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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rketing Review/2008년

세상이 놀란 동물색깔론을 논하다

purple cow, dark horse, black sw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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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검은백조(black swan)'이론을 내세워 미국증시폭락을 예견했던 경제학자 탈레브가 S&P500지수 풋옵션을 걸어 주식이 폭락하자 주당 90센트를 60달러로 되팔아 대박을 터뜨렸다는 기사를 보고...

느닷없이, 그러고 보니 놀라운 사건을 표현할 때 동물의 색깔에 많이 비유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내가 아는 표현들(모아보니 3개밖에 없었지만...)에 대해서 한번 끄적거려보기로 했다.

얼핏 보기에 이 세 마리 동물들은 사람들을 놀라게 한다는 점에서는 별 다를 바가 없지만, 그들이 세상을 놀라게 하는 방법은 살짝씩 다르다.

purple cow: 눈에 띄는, 비범한, 놀랄 만한. remarkable
dark horse: 
복병, 뜻밖의 결과를 가져올지도 모를, 아직 실력이 확인되지 않음. hidden
black swan: 과거의 경험, 상식, 통념 내에서 예상할 수 없는. outlier

이렇게 써 보고도 애매하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예를 들어 생각하면 분명히 차이가 있다. 세계경제위기를 보라색 소라고 하면 어색하고, 무명이었던 오바마가 클린턴과 매케인을 제치고 대통령이 된 것을 블랙스완이라고 하면 과장되게 들리는 것처럼. 이것은 예상치 못한 정도의 차이도 있을 것이고 그것이 어떻게 출현했는가의 차이도  있는 것 같다. (물론 이런 표현들이 상용되는 경우의 차이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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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케팅을 생각해보자. 보통 소에 보라색 페인트 칠해놓고 군계일학으로 만듦으로 마케팅계의 구루가 된 세스 고딘은 말한다. 아무도 하지 않았던 새롭고 재밌는 아이디어바이러스를 스니저(sneezer: 재체기하며 바이러스를 퍼트리는 사람)에게 허락(permission)을 받고 뿌리라고. 그의 말대로 요즘 마케팅은 새롭고 재밌고 튀어야 하는 것이 대세이다. 그래서 마케터들은 같은 아이템도 더 돈을 쓰고 부풀리고 꾸미기 열중하게되었고, 이런 현상이 소비자들에게 '마케팅=광고=상술'이라는 (부정적인) 이미지를 갖게 하는데 일조하는 것 같다.

평범한 일상에 질린 사람들에게 예상하지 못한 놀라움과 즐거움은 필요하다. 하지만 놀라움이 언제나 똑같은 소에 보라색이나 핑크색을 입혀야만 찾아오는 것은 아니다. 숨겨져있던(hidden) 명마나 우리의 고정관념을 뒤엎어버린(outlier) 새 한마리가 세상을 감동시키기도, 시야를 넓히기도 한다.

다음엔 어떤 '세상이 놀랄 쇼'를 할까만 생각한다면 오히려 사람들은 쇼에 질려버릴 것이다. 사람들이 필요로하고 원할 만 한 아이템을 만들어내는 것, 우리가 알아차리지 못했던 니즈를 발굴해 내는 것도 놀라운 마케팅이라는 걸 잊기 않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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덛붙힘. 의도치 않게 마치 세스 고딘이 겉치장만 잘 하라고 한 듯한 글이 되어버린 것 같다;; 그의 보라색 소가 '쇼'를 조장하는 상징물이 아니라는 사실을 밝혀둔다. 사소하지만 그야말로 remarkable한 발상을 현실에 옮겨서 남들과 차별화하라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다만 '튀어야 한다'는 메세지에만 촛점을 맞춰 생각하는 사람들에게 원론에 돌아가서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는 이야기가 하고 싶었던 것이니 오해가 없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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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김선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