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월간 마케팅/월간 마케팅

[월간마케팅]코즈 마케팅(Cause Marketing)

착한 활동이 착한 수익으로 돌아온다, 코즈 마케팅(Cause Marketing)


김서현, 서지영, 양혜원, 최솔



비교적 최근까지만 해도 국내 코즈 마케팅의 모범적인 성공 사례로 거론되던 곳이 있다. 바로 삼성생명이 마포대교에 설치한 ‘생명의 다리’이다. 2008년 이후 5년간 108명이 자살을 시도한 마포대교는 과거 자살 대교라고 불리기도 했던 흉흉한 곳이었다. 자살 다리라는 사람들의 인식을 바꾸고 생명의 소중함을 강조하기 위해 삼성생명은 2012년부터 서울시와 함께 마포대교를 '생명의 다리'로 바꾸는 프로젝트를 진행하였다. 마포대교에 센서를 설치하여 사람들이 지나가는 걸음걸이를 따라 '가장 빛나는 순간은 아직 오지 않았다. 당신의 영화도 해피엔딩으로 끝나기를 기도할게요' 등 생명의 소중함과 지친 일상을 위로해주는 희망의 메시지를 아름답게 전달하였다. 결국 이 생명의 다리 캠페인은 사람들로부터 엄청난 반응을 이끌었고, 런던 국제 광고제, 칸 국제 광고제 등 세계 유수의 광고제에서 상을 거두며 성공적인 마케팅 사례로 마무리되는 듯하였다. 


그러나 프로젝트의 성공에 따라 예상치 못한 부작용도 생겨났다. 생명의 다리가 설치되기 전 2012년에는 마포대교에서 자살을 생각한 사람이 15명(그중 실제로 뛰어내린 사람 15명)이었지만 캠페인 이후에는 93명(실제로 뛰어내린 사람은 8명)으로 6배가 늘어난 것이다. 실제로 사망한 사람들의 수를 비교하면 12년엔 6명, 13년에는 5명으로 사망률 자체는 감소했다고 볼 수 있지만, 자살을 생각하고 마포대교를 찾은 사람들의 수는 오히려 12년엔 0명이었던 데 비해 13년엔 83명으로 크게 증가하였다. 

그 원인에는 여러 가지가 제시되지만 그중 하나로 흔히들 “코끼리를 생각하지 마”로 알려져 있는 ‘코끼리 역설’을 들 수 있다. 코끼리를 생각하지 말라고 하면 더 코끼리 생각이 나듯, “성공한 자살 방지 캠페인”, “자살을 막기 위한 캠페인” 등의 말이 자살을 더 생각하게 했을 수 있다. 따라서 캠페인에 대한 언론 노출을 조금 줄였다면, 그만큼 유명해지지 않았다면 자살방지에 더 도움이 되었을 수도 있다. 이처럼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마케팅이기에 그 파급력이 매우 크지만, 그에 따라 예상치 못한 다양한 변수들도 생겨날 수 있는 코즈 마케팅, 그 매력에 한 번 빠져보자.


코즈 마케팅의 등장 및 정의


기업의 이미지가 곧 제품에 대한 소비자들의 이미지와 인식으로 이어지고, 점점 더 많은 소비자가 소비를 통해 기업과 사회에 선한 영향력을 끼치는 시대가 되었다. 세계적으로 기업의 사회적 책임(CSR : corporate social responsibility)이 중요해지고 소비자들은 특정 기업 제품을 구매함으로써 향후 사회나 환경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치기를 원하고 있다. 즉, 소비자들이 기업에서 제공하는 제품의 품질, 가격, 디자인 등과 같은 전통적 구매 고려 요소와 더불어 기업이 공익활동이나 기부활동 등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고 있는지와 같은 기업의 윤리성에도 많은 초점을 두는 경향이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소비자들의 의식 변화에 발맞추어 기업이 환경, 보건, 빈곤 등과 같은 사회적인 이슈를 이익 추구에 활용하는 마케팅 기법이 바로 코즈(Cause)마케팅이다. 기업의 대의명분(Cause)과 마케팅이 전략적으로 결합한다는 의미로 ‘코즈 연계 마케팅(Cause Related Marketing)’이라고도 불린다.


미국 하버드 대학의 마이크 포터(Michael Porter) 교수와 마크 크레이머 (Mark Kramer) 교수는 2011년 1월 하버드 비즈니스리뷰(Harvard Business Review)를 통해 공유가치창출(CSV: creating shared value)이라는 개념을 제시한 바 있다. 이는 기업의 존재 목적이 단순한 이윤 창출이 아닌 경제적 가치와 사회적 가치를 동시에 창출하는 쪽으로 바뀌어야 한다는 개념으로, 코즈 마케팅은 이러한 공유가치 창출을 위한 하나의 마케팅적 방법론이자 구체적인 실천 방안으로서 널리 주목받게 되었다. 

코즈 마케팅의 특징


코즈 마케팅은 소비자들의 소비를 이끌어내면서 공익을 추구하기 때문에 소비자와 기업이 함께 기부와 공익활동에 힘을 보태고 기업은 매출 증대도 이루는 마케팅 전략이다. 보통 소비자의 구매가 기업의 기부활동으로 연결되는 구조를 취하고 있지만, 기업의 기부와는 다른 의미이다. 기업의 기부는 세금 공제 같은 혜택이 따르지만, 코즈 마케팅은 반드시 기부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또한, 기업의 공익 활동이라는 점에서 기업의 사회적 책임 활동과 비슷하다고 볼 수 있지만, 기업의 사회적 책임 활동은 기업이 자선 활동을 통해 기업의 이미지를 긍정적으로 제고시키고 그에 따른 수익 향상은 부수적이라면, 코즈 마케팅은 소비자들에게 착한 소비라는 동기유발을 통해 기업의 매출을 증대하는 것이 목적이라는 점에서 차이를 보인다. 결론적으로, 코즈 마케팅은 소비자들의 윤리적 소비를 이끌어내 기업의 수익을 증대시킴과 동시에 공익을 추구하고 브랜드 가치까지 크게 제고 할 수 있는 마케팅 전략이라고 할 수 있다.


코즈 마케팅 국내 사례 


Ⅰ. 도미노피자, 1/2 캠페인



국내 도미노 피자는 소비자가 피자 한 판을 구매하면 반 판은 소비자에게 배달되고 다른 반 판은 저소득층 공부방 아이들에 기부되는 “1/2 캠페인”을 진행하였다. 하지만 이 캠페인은 특별한 성과 없이 종료하였고 소비자들의 비난을 받으며 성공을 거두지 못했다. 15%의 할인된 가격으로 1/2 캠페인 피자를 구매할 수 있는 혜택을 내세웠음에도 불구, 소비자들의 가격 부담에 비해 도미노 피자의 부담이 상대적으로 적다는 비난을 피해 갈 수 없었다. 캠페인의 목적이 소비자의 공감을 얻지 못했다는 점에서 코즈 마케팅의 실패 사례로 꼽힌다.


Ⅱ. CJ제일제당, 미네워터



CJ제일제당의 미네워터는 물 부족과 비위생적인 식수로 고생하는 아프리카 어린아이들을 위한 캠페인이다. 미네워터는 다른 제품과는 다르게 구매 시 자동으로 기부되는 것이 아니다. 구매 시 기부 의사를 밝혀 제품 상단에 위치한 또 다른 물방울 모양의 바코드를 통해 100원을 추가로 계산해야지만 기부를 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져 있다. 소비자의 의지대로 기부할 수 있도록 자연스럽게 참여를 유도하는 아이디어가 돋보이는 코즈 마케팅이다. 단순한 생수 제품을 코즈 마케팅에 접목한 결과 2013년 기준, 미네워터를 통해 모인 기부금은 총 13억 2500만 원이었으며 이를 통해 미네워터의 매출액도 두 배 이상 증가하는 등 큰 성과를 거두었다. 


코즈 마케팅 해외 사례 


Ⅲ. TOMS, One for One



대표적인 코즈 마케팅 사례로는 탐스슈즈가 있다. 탐스의 창립자는 아르헨티나를 여행하는 중 신발조차 살 수 없을 정도로 가난한 아이들을 보고 충격에 빠졌고 이를 계기로 어린아이들을 돕자는 취지의 내일을 위한 신발(Shoes for tomorrow이라는 슬로건을 내세운 TOMS를 설립하게 된다. 탐스는 One for One이라는 일대일 기부공식, 즉 ‘소비자가 한 켤레의 신발을 구입하면 한 켤레의 신발을 제3세계 어린이들에게 기부하겠다’라는 공약을 내세웠고 이는 엄청난 호응을 불러일으켰다. 현재 탐스가 세계적인 브랜드로 거듭나기까지 탐스만의 심플한 디자인과 편의성 등 제품의 강점도 큰 역할을 했지만 탐스만의 코즈 마케팅 또한 중요한 이바지를 했다. 


Ⅳ. KFC의 유방암 캠페인(Bucket for the one)



KFC는 2010년 유방암 예방을 목적으로 소비자가 치킨 한 버킷을 구매할 때마다 KFC가 Komen 유방암 재단에 50센트씩 기부하는 “Bucket for the one”을 진행하였다. 유방암을 상징하는 핑크색을 사용한 KFC 용기에 치킨을 담아 판매했지만 처참히 실패한 코즈 마케팅의 사례로 꼽힌다. 치킨과 유방암 사이의 어떠한 연관성이 없다는 점에서 더 나아가 치킨의 트랜스지방이 유방암을 일으키는 하나의 원인이라는 점에서 소비자들은 KFC를 비난했다. 결과적으로, 마케팅과 대의명분간 적절한 균형을 지키지 못했다는 점에서 KFC의 코즈 마케팅은 실패로 이어졌다. 





Ⅴ. American Express와 자유의 여신상



1984년, 미국의 카드사인 American Express는 당시 자유의 여신상 복원 기부금을 마련하기 위한 코즈 마케팅을 진행한 은행으로 유명하다. 기부금을 마련하기 위해 American Express는 기존의 카드 고객이 해당 카드를 사용할 때마다 1센트씩 그리고 신규 가입 고객이 가입할 시 1달러가 자동으로 기부되도록 하는 코즈 마케팅을 진행했다. 결과는 엄청났다. 미국의 트레이드마크와도 같은 자유의 여신상에는 단연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가졌고 그 결과 American Express 카드 사용률이 27%, 신규 가입 자가 45% 증가하는 등 총 170만 달러의 기금을 모아 자유의 여신상 복원을 가능케 할 정도로 폭발적인 인기를 얻었다. 

한계 및 유의점

코즈 마케팅의 실행에 있어서, 소비자와 기업이 모두 윤리적 공익을 위해 활동한다는 본래 의도에 반해 결국 코즈 마케팅도 마케팅이라는 상업활동이기 때문에 의도와 시행이 상충하는 일이 종종 발생하기도 한다. 예를 들어, 선한 의도인 줄 알았던 마케팅이 제품 판매를 위한 수단이라고 오해를 받아 소비자들 사이에서 입소문이 좋지 않게 난다면, 기업의 이미지는 더욱 하락하고 소비자들의 구매 욕구가 없어지는 역효과가 발생한다는 위험 요소가 있다. 또한, 소비자들에게 기업의 제품 구매가 사회적으로 기여를 하게 된다는 것을 알려야 하기 때문에 많은 광고 비용이 지출된다. 따라서, 자원이 많지 않은 소규모 기업에서는 시도하기 어렵다는 한계가 있으며 이러한 광고 비용이 소비자들에게 고스란히 전가될 수 있다는 단점이 있다.

이러한 한계점에도 불구하고, 코즈 마케팅을 성공적으로 진행하기 위해서는 기업이 ‘올바른 코즈’를 선정하는 것이 중요하다. 올바른 코즈란 그 기업의 이미지와 부합하면서도 기업이 생산하는 혹은 시행하는 물품 및 용역과의 연관성이 있는 활동으로 코즈 마케팅을 실행해야 한다는 것이다. 앞서 KFC실패 사례에서도 살펴보았듯이, 본 기업이 생산하고 있는 제품과 연관성과 소비자들이 공감할 수 있는 요소가 부족한 코즈를 선정하는 것은 오히려 기업의 이미지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 따라서, 기업은 자사와 연관성이 강하고 자사의 이미지에 긍정적 요인이 될 수 있는 코즈를 선택하는 것이 요구된다.

두 번째 유의할 점은, 일회적인 이벤트로 그칠 수 있는 코즈보다는 그 기업의 이미지와 제품 속성을 꾸준히 부각시켜주고 장기적으로 기업에 이득을 가져올 수 있는 코즈를 선택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앞서 살펴본 성공 사례 중 탐스슈즈의 one for one 마케팅은 꾸준히 실행해오고 있는 코즈 마케팅이며, 이 one for one은 탐스슈즈의 슬로건과도 같은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나타내주는 어구로 통한다. 또한, 탐스슈즈가 전 세계적으로 유명해진 후에 우후죽순으로 늘어난 탐스슈즈 신발의 외형을 모방한 기업들에도 불구, 탐스슈즈의 코즈 마케팅이 그들에게 밀리지 않는 계기, 즉 차별점이 되었다고도 볼 수 있겠다. 그만큼 코즈 마케팅은 그 기업의 아이덴티티이며 장기적인 관점에서 봤을 때 그 기업의 강한 강점이 될 수 있다. 따라서 단기적인 윤리적 이벤트에 그치기보다는, 기업의 대표적인 이미지를 꾸준히 부각하면서 BI를 잘 나타낼 수 있는 장기적인 코즈 마케팅을 시행하려고 노력해야 한다.

[출처 : 탐스슈즈 블로그 캡쳐]

마지막으로 유의할 점은 코즈 마케팅이 소비자의 적극적인 소비 활동으로 이루어지고 있다는 점에서부터, 사회 공헌 상황에 대한 소비자와의 원활한 공유가 이루어지고 이를 통해 소비자들 사이에 바이럴을 일으킬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탐스슈즈의 경우 빈민국 어린이들이 지원받은 신발을 신고 생활하는 감동적인 스토리를 공유하고 있다. 이를 통해 신발을 구매 한 사람과 신발을 기부 받은 아이 사이에 동일한 제품을 사용한다는 연대감을 조성한다. 이처럼 소비자들과 꾸준히 코즈 마케팅의 진행 상황에 대해서 공유함으로써, 소비자들이 지속적으로 긍정적인 피드백을 받음과 동시에 소비자들에게 신뢰를 형성한다. 즉, 코즈 마케팅의 가장 기본적인 의도를 만족하게 할 수 있도록 소비자에게 정보를 제공해야 한다는 것이다.

결론 및 전망

코즈 마케팅은 기업에게도, 소비자에게도 득이 되는 win-win 전략이다. 기업은 이윤을 추구하면서도 광고모델을 섭외하지 않고도 좋은 이미지를 확보할 수 있다. 소비자들은 이러한 착한 기업의 물품을 구매한다는 데서 바람직한 소비자로서의 뿌듯함을 느낄 수 있고 또 사회를 위해 공헌하는 데 일조할 수도 있다. 이러한 점을 생각했을 때 코즈 마케팅은 기업과 사회, 소비자들의 이해관계가 절묘하게 조화를 이루는 이상적인 마케팅으로 비칠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단면만을 보고 섣불리 코즈 마케팅을 시도하는 것은 매우 위험하다. 사례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모든 기업의 코즈 마케팅이 성공한 것은 아니다. 따라서 위에서 언급한 유의사항들 즉, 기업과 연관성이 있는 코즈, 장기적으로 기업의 이미지를 형성할 수 있는 코즈, 진행 중인 코즈 마케팅에 대한 소비자들과의 지속적인 소통, 이 세 가지를 충분히 숙지하고 마케팅을 기획한다면 성공으로 이어질 수 있을 것이다.

무엇보다 가장 중점을 두어야 할 것은 바로 진정성이다. 코즈 마케팅도 마케팅 활동의 하나이기 때문에 궁극적인 목적은 기업의 이익에 있다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그러나 기부활동을 단순히 마케팅의 수단으로만 여기지 않고 그 내면에 진정성을 담고자 하는 노력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진실함은 언제나 통한다는 말이 있듯이 진실함을 가장하여 소비자들을 기만하지 않고 정말로 사회에 도움이 되고자 하는 것을 목표로 마케팅 활동을 한다면 소비자들의 마음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국내를 비롯해 세계 여러 나라에서 착한 소비, 윤리적 소비라는 사회 트렌드가 자리 잡은 지는 몇 해가 되었다. 이러한 사회 트렌드에 힘입어 코즈 마케팅이 처음 주목받기 시작할 당시에는 소비자들의 기부와 기업의 이윤 추구가 동시에 이루어질 수 있다는 점이 매우 신선하게 다가왔다. 따라서 이러한 형태의 마케팅이 독창적이게 받아들여졌고 많은 관심을 받았다. 그러나 이런 상황이 지속되면서 비슷비슷하고 진부한 캠페인들이 등장하게 되어 코즈 마케팅의 영향력이 줄어들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도 생겨났다.

하지만 착한 소비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은 꾸준히 이어져 오고 있고 기업이 이윤을 얻은 만큼 사회에도 환원하기를 바라는 사람들의 바람은 끊이지 않을 것이다. 따라서 각 기업이 자신만의 차별화된 점을 잘 살려 마케팅을 진행한다면 코즈 마케팅의 전망은 지속해서 밝을 것으로 예상한다.


[출처]

산안산대학교, 2014, “착한 마케팅, 코즈 마케팅의 사례”

조인스엠, 2014, “바람직한 마케팅, 코즈 마케팅이란”

LG경제연구원, 2012, “코즈 마케팅, 공익과 실익의 접점을 찾으려면”

SM컨설팅, 2016, “코즈 마케팅 사례–아메리칸익스프레스” 




14기 김서현 양혜원 최솔 서지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