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킨십? 스킨십!
스킨십하면 무엇부터 떠오르는가? 여자친구? 남자친구? 으슥한 곳의 남여를 상상했다면 블로그를 잘못 찾아오셨다. 스킨십은 연인만의 전유물이 아니다. 스킨십은 '피부와 피부의 접촉에 의한 감정의 교류'란 뜻으로 원래는 육아용어에서 출발하였다. 부모와 자식간의 피부접촉이 자식의 정서교육에 도움이 된다는 심리학설에 의하여 만들어진 조어이다. 그러나 현대에는 좀더 광범위한 범위의 관계에서 스킨십이 이야기된다.
삼성의 '찾아가는 버블 노하우 전수 프로젝트'
기업-소비자와의 관계 또한 예외는 아니다. 기업이 소비자와의 '스킨십'을 통해 고객과의 직접적인 교류와 소통을 시도하고 있다. 고객과의 관계를 관리하는 것은 예전부터 있어왔던 마케팅이지만, 이제는 기업이 자리에 앉아서 찾아오는 고객들과의 관계에만 신경쓰는 것이 아니라 아예 소비자를 직접 찾아나서서 만나고 교류하는 '스킨십'을 시도하는 것이다.
지난 3월에 있었던 삼성의 '찾아가는 버블 노하우 전수 프로젝트'도 그 일환 중 하나라고 볼 수 있다. 이 프로젝트는 버블 세탁기 사용 가정을 세탁의 달인 5명이 직접 찾아가 그들만의 노하우를 전수해주는 것이다. 전문가가 가정에 직접 찾아가서 알려주는 것은 그 동안의 고객 관리와는 차원이 다른 개념이다. 그 동안 소비자들은 세탁기를 사용하다가 모르는 것이 생기면 홈페이지의 Q&A를 찾아보거나 매장에 찾아가서 물어보거나 수리 기사를 불러야했다. 즉, 가만히 있으면 답답한 것은 나니까 내가 직접 가서 물어봐야 했던 것이다.
하지만 이제는 다르다. 이제는 기업이 직접 우리집에 와서 내가 궁금했던 점을 속시원히 알려준다. 와이셔츠 찌든 때를 하얗게 세탁하는 법, 원피스를 보들보들하게 세탁하는 법을 글로 배우는 것이 아니라 세탁의 달인에게 직접 배우면 훨씬 쉬울 뿐만 아니라 각종 팁도 얻을 수 있고, 친근하게 느껴진다. 고객과의 교류는 고객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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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스킨십 마케팅은 최근 식품업계에서 화두이다. 오리온의 마켓오는 슈퍼나 마트의 진열장에서 벗어나 콘서트장에서 직접 사람들에게 제품을 나눠주었다. 다이나믹 듀오, 빅뱅, 비욘세 등 콘서트 현장에서 고객들에게 제품을 무료로 나눠줌으로써 '극장=팝콘'처럼 '콘서트=마켓오'라는 새로운 등식을 만들어낸 것이다. 프리미엄 브랜드로서 고급스러움으로 승부했던 마켓오가 젊은 세대들의 감성을 자극하여 차별화에 성공했다고 생각된다.
지드래곤 콘서트에서 나누어준 마켓오! GD의 얼굴이 제품에 박혀있다. 콘서트 후 팬들이 수집했다는 소문...
우리나라 대표적인 김치업계인 종가집에서도 고객들이 김치의 제작과정을 눈으로 직접 확인할 수 있는 '종가집 안심공장투어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김치공장을 직접 방문하여 생산 현장과 전시관을 견학하고, 김치 담그기를 직접 체험해볼 수 있다고 한다. 이러한 프로그램은 신뢰를 생명으로 하는 식품업의 입장에서 고객에게 믿음을 심어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고객들과의 자연스러운 대화 속에서 의견을 경청하고 이를 제품에 반영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실제로 종가집 김치 투어 프로그램은 10만명의 관람객을 돌파하고 가족 단위 관람객에게는 크게 인기이다. 단순히 '김치'를 파는 것이 아니라 '전통'과 '믿음'을 파는 기업으로서의 이미지를 굳힌 것이다.
김치투어에서 직접 김치를 담궈보는 주부님들!
단순히 제품을 '판매'하는 마케팅이 아니라 고객의 마음을 '자극'하는 마케팅은 상대적으로 그 효과가 느리게 나타날 수 있지만 장기적인 관점에서 고객들이 결국은 나에게 찾아오게 만드는 데 효과적일 것이다. 디지털 시대에 아날로그적 감성이 다시 그 힘을 발휘하는 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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