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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rketing Review/2009년

[광고] LG전자, '그'의 스토리로 세계를 공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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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세계 TV시장에서 LG전자는 삼성, 소니에 이어 시장 점유율 10.2%를 기록하며 명실상부 글로벌 기업의 위상을 다졌다. 이에 맞춰 광고도 각 나라마다 제품소개를 중심으로 이루어졌던 것을 이번에는 전세계 소비자의 감성에 소구할 수 있는 세련된 스토리텔링으로 전개한다.

Life Looks Goo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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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카데미상 수상 감독이자 연출가인 에드워드 즈윅은 26년 넘도록 전세계인에게 감동을 줬다. 그가 만드는 영상과 감성적인 이야기는 TV와 영화 모든 매체를 통해 우리의 마음과 상상력을 사로잡아왔다. 시련과 성취를 그린 라스트 사무라이, 가을의 전설, 그리고 최근의 디파이언스 등의 작품을 통해 즈윅은 색감과 움직임으로 프레임 빈틈 없이 채우길 원했다. 그러면 무엇이 그의 이야기의 원동력이 되었을까? "

"그는 스크린을 서사적인 스토리와 격정적인 인물들과 영상미로 채워나간다. LG TV로 보는 그의 영화는 보는 이를 끌어들인다. LG TV는 영상미를 극대화하는 홈씨어터에 최적하다."

이번 광고는 VOGUE, GQ 등 글로벌 프리미엄 잡지와 온라인을 통해 LG의 브랜드 아이덴티티인 'Life's Good'(우리나라에선 럭키금성이 이렇게 변신을 하다니!) 중 'Life Looks Good'이라는 메시지를 전달하게 된다. 이후에는 Life Sounds Good 으로 이어지는 시리즈 광고가 선보일 예정이다.
 
'LG TV는 화질이 좋다'는 직접화법을 피하는 대신, 세계가 인정하는 감독 에드워드 즈윅의 영화관을 통하여 보는 이에게 감동을 주는 동시에 LG의 세련미와 프리미엄 이미지를 전하는 방식은 지금까지 한국 기업들이 해온 '제품 자랑' 광고와는 확연히 다르다.


은근슬쩍 '스토리텔링'형 광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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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LG전자의 광고를 보면서 가장 먼저 롤렉스나 태그호이어 등 프리미엄 시계브랜드 광고가 떠올랐다. 명품 시계 업계에서는 주로 유명한 예술인이나 운동선수들의 인생관을 그야말로 이야기하는 형식으로 풀어나가면서 '이런 사람이 선택한 명품'이라는 메시지를 전달하는 형식의 광고가 대세가 되어왔다. 오른쪽 롤렉스 광고를 보자.

"유안유안 텐의 인생은 동전으로 정해졌다.
앞면이 나오면 아버지가 원하는 중국 전통적인 삶의 방식을.
뒷면이 나오면 어머니의 꿈을 이어받아 상하이 무용학교로.
다행스럽게도 동전은 젊은 댄서를 탄생시켰고,
그 경이로운 퍼포먼스는 세계 국제 콩쿨에서 관객과 심사위원들을 매료했다.
현재 유안유안은 샌프란시스코 발레단의 프린시펄.
발레란 테크닉만이 아니라 움직임으로 스토리를 말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솔직한 이야기, 이 발레리나와 롤렉스 시계는 아무런 관계도 없음에도 불구하고 광고는 유안유안의 스토리를 이야기하면서 롤렉스의 예술적 가치를 넌지시 전하고 있다. 앞서 소개한 LG전자 광고도 결국엔 TV 광고라는 이야기가 나오기는 하지만, 즈윅의 스토리가 메인이 되고 브랜드 선전은 살며시 뒤에 따라오는 형식이라는 점에서 롤렉스 광고와 비슷한 형식을 취하고 있다.

왜 남의 얘길 하는 걸까?

위 광고들을 보고 '왜 자사 브랜드 광고에 다른 사람 얘기를 실컷 하는거지?'라는 소박한 의문이 들 수 있다. 옛말에 가벼운 수래가 더 요란하다고 했던가. 정말 뭔가 '있는' 사람들은 자신의 이야기를 요란하게 떠들어대지 않는 것처럼, 진정한 명품들은 광고에서도 절제의 미와 여운을 보여준다. 반짝이고 현란한 '스타'가 아니라 중후함이 느껴지는 '명사'의 진솔한 인생을 자신에 비유하는 세련된 방법도, 존재감이 있는 사람이 해야지 아무나 해서 다 되는 게 아닌 것 같다. 이런 은근 까다로운 광고를 LG가 시도해서 그럴싸한 작품이 나왔다는 것은 LG가 지금까지 글로벌브랜드 제고에 투자한 보람이 있었다고 봐도 되지 않을까?

- 작성자: parf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