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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rketing Review/2013년

작품과 상품의 만남, 아트마케팅

작품과 상품의 만남, 아트마케팅

 

일찍이 미래학자 존 네이스비처는 그의 저서 메가트랜드에서 하이터치(High-touch) 시대로의 변화를 내다보았다. 그가 말한 하이터치란 고도의 기술이 도입되면 될수록 그 반동으로 보다 인간적이고 따뜻함이 유행된다는 것인데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이 바로 하이터치의 시대라고 할 수 있겠다.

그리고 이러한 시대의 흐름에 맞물려 부상한 개념이 바로 아트마케팅이다. 그렇다면 아트마케팅이란 무엇인가? Art + Marketing, 쉽게 말해 예술적인 요소를 감미시킨 마케팅이다. , 소비자에게 제공하는 상품의 표현양식이나 제작, 마케팅 전 영역에 있어 예술성을 빌려 다른 기업과 차별화된 예술 코드를 실음으로써 브랜드를 차별화하고, 고객의 인지도, 충성도를 높이는 효과를 기대하는 전략인 것이다.

아트 마케팅은 고객의 감성을 사로잡는 마케팅의 일환인 동시에 기존의 문화마케팅과 비슷한 맥락에서 좀 더 소비자의 직접적인 관심이나 구매의도를 불러일으킬 수 있는 마케팅이라고 이해 할 수 있겠다.

아트마케팅이 현시대의 추세로써 급부상함에 따라 이에 해당하는 사례들을 주변에서 흔히 접할 수 있다. 이는 간단하게는 예술작품의 이미지를 직접 제품으로 사용하는 것에서부터 예술가와 공동으로 기획하여 제품을 출시, 또는 미술관, 전시회의 개최를 통한 기업이미지 구축하는 등 다양한 형태로 표현된다.

 

당신의 생활이 예술이 된다

 

몇 년 전 LG가 시도했던 명화를 이용한 기업광고는 신선한 충격을 선사하며 아트마케팅의 대표적 사례로 손꼽힌다. 고갱의 명화 '타히티의 여인들' 옆에는 엘라스틴 샴푸가, 드가의 '오페라 극장의 대기실'에서는 휘센 에어컨이, 고흐의 '론강의 별밤'에는 LG의 옥외 광고판... '당신의 생활 속에 LG가 많아진다는 것은, 생활이 예술이 된다는 것'이란 기치를 내걸며 명화 내에 자리 잡은 상품을 선보였던 LG의 광고는 많은 시청자들의 이목을 끌기에 충분했다.

 





핸드백에서 꺼내는 예술

 

사실 이와 비슷한 예로, 종근당의 펜잘큐는 투박한 디자인과 딱딱한 내용이 대부분인 의약품의 포장에 구스타프 클림트의 아델 브로흐바우어의 초상이라는 명화를 사용함으로써 제약업계 최초로 아트마케팅을 시도하였다. 결과적으로 세련된 이미지를 어필하여 진통제 시장의 주 소비층인 20~30대 여성의 큰 호응을 얻어내어 161%의 수익증가 효과를 거둔 바 있다.




새로운 라인, 이미지의 쇄신

 

한편, 루이비통은 예술가와 콜라보레이션을 기획하여 새로운 제품라인을 선보이는 방식을 취하였다. 대표적으로 디자이너 마크 제이콥스와 일본의 팝아티스트 무라카미 다카시의 합작을 통해 만들어진 컬러라인은 기존의 딱딱한 루이비통의 이미지를 쇄신하는 성공적인 결과를 이끌어냈다.








 

 

그러나 아트마케팅이 항상 성공하는 것만은 아니다. 일례로 지난 2011년 겨울, LG사는 프라다와 공동기획 하에 prada 3.0 이라는 스마트폰을 출시하였으나 저조한 판매고를 거두며 이렇다한 성과를 내지 못한채 실패하고 말았다.

그렇다면 실패의 원인은 무엇일까? 그것은 바로 산업의 트랜드와 제품의 맥락이 아트의 컨셉과 조화를 이루지 못하였기 때문이라고 생각된다. , LG는 명품이미지라는 상징적 가치를 부여하고자 하였으나 스마트폰 시장에서의 제품가치는 상징성보다는 기능성을 더 중시한다는 점을 간과한 탓에 쓴맛을 볼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이처럼 아트마케팅은 기업을 울고 웃게 만드는 마케팅이므로 실행에 앞서 득과 실을 세심히 고려해야 한다. 물론 현재 아트마케팅은 다양한 방법과 목적으로 점차 규모를 확장하고 있으며, 인기를 끌고 있는 만큼 기업의 입장에서 다양한 효과를 기대하게 한다. 우선 독특한 브랜드 이미지를 형성을 통한 경쟁기업과의 차별화를 꼽을 수 있겠다. 또한 세계 명품 브랜드와 유명디자이너 및 아티스트와의 작업을 통해 자연스레 홍보효과와 판매효과를 거둘 수 있다는 이점이 존재한다. TV광고를 하지 않는 대신 아트마케팅에 투자함으로써 적은 비용에 장기적인 마케팅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전시회의 개최를 통해 고급화된 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자사의 제품을 선호하게 만드는 심리적 효과를 유발하기도 하며 상품가격 면에서도 프리미엄을 가져올 수 있다.

그러나 기업이 아트마케팅의 시도가 항상 좋은 결과를 가져다 주는 것은 아니며, 이의 실행에 있어 주의를 기울여야 할 것이다. 특히 브랜드와 아트 컨셉의 조화가 이루어져야만 아트마케팅의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아무리 화려한 이미지, 고급 디자인을 내세울지라도 그것이 해당 브랜드가 추구하는 가치와 상응하지 않을 경우 그 마케팅은 성공하기 어렵다고 본다. 또한 정확한 타겟을 설정하여 장기적인 관점에서 접근하는 것이 요구되며, 반대로 단순히 소비자의 이목을 끄는 일회적인 마케팅 수단으로 그칠 경우 비용의 낭비 뿐 아니라 오히려 해당 브랜드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