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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rketing Review/2013년

경쟁사의 고객을 빼앗아 와라, 정복 마케팅

           “드디어 정복에 성공했어!” 방금 환호성은 게임에서 상대편을 무찌르고 아이템을 얻었을 때 내는 환호성이 아니다. 바로 ☆☆기업이 내지르는 기쁨의 탄성이다. ‘남의 나라를 정벌하여 복종시키다.’라는 사전적 의미를 가진 정복은 일상생활에서 영어 완전 정복!’, ‘스마트 폰 완전 정복처럼 흔히 사용하는 용어이다. 그렇다면 아까의 탄성에서 ☆☆기업은 무엇을 정복했다는 것일까?

 


정복 마케팅(Conquest Marketing)

 

정복 마케팅(Conquest Marketing)이란 우리 기업의 제품을 구매하는 고객에게 촉진 활동을 집중하는 것이 아니라 경쟁사 제품을 구매하는 고객을 유인하기 위한 목적으로 촉진활동을 집중하는 것을 의미한다. 현재의 많은 마케팅 활동이 신규 고객을 끌어 들이거나 기존 고객에게 혜택을 제공하는 것이라면, 정복 마케팅은 이와 다르게 이미 경쟁사의 고객이 된 구매자에게 보다 많은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마케팅 전략이다




연애를 시작하기 전에는 나에게 하늘의 별도 따줄 것처럼 말했던 그가 연애를 시작하고나니 꾸미고 나오지도 않고 무관심해졌을 때, 여자들이 하는 불평이 잡은 물고기라고 밥 안 주는 거야?”이다. 정복 마케팅도 이와 다르지 않다. 기업은 이미 잡은 물고기인 기존 고객에게는 별 관심이 없다. 그들의 관심사는 건너 편 어장에 있는 물고기를 낚아 오는 것이다.   

 




정복 마케팅(Conquest Marketing)의 예시

 

정복 마케팅은 주로 시장이 포화 상태인 상황에서 많이 일어난다. 이미 시장의 파이는 한계에 도달했기 때문에, 기업이 수익을 달성하려면 경쟁사의 고객을 빼앗아 올 수 밖에 없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이동 통신사들의 고객 유치 전쟁이다. 하지만, 정복 마케팅은 시장이 포화 상태일 뿐만 아니라 자사의 제품이 경쟁사와 매우 유사한 속성을 지닐 때에도 일어난다. 경쟁 제품이 비슷한 속성을 지니기 때문에 소비자를 경쟁사에서 끌어올 확실한 유인 동기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이동통신사의 보조금 전쟁



보조금 과열 경쟁으로 영업 정지를 당한 통신사 3사는 경쟁사가 영업 정지가 됐을 때를 노려 혜택을 제공해 상대 고객을 대거 흡수하려는 시도를 했다. LG SK가 영업정지에 들어갔을 때 LTE 무제한 요금제를 출시하였고, 이에 따라 SK KT도 서둘러 무제한 요금제를 도입했다. SK는 이를 넘어서 남은 데이터를 자사의 다른 고객에게 넘겨 줄 수 있는 ‘T끼리 데이터 선물하기를 차별적으로 내놓았는데 이는 기존의 고객을 동시에 고려한 전략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동통신사의 보조금 전쟁은 정복 마케팅의 단점을 단적으로 보여준 사례에 속한다. 실제로 2012년과 2013년 이동통신사 3사의 가입자수와 마케팅 비용을 비교해 보면, SK텔레콤은 2657만명에서 2703, KT 1660만명에서 1644만명, 그리고 LG U+ 955만명에서 1036만명으로 전년 대비 크게 증가 된 모습을 보여주지 않고 있다. 그러나 마케팅 비용을 살펴보면 SK는 전년대비 25%, KT 39.4%, 그리고 LG U+ 28.3%로 크게 증가하였다. 이는, 이윤을 얻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정복 마케팅이 오히려 과도한 경쟁으로 비용 출혈이 심해진, 배보다 배꼽이 더 커진 격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정복 마케팅의 유의점에 대해서는 뒤에서 더 설명하기로 하겠다.


미샤의 SK- 공병 수거 행사


‘SK- 페이셜 트리트먼트 에센스 다 쓰신 공병을 가지고 오시면, 미샤 더 퍼스트 트리트먼트 에센스 정품을 드립니다.’ 바로 2012년 화제가 되었던 미샤의 공병 이벤트이다. 공병 이벤트는 미샤가 자사 에센스를 홍보하기 위해 한 달 동안 진행한 이벤트인데 실제로 이벤트 기간 동안 3만 병이 팔려 미사 자체 상품 중 매출 1위를 차지했다. 이 것은 특정 경쟁사의 제품을 전면으로 내걸고, 쉽사리 움직이지 않는 고객들에게 일단 우리 제품을 사용하게 만드는 정복 마케팅의 사례이다.


11번가 옆 집 포인트 두 배


2010옥션’, ‘지마켓’, 그리고 인터파크라는 거대 기업과 경쟁하는 11번가는 신선한 아이디어를 내놓았다. 바로 옆 집 포인트 두 배로 보상제이다. 고객들이 쌓아 놓은 포인트 때문에 다른 기업으로 옮겨가지 못하는 점을 이용한 것인데, 그 것도 두 배로 포인트를 옮겨준다는 것은 고객의 귀를 솔깃하게 만들었다. 이 것은 대 놓고 경쟁사 고객을 빼앗아 오겠다는 것으로 정복 마케팅의 사례라고 할 수 있다


④한국 GM : 경쟁사 고객도 모십니다.



한국 GM이 고객들을 대상으로 오토 캠핑을 개최한다. 여기서 주목할 점은 대상자가 자사의 전 차종 신규 구매자와 보유 고객 150가족을 넘어 타 경쟁사 자동차 보유 고객 50가족도 포함시킨다는 것이다. 이는 그만큼 자사의 차에 자신감이 있다는 의미로, 경쟁사 고객을 캠핑에 참여시켜 자사 상품을 어필하는 정복 마케팅의 사례라 할 수 있다.



정복 마케팅(Conquest Marketing)의 효과

 

정복 마케팅은 직접적으로 타깃을 경쟁사의 고객으로 설정했기 때문에, 경쟁사의 고객을 가장 손 쉽게 효과적으로 빼앗아 올 수 있는 마케팅 전략이다. 비슷한 마케팅 활동으로 비교 마케팅을 들 수 있는데, 정복 마케팅은 비교 마케팅보다 훨씬 더 공격적이다



위에서 정복 마케팅의 사례로 들었던 미샤의 예를 생각해 보자. 왼 쪽 포스터는 미샤가 에스티로더 갈색 병 에센스와 자사의 보라색 에센스를 비교하여 만든 것이다. 아까와 다른 점은 왼 쪽 포스터는 비교로 그친다는 점이다. 만약, 여기서 더 나아가 경쟁사 고객들의 참여를 이끌어 낸다거나 경쟁사 고객들에게 혜택이 제공 된다면 정복 마케팅이 된다. 미샤가 SK-의 에센스 공병을 가져왔을 때, 자사의 에센스 정품을 제공하는 것이 바로 고객에게 제공하는 혜택이다. 이처럼, 정복 마케팅은 다른 어느 마케팅과 비교하여 경쟁사의 고객을 빼앗아오기에 가장 효과적인 마케팅 방법이라고 할 수 있다.

 


정복 마케팅(Conquest Marketing)의 유의 사항

 

하지만, 정복 마케팅에는 몇 가지 유의 사항이 존재한다.

 번 째, 정복 마케팅은 기업들끼리의 과도한 경쟁을 불러 일으킨다. A기업이 경쟁사인 B기업에 대해 정복 마케팅을 펼쳤다면 B기업은 바보가 아닌 이상 당하고만 있지는 않을 것이다. B기업 역시 A기업에게 반격을 할 것이고, 자칫하면 이는 경쟁의 무한 반복으로 이어질 것이다. 과도한 경쟁은 기업의 비용 출혈을 의미하기 때문에 기업은 정복 마케팅을 하기 전에 이를 유의해야 한다.

두 번 째, 정복 마케팅은 기존 고객에게는 매우 서운한 마케팅이다. 왜냐하면, 이미 잡아 놓은 물고기에게는 밥을 주지 않기 때문이다. 자기에게는 혜택이 없고, 경쟁사 고객에게만 할인 등의 다양한 혜택이 제공된다면 기존 고객의 불만은 이루 말할 수 없을 것이다. 이럴 경우, 기업은 잡았다고 안심하고 돌보지 않은 물고기를 기회를 노리고 있는 경쟁사에게 뺏기고 말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정복 마케팅은 단독으로 진행하면 안 된다. 신규 고객을 유치하는데 드는 비용은 기존 고객을 유지하는데 드는 비용의 3~5배라고 한다. 기업 입장에서는 기존 고객을 유지하는 것이 비용상 더 저렴하기 때문에, 또 기존 고객을 빼앗기지 않기 위해서 기존 고객을 만족시키는 마케팅과 동시에 정복 마케팅을 해야 할 것이다.

 

세 번 째, 기업은 정복 마케팅으로 빼앗은 고객을 정복 마케팅으로 빼앗길 수 있는 가능성이 존재한다. 정복 마케팅으로 빼앗은 고객은 충성도가 없는 고객들이다. 그들은 언제라도 더 좋은 혜택이 제공 된다면 기업을 옮겨갈 수 있다. 그래서 기업은 일단 빼앗은 고객을 충성 고객으로 만들어야 한다. 충성 고객을 만들기 위해서는, 단순한 혜택을 뛰어넘어 우리 기업만이 제공할 수 있는 차별성이 있어야 한다. 그렇기 때문에, 기업은 일단 고객을 빼앗았다는 점에 안주하지 말고 그 고객을 충성고객으로 만들 새로운 아이디어를 생각해 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