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을 시작하며...
하지만 10년 전만 해도 너무나도 새로운 개념이었고, 세상을 바꿀만한 무엇으로 여겨지던 PC통신, Yahoo!, Google 등의 단어는 우리가 현재 살아가고 있는 2010년에는 너무도 자연스런 것이 되어버렸죠. 불과 몇 년 사이에 생활속으로 녹아들면서, 이러한 것들은 더 이상 새로운 것이 아니게 되었습니다. 그 '새로운, 신선한 것'의 자리를 현재 대신하고 있는 것은 Facebook, Twitter 등 '쌍방향 소통, 커뮤니케이션의 확산'을 중심으로 하는 Web 2.0 기반 SNS들이죠.
또한 방대한 지리정보의 디지털화, 스마트폰의 확산 등으로 좀 더 현실 세계와 밀착한 컴퓨팅이 가능해졌습니다. 현실의 지리 정보, 또는 현실의 다양한 정보들 위에 다양한 디지털 정보를 결합하여 소비자들에게 제공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자신이 서 있는 곳 인근의 버스 정류장에 오는 버스들을 몇 분 기다리면 탈 수 있는지 자동으로 알려주는, 아이폰의 '서울 버스'와 같은 어플리케이션을 예로 들 수 있습니다. 혹은 스마트폰의 카메라를 통해 보이는 현실 세계 위에 다양한 그래픽으로 정보를 띄우는 증강 현실(Augmented Reality) 어플리케이션 역시 하나의 예로 볼 수 있습니다. 아이폰의 'Sekai Camera'와 같은 것이 떠오르네요.
다양한 정보 제공 기술의 발전과 마케팅의 관계
SNS, 증강 현실과 같은 기술들은 결과적으로 우리에게 어떠한 유형의 '정보'를 제공하여 준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를 총칭하여 '정보 제공 기술'이라고 부르기로 합니다. 이러한 정보 제공 기술들의 발전이 마케팅에 시사하는 바는 무엇일까요?
개인적으로 저는 마케터들이 '아, 그냥 요새 트위터를 많이들 쓰고 있나 보구나' 식의 사고에 젖지 않았으면 합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자면, 일상생활에 IT가 점점 더 밀착화되는 현재 상황에서 '훌륭한 마케터'가 되기 위해서는 정보 제공 기술의 새로운 조류들을 영민하게 이용할 줄 알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단순한 기술의 확산'이 아니라 '사람과 사람 사이의 커뮤니케이션 방식을 재정의하는 흐름'이라고 읽어내야, '철저히 커뮤니케이션에 기반한 영역이라고 할 수 있는' 마케팅을 좀 더 멋지게 해 낼 수 있다고 생각하는거죠.
게다가 최근 유행하는 정보 제공 기술들(SNS, 증강 현실 등)은 재미있는 특징들도 지니고 있습니다. 가령, 마케터의 입장에서는, 잘 활용하기만 한다면 큰 돈 들이지 않고 막대한 효과를 볼 수도 있다는 것이죠. 또한, 이러한 신개념의 기술들에 익숙치 않은 대다수의 late adopter들에게도 손쉽게 영향을 줄 수 있다고도 생각합니다.
단순히 Twitter나 iPhone을 사용하는 사람들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이 글을 읽으시는 많은 여러분들은 최근 iPhone 4G 모델의 유출 사건에 대한 기사들을 접하셨을 것입니다. 사연이 참 웃긴데요, 요약하자면, 미국 애플의 Gray Powell이라는 직원이 iPhone 4G 모델의 개발 중 버전을 들고 밖에 나와서 술을 마시다가 실수로 그 술집에 놓고 가버린 건데, 이를 발견한 주인이 IT관련 파워 블로거 집단인 Gizmodo에 상당한 금액을 받고 이 모델을 넘겼죠. Gizmodo의 블로그에 올려진 시제품 관련 포스팅은 Trackback와 Retweet 등을 통해 엄청난 속도로 사람들에게 유포되었죠. 그 이후는 일반 기사에서 찾아볼 수 있는 대로입니다.
이 사건에 어부지리로 마케팅 효과를 톡톡히 본 회사가 있습니다. 사건 자체에 흥미가 있어서 구글링을 하다가 우연히 보았는데요, 이게 의외로 독일의 항공사인 루프트한자(Lufthansa)입니다. 트위터를 통해서 큰 마케팅 효과를 보았는데요.
루프트한자는 트위터를 이용하는 트위플(Tweeple; 트위터 유저)들은 화제성 소식이나 재미있는 소식, 중요한 소식들을 Retweet(자신이 전달받은 똑같은 내용을 자신이 관계를 맺고있는 다른 사람들에게 똑같이 전달)을 통해 자신과 관계된 다른 사람들에게 전달하는데 익숙하다는 점에 착안했습니다. 예를 들어, 자신이 관계를 맺고 있는 A라는 사람이(Follow한다고 합니다. 잘 모르시는 분들은 검색해보시길!)으로부터 굉장히 재미있는 소식을 들었다면, 자신과 관계를 맺고 있는 100여명의 사람에게 'A라는 사람이 뭐라고 이야기했다'라는 식으로 전달한다는 것이죠. 소식을 전달받은 100여명의 사람들 중 일부가 그 소식에 흥미를 느끼고, Retweet을 하고싶다는 욕망을 느꼈다면 누군가는 이를 또 재전파할 것이고, 누군가는 또 다시 재전파하고... 의 반복입니다.
루프트한자가 한 일은 간단합니다. 단지 이 사건의 주인공인 Gray Powell에게 한 통의 트윗(Tweet; 메시지)을 날린 것.
'아마 네가 도망갈 곳이 필요할텐데, 네가 우리에게 연락한다면 독일까지 공짜로 안전하게 모셔다드리겠다'는 식의 트윗을 보낸 것이죠. 나름 독일의 거대 항공사가 보낸 트윗 치고는 참으로 센스있는 트윗이었습니다. 루프트한자의 이 트윗을 본 많은 사랃믈이 '루프트한자 대박이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식으로 Retweet을 하게 되고, 삽시간에 이 트윗이 전지구적으로 엄청나게 확산됩니다.
루프트한자가 한 것은, 키보드 몇 번 두드려서 트윗 한 번 날린 것 뿐인데 말입니다.
(Gray Powell이 이 제안을 받아들였을리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제정신이 박혔다면...)
그리고 얼마 뒤, 여러 언론들에서 '참으로 루프트한자가 재미있는 일을 했구나'라며 이 센스 넘치는 사건을 기사화합니다. 마케팅 비용 하나 안들이고 루프트한자는 트위터를 사용하는 사람뿐만 아니라, 그렇지 않은 사람들까지 언론 기사화를 통해 자사의 이름을 널리 알렸을 뿐만 아니라, '센스있는, 재미있는' 항공사라는 이미지까지 인식시키는데 성공합니다.
얼마 되지 않는 예시라고 생각하기엔...
'야! 이건 너무 먼 나라의 일이 아니냐'라고 생각하실 수도 있겠습니다만, 이런 유형의 일이 그리 멀리 있진 않습니다. 네이트 뉴스에서 실시간 인기 뉴스에 자주 오르내리는 '산다라박 me2day 기사'가 대표적인 예라고 할 수 있습니다.
걸그룹 2NE1의 멤버인 산다라박은 네이버의 SNS 서비스인 me2day를 즐겨쓰는데요, 재미있는 사실은 산다라박이 me2day에 뭐라고 하나 적을 때마다 기사거리 찾기에 혈안이 된 연예뉴스 기자들이 경쟁적으로 '그 단 몇줄'만을 가지고 이를 기사화하고 있습니다.
2NE1이 'I don't care' 이후 현재 공백기임을 감안할 때, 산다라박이 의도를 가지고 했던 그렇지 않던간에 그녀의 이름과 2NE1의 이름이 일반 대중들에게 잊혀지지 않게 하는 데에는 성공한 것으로 보입니다.
굳이 SNS만의 이야기는 아닙니다. 다른 정보 제공 기술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가령 '서울 버스'와 같은 편리한 버스 정보 제공 어플리케이션으로 인해 스마트폰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은 과거보다 버스를 이용하기가 수월해진 것이 사실이며, 이는 '버스'라고 하는 교통수단이 '더 이상 오래 기다려서 타거나, 노선 등을 알기가 복잡해서 못 타는 버스'라고 하는 이미지를 벗어던지는데 큰 공헌을 하고 있다고 봅니다. 경쟁 상대인 지하철에 비해서 '정시성, 직관성'이라는 면에서 약점을 보이는 버스를 이용하는 데에 심리적 장벽을 없앨 수 있는, '인식의 틀'을 바꾸어 버릴 수 있다는 것이죠.
비록 '서울 버스'가 전국버스운송사업자연합...-_- 이런데서 나온 것이 아니라, 버스를 사랑하는 한 청소년에게서 나온 어플리케이션입니다만, 개발자는 이 어플리케이션을 통해 많은 사람들이 버스를 편리하게 탔으면, 좀 더 들어가서 생각하면 '버스 이용에 있어서 방해가 되는 심리적인 장애물을 없애고, 버스 이용에 만족도를 높이자'는 생각으로 어플리케이션을 만들었을 것입니다. 이득을 보는 쪽은 개발자가 아니라 버스 사업자들이겠지만, 큰 관점에서 보자면 대단히 성공한 마케팅이라고 볼 수 있을 것입니다.
글쎄요, 같은 효과를 거두기 위해 모든 정류장에 가디라는 시간 안내 전광판을 달고, 낡은 노선도를 전부 떼었다가 붙이고, 버스 안내 책자를 배포하는 등의 전통적인 마케팅 프로모션 방식을 활용했다면 어떨까요? 손쉽게 같은 효과를 달성할 수 있었을지 의문입니다.
재미있는 사실은 이 어플리케이션과, 그 개발자의 이야기 역시 각 언론에 빠르게 기사화가 되었다는 점이죠. 이 이후에 이 어플리케이션에 대응한 경기도청의 '아주 웃긴' 자세와 이에 대한 사람들의 반발에 관련된 이야기가 참 재밌습니다. 관심있는 분들은 한 번쯤 찾아서 보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
마케팅 프로모션에 접근하는 방식 자체가 달라진다
상기 언급한 여러 예시들은 현재 진행되고 있는 커뮤니케이션 혁신의 극히 일부분밖에 되지 않습니다. 중요한 점은, '센스있는 생각'만 있다면 노력을 최소화하면서 그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그리고 이는 Web 2.0 기반 정보 제공 기술 참여자들의 자발적인 유포를 통해 달성됩니다. (트위터의 트위플들, me2day의 사용자들, iPhone 어플리케이션의 사용자들 등이 자발적으로 Buzz를 양산하는거죠.)
최근 사용자가 확산되고 있는 트위터의 예를 들어봅시다. 최초의 트윗이 수많은 사람들에게 빠르게 확산됩니다. 처음에는 트위터를 사용하는 사람들에게만 이 Buzz가 유포됩니다. 그 중 일부 사람들이 트위터 세상의 소식을 자신의 블로그에 포스팅하거나, 오프라인의 친구들에게 알립니다. 어느 순간, 트위터 세상 안에서의 이야기는 그 바깥으로도 확산되고 있습니다. 상당한 화제거리는 언론사 기자들이 '트위터의 누가 말했다'는 식으로 기사화합니다. 그 순간, 굳이 온라인에 노출되어 있지 않은 수 많은 사람들 역시 해당 Buzz를 접하게 됩니다.
무엇이 이 연결고리의 핵심일까요? 저는, 트위터를 사용하는 트위플들이, 트위터만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전통적인 의미의 커뮤니티에도 속해있다는 점이 여기서 중요하다고 봅니다. 트위터, 또는 다른 Web 2.0 기반의 다양한 서비스, 기술들이 공통의 가치로 공유하는 '쌍방향 소통의 활성화'로 인해, 전통적인 인터넷이나 오프라인과는 다르게 '그 세상 안에서' 하나의 센스있는 Buzz가 수 십배 빠른 속도로 확산될 수 있습니다.
이러한 기술, 서비스 내에서 통상의 몇 십배 빠른 속도로 유포되는 소식들. 그리고 '그 세상'과 '다른 세상' 사이의 끈을 놓지 않고있는 수 많은 사람들. 따라서 '그 세상' 안에서 마케터가 '소식'을 센스있게 유포할 수만 있다면, 이렇게 좋은 바이럴 마케팅(입소문 마케팅)의 방법이 어디있겠습니까?
글을 마치면서...
마케팅을 정의하는 다양한 말이 있지만, 근본적으로 마케팅은 판매자와 구매자 사이의 '커뮤니케이션'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즉, 마케터는 일종의 '커뮤니케이션 전문가'라고도 볼 수 있겠네요. 커뮤니케이션을 하는 방법이 실로 다양하다는 점을 고려해 볼 때, 앞으로 그 활용이 확대될 것으로 예상되는 커뮤니케이션 수단에 무지한 마케터들은 효율적인 마케팅을 집행하는데 어려움을 겪겠죠.
과거 PC통신이 그랬고, 네이버, 구글, 야후, 싸이월드가 그랬듯이 증강 현실이나 Facebook, Twitter들 중 일부는 분명히 앞으로의 온라인 커뮤니케이션 트렌드의 중심이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게다가 마케터의 입장에서는 너무나도 행복한 특징들을 가지고 있는 기술, 서비스들이죠. 비용을 거의 들이지 않고 큰 효과를 볼 수 있는 Leverage(지렛대)와 같은 효과. 물론 이 외에도 마케터에게 가치있는 수 많은 효과들(쌍방향이기때문에, 과거 일방향적인 마케팅의 영역에서 좀 더 진보된 마케팅을 집행할 수 있는 등의...)이 있지만, 가장 직관적이면서도 강력한 효과는 이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손 쉽게 많은 사람들에게 마케팅 프로모션이 전달된다'는 점.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앞으로의 커뮤니케이션에서 주도권을 잡을 수 있을 것인가'는 여전히 미지의 영역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한 가지 확실한 건 지금 우리가 발견할 수 있는 이러한 흐름이 앞으로 '대세'가 되기 부족함이 없다는 점입니다.
성공적인 마케터가 되기 위해서, 여러분은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posted by Kiz.
qkrwodh@gmail.com
http://www.twitter.com/kizn
오바마 대통령의 Facebook
Facebook, Twitter, Flickr, me2day, Google Buzz, Windows Live, Tistory...
최근 신문지면상에서도 많이 오르내리는 이름들입니다. Web 2.0 개념을 기반으로 하는 다양한 서비스들, SNS(Social Networking Service)와 Cloud Computing Service 등 최첨단을 달리는 일반 소비자 대상의 온라인 IT 서비스들의 이름이 더 이상 낯설지 않은 요즘입니다.
이렇듯 날이 갈 수록 발전하는 온라인 기술들의 진보는 인터넷 사용자들, 또는 인터넷에 무감각한 사용자들 역시도 좀 더 새로운 차원의 온라인 컴퓨팅 환경으로 이끌어가고 있습니다. 과거 PC통신 하이텔, 천리안, 나우누리가 주도했던 초기 텔넷 기반의 정보 교환의 충격, 그리고 Yahoo!와 Google로 인한 '정보 검색 시대'의 도래, 네이버가 주도한 생활밀착형 검색 서비스(지식iN 등)의 확산 등으로 인해 많은 사람들이 온라인 환경, 인터넷 사용에 과거보다 좀 더 능숙해졌고, 이제는 삶을 살아가면서 뗄레야 뗄 수 없는 관계가 되었습니다.
최근 신문지면상에서도 많이 오르내리는 이름들입니다. Web 2.0 개념을 기반으로 하는 다양한 서비스들, SNS(Social Networking Service)와 Cloud Computing Service 등 최첨단을 달리는 일반 소비자 대상의 온라인 IT 서비스들의 이름이 더 이상 낯설지 않은 요즘입니다.
이렇듯 날이 갈 수록 발전하는 온라인 기술들의 진보는 인터넷 사용자들, 또는 인터넷에 무감각한 사용자들 역시도 좀 더 새로운 차원의 온라인 컴퓨팅 환경으로 이끌어가고 있습니다. 과거 PC통신 하이텔, 천리안, 나우누리가 주도했던 초기 텔넷 기반의 정보 교환의 충격, 그리고 Yahoo!와 Google로 인한 '정보 검색 시대'의 도래, 네이버가 주도한 생활밀착형 검색 서비스(지식iN 등)의 확산 등으로 인해 많은 사람들이 온라인 환경, 인터넷 사용에 과거보다 좀 더 능숙해졌고, 이제는 삶을 살아가면서 뗄레야 뗄 수 없는 관계가 되었습니다.
PC통신 천리안, 그리고 구글. 비약적인 발전으로 온라인 커뮤니케이션은 풍요로워졌다.
하지만 10년 전만 해도 너무나도 새로운 개념이었고, 세상을 바꿀만한 무엇으로 여겨지던 PC통신, Yahoo!, Google 등의 단어는 우리가 현재 살아가고 있는 2010년에는 너무도 자연스런 것이 되어버렸죠. 불과 몇 년 사이에 생활속으로 녹아들면서, 이러한 것들은 더 이상 새로운 것이 아니게 되었습니다. 그 '새로운, 신선한 것'의 자리를 현재 대신하고 있는 것은 Facebook, Twitter 등 '쌍방향 소통, 커뮤니케이션의 확산'을 중심으로 하는 Web 2.0 기반 SNS들이죠.
또한 방대한 지리정보의 디지털화, 스마트폰의 확산 등으로 좀 더 현실 세계와 밀착한 컴퓨팅이 가능해졌습니다. 현실의 지리 정보, 또는 현실의 다양한 정보들 위에 다양한 디지털 정보를 결합하여 소비자들에게 제공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자신이 서 있는 곳 인근의 버스 정류장에 오는 버스들을 몇 분 기다리면 탈 수 있는지 자동으로 알려주는, 아이폰의 '서울 버스'와 같은 어플리케이션을 예로 들 수 있습니다. 혹은 스마트폰의 카메라를 통해 보이는 현실 세계 위에 다양한 그래픽으로 정보를 띄우는 증강 현실(Augmented Reality) 어플리케이션 역시 하나의 예로 볼 수 있습니다. 아이폰의 'Sekai Camera'와 같은 것이 떠오르네요.
다양한 정보 제공 기술의 발전과 마케팅의 관계
SNS, 증강 현실과 같은 기술들은 결과적으로 우리에게 어떠한 유형의 '정보'를 제공하여 준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를 총칭하여 '정보 제공 기술'이라고 부르기로 합니다. 이러한 정보 제공 기술들의 발전이 마케팅에 시사하는 바는 무엇일까요?
개인적으로 저는 마케터들이 '아, 그냥 요새 트위터를 많이들 쓰고 있나 보구나' 식의 사고에 젖지 않았으면 합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자면, 일상생활에 IT가 점점 더 밀착화되는 현재 상황에서 '훌륭한 마케터'가 되기 위해서는 정보 제공 기술의 새로운 조류들을 영민하게 이용할 줄 알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단순한 기술의 확산'이 아니라 '사람과 사람 사이의 커뮤니케이션 방식을 재정의하는 흐름'이라고 읽어내야, '철저히 커뮤니케이션에 기반한 영역이라고 할 수 있는' 마케팅을 좀 더 멋지게 해 낼 수 있다고 생각하는거죠.
녀...녀석... 단순한 조류가 아니었어!! 기특한 녀석...
게다가 최근 유행하는 정보 제공 기술들(SNS, 증강 현실 등)은 재미있는 특징들도 지니고 있습니다. 가령, 마케터의 입장에서는, 잘 활용하기만 한다면 큰 돈 들이지 않고 막대한 효과를 볼 수도 있다는 것이죠. 또한, 이러한 신개념의 기술들에 익숙치 않은 대다수의 late adopter들에게도 손쉽게 영향을 줄 수 있다고도 생각합니다.
단순히 Twitter나 iPhone을 사용하는 사람들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유출된 iPhone 4G의 Concept을 설명하는 그림
이 글을 읽으시는 많은 여러분들은 최근 iPhone 4G 모델의 유출 사건에 대한 기사들을 접하셨을 것입니다. 사연이 참 웃긴데요, 요약하자면, 미국 애플의 Gray Powell이라는 직원이 iPhone 4G 모델의 개발 중 버전을 들고 밖에 나와서 술을 마시다가 실수로 그 술집에 놓고 가버린 건데, 이를 발견한 주인이 IT관련 파워 블로거 집단인 Gizmodo에 상당한 금액을 받고 이 모델을 넘겼죠. Gizmodo의 블로그에 올려진 시제품 관련 포스팅은 Trackback와 Retweet 등을 통해 엄청난 속도로 사람들에게 유포되었죠. 그 이후는 일반 기사에서 찾아볼 수 있는 대로입니다.
이 사건에 어부지리로 마케팅 효과를 톡톡히 본 회사가 있습니다. 사건 자체에 흥미가 있어서 구글링을 하다가 우연히 보았는데요, 이게 의외로 독일의 항공사인 루프트한자(Lufthansa)입니다. 트위터를 통해서 큰 마케팅 효과를 보았는데요.
루프트한자는 트위터를 이용하는 트위플(Tweeple; 트위터 유저)들은 화제성 소식이나 재미있는 소식, 중요한 소식들을 Retweet(자신이 전달받은 똑같은 내용을 자신이 관계를 맺고있는 다른 사람들에게 똑같이 전달)을 통해 자신과 관계된 다른 사람들에게 전달하는데 익숙하다는 점에 착안했습니다. 예를 들어, 자신이 관계를 맺고 있는 A라는 사람이(Follow한다고 합니다. 잘 모르시는 분들은 검색해보시길!)으로부터 굉장히 재미있는 소식을 들었다면, 자신과 관계를 맺고 있는 100여명의 사람에게 'A라는 사람이 뭐라고 이야기했다'라는 식으로 전달한다는 것이죠. 소식을 전달받은 100여명의 사람들 중 일부가 그 소식에 흥미를 느끼고, Retweet을 하고싶다는 욕망을 느꼈다면 누군가는 이를 또 재전파할 것이고, 누군가는 또 다시 재전파하고... 의 반복입니다.
루프트한자가 한 일은 간단합니다. 단지 이 사건의 주인공인 Gray Powell에게 한 통의 트윗(Tweet; 메시지)을 날린 것.
"If you can help us get in touch with Gray Powell, we’d like to fly him to Munich "
루프트한자 USA의 Marketing Director가 공식적으로 Gray Powell에게 Twitter로 띄운 서한
루프트한자 USA의 Marketing Director가 공식적으로 Gray Powell에게 Twitter로 띄운 서한
'아마 네가 도망갈 곳이 필요할텐데, 네가 우리에게 연락한다면 독일까지 공짜로 안전하게 모셔다드리겠다'는 식의 트윗을 보낸 것이죠. 나름 독일의 거대 항공사가 보낸 트윗 치고는 참으로 센스있는 트윗이었습니다. 루프트한자의 이 트윗을 본 많은 사랃믈이 '루프트한자 대박이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식으로 Retweet을 하게 되고, 삽시간에 이 트윗이 전지구적으로 엄청나게 확산됩니다.
루프트한자가 한 것은, 키보드 몇 번 두드려서 트윗 한 번 날린 것 뿐인데 말입니다.
(Gray Powell이 이 제안을 받아들였을리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제정신이 박혔다면...)
그리고 얼마 뒤, 여러 언론들에서 '참으로 루프트한자가 재미있는 일을 했구나'라며 이 센스 넘치는 사건을 기사화합니다. 마케팅 비용 하나 안들이고 루프트한자는 트위터를 사용하는 사람뿐만 아니라, 그렇지 않은 사람들까지 언론 기사화를 통해 자사의 이름을 널리 알렸을 뿐만 아니라, '센스있는, 재미있는' 항공사라는 이미지까지 인식시키는데 성공합니다.
미국 언론 CBS에 소개된 루프트한자와 Gray Powell 사이의 사건에 대한 기사
얼마 되지 않는 예시라고 생각하기엔...
'야! 이건 너무 먼 나라의 일이 아니냐'라고 생각하실 수도 있겠습니다만, 이런 유형의 일이 그리 멀리 있진 않습니다. 네이트 뉴스에서 실시간 인기 뉴스에 자주 오르내리는 '산다라박 me2day 기사'가 대표적인 예라고 할 수 있습니다.
걸그룹 2NE1의 멤버인 산다라박은 네이버의 SNS 서비스인 me2day를 즐겨쓰는데요, 재미있는 사실은 산다라박이 me2day에 뭐라고 하나 적을 때마다 기사거리 찾기에 혈안이 된 연예뉴스 기자들이 경쟁적으로 '그 단 몇줄'만을 가지고 이를 기사화하고 있습니다.
2NE1이 'I don't care' 이후 현재 공백기임을 감안할 때, 산다라박이 의도를 가지고 했던 그렇지 않던간에 그녀의 이름과 2NE1의 이름이 일반 대중들에게 잊혀지지 않게 하는 데에는 성공한 것으로 보입니다.
산다라박의 미투데이. 어떤 식으로 기사가 나오는진 이쪽에 예시로.ㅋㅋ
굳이 SNS만의 이야기는 아닙니다. 다른 정보 제공 기술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가령 '서울 버스'와 같은 편리한 버스 정보 제공 어플리케이션으로 인해 스마트폰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은 과거보다 버스를 이용하기가 수월해진 것이 사실이며, 이는 '버스'라고 하는 교통수단이 '더 이상 오래 기다려서 타거나, 노선 등을 알기가 복잡해서 못 타는 버스'라고 하는 이미지를 벗어던지는데 큰 공헌을 하고 있다고 봅니다. 경쟁 상대인 지하철에 비해서 '정시성, 직관성'이라는 면에서 약점을 보이는 버스를 이용하는 데에 심리적 장벽을 없앨 수 있는, '인식의 틀'을 바꾸어 버릴 수 있다는 것이죠.
비록 '서울 버스'가 전국버스운송사업자연합...-_- 이런데서 나온 것이 아니라, 버스를 사랑하는 한 청소년에게서 나온 어플리케이션입니다만, 개발자는 이 어플리케이션을 통해 많은 사람들이 버스를 편리하게 탔으면, 좀 더 들어가서 생각하면 '버스 이용에 있어서 방해가 되는 심리적인 장애물을 없애고, 버스 이용에 만족도를 높이자'는 생각으로 어플리케이션을 만들었을 것입니다. 이득을 보는 쪽은 개발자가 아니라 버스 사업자들이겠지만, 큰 관점에서 보자면 대단히 성공한 마케팅이라고 볼 수 있을 것입니다.
'Seoul Bus' 어플리케이션. <출처 : 노컷뉴스>
글쎄요, 같은 효과를 거두기 위해 모든 정류장에 가디라는 시간 안내 전광판을 달고, 낡은 노선도를 전부 떼었다가 붙이고, 버스 안내 책자를 배포하는 등의 전통적인 마케팅 프로모션 방식을 활용했다면 어떨까요? 손쉽게 같은 효과를 달성할 수 있었을지 의문입니다.
재미있는 사실은 이 어플리케이션과, 그 개발자의 이야기 역시 각 언론에 빠르게 기사화가 되었다는 점이죠. 이 이후에 이 어플리케이션에 대응한 경기도청의 '아주 웃긴' 자세와 이에 대한 사람들의 반발에 관련된 이야기가 참 재밌습니다. 관심있는 분들은 한 번쯤 찾아서 보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
마케팅 프로모션에 접근하는 방식 자체가 달라진다
상기 언급한 여러 예시들은 현재 진행되고 있는 커뮤니케이션 혁신의 극히 일부분밖에 되지 않습니다. 중요한 점은, '센스있는 생각'만 있다면 노력을 최소화하면서 그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그리고 이는 Web 2.0 기반 정보 제공 기술 참여자들의 자발적인 유포를 통해 달성됩니다. (트위터의 트위플들, me2day의 사용자들, iPhone 어플리케이션의 사용자들 등이 자발적으로 Buzz를 양산하는거죠.)
최근 사용자가 확산되고 있는 트위터의 예를 들어봅시다. 최초의 트윗이 수많은 사람들에게 빠르게 확산됩니다. 처음에는 트위터를 사용하는 사람들에게만 이 Buzz가 유포됩니다. 그 중 일부 사람들이 트위터 세상의 소식을 자신의 블로그에 포스팅하거나, 오프라인의 친구들에게 알립니다. 어느 순간, 트위터 세상 안에서의 이야기는 그 바깥으로도 확산되고 있습니다. 상당한 화제거리는 언론사 기자들이 '트위터의 누가 말했다'는 식으로 기사화합니다. 그 순간, 굳이 온라인에 노출되어 있지 않은 수 많은 사람들 역시 해당 Buzz를 접하게 됩니다.
무엇이 이 연결고리의 핵심일까요? 저는, 트위터를 사용하는 트위플들이, 트위터만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전통적인 의미의 커뮤니티에도 속해있다는 점이 여기서 중요하다고 봅니다. 트위터, 또는 다른 Web 2.0 기반의 다양한 서비스, 기술들이 공통의 가치로 공유하는 '쌍방향 소통의 활성화'로 인해, 전통적인 인터넷이나 오프라인과는 다르게 '그 세상 안에서' 하나의 센스있는 Buzz가 수 십배 빠른 속도로 확산될 수 있습니다.
이러한 기술, 서비스 내에서 통상의 몇 십배 빠른 속도로 유포되는 소식들. 그리고 '그 세상'과 '다른 세상' 사이의 끈을 놓지 않고있는 수 많은 사람들. 따라서 '그 세상' 안에서 마케터가 '소식'을 센스있게 유포할 수만 있다면, 이렇게 좋은 바이럴 마케팅(입소문 마케팅)의 방법이 어디있겠습니까?
글을 마치면서...
마케팅을 정의하는 다양한 말이 있지만, 근본적으로 마케팅은 판매자와 구매자 사이의 '커뮤니케이션'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즉, 마케터는 일종의 '커뮤니케이션 전문가'라고도 볼 수 있겠네요. 커뮤니케이션을 하는 방법이 실로 다양하다는 점을 고려해 볼 때, 앞으로 그 활용이 확대될 것으로 예상되는 커뮤니케이션 수단에 무지한 마케터들은 효율적인 마케팅을 집행하는데 어려움을 겪겠죠.
과거 PC통신이 그랬고, 네이버, 구글, 야후, 싸이월드가 그랬듯이 증강 현실이나 Facebook, Twitter들 중 일부는 분명히 앞으로의 온라인 커뮤니케이션 트렌드의 중심이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게다가 마케터의 입장에서는 너무나도 행복한 특징들을 가지고 있는 기술, 서비스들이죠. 비용을 거의 들이지 않고 큰 효과를 볼 수 있는 Leverage(지렛대)와 같은 효과. 물론 이 외에도 마케터에게 가치있는 수 많은 효과들(쌍방향이기때문에, 과거 일방향적인 마케팅의 영역에서 좀 더 진보된 마케팅을 집행할 수 있는 등의...)이 있지만, 가장 직관적이면서도 강력한 효과는 이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손 쉽게 많은 사람들에게 마케팅 프로모션이 전달된다'는 점.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앞으로의 커뮤니케이션에서 주도권을 잡을 수 있을 것인가'는 여전히 미지의 영역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한 가지 확실한 건 지금 우리가 발견할 수 있는 이러한 흐름이 앞으로 '대세'가 되기 부족함이 없다는 점입니다.
성공적인 마케터가 되기 위해서, 여러분은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posted by Ki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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