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은 본성적으로 즐거움과 쾌락을 추구하는 것 같다. 역사가 쓰여지기 전 시대부터, 인간들은 놀이와 오락을 즐겼던 것으로 밝혀진 것을 보면 ‘즐거움’은 인간이 삶을 살아가는 데 있어, 충분 조건이 아닌 필요 조건인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든다. 삶의 질이 향상되고 각종 매체의 급격한 발달로 인해 현대시대에 이러한 경향은 더욱 짙어지고 있는 듯 하다. 단편적으로 수많은 연예오락 프로그램들이 인기를 끌고, 재미있는 동영상, 재미있는 사진이 인터넷에 떠돌고, 재미있는 사람이 어디를 가나 환영을 받는 것만 보아도 사람들은 이제 즐거운 것, 재미있는 것, 웃긴 것을 얼마나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는지를 알 수 있다. 발라드 가수도 웃겨야 뜨는 시대이니. 발라드 그룹 2AM의 조권
이렇듯 무겁고 진지한 것보다 가볍고 오락적인 것을 추구하며, 가격이나 기능 보다는 감성적 측면을 중시하는 소비 풍토가 형성되면서, 이러한 시대 흐름을 반영하여 기업들도 고객만족이라는 요소에 ‘즐거움, 재미’라는 것을 불어넣고 있다. 더 이상 효율성이 높은 제품, 편안하고 쾌적한 서비스 만으로는 경쟁력이 없기 때문이다. 이러한 맥락에서 탄생한 것이 바로 ‘펀(FUN)마케팅’이다. 펀마케팅이란, 소비자들의 웃음 코드와 트렌드를 캐치하여, 재미있는 이벤트를 펼치는 등의 활동으로 고객을 모으고 마케팅 활동을 펼치는 기법이다. 이는 2000년대 초반 유행하면서 자리잡기 시작했는데, 경기 불황과 함께 소비자들에게 즐거움을 선사하면서 다시금 주목 받고 있다.
이러한 펀마케팅의 유형은 4가지로 구분할 수 있는데, 구체적인 사례들과 함께 살펴보도록 하자.
1. 제품 자체에 재미 요소를 가미한 경우
제품의 컨셉 자체가 독특하고 재미있거나, 제품의 색상, 디자인, 포장 등에 재미 요소를 첨가할 수 있다. 즉, 제품 자체에 차별성을 부여하여 소비자들의 이목을 끄는 제품들이다. 얼마 전, 브랜드 제품들을 패러디 한 ‘대놓고 짝퉁’이라는 제품들이 소비자들의 웃음을 선사하면서 주목을 받았던 것도 이러한 사례 중 하나라고 할 수 있다.
2. 쇼핑 경험까지도 재미있게 만드는 경우
요즘은 길을 지나면서 직접 체험해보고 구입할 수 있는 화장품 가게를 흔히 볼 수 있다. 이제 매장은 더 이상 제품 판매의 장소 뿐만이 아닌 소비자들에게 즐거움을 제공하는 ‘놀이터’의 개념으로 자리잡고 있다. 색조화장품 전문업체 에뛰드는 소녀풍의 컨셉으로 매장을 꾸며 마치 인형의 집에 온 듯한, 인형나라 속 공주처럼 대접받고 싶은 여성들의 심리를 자극한 사례로 꼽힌다.
한편, LG 텔레콤은 이동통신 대리점을 체험공간으로 꾸민 ‘폰앤펀(Phone&fun)’ 매장을 설치했다. 즉, 소비자들에게 제품을 마음껏 둘러볼 수 있는 뿐만 아니라 모바일 컨텐츠를 쉽고, 편리하게 즐길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하고 있는 것이다. 이에 대한 소비자들의 반응은 길 가다가 잠시 쉬었다 가면서 즐거움을 누릴 수 있는, 혹은 친구와의 약속을 기다리면서도 심심하지 않게 시간을 보낼 수 있는 장소들로 인식되면서 기업 측의 매출 증가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같은 장소로 대표적인 사례는 아마 애플사의 앱스토어일 것이다. 언제나 열린 공간으로 소비자들이 애플사의 다양한 제품들을 직접 체험해 볼 수 있게 만들면서 기업의 이익도 실현시켜 줄 뿐만 아니라, 뉴욕의 맨하탄에 있는 애플스토어는 하나의 관광 포인트로도 인식되고 있다.
3. 기발한 아이디어의 판촉행사를 하는 경우
BMW 코리아는 소형 프리미엄 브랜드인 ‘미니’의 출시를 기념해 다양한 펀마케팅을 구사했다. 소니 컴퓨터 엔터테인먼트 코리아와 공동으로 미니가 경주용 자동차로 등장하는 플레이스테이션 2 레이싱 게임을 출시했고, 미니 매장을 방문하는 고객들도 이를 체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함으로써 대표적인 펀마케팅 사례로 꼽힌다.
이 밖에도 뉴질랜드의 한 제과회사는 시간이 지남에 따라 점점 부풀어 오르는 풍선껌 모양의 전광판을 설치하여, 이것이 다 부풀어오르면 옆에 있는 압정에 찔려 터질 수 있게 만들었다. 대형 풍선껌이 터지면서 그 안에는 각종 풍선껌들이 하늘에 흩뿌려지는 이벤트는 제공함으로써 소비자들의 이목을 끌었다.
4. 엔터테인먼트와 연계하여 보는 즐거움을 주는 경우
엔터테인먼트는 그 특성상 소비자들에게 유쾌하고, 즐거운 경험을 자연스럽게 제공한다. 이종격투기나 마술 등을 관람하면서 식사를 즐길 수 있는 이색 레스토랑들이 이러한 사례라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이러한 펀마케팅이 언제나 성공하는 것은 아니다. 펀마케팅은 특성상 일회적인 이벤트성 마케팅으로 끝날 가능성이 높다는 데에 그 한계가 있다. 따라서, 마케터들은 트렌드를 한 발 앞서 읽어낼 수 있는 안목을 길러야 한다. 또한, 기발하고 독창적인 아이디어를 창조해 내는 데에 많은 투자를 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이러한 마케터들 자체가 스스로 즐거움을 느끼고 있어야 한다. 즐거움을 제공하는 이가 즐겁지 않다면, 진정한 즐거움을 소비자들에게 전달되지 않을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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