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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rketing Review/2010년

[식스픽셀] 디지털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가 가져야 할 자세


  OPUS YONSEI에서는 총 4회에 걸쳐 <미래를 지배하는 식스픽셀> (미치 조엘 저) 도서를 바탕으로 한 글을 연재합니다. 학회 내 마케팅 관련 서적 독서와 토론을 위해 선정된 이 책에 대한 내용과 저희들의 생각을 더 많은 분들과 공유하고 싶어 이번에 기획 기사를 마련하게 되었습니다.

 하나의 책을 심도있게 파고드는 일은 저희 학회에게도 처음이었고, 흥미로운 일이었습니다. 현재 마케팅 분야에서 1위를 달리고 있는 책이었고, 또한 현재 트렌드가 되고 있는 소셜 미디어 등에 대해서도 상당히 많이 다루고 있어 시기적으로도 그 내용이 적절하였다고 생각합니다.

 활발한 Feedback을 환영합니다! <미래를 지배하는 식스픽셀> 관련 연재에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미니홈피와 블로그로 표현하는 나

 

개성시대이다, 자기표현의 시대이다, 라는 말은 벌써 시대에 뒤떨어졌다고 느껴질 만큼 우리는 그러한 생활에 젖어있다. 몇 년 전 등장한 미니홈피의 열풍은 그 트렌드를 이끄는 데에 매우 크게 일조했다. 다이어리는 이제 혼자 비밀스럽게 쓰는 것이 아니라 남들에게 나의 생활과 나의 생각을 표현하는 수단이 되어버렸고, 자신의 일거수일투족을 기록한 사진들을 짧은 멘트와 함께 미니홈피 사진첩에 업데이트 하는 것이 일상생활의 한 부분처럼 느껴진다. 마음만 먹으면 찾고 싶은 누군가를 인터넷상에서 쉽게 찾을 수 있고, 몇 번의 클릭만으로도 모르는 사람의 생활은 물론 그들의 인간관계까지도 들여다볼 수 있는 시대이다. 이러한 시대를 혹자들은 노출증과 관음증이 만연한 현대인들의 집단적 병리현상으로 해석하기도 하지만, 그 현상마저도 부정하고 거스를 수는 없다는 점은 분명하다. 미치 조엘의 <미래를 지배하는 식스 픽셀>은 그 제목처럼, 그러한 시대에서 병들지않은 채 어떻게 미래를 준비하고, 더 나아가 그 미래를 지배해 나가야 하는지를 설명하고 있는 듯하다. 오히려 이러한 현상을 적극적으로 이용해야한다고 말하고 있다. 책에서는 이를 기업의 마케팅 활동과 연결시키고 있지만, 나는 그보다도 개인의 마케팅’, ‘개인 브랜딩이라는 측면에 집중하여 책을 이해했다. 그리고 저자 역시도, 이제는 그런 개개인이 모여 기업의 대변인이 될 수 있다는 점을 인정하고 있었다.  

 

 

온라인 세계

 

하지만 이 책이 그 전체를 통틀어 진정으로 강조하고 있는 것은 마케팅의 방법적인 측면보다, ‘신뢰라는 것이다. 온라인 세계에서 우리는 누구와도 연결되어 있다. 온라인 쇼핑몰에서 신발을 사면서, 서울에 사는 나는 제주도에 사는 누군가의 구매후기를 참고한다. 그는 자신의 구매후기에 거짓을 말할 수도, 진실을 말할 수도 있다. 그리고 나는 그의 말을 믿을 수도, 믿지 않을 수도 있다. 그러나 바자르보이스가 내놓은 통계에 따르면, “리뷰를 읽은 소비자 중 82퍼센트는 직접적으로 영향을 받아 구매를 결정(딜로이트, 2007 10.)”하고, “리뷰어의 90퍼센트는 다른 사람이 구매 결정을 더 훌륭하게 할 수 있도록 리뷰를 썼다고 밝혔다. 그리고 66퍼센트는 오프라인에서 구매하고 리뷰를 썼다고 밝혔다(켈러 페이 그룹&바자르보이스, 2007 11)-본문 107쪽 참고- 얼굴도 보지 못한, 심지어 이름도 알지 못하는 낯선 이의 말을 우리는 온라인상에서 신뢰하고 있는 것이다.


또한 내가 물건을 구매하고자 하는 상대방이 누구인지도 모른 채 결재를 하고, 주소를 알려준다. 판매자는 나에게 물건을 보낼 수도, 보내지 않을 수도, 그리고 나의 개인적인 정보를 악용할 수도 있지만 오늘날 온라인 거래가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는 것을 보면, 우리의 온라인 활동은 신뢰에 기반한 활동임이 분명하다. 만약, 이러한 신뢰가 바탕이 되지 않았다면 웹의 발달은 오늘날의 수준을 기대하기 어려웠을 것이다. 온라인 상에서 제공되는 풍부한 정보들은 결국 믿지 못할 사실들로 치부되어 사장되었을 것이며, 사람들은 그러한 온라인 세계를 지금처럼 활발히 이용하지 않았을 것이기 때문이다. 우리는 실제 이름이 아닌 닉네임을 가지고 서로의 얼굴도 모른 채 신뢰를 바탕으로 한 교환활동을 하고 있으며, 그것이 온라인 세계가 가진 독특한 매력이라고 할 수 있다.

 

 

컨텐츠를 만들고, 그것을 공유해라

 

그렇다면 이제, 신뢰를 기반으로 한 웹에서의 활동에 있어서 개인의 브랜드가 힘을 가지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모두가 연결되어 있는 이 세계에서, 다른 사람보다도 더 많은 사람들이 나를 찾도록 끌어들일 수 있어야 할 것이다. 언젠가 자신의 미니홈피 방문자수를 조작하는 프로그램이 떠돌았던 적이 있다. 미니홈피의 방문자수가 많다는 사실이 곧 인기 있는 사람인 것처럼 생각되고, 몇몇 사람들은 그러한 프로그램을 통해서라도 자신을 인기인처럼 보이고 싶었던 것 같다. 그러한 사람들에게 이 책이 하는 이야기는 바로 컨텐츠를 만들라는 것이다. 조작 프로그램을 통해서가 아니라, 사람들에게 필요한 컨텐츠를 제공하는 블로그에 방문자는 자연히 증가하게 된다.

 

 

하지만 여기에서도 중요한 것은 역시 정직함이다. 온라인을 현실세계와 동떨어진 공간으로 생각해서 자신의 거짓 컨텐츠, 거짓 브랜드를 만들어내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것이 이 책의 관점이다. 자신만의 브랜드를 만들기 위해서는 현실의 모습과 온라인의 모습이 같아야 하며, 사람들에게 유용한 정보를 줄 수 있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자신이 누구인지 이해하는 것이 선행되어야 하며, 자신의 행동과 언행이 주목 받을 수 있도록 매일 무언가를 해야 한다. 그리고 네트워크를 구축해나가야 하지만, 만인의 연인이 될 필요는 없고 자신과 뜻과 마음이 통하는 사람들에게 집중하여 돈독한 관계를 맺도록 해야 한다. 이것이 자신의 브랜드를 강력하게 만들어줄 수 있는 방법이다.

하지만 개인의 브랜드를 구축하기 위해서 아무리 좋은 컨텐츠를 만들어냈다고 하더라도 그것이 다른 사람들과 공유되지 않는다면 결국 그 브랜드는 힘을 갖지 못한다. 물론, 좋은 컨텐츠는 자연스럽게 사람들을 끌어들일 수 있게 되겠지만, 미치 조엘은 그것의 생명력을 불어넣기 위한 몇 가지 방법을 제시하고 있다. 나를 찾아오는 사람을 위해 자신이 무엇을 할 수 있는지를 고민하고, 서로가 도움이 줄 사람들을 연결시켜주라고 말한다. 지식을 양도하고 다른 사람들을 도우며 관계를 구축함으로써 개인의 브랜드는 파워를 가지게 될 것이다. 그리고 여기에서도 진실함이 중요하다는 것을 강조하고 있다.

 

 

당신의 아름다운 족적을 남겨라

 

얼마 전, 인터넷을 떠들썩하게 했던 ‘XX대 패륜녀사건이 있었다. 한 여대생이 어머니뻘 되는 환경미화원에게 욕설을 퍼부은 사건이었는데, 그 환경미화원의 딸이 인터넷 상에 올린 글이 일파만파 퍼져 나가면서 크게 이슈가 된 사건이었다. 그 글이 올라온 지 얼마 되지 않아 그 현장을 직접 목격한 학생의 녹음자료가 올라왔고, 네티즌들은 그 여학생의 신상정보를 낱낱이 알아냈다. 언젠가부터 이런 식으로 ‘XX라는 이름이 붙은 사건들이 심심찮게 인터넷을 달구고 있다. 그리고 그 사건의 주인공들의 신상정보는 그가 어디서 어떤 물건을 구입했는가 하는 것까지 모조리 파헤쳐진다.

 


혹시 포털사이트에서 자신의 이름을 검색해 본 적이 있는가? 생각보다 자신에 관한 많은 정보가 검색되는 것에 놀랄지도 모른다. 이렇듯 인터넷에서의 우리의 활동은 하나하나 그 기록을 남기고 있다. 그리고 그것은 이미 내가 원한다고 해서 통제되는 성격의 것이 아니다. 모두가 한 다리만 건너면 닿을 수 있는 세상에서, 사람들은 나를 직접 만나지 않고도 그의 좁은 방 한 켠에서 나의 가족관계, 신체사이즈, 나의 구매활동까지 파악할 수 있다는 생각은 조금 섬뜩하기까지 하다. 그리고 그 기록은 나의 의지대로 통제할 수 없는 것이기에 더욱 그렇다. 우리는 이제 모두에게 노출된 시대에 살게 된 것이다. 모두가 피할 수 없는 감시자이며, 기록자이다. 따라서, 막을 수 없다면 결국은 당신의 아름다운 족적을 남기는 수 밖에.

 

 

디지털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가 가져야 할 자세


전반적으로 이 책의 저자는, 디지털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의 현주소를 정확하게 꼬집어 전달하고 있다. 그리고 이러한 현실을 최대한 이롭게 이용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하여 자세하게 설명하고 있다. 자기를 표현하고, 사람들과 관계를 맺고, 그 속에서 영향력 가지고자 하는 개인들에게는 그 구체적인 방법들을 제시하고 있으며, 기업들에게는(마케터들에게는) 그것을 어떻게 활용해야 하는지에 대하여 언급한다. 그러면서도 궁극적으로는 개인과 기업이 뚜렷하게 분리하여 바라보지는 않는다. , 영향력 있는 개인 브랜드들이 결국 기업의 브랜드를 강화할 수 있음을 차근차근 보여준다. 또한, 그것의 저변에는 신뢰, 정직함, 진실성이 기반이 되어야 한다는 것을 일관되게 강조하고 있다는 점에서 교훈적이기까지 하다. 익명의 세계, 가상의 세계로 간주될 수 있는 인터넷 세계를 저자는 오히려 진실되게 다가가야 함을 여러 측면에 걸쳐 설명한다. , 이 책은 식스 픽셀의 세계에서 현대인이 가져야 할 자세에 대하여 설득력 있게 전달함으로써 우리가 그에 대해 한번쯤은 생각해 볼 것은 권유하고 있는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