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다시 Product다, 패키지 마케팅

패키지 마케팅

 

[GIN & TONIC Marriage, London based Keen and Able creates]

 

 ‘진과 토닉의 결혼’, 진과 토닉 베이스의 진토닉 칵테일을 아예 하나의 제품의 출시한 이 회사는 민트색의 결혼식 컨셉의 레이블, 박스 패키지 디자인에 그리고 ‘144년 나이차에도 불구 완벽한 결혼’이란 문구를 재치 있게 곁들였다.

 

 이런 특이한 컨셉의 제품이 아니더라도 모든 제품의 제작부터 세일즈까지 패키지는 전 과정에 관여한다. 영국의 패키지 디자이너 메리루이스(Mary Lewia)는 ‘패키지는 브랜드의 핵심적인 가치를 나타내는 물리적 자산이다’[1]라 말하며 패키지와 브랜드의 불가분의 관계를 강조했다. 패키지는 최종 구매순간의 소비자 감성에 소구하는 유일한 수단이자 제품의 사용순간까지 소비자 오감(五感)을 자극하는 수단으로써 브랜드를 만드는 마케팅의 그릇이 된다.

 

 패키지의 진화과정

 

 (1) 소비 동기 유발, 어떤 제품인지 말해주고 구매하게 만들라,

 그렇다면 패키지는 화려하고 기발해야 하는가? 아니다. 패키지 본연의 역할인 ‘팔리는데’ 충실해야 한다. 제품과의 일정 연관성을 소비자의 눈을 끌어당길 매력적 디자인으로 만들어 소비자의 최종구매로 이어지게 만들어야 한다.[2]

[과일주스 패키지, by Naoto Fukasawa, 매일유업의 ‘까페라떼’]

 

 일본 디자이너의 기발한 과일 주스와 매일유업의 카페라떼 패키지를 보자. 신선한 과일, 따듯한 라떼아트를 패키지 전체에 입혀 특정 로고나 설명을 읽지 않아도 제품 그 자체를 이해할 수 있다. 특히 ‘카페라떼’의 경우, 커피의 종류별 특징을 라떼아트라는 시각적 효과와 동시에 커피전문점 연상시키는 제품 컵 모양과 몰캉몰캉한 재질을 선택해 이전의 딱딱한 차가운 캔 커피 제품과 완전히 차별화 하는데 성공했다.

 

 (2) 소셜 트렌드 패키지, 제품에 특별한 의미를 담다

 

 소비자들은 더 이상 제품 자체 만족을 너머 구매행위 자체에 의미를 부여하기 시작했다. 기업은 이런 트렌드에 맞는 제품의 특성을 살리거나 추가적 의미를 담은 패키지로 소비자 감성에 호소한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 친환경과 같은 ‘착한 트렌드’가 붐이 되자, 공정무역, 유기농의 의미를 담은 제품과 그에 맞는 패키지가 출현했고 기존의 제품들 또한 입지를 새롭게 다지고자 패키지의 변화를 시도했다.

 

 

 

코코넛 케이스에 화장품을 담고, 톤다운 시킨 고급스런 패키지로 믿고 먹을 수 있는 과자를 담았다는 ‘마켓오’는 생활에서 인위적인 화학 성분을 멀리하고픈 소비자의 니즈를 공

략한 그린 패키지 사례이다. 제품의 직접적 특성과 연관이 없더라도 해당 제품의 구매가 아프리카의 아이들을 구하고 핑크 리본 캠페인에 동참하는 뜻을 시각화한 패키지 디자인은 기업의 이미지 제고에도 영향을 준다.

 

 (3) 스토리 패키지, 버려지지 않는 똑똑한 패키지로 진화하다

그러나 패키지는 그 쓰임이 다한다면 버려질 운명이란 태생적인 취약점이 있다. 공들인 패키지로 소비자의 눈길을 끌고 최종구매까지 이어져도 ‘껍질’의 의무를 다하고 나면 더 이상 기대할 패키지의 마케팅의 효과는 없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기업들은 스토리를 패키지에 담기 시작했다. 단발적이고 시각적 인상이 아니라 패키지에 쓰임과 이야기를 부여해 고객과 직접 맞닿는 시간을 더욱 늘리고 이로써 고객의 브랜드 경험으로 이어지는 효과도 기대하는 것이다. 똑똑하게 진화해 살아남는데 성공한 패키지의 사례를 지향하는 가치 별로 분류해보면 다음과 같다.

 

 ① Utility, 쓸모 있는 제품으로 재탄생

[배송의무를 다했지만 패키지는 버려지지 않고 옷걸이로 다시 쓰임, Trend Insight]

 

                                                      ② Value, 작품이 되어 격을 높이다

[디자이너 콜라보 에디션, Evian, Coca Cola (왼부터) ISSEY MIYAKE, Paul Smith, Jean Paul Gaulter]

 

 ③ Experience, 이야기하고 공감하는 패키지

 [상자를 열 때 마다 시원한 경기장 그래픽과 함께 관중의 함성이 들린다. NIKE]

 

 제품과 별도로 패키지를 변형시켜 실용적 쓰임 있게 만든 경우(①)와 제품의 고급화 전략과 함께 명품으로 만들어 버려 소비자의 소유욕을 자극(②)한다. 시각적 그래픽뿐만 아니라 경기장의 함성을 추가해 특별한 경험을 제공하고 순간마다 행복, 만족감, 흥분 등의 매번 다른 감정을 공유하면서 지속적이고 효과적으로 브랜드를 노출시키는 사례(③)도 있다.

 

 패키지 마케팅의 방향과 주의점

 

 현대의 패키지 디자인을 이용한 마케팅은 점점 더 진화해 나간다. 이와 함께 패키지 마케팅의 특성 역시 이전과는 많이 달라진 모습이다. 패키지 개발 및 제작에 들인 노력에 비례해 패키지 자체가 비용적 측면에서 차지하는 부문 역시 상당해졌다. 광고 예산의 거의 전부를 패키지 디자인에 쏟아 붙는 마케팅 책임자가 있을 정도다. 새로운 제품들이 매일 같이 시장에 선보이는 지금은 패키지의 자체적 마케팅 효과를 기대하며 저렴한 홍보 비용 장점으로 내세운 건 옛말이 되버렸다.

 

 그러나 패키지 디자인의 대전제, ‘내용물의 정보가 정확하게 상대방과 커뮤니케이션 되어야 한다’라는 원칙은 이를 활용한 패키지 마케팅에서 역시 변치 않는다. 만약 이 원칙을 무시한 채 패키지에 과한 의미를 담으려 한다면 오히려 상품을 지저분하고 난잡하게 만든다. 제품의 인지, 객관적 질에 관한 평가 이전에 소비자에게 외면당해 시장에서 밀려나는 건 시간 문제다.보다 기발한 그래픽과 방식으로 소비자의 감성을 다양하게 자극하고 그 곁에서 좀더 머물고자 하는 패키지 마케팅의 시도는 충분히 가치 있고, 때문에 앞으로도 계속해서 더 진화된 형태로 행해질 것이다. 다만 점점 더 복잡해져 가는 패키지 디자인과 마케팅 툴 속에서 디자이너와 마케팅 담당자는 혹여 그 본연의 역할을 잊지 않고 있는지 기본과 원칙을 돌아보는 자세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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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패키지 디자인의 불변의 법칙 100가지, 성공적인 패키지 디자인을 위한 전략, 고려문화사, 캔디스 엘리코프(Candace Ellicott),사라 론카렐리(Sarah Roncarnelli)

[2] 패키지디자인, 최동신, 2006, 안그라픽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