 상품의 가치는 전혀 달라진다. 이처럼 제품에 이야기를 부여하고, 이를 통해 소비자들에게 그 제품이 특별한 존재로 거듭나게 하는 스토리텔링 마케팅에 대해 알아보고자 한다.

 

 

스토리텔링 마케팅?

 

스토리텔링 마케팅이란 하나의 상품을 극의 형식을 빌린 마케팅이다. 극과 같이 서사구조와 캐릭터를 가지며, 이를 통해 고객에게 감동이나 깨달음의 순간 등을 줌으로써, 상품을 각인시킨다. 즉 상품의 기능과 같은 객관적 사실에 집중하여 그것을 홍보하는 것이 아니라, ‘주관적인 이야기를 통해 소비자들에게 상품을 자연스럽게 인식시키는 것이다.

 

 

수많은 이야기 보따리들

 

진정성이 담겨 있는 스토리텔링 마케팅이 점점 주목 받고 있다. 요즘 방영되는 광고들을 떠올려보자. 상품이나 브랜드의 객관적인 기능과 효능을 직접적으로 알리는 것에 초점을 둔 광고와, 상품이나 브랜드가 가진 그들만의 매력적인 이야기를 풀어내는 광고 중 어떠한 유형의 광고를 자주 접하고 있는가? 대부분의 광고가 후자의 유형에 속한다.

 

사례

 

- 오리온 초코파이 정

 

우선 스토리텔링 마케팅의 원조라고 일컬어지는 초코파이 정의 광고는 초코파이의 순수한 기능인 맛을 전혀 강조하지 않고 이야기를 통해 제품을 홍보했다. 1990년에 방영된 CF이사 가는 날편에서 이사 가는 꼬마가 경비원 아저씨에게 초코파이를 내밀며 헤어지는 섭섭함과 고마움을 전하는 장면이 연출된다. 초코파이의 과 애틋한 스토리를 자연스럽게 이끌어 낸 것이다.

 

-한효주 디카 [삼성 미러팝]

한효주 디카 광고는 상품의 기능을 이야기 속에 자연스럽게 녹여냈다. 광고에서 한효주와 이제훈은 풋풋한 사랑을 키워나가는 남녀로 등장하며 설레는 첫사랑 이야기를 보여준다. 이제훈이 한효주의 졸업을 축하하며 분홍색 디지털 카메라를 선물한다. 한효주는 이를 받고 함께 사진을 찍자고 제안하는데 이때 한효주 디카의 강조되는 기능인 셀카 화면이 회전되는 것을 자연스럽게 보여준다. 결국 광고를 접한 사람들은 분홍색 디카에 풋풋한 설렘이 느껴지는 첫사랑 이야기가 담겨있고, 그것이 셀카 회전 기능을 갖고 있음을 이야기를 통해 인지한다.

 

 

 

-비타민워터

비타민워터의 경우는 상품의 기능을 이야기하듯이 친근하고 재미있게 풀어낸 메시지 광고이다. 상품의 라벨에는 맛 마다 다른 이야기가 쓰여있다. Essential 맛의 경우 아래 그림과 같이 , 아침밥을 든든히 챙겨먹고, 여유롭게 집을 나서는 건 <일일 연속극>에서 나올 법한 일 아닐까요 (생략). 이 음료 안에는 풍부한 비타민 C와 칼슙이 숨어있어서 하루에 놓치기 쉬운 영양을 보충할 수 있다네요.’라는 메시지가 쓰여있다. 이러한 이야기를 읽으며 소비자들은 비타민 워터가 가진 기능을 쉽고 재미있게 받아들일 수 있다.

 

 

 

 

스토리의 역할

 

그렇다면 어떠한 이유로 스토리텔링이 마케팅 분야에서 힘을 발휘하고 있는 것일까? 인지 심리학 분야의 권위자인 로저 쉥크는 스토리텔링이 깊숙이 내재된 인간의 본능을 자극한다고 말한다. 그리고 사람들이 살면서 만들어온, 접하고 들어온 스토리들을 통해 이 세상을 이해한다고 한다. 이러한 심리학 원칙과 마찬가지로 기업이나 상품 역시 그들이 어떤 스토리를 사람들에게 들려주고 사람들이 그것에 대해 어떤 스토리를 얘기하는지에 따라 그 가치가 정의되는 것이다.

 

 

스토리텔링의 강점

 

ㅣ 기억에 남는 이야기

앞의 사례를 다시 언급하자면 셀카 회전 기능이 있는 디지털 카메라 입니다한효주가 졸업식 때 이제훈에게 받은 사랑스러운 분홍색 디카중에서 어떤 것이 고객의 인상에 오래 남겠는가? 극의 형식으로 구성된 광고는 사람들의 기억에서 쉽게 잊혀지지 않는다.

 

ㅣ거부감 없는, 친근함

직접적으로 소비를 조장하는 광고성 멘트 대신, 이야기를 통해 제품을 간접적이고 자연스럽게 홍보하는 것이기에 이를 접하는 고객이 거부감이나 반감을 느끼지 않는 경향이 있다. 또한 고객은 자신이 경험했던 이야기를 광고에서 접하는 순간 그 상품에 대해 친근감을 느끼게 된다.

 

ㅣ 너나 나나 비슷한 기능에서의 차별화 전략

너무나 많은 상품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게다가 기술과 과학의 발전으로 인해 출시되는 상품들의 성능이 비슷비슷한 현실이다. 결국 기능적인 측면에서 경쟁사들과 차별화 전략을 펼치기가 어렵게 되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한 대안 중 하나가 스토리텔링 마케팅이다. 기능이 같다면 무한히 생산 가능한 이야기를 통해 상품에 특별한 가치를 부여하여 차별화를 꾀하는 것이다.

 

ㅣ기업 아이덴티티 확립

기업은 스토리텔링 마케팅으로 자신들이 추구하는 기업 아이덴티티를 확고히 할 수 있다. 기업은그들이 추구하는 브랜드 이미지와 자신의 설정한 타겟층의 취향에 꼭 맞는 이야기를 만들어내고, 이를 소비자들에게 제안할 수 있기 때문이다  

 

ㅣ 타겟의 구매욕구 상승

이야기를 만들어 내는 것에는 한계가 없다. 기업은 타겟층의 needs를 해소시켜줄 만한 매력적인 이야기를 얼마든지 만들어냄으로써 타겟의 구매 욕구를 상승시킨다. 타겟의 입맛에 맞춰져 형성된 이야기는 상품의 매출 증대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한계점 & 대안

 

이처럼 많은 장점을 지닌 스토리텔링 마케팅은 한편으로 이야기가 지닌 무한한 상상력으로 인해 상품이 실제 지니고 있는 기능을 과장할 가능성이 있다. 또한 소비자가 상품의 기능과 같은 객관적 정보를 얻는 것이 어렵다는 한계점이 있다. 따라서 기업은 스토리텔링을 할 때, 상품의 객관적 사실에 기반한 스토리를 만들어내고, 고객이 상품에 대한 이야기나 이미지뿐 아니라 객관적 정보도 잘 인식할 수 있도록 객관적 정보를 적절히 제시하는 절충안이 필요하다. 이야기에만 치우치면 허무맹랑하고, 객관적 사실에만 치우치면 무미건조해지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